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1.0] 소설판

(읽기 전에: 스포일러가 있으며 영화 본편이 아닌 소설판 감상이므로 영화에 없는 묘사나 설정, 또는 그 반대의 경우를 언급했을 수도 있다.)

지난 11월 3일 일본에서 고지라 시리즈 신작 <고지라-1.0> (ゴジラ-1.0 / 고지라 마이너스 원)이 개봉했다. 팬이니 만큼 당연히 신작이 궁금하지만 지금으로선 언제 한국에 들어올지 알 수 없어, 아쉬운 대로 개봉 5일 뒤에 출간된 소설판을 읽어 보기로 했다. 고지라에 빠져든 이래 영화 본편보다 소설판을 먼저 확인하는 건 처음이다.

제목에 붙은 ‘마이너스 원’은 폭격과 원폭 투하로 초토화, 즉 ‘제로’가 된 일본에 그 이상의 파괴력을 지닌 거대 괴수 고지라가 나타나 ‘마이너스’로 몰아넣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고지라 시리즈의 원점인 1954년작 <고지라> 이전 시대를 무대로 한다는 과감한 시도를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과감함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초대 <고지라>가 지금도 걸작으로 회자되는 까닭은 작중에 포진한 반핵, 반전 메시지가 보편적인 호소력을 지녀서이다. 반면 [고지라-1.0]이 외치는 그것들은 내용과 좀처럼 아귀가 맞지 않는다. 핵은 고지라의 기원과 파괴력 확보를 위한 도구에 그치고,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다시, 또는 마저 해서 결판을 내야 하는 미완의 임무처럼 그려진다. 고지라는 전쟁 재점화를 위한 핑계일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원폭도?

초대 <고지라>에서 괴수를 낳은 원인인 핵실험의 주체는 그저 암시되었을 뿐이다. 당시는 원폭 투하로부터 불과 9년이 지난 시점이었으니 암시만으로도 충분했을 터. 이와 달리 [고지라-1.0]의 극중 현재 시점은 일본이 2차대전에서 패전한 뒤 연합군의 군정 치하에 있던 1947년이다. 소설은 오토섬에서 전설로 전해져 온 공룡형 괴수 ‘오이라’ (呉爾羅 / ‘고지라’의 한자 표기. 일본어로는 발음이 같다)가 비키니 환초 핵실험에 피폭되어 ‘고지라’ (ゴジラ)로 돌연변이하는 과정을 굳이 묘사함으로써 주체가 미국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고지라는 이내 보복이라도 하듯이 미군 소속 함선을 다수 파괴한다.

