영국산 거대 괴수영화 <고르고>(Gorgo)가 3월 19일 북미 지역에서 블루레이 디스크로 출시된다.
<고르고>는 괴수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심해에서 온 괴물>, <심해괴수 비히모스> 등을 연출한 유진 루리 감독의 작품으로 1961년 공개되었다. 아일랜드 근해에서 발견된 괴수가 포획되어 서커스의 구경거리가 되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더 거대한 괴수의 새끼였음이 밝혀진다. 곧이어 어미가 새끼를 구하고자 런던에 상륙하면서 재난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 주된 내용. 일본 괴수영화처럼 수트메이션과 미니어처 특수촬영으로 구현된 보기 드문 영국산 작품으로 유명하다.
북미판 블루레이 디스크의 출시사는 VCI 엔터테인먼트인데 이 회사는 앞서 이 영화의 DVD를 발매한 바 있으며, 이번 블루레이 출시와 함께 그에 준한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된 새 DVD를 내놓을 예정이다. 블루레이 디스크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영상: 1.78: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리니어 PCM / 돌비 디지털 5.1 (영어, 프랑스어)
자막: 영어
부록
– <세계 제9의 불가사의: 고르고 제작 과정> (대니얼 그리피스가 연출한 새 다큐멘터리)
– 고르고 비디오 만화책과 만화판 표지 갤러리
– 로비 카드 및 포스터 갤러리
– 포토 갤러리
– 고르고 완구 및 수집품 갤러리
– 프로덕션 노트
– 예고편
– 보도자료 갤러리
– 스타 시네 코스모스 (프랑스어판 만화)
– 복원 영상 (복원 전과 후 비교)
부록 구성은 신판 DVD도 같다. 정가는 블루레이 디스크가 19달러 99센트, DVD가 14달러 99센트이다. 현재 발매 중인 VCI의 구판 DVD 정보는 이쪽에서 확인하시라.
미국의 홈 비디오 업체 샤우트! 팩토리는 일본 특촬 TV 시리즈 <자이언트 로보>(ジャイアントロボ)와 영화 <우주로부터의 메시지>(宇宙からのメッセージ)를 DVD로 출시한다. 출시일은 각각 3월 26일, 4월 16일로 잡혔다.
<자이언트 로보>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를 토에이가 실사 TV 시리즈로 만든 작품이다. 1967년부터 68년까지 NET계 방송국에서 전 26화가 방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지구 정복을 획책하는 집단 빅 파이어와 방위 조직 유니콘의 싸움이 주된 내용이며, 주인공은 유니콘 소속으로서 원래 빅 파이어가 개발한 침략용 거대 로봇 GR1을 조종하게 된 소년 쿠사마 다이사쿠이다.
북미에서는 1969년부터 <자니 소코와 그의 하늘을 나는 로봇>(Johnny Sokko and His Flying Robot)이라는 제목으로 영어 더빙판이 인기리에 방영된 바 있다. 샤우트! 팩토리의 북미판 DVD에는 시리즈 전 26화가 4장의 디스크에 나뉘어 실리는데, 유감스럽게도 오리지널 일본어 음성은 빠지고 영어 더빙만 실린다. 부록 역시 전무. 특전으로 미국의 특촬 전문가 오거스트 라곤이 쓴 24페이지 해설서가 동봉된다. 정가는 39달러 97센트.
(C) Toei
한편, 1978년 공개된 <우주로부터의 메시지>는 19세기 고전 소설 [난소 사토미 핫켄덴]을 바탕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로서, 1977년 <스타 워즈>의 대히트로 SF영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제작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78년 4월에 개봉하였는데, 3개월 뒤 일본에 상륙할 <스타 워즈>에 앞서 관객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있었다(토호 역시 같은 이유로 <혹성대전쟁>을 서둘러 만들었다). <인의 없는 전쟁>, <배틀 로얄>로 유명한 후카사쿠 킨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당시 일본영화로서는 최고 수준의 특수효과가 사용되었다.