하지만 미국은 고지라 격퇴를 위한 군사행동이 소련을 자극하면 곤란하다는 이유를 들며 책임을 일본에 떠넘겨 버린다. 게다가 격퇴 작전을 위해 종전시 압수했던 구 일본군 군함 여러 척을 넌지시 일본에 돌려줬다는 정황까지 보인다. 더욱 더 이상한 것은 주인공 시키시마를 비롯한 작전 참여자 거의 전부가 구 일본군 출신의 민간인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정부가 안 하니까 우리 민간인이 뭉쳐서 한다!’고 역설하며, 여러 척의 군함과 전투기를 군 지휘체계 그대로 운용하며 작전을 개시한다. 물론 이는 미국의 묵인과 일본 정부의 배후 덕분에 가능했음이 시사된다. 무기 말고도 작전에 필요한 상당량의 장비와 자원을 민간 차원에서 조달하기는 어려웠을 테니까. 그럼에도 이 일련의 설정과 묘사는 고지라 영화임을 감안해도 이상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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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시대 설정을 굳이 1954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것은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좀처럼 보여 주지 못했던 것들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이해할 수 있다. 어차피 높이 50.1m의 거대한 괴수가 일본에 재난을 가져온다는 설정부터 비현실적이므로, 실제 역사의 일부가 된 과거를 배경으로 할지언정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고증에 목을 매야만 할 필요까진 없다. 그러나 아시아 각국을 처참한 전화 (제로가 아닌 마이너스)로 몰아넣었던 전쟁을 일으켰다가 패퇴하여, 그 책임으로 국권과 무기를 빼앗기고 군대가 해체된 나라에서 고작 패전 2년 뒤, 바로 그 전쟁에 나갔던 군인들이 재집결하여 무기까지 돌려받고 전시에 준하는 작전에 나선다는 이 그림. 마음 편히 감상하기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초대를 비롯한 지금까지의 고지라 시리즈가 일본이 전쟁의 피해자임을 완곡히 강조하는 프로파간다 역할을 해 왔다는 비판도 있고, 전쟁이 불가능한 일본에서 괴수영화와 같은 특촬 스펙터클 영화가 전쟁영화처럼 소비된다는 비평도 있다. 고지라 시리즈 역시 전쟁이 애초에 왜 일어났는지를 다루지는 않으며, 이는 전쟁을 소재로 한 일본 상업영화 전반의 뚜렷한 한계일 것이다. 그러나 [고지라-1.0]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설픈 가공전기나 대체역사물과 같은 설정을, 그것도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제시하면서 (구) 일본군을 하늘과 바다 위로 다시금 띄워 올린다. 야마자키 타카시 감독은 마치 이렇게 외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전쟁에는 졌지만 고지라한텐 안 질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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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지라의 탄생은 사실 미국만의 책임이 아니었다. 주인공 시키시마는 특공 (자살공격) 명령을 받고 제로센에 타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반드시 귀환하겠다는 부모와의 약속을 핑계로 전선을 이탈한다. 특공 불시착 기지가 있던 오토섬에 내린 시키시마는 그곳에서 자신의 탈영을 개의치않고 따뜻하게 맞아 주는 전우들을 만나지만, 그들 대부분이 오이라의 습격에 희생되고 만다. 시키시마가 제로센의 기총으로 오이라를 사살해 달라는 전우들의 요청을 내치고 또다시 달아났기 때문이다. 그가 아직 돌연변이 괴수가 아니었던 오이라를 사살했다면 훗날 고지라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고지라는 시키시마의 업보와도 직결되어 있으므로, 그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이 맞닥뜨린 현실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폭탄을 가득 채운 전투기에 다시 한 번 올라탄다. 어차피 스포일러를 잔뜩 담은 감상이므로 결말까지 이야기하자면, 시키시마는 살아남는다. 고지라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면서 자신을 옥죄었던 주박을 (어느 정도) 느슨히 하는 것이다.

고지라 부분을 제외한 이야기의 나머지 절반은 종전 직후의 피폐한 환경에서 살아가려 애쓰는 유사 가족이 차지한다. 탈영까지 해 가면서 귀환 약속을 지키려 한 시키시마는 부모가 폭격으로 죽고 집도 폐허가 되어 버린 현실에 낙담한다. 암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또래 여성 노리코, 그가 돌보는 고아 아키코와 얼떨결에 함께 살게 된 시키시마는 생계를 위해 전쟁 중 바다에 뿌려진 기뢰 제거 작업을 맡는다. 목조선 신세이마루에 승선한 시키시마는 군 출신의 아키츠와 노다, 그리고 파병되지 않아 군인을 동경하는 미즈시마와 만나 남성끼리의 유대를 맺는다. 이 와중에 시키시마는 오토섬의 비극을 매일같이 악몽으로 되새기는 고통을 겪고, 끝내 노리코가 긴자 한복판에 나타난 고지라 재난에 휘말린다. 이 모든 관계들이 시키시마가 특공 전투기로 돌아가는 클라이맥스를 위한 기능적인 역할에 머문다는 점도 [고지라-1.0]의 한계 (마이너스)이다.

소설판의 서술은 대체로 평이하고 간명하다. 예고편과 각종 홍보 영상으로 본편의 몇몇 장면을 맛보기로 접했기에, 문자의 그물 틈으로 스며드는 영상의 기억 파편들이 머릿속에서 아직 보지 못한 영화로 편집되어 상영된다. 당연히 그것은 실제와는 다른 나만의 상상이 빚어낸 가상의 영화이다. 그 둘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소설판이라는 매체의 매력이지만, 이번에는 그것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니 유감스럽다. 책을 덮고 나자 소설판의 이 모든 마이너스들이 완성된 영화에도 산재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만이 찜찜하게 남는다.

[고지라-1.0] 소설판
원제: 小説版 ゴジラ-1.0
작가: 야마자키 타카시((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긴 했지만, 이를 소설로 풀어 쓰는 작업은 대필 작가가 맡았으리라 짐작된다.))
출판사: 슈에이샤 (오렌지 문고)
쪽수: 196쪽
ISBN: 978-4-08-680525-4
가격: 680엔
발매일: 2023년 11월 8일

[신 고지라] (2016)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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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뜻을 담고자 일부러 카타카나로 표기했다는 <신 고지라>(シン・ゴジラ) 원제의 ‘신’은 우선 ‘新’이다. 지금까지 고지라 시리즈 28편은 거의 모두가 1954년판 제1편 <고지라>의 직계 속편이거나, 이 영화의 극중 사건, 즉 방사능을 축적한 거대 괴수 고지라의 일본 상륙 및 습격을 전제로 해 왔다. 반면 <신 고지라>는 최후의 보루였던 원조마저 없었던 일로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완전히 새로운 고지라 영화이다. 만일 2016년 현재(극중 시점이자 일본 개봉 당시) 일본에 인류의 상식을 초월한 거대 괴수가 나타난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 네르프도 에반겔리온도 없는 현실에 갑자기 사도가 나타난다면 이 세계는 대체 어떻게 변하고 말 것인가.

바로 그 ‘에바’를 만들었던 안노 히데아키 총감독과 히구치 신지 감독 겸 특기감독이 이 질문에 답하는 방법은 자못 과감하다. 시리즈의 기존 작품이 고지라 문제에 대처하는 평범한 민간인이나 과학자, 군인, 정치가 등 사회 각계를 비교적 공평한 비중으로 묘사했던 데 비해, <신 고지라>는 민간인 측을 좀처럼 조명하지 않고 정부 쪽으로 시선을 고정한다. 얼핏 이 영화는 거대 괴수의 습격을 상정한 정부의 대응 시뮬레이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촘촘하게 얽힌 관료주의 조직으로서 규정과 방침에 따르기만 한다면 잘 굴러갈 것만 같던 일본 정부는 고지라라는 불가해한 존재 앞에서 헛발질을 거듭한다. 회의를 열지 않으면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복잡한 절차와 의전에 집착하며, 행동에 나서기보단 책임 소재를 따지는 데 급급한 정치가들이 관료주의의 패악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 사이에 초동 대응을 위한 시간까지 집어삼킨 고지라는 일본을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망가뜨린다.

63년 전 공개된 원조 <고지라>의 주제는 전쟁과 핵무기에 대한 경고와 반대였다. 핵실험과 방사능을 짐승의 거대화 원인 이상으로 활용하는 데 인색했던 여타의 당대 괴수영화와는 달리, <고지라>는 이 주제를 대단히 진지하고 올곧게 유지하여 시대를 뛰어넘은 작품으로 남을 수 있었다. 이후 속편이 계속 나오면서 희석되거나 아예 사라졌을 때도 있을지언정,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로서 <고지라>의 가치는 언제나 유효하다. <신 고지라>는 고지라로 촉발된 일본 정부의 기능 부전을 통해 원조의 주제의식을 계승하면서 과거의 그 전쟁에 버금가는, 아니, 후대에 끼칠 악영향이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할 근래의 재난을 말한다.

영화의 세 주역은 미증유의 재난에 대한 세 가지 관점을 대표한다. 야구치 란도(하세가와 히로키 분)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을 지키는 일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우직하게 밀어붙이고,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카요코 앤 패터슨(이시하라 사토미 분)은 일본이 그가 전달하는 뜻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길 바란다(다만 그는 처음부터 야구치에게 협조적이었고, 고지라 격퇴를 위해 UN 다국적군이 핵공격을 한다는 극약처방이 떨어지자 일본계인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며 야구치와 손잡는다). 한편 관료주의의 품에 안겨 그 논리 대로 움직이는 아카사카 히데키(타케노우치 유타카 분)는 야구치를 견제하며 국민보다 국가의 존속을 더 중시한다.