빅 모로, 필립 카스노프, 페기 리 브레넌 등의 서양인 배우들도 출연했으며 일본에서는 사나다 히로유키, 오카베 세이쥰, 치바 신이치, 시호미 에츠코, 아마모토 히데요 등이 가세했다. 원안 구성에는 저명한 만화가 이시노모리 쇼타로도 참여했고, 각본은 <자이언트 로보>에도 참여했던 마츠다 히로오가 썼다. 이후 속편 겸 스핀오프 TV 시리즈 <우주로부터의 메시지: 은하대전>이 제작되기도 했다(1979-1980년 전 27화 방영). 한국에서는 200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다.
(C) Toei
북미판 DVD의 정확한 사양은 샤우트! 팩토리의 공식 웹사이트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마존에 예약 주문 페이지가 있긴 하지만 사양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다(추후 보충 예정). 정가는 19달러 97센트.
‘와카다이쇼(젊은 대장)’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카야마 유조가 진행하는 BS 후지 TV 취미 소개 프로그램 <아틀리에 드 카야마>의 다음 주 주제는 괴수영화. 게스트는 <고지라 VS 메카고지라>, <가메라 2: 레기온 습래> 등에 출연한 배우 겸 코미디언이자 괴수 팬인 라사르 이시이. 2월 19일 밤 11시 방영.
(C) Eon Productions, Danjaq LLC, United Artists Corporation, Columbia Pictures
* 이 글에는 <카지노 로얄>을 비롯한 크레이그 본드 시리즈의 내용 서술이 포함되어 있다.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주의하시라.
007 제임스 본드가 돌아왔다.
올해 2012년은 제임스 본드가 은막에 처음으로 등장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작가 이언 플레밍이 1953년 발표한 소설 [카지노 로얄]을 통해 첫선을 보였던 가공의 첩보원 본드는 이후 여러 편의 속편 소설들과 라디오 드라마, TV용 영화, 만화 등의 주인공으로 활약했고, 1962년부터는 <살인 번호>를 시작으로 대중문화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장편영화 시리즈도 스물 세 편이나 만들어졌다(번외편까지 합치면 스물 다섯 편).
제임스 본드 영화는 역사상 가장 많은 편수가 만들어진 시리즈는 아니지만, 가장 오랫동안 사랑 받은 시리즈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5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변치 않는 인기를 누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대중을 본드 시리즈로 끌어당겼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게 마련이다.
본드 시리즈의 인기 요인을 꼽자면 흥미와 긴장감을 유발하는 이야기, 세계 각국에서 담아 온 다채로운 배경(특히 해외여행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과거에는 더욱 더 눈길을 끌었을 것이다), 박력 넘치도록 연출된 액션, 때로는 아기자기하고 때로는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멋진 특수차량과 비밀무기들, 본드 걸,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부른 주제가와 훌륭한 작곡가들이 만든 사운드트랙, 호쾌하고 현실도피적인 욕구를 채워 주는 모험담… 만일 이러한 인기 요인이 만질 수 있는 물건이라면 양 손에 다 담기에도 벅찰 만큼일 것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해도 본드 시리즈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이자 매력이라면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 자신일 것이다. 특히 영화 속 본드는 거의 초인에 가까운 임무 수행 능력과 남성적 매력이 극대화된 인물로 묘사된다. 스파이 중의 스파이, 남자 중의 남자인 것이다. 이렇게 완벽한 인물이 온갖 난관을 넘어 임무를 완수하고 아름다운 본드 걸과 함께 망중한을 즐기는 결말로 이루어진 영화가 관객을 매료시키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본드를 지난 50년 동안 여섯 명의 배우들이 연기해 왔다. 제1대 숀 코너리(출연작 수 번외편 제외 6편), 제2대 조지 레젠비(1편), 제3대 로저 무어(7편), 제4대 티모시 달튼(2편), 제5대 피어스 브로스넌(4편) 그리고 현역인 제6대 대니얼 크레이그(현재까지 3편)가 그들이다. 이들은 각자 본드로 살아 숨쉬었던 스물 세 편의 영화를 각기 다른 이유로 빛나게 했고, 관객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각기 다른 배우들에게, 또는 그들 모두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줌으로써 보답했다. 워낙 오랫동안 많은 편수가 제작된 영화 시리즈인데다가, 같은 가상 인물을 여러 명의 배우들이 연기했기 때문에 본드는 동일인물임에도 편마다 여러 가지 매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관객들이 특정한 배우가 분한 본드를 더 좋아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일 것이다.
이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본드를 말해도 좋을 것 같다. 나의 베스트 본드는 대니얼 크레이그이다. 내가 쓰고 있는 글이라 내 경험에 한정된 바이지만, 흔히들 제1대 본드였던 숀 코너리를 최고의 본드로 꼽는 경우가 많은 듯 싶다. 조지 레젠비는 떡대 말고는 별달리 내세울 것이 없었고, 로저 무어는 좀 느끼했으며, 티모시 달튼은 좀 뻣뻣했고, 피어스 브로스넌은 그냥 무난했고, 그러니 코너리가 짱! 이라는 이야기도 들어 보았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걸까. 뭐 다 좋다. 내 경우는 무어의 출연작인 <나를 사랑한 스파이>로 본드 시리즈를 처음 접했고, 아무래도 첫 체험이어서인지 그 후로도 여러 편의 시리즈를 보았지만, 몇 년 전까지는 이 영화가 시리즈 가운데 가장 좋았다(칼리 사이먼의 주제가 “Nobody Does It Better”는 지금 들어도 살살 녹는다). 무어에 대해 말하자면, 본드의 플레이보이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배우였다. 적어도 내게는.
(C) Eon Productions, Danjaq LLC, United Artists Corporation, Columbia Pictures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2006년 대니얼 크레이그의 첫 본드 출연작이자 시리즈의 리부트인 <카지노 로얄>을 감상하게 되면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여기는 그럴 만한 자리가 아니므로 그 영화의 장점을 일일이 나열하진 않겠지만, 분명히 말하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카지노 로얄>이 ‘혁신’이었다는 점이다. 스무 편이 넘는 장기 시리즈를 이어가다 보면 매너리즘과 피로감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그야말로 철두철미하게 모범적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감독인 마틴 캠벨은 본드를 90년대에 훌륭히 적응시킨 수작 <골든아이>(1995)를 연출한 인물이었는데, <카지노 로얄>로 같은 목적을 다른 시대에서 더 훌륭하게 이룬 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대니얼 크레이그가 있다. 2005년 그가 본드 역으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던 비아냥 어린 목소리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금발이라 원래 설정에 맞지 않는다느니(플레밍의 소설 속 본드는 흑발이다), 너무 투박한 마스크라느니, 성적 매력이 부족하다느니 하는 얘기들. 하지만 외모나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크레이그 본드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중요한 건 배우의 머리카락 색깔이나 얼굴이 아니라 이야기이며, 그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이 어떻게 행동하고 표현되는가이다. 어떻게 보면 선배들과는 달랐던 크레이그의 다소 무색무취한 이미지가 제작진이 의욕적으로 모색하고 있었던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성에 적합했던 것이 아니었나 한다. 마치 스케치북을 가득 채운 백지처럼 말이다.
제작진이 선택한 시리즈의 중심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본드를 예전보다 훨씬 더 인간적으로 그려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 시작에 해당하는 <카지노 로얄>은 기존 시리즈의 리부트로서 본드의 초기 임무와 성장담(!)을 그린 이야기라는 점, 섬세한 심리 묘사에 집중한 훌륭한 각본, 크레이그를 비롯한 주요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참신한 본드의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 21세기 본드 시리즈에서 크레이그는 여전히 초인적인 첩보원이지만(그것이 본드의 본질이자 시리즈의 전통이므로), 그럼에도 좀 더 상처 받기 쉽고 심리적인 갈등을 겪는 본드의 모습을 그 어느 때보다도 생생하게 표현하면서 관객이 감정이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주었다. 완벽한 인물로 알고 있던 그가 실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결점 투성이이기도 합니다, 라는데 어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을까.