각자의 관점이 서로 맞부딪치는 가운데 결국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고 행동하여 최악의 사태를 막은 인물은 야구치이다. 그가 이끄는 대책본부에 모인 자들은 하나같이 조직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오타쿠 성향을 지닌 괴짜들이지만, 이상주의자가 아닐까 싶을 만큼 일직선인 야구치의 주도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 무섭게 힘을 모아 간다. 다가오는 파국 앞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고자 분투하는 야구치와 카요코, 대책본부 사람들의 모습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하며, 앞서 참담하게 드러났던 관료주의 패악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안노와 히구치 두 감독은 건전한 사고방식과 단결력을 갖고 딱 부러지게 일할 줄 아는 젊은 세대에게서 일본의 미래를 보았던 것 같다. 비록 동결되었지만 소멸하지 않고 토쿄 한복판에 남게 된 고지라는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이제는 재난이 할퀴고 간 커다란 상처를 끌어안은 채 살아가야 한다는 변화된 현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고지라를 막아낸 그들이 있다면 우리는 희망을, 미래를 계속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신 고지라>는 전작의 안이한 재탕에 그치지 않고 살아 숨쉬는 현재성을 지닌 드라마로서 원조 이래 가장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영화 밖 현실의 그 재난이 벌어진 뒤 드러난 선진국이자 문명국가라는 일본의 민낯이란 과연 어땠는가. 세월호를 경험한 한국의 관객에게도 그것은 전혀 낯선 광경이 아니었다(짤막하게나마 휴대전화로 찍은 사고 현장의 영상들이 나왔을 때 나는 가슴이 섬뜩하고 먹먹해졌다).

다른 한편으로 <신 고지라>는 모든 고지라 시리즈를 총괄하여 재해석한 작품이라고도 하겠다. 안노와 히구치 두 감독은 현재와 과거의 토호 로고를 덧대어 보여 주는 걸로 모자라, 새파란 화면에 하얀 글자가 인상적인 ‘토호 영화 작품’ 로고까지 끼워넣는다. 고지라 팬에게 식사 전 한 모금 마시는 물이라고 할 이 화면들조차 그 거대한 녀석의 역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뒤이어 스크린에 펼쳐지는 특촬의 향연은 몹시도 독특하다. 하나의 장면에서조차 특촬의 현재와 과거가 혼란스러울 만큼 뒤얽혀 있고 엄청난 양의 정보로 채워져 있다. 특촬이라는 문화를 전수하고 보존하려는 안노의 몸부림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신 고지라>의 영상은 한 번의 관람만으로는 도저히 그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

12년 만에 휴면에서 깨어난 2016년판 고지라는 원조 일본판 시리즈 최초의 풀 CG 고지라이면서도, 그 움직임과 질감은 수트메이션을 강하게 의식한 것이다. 동작에 따라 천천히, 미세하게 흔들리는 고지라의 머리와 손목을 보라. 애니메이션으로 이야기하자면 마치 초대 고지라를 최신 작화로 구현했다고 할까. 수폭실험의 버섯구름이 그대로 굳어져 생명을 얻은 것 같은 고지라의 조형을 보노라면, 혼다 이시로 감독과 츠부라야 에이지 특기감독이 초대 고지라를 어떤 이미지로 구상했는지를 처음으로 알게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이에 비하면 고지라가 급속히 진화하여 형태를 바꾸어 간다는, 역시 처음 도입된 설정은 그저 지엽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고지라가 땅을 디디는 굉음에 놀라 날아가는 새들과 강력한 진동에 줄을 지어 떨어져 내리는 기왓장, 도로의 자동차들을 사방으로 튕겨 날리며 전진하는 고지라 제2형태의 앞모습을 도로 양쪽 건물들 사이에 비좁게 밀어넣고 포착한 컷, 붕괴하는 건물 내부의 기물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부서지는 광경, 건물 위 머리만 보이는 고지라를 원경으로 잡은 컷, 철교의 철근 구조물 너머로 보이는 고지라를 담은 화면 등은 아날로그 특촬의 구도와 미장센 그대로이고, 쇼와 고지라 영화와 기타 특촬영화의 음악과 효과음(고지라의 울음소리와 걷는 소리, 자위대 병기의 포격음, 착탄음, 폭발음 등)까지도 고스란히 사용했다. 이는 안노 총감독이 예전에도 종종 했던 연출이지만 <신 고지라>에서는 한층 본격적이다. 무인 열차를 폭탄으로 활용한다는 작전은 기존 작품에서 고지라가 기차를 박살냈던 묘사를 뒤집은 것이다. 고지라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 에반겔리온의 야시마 작전과 비슷하다지만 그 야시마 작전도 <고지라 대 헤도라>와 연결된다. 그 시절 특촬의 맛과 향이 살아 있는 화면에 이후쿠베 아키라의 장쾌한 구작 음악과 사기스 시로의 음울한 신곡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입혀져 있다.