본드의 인간적 매력이 가장 풍부하게 드러나는 시점은 그가 운명의 여인 베스퍼 린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이다. 임무를 위해 여자와 살을 섞곤 했던 본드는 린드와 진정한 사랑을 나누면서 첩보원이라는 직업마저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극 후반부 린드가 이중첩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어 비참한 죽음을 맞으면서 본드의 절망감은 극에 달한다. 본드 최대의 위기가 부비 트랩이 아닌 사랑했던 여인의 배신이라니! <카지노 로얄>의 클라이맥스는 아마도 <살인면허> 이후 본드의 감정이 가장 격정적으로 드러난 대목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 시련을 겪으면서 첩보원으로서의 본드는 더욱 단단해지고 한 단계의 성장을 이룬다. 그것이 냉혹한 이 세계의 생존 법칙. 본드에게 그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존재가 바로 직속상관 M이다. 고아가 된 본드를 거두어 MI6 최고의 첩보원으로 키운 M은 그에게 마치 양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처럼 묘사된다(본드가 M을 호칭할 때 쓰는 ‘ma’am’이라는 표현은 영국식 발음 때문에 때로는 ‘mom’처럼 들린다. M이라는 이니셜은 또 어떤가). 본드 역시 헌신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M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조직의 이익과 본드 개인의 의지가 충돌할 때면, M은 여지없이 조직의 편을 든다(물론 그 역시 로봇은 아니므로 고심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본드와 M의 애증관계 역시 크레이그 본드 시리즈를 흥미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며, 본드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극적 장치로 훌륭하게 기능한다.
그리고 이렇게 편을 거듭하면서 축적해 왔던 모든 것이 신작 <스카이폴>에서 한꺼번에 폭발한다. 본드는 도입부에서 상징적인 ‘죽음’을 맞고, 혹독한 ‘부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배후에는 M이 범할 수밖에 없었던 ‘원죄’가 있고 본드 역시 그 손아귀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이에 맞서기 위해, 부활한 본드는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어떤 지점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대단원이 연출되는 것이다. <스카이폴>은 21세기라는 지금 이 순간, 제임스 본드가 왜 존재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5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견뎌 온 이 시리즈가 어떻게 미래를 도모할 것인지를 더할 나위 없이 멋지게 보여준 영화이다. 크레이그는 <스카이폴>에서 자신만의 본드 이미지를 집대성한다. 투박한 얼굴에 금발인 제임스 본드. 상처 받고 절망하지만, 결국은 다시 단단해져 적을 찢어발기고 포효하는 수컷. 크레이그의 본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응축된 채 동시에 한 인물을 관통하는 어떤 흐름 그 자체가 된다. <스카이폴>이 끝나고 엔드 크레딧이 오르기 전, 007 테마곡이 극장 안을 가득 채우면서 50주년 기념 로고와 함께 ‘James Bond Will Return(제임스 본드는 돌아올 것이다)’이라는 약속의 메시지가 뜨는 순간, 그 순간의 벅찬 감동을 잊을 수 없다. 크레이그 본드는 역사가 이루어지는 순간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다.
(C) Eon Productions, Danjaq LLC, United Artists Corporation, Columbia Pictures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The Dark Knight Rises)를 제작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좀 더 표면적인 단계에서, 저는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의 세 번째 영화 가운데 사람들이 제목을 댈 수 있는 것이 과연 몇 편이나 될까?”
과연 그렇다. 보통의 경우 어떤 영화가 성공하면 한 편 정도는 속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세 번째 편까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은 훨씬 더 낮아질 것이다. 설령 만들어진다 해도, 그 가운데 우리가 즐겨 되새길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되는지 떠올려 보자. 내 경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스타 워즈 에피소드 VI: 제다이의 귀환>이 그렇고,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그렇다. 이 두 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주 성공적인 제3편이다. <백 투 더 퓨처 III>나 <리썰 웨폰 3>도 나쁘지 않았다. <대부 III>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상당히 볼 만하고 가치도 있는 영화이다. <스타 트렉 III: 스팍을 찾아서>나 <이클립스>도 괜찮은 제3편들이다.
이렇게 꼽아 보아도 열 편이 채 못 된다. 첫 편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두 번째 편에서 그것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변주하는 데까지는 꽤 흥미롭다. 그런데 세 번째쯤 되면 그것도 슬슬 질리게 된다. 그리고 헐리우드의 경우에는, 많은 3편들이 1편의 설정이나 성공 요소로 되돌아갈 때가 많다. ‘이 1편으로의 회귀’는 헐리우드 3부작의 주요 특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이야기는 맥이 빠지고, 결과적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남을 만한 영화가 되는 데 실패하고 만다. 제3편의 실패담은 아마도 헐리우드에서 가장 빈번히 반복되는 실패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크리스토퍼 놀런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수퍼히어로 영화 연작인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잇는 세 번째 배트맨 이야기,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는 과연 어떨까? 3부작의 징크스를 깨지 못한 범작(심지어는 졸작!)일까, 아니면 놀런이 의도했던 ‘사람들이 이름을 댈 수 있을 만한’ 세 번째 영화일까? 단언컨대,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는 3부작의 장엄하고 감동적인 결말이며,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수퍼히어로 영화이다. 1편으로 돌아간다는 헐리우드 3부작의 클리셰를 따르는 듯하면서도, 진부함이 파고들 틈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져 있고 놀라움과 의표를 찌르는 대목으로 가득하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시작되어 숱한 오르내림을 거쳤던 브루스 웨인의 담대한 여정은 이 3부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깔끔하고 뿌듯하게 막을 내리는 것이다.
전편 <다크 나이트>를 처음 보았을 때, 나는 그것을 배트맨이 가섬 시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찾는 이야기로 이해했다. 처음 방랑을 떠나면서 했던, 가섬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며 자신의 어린 시절에 일어났던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배트맨은 스스로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그는 그 어둠이야말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라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의 도입부에서 놀런은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실은 그렇지 않다’라고. 과연 어둠 속에서 배트맨은, 그리고 브루스 웨인은 서서히 마모되어 가고 있었다. 가섬 시에는 평화가 찾아왔지만 진실을 아는 자의 마음 속에 평화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이는 경찰청장 제임스 고든도 마찬가지였다). 8년의 세월이 흐른 뒤, 마침내 거짓 평화의 끝이 다가온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것을 산산조각낸 폭풍은 과거로부터 불어왔다.
놀런은 3부작의 마지막 편 두루마리를 풀어가면서 배트맨과 그와 같은 방향을 봐 왔던 선한 자들을 극단적인 절망과 고난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마치 거짓 평화를 연출했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듯이, 그들은 추락하고 쓰러져 좌절한다. 이 모든 고통의 행진을 용의주도하게 지휘하는 자가 바로 최강의 적, 베인이다. 베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와는 달리 확고한 목적을 지니고 행동하는 테러리스트이다(이 역시 1편으로의 회귀이다). 그에게는 조커 못지 않은 천재적인 두뇌와 배트맨을 세 명쯤 합친 것 같은 가공할 만한 육체적 힘이 있고, 이를 이용하여 가섬 시의 소외되고 차별 당하는 하층계급을 수하에 둔다. 즉, 베인이 노린 것은 계급갈등을 불씨로 한 폭동이자 가섬 시의 철두철미한 파멸이었던 것이다. 베인이 일으킨 칼바람은 예상 보다 훨씬 더 가혹하게 몰아친다. 모두가 휘말려 쓰러진다. 특히 배트맨에게는 한층 더 쓰라리다. 그는 숨겨져 있던 과거의 진실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처참하게 얻어맞는다. 이윽고 그가 믿고 있었던 이상적인 세상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배트맨은 속으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러한 그를, 베인은 철저히 짓밟아 어두운 동굴 속에 던져넣는다.
여기서 과거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고리. “우리가 왜 넘어지는 줄 아니, 브루스?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란다.”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 토머스는 어린 시절 우물에 떨어졌던 그를 구조한 뒤 그렇게 말했다. 되돌아 보면 놀런의 배트맨 시리즈는 쓰러지거나 떨어져 다친 웨인이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들이었다. <배트맨 비긴즈>는 웨인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공포를 극복하는 과정이었고,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이 된 웨인이 설사 어둠 속일지언정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과정이었다. 그렇다면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는 그가 어둠을 깨고 일어나 스스로 구원하는 법을 터득하는 과정일 것이다. 웨인은, 그리고 배트맨은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을 혼자의 힘으로만 구현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스스로를 모질게 소모해 왔던 것은 아닐까.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배트맨이 없는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동안 자신을 옥죄어 왔던 강박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만이 웨인이, 그리고 가섬이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이 아닐까.
놀런은 보는 이들을 그 길로 안내하면서 앞선 두 편을 통해 구축된 설정을 발전시키는 한편,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던 수많은 복선들을 끌어모아 정리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드러내 보인다. 그의 연출은 마치 수천 조각의 퍼즐을 빠른 속도로 리드미컬하게 끼워 맞춰 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가 새로운 이야기이면서도 3부작의 일부라는 점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는 그는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아예 처음부터 붙잡은 채, 이들이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도록 하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고 우직하게 따라간다. 등장인물이 더 많아진 데다 다소 복잡한 플롯을 전개할 동력을 얻기 위해 초반부는 조금 산만하게 진행된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일단 동력을 충전한 영화는 마지막 장면까지 지축을 울리며 진격하기 시작한다.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이후 가장 훌륭한 3부작의 완결편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의 매듭짓기가 <다크 나이트>의 정서적 충격에 비해 강도가 약하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지닐 수 있는 영화가 많다는 게 이상하다(우리는 때때로 기적을 당연지사로 여길 때가 있다)! 놀런은 <다크 나이트 라이지즈>에서도 전편의 장점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성취이다. 정교한 플롯과 현실적인 물리법칙의 엄정하면서도 파격적인 적용, 모범적인 연기, 압도적인 스펙터클로 관객의 감정에 호소하는 연출은 ‘절정’이라는 이야기의 특성에 힘입어 그 효과가 배가된다. 이를 통해 놀런이 빚어낸 세 편의 배트맨 신화는 완벽한 구조를 이루며, 하나의 탄탄하고 독창적인 배트맨 세계로 승화된다.
원제: The Dark Knight Rises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주연: 크리스천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먼, 앤 해서웨이, 톰 하디, 조셉 고든 레빗, 마리옹 꼬띠아르, 모건 프리먼
북미 개봉: 2012년 7월 20일
한국 개봉: 2012년 7월 19일
<얼티밋 어벤저스>(Ultimate Avengers)는 2006년 미국에서 DVD로 발매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은 2002년 발표된 마블 코믹스의 13호짜리 리미티드 시리즈인 [얼티미츠]. 이 [얼티미츠]는 마블이 2000년부터 전개해 온 ‘얼티밋 마블’ 시리즈의 한 편으로, 마블의 수퍼히어로 팀인 ‘어벤저스’를 새로운 설정으로 일신하였다. [얼티미츠]가 이 시점에서 흥미를 끄는 까닭은 이 작품이 <아이언 맨>으로 시작하여 <어벤저스>로 1단계의 분수령을 맞은 ‘마블 영화 세계(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CU)’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쉴드가 직접 어벤저스를 조직한다는 이야기의 뼈대라든가 쉴드의 국장 닉 퓨리가 배우 새뮤얼 L. 잭슨을 모델로 한 흑인으로 바뀌었다는 점 등 MCU 작품들의 주요 설정은 바로 [얼티미츠]에서 따온 것이다. 물론 퓨리를 제외한 주요 캐릭터들의 묘사 등 많은 부분이 서로 다르지만, 반대로 좌충우돌 끝에 성공적으로 첫 번째 임무를 마치는 어벤저스의 탄생 과정이나 치타우리의 지구 침략과 같은 이야기의 얼개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얼티밋 어벤저스>는 [얼티미츠]의 전체 이야기 틀은 유지하되, 각색 과정에서 몇몇 성인 취향의 설정을 주된 관객층인 청소년층에 맞게 완화시켰다. 토니 스타크의 알콜중독과 지병에 관한 내용, 행크 핌과 재닛 반 다인 부부 사이의 가정폭력, 그리고 브루스 배너가 헐크로 변신했을 때의 외설적인 언행 등이 삭제된 것이다. 원작에서는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주적 치타우리도 여기서는 도입부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상영시간이 1시간 10분 정도로 짧은 편이기 때문에 원작의 많은 디테일이 가지치기되었고, 어벤저스의 결성 과정과 치타우리와의 전투에 집중하며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이러한 각색 방침에는 찬반양론이 있으리라고 본다. 발간 당시의 미국 정세를 반영한 묘사라든가 수퍼히어로들의 어두운 면을 현실적으로 조명하는 원작의 시각에 호감을 가진 팬들이라면 완화된 표현 수위와 가지치기가 불만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나로서는 이러한 각색에 불만보다는 오히려 흥미가 동한다. 두 매체의 차이를 이모저모 비교해 보는 재미 때문이고,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은 만화보다 분량의 제약을 더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티밋 어벤저스>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의 제약 안에서 이야기도 상당히 잘 엮어냈다. 어벤저스라는 소재가 실사영화로 옮기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시기였고, <아이언 맨>을 필두로 한 MCU 프로젝트가 가동하기 전이었으므로 당시로서는 애니메이션이 만화 다음으로 어벤저스의 이야기를 담을 가장 적합한 그릇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제작 배경을 감안하면 <얼티밋 어벤저스>는 플롯과 캐릭터가 매우 경제적이고 압축적으로 잘 엮여 있다. 닉 퓨리가 어벤저스를 구성한다는 이야기의 큰 틀과 수퍼히어로 캐릭터들 각자의 뒷이야기와 개성, 그리고 그들이 한 팀이 되어가는 과정이 길지 않은 상영시간임에도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인물 묘사는 캡틴 아메리카와 헐크 쪽으로 약간 균형이 기울어 있기는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상 필연적인 조처였다. 액션 장면도 풍부하며 박진감과 속도감이 넘치는데다 규모도 크다. 이 모든 것들이 날렵하게 씨줄과 날줄을 이루어 <얼티밋 어벤저스>를 수퍼히어로 애니메이션의 수작으로 만들고 있다.
원제: Ultimate Avengers
총감독: 밥 리처드슨
감독: 커드 게다, 스티븐 E. 고든
주연: 저스틴 그로스, 올리비아 다보, 마크 워든, 안드레 웨어, 그레이 드라일
북미 공개일: 2006년 2월 21일
한국 케이블 TV 방영 (방영 제목 <어벤저스>)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어벤저스>(The Avengers)로 이어지는 일련의 영화들을 보아 왔다. 한 편에 한 명 또는 그 이상씩 소개된 수퍼히어로와 그 주변 등장인물들은 우리에게 현실에 기반을 두었으면서도, 사실상 무엇이든 가능할 법한 어떤 세계에 대한 단서를 조금씩 던져 주었다. 이제, 그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어벤저스>에서 우리는 그 세계 –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 영화 세계, 이하 MCU) – 속으로 본격적인 여행을 떠난다.
MCU를 이루는 모든 영화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일례로 <인크레더블 헐크>는 매력적인 구석이 제법 있었지만 연출과 각본의 전체적인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그 뒤를 이은 <아이언 맨 2>와 <토르>,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는 그보다 나았지만, 기적적으로 균형을 맞춤으로써 수퍼히어로 영화의 모범사례가 된 첫 편 <아이언 맨>의 만듦새에 다다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MCU는 편을 거듭하면서 하나의 가상 세계를 만들기 위한 기초공사를 차근차근 다져왔다. 마블 스튜디오가 거의 매년 연작을 내면서 평작은 있을망정 어느 한 작품 파탄되지 않도록 품질 유지를 해 온 것은 사실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반면 MCU에 대해 ‘2시간짜리 예고편’이니 ‘떡밥 제조기’이니 하며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게 있었지만, 그건 나쁜 면만을 보려는 비틀린 시선이었다고 본다.
<어벤저스>는 MCU 영화들 한 편 한 편이 독립적인 작품으로서도 가치 있음을 증명해 낸다. 마블 스튜디오가 조스 위든에게 <어벤저스>의 연출을 맡긴 것은 어쩌면 ‘신의 한수’가 아니었을까. MCU의 역할을 최대한으로 압축하여 추출했을 때 결국 캐릭터와 배경을 구축한다는 것만 남는다면, 위든이야말로 그 정수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감독 가운데 한 명인 것이다. 그건 영화가 시작된 지 단 몇 분이면 알 수 있다. 위든은 하나같이 비범하고 서로 이질적인 존재들(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우주에서 온 신도 있다)이 같은 목적 아래 모였을 때 벌어지는 일들을 지극히 경제적으로 엮어낸다. 플롯보다는 캐릭터가 우선인 이야기에서 이 경제성은 빛을 발하고, 이미 탄탄하게 구축된 성격과 설정이 이에 맞물려 상상 이상의 시너지가 발생한다. 한 편의 이야기에 허락된 범위 안에서 놀라우리만치 넓고 깊이가 있으며 다양한 에피소드가 기름이 잘 먹은 톱니바퀴처럼 촘촘하면서도 부드럽게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어떤 캐릭터도 ‘분량’이나 ‘비중’이라는 괴물에 희생되지 않는다.
아울러 위든은 그 조밀한 틈과 틈 사이까지도 든든하게 채워 넣는다. 얄미울 만큼 영리한 유머와 위트, 그리고 일급의 스펙터클로 말이다. 이미 잘 짜인 이야기에 환상적인 조미료가 더해지자, <어벤저스>는 수퍼히어로 영화라는 범주를 넘어 여름 블록버스터로서도 최상의 수준에 도달한다. 비범한 존재들이 세상에서 자신들의 있을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수퍼히어로 신화의 전형적인 포맷이지만, <어벤저스>는 전례 없이 커져 버린 규모임에도 길을 잃지 않는다. 여태까지 이런 소재를 이토록 훌륭하게 빚어낸 헐리우드 수퍼히어로 영화는 <스파이더맨 2>와 <X-멘: 퍼스트 클래스>, 그리고 <다크 나이트> 정도밖에 없다.
<아이언 맨>이후 4년을 기다렸던 영화. 그리고 수퍼히어로라는, 알록달록한 스판덱스나 갑옷을 입은 힘세고 영리한 존재들을 남들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어떤 이들은 반생을 기다려야 했을 영화. 나는 그들에게 <어벤저스>가 ‘기다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어벤저스>는 영화를 이루는 모든 순간, 심지어는 프레임 한 조각까지도 그들을 위한 선물꾸러미로 가득 차 있는 행복한 축제이다.
원제: The Avengers
감독: 조스 위든
주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스칼렛 조핸슨, 제레미 레너, 새뮤얼 L. 잭슨
북미 개봉: 2012년 5월 4일
한국 개봉: 2012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