고지라가 1954년의 초대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야기의 틀은 이전까지 정치권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루었던 1984년판 <고지라>를 연상시킨다. 다른 토호 특촬영화, 특히 <일본 침몰> 등 1960-70년대 대작 재난영화와 SF영화의 이미지도 선한데, 극의 흐름과 편집은 안노 총감독 특유의 템포를 타 매우 빠르고 유연하며 몰입도도 강하다. 300명이 넘는 배우들이 몰려나와 전문용어를 긴 대사에 담아 읊고 복잡한 내각과 군대의 온갖 시행 절차를 훑어가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그래서이다. 안노 총감독의 전작이나 그가 좋아하는 작품도 많이 인용 및 변주했다. 토쿄를 불바다로 만든 고지라가 화염을 등지고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서 사도를 떠올리지 않을 관객은 없을 것이다. 작전을 짤 때 에반겔리온의 유명한 테마가 울려퍼지는가 하면, 주요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설정은 안노 모요코의 만화가 원전이며, 특정 조직을 무대로 한 군상극이라는 구조와 다량의 자막 삽입은 오카모토 키하치 감독 작품의 흔적이다(2005년 타계한 오카모토 감독을 이야기의 열쇠를 쥔 인물 마키 고로 교수로 설정하여 사진으로 등장시키기도 했다).

철저한 계산과 통제로 혼재된 이러한 조화와 부조화는 온고지신과 청출어람의 진수로서 작품을 예상 이상으로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제대로 된 고지라 영화를 감상하는 기쁨을 다시금 선사한다. 이것을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가. 이것은 진짜다. 그래서 <신 고지라>는 ‘眞(일본식 발음으로는 ‘신’) 고지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면.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가득한 충격적인 3장의 스틸 사진은 단순한 설정 장난이 아니라 영화의 모든 것을, 안노와 히구치 두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영화가 끝나는 순간 <신 고지라>는 말 그대로 ‘神 고지라’가 된다. 무엇보다도 <신 고지라>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이다. 그 사실은 이 세상에 고지라를 위한 자리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알려 준다. 새로운 고지라 영화이자 진정한 고지라 영화, 신을 그려낸 고지라 영화 <신 고지라>는 또 하나의 ‘원조’로 승화되어, 이 불멸의 괴수가 다음 60년을 향해 나아갈 여정의 출발점이 된다.

원제: シン・ゴジラ
총감독 / 각본: 안노 히데아키
감독 / 특기감독: 히구치 신지
주연: 하세가와 히로키, 이시하라 사토미, 타케노우치 유타카, 이치카와 미카코, 마츠오 사토루, 츠카모토 신야
일본 개봉: 2016년 7월 29일
한국 개봉: 2017년 3월 8일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 제작발표회 후기

(C) Toei Company Ltd.

인기 특촬 히어로 프로그램 <파워 레인저> 시리즈 신작,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3월 2일 오후 3시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임지수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대원미디어, 반다이 남코 코리아, 토에이 등 관련 업체와 바이어, 언론사, 방송 관계자 등이 참석하였고, 본편을 연출한 사카모토 코이치 감독도 내한하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시라쿠라 신이치로 토에이 주식회사 이사, 타케베 나오미 프로듀서 등 토에이 특촬 관련 중요 인사들의 면면도 확인할 수 있었다.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는 2014년 방영된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의 결말 이후를 그린 정식 속편이다.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가 물리친 데보스군의 뒤를 이어 네오 데보스군이 침공하자, 새로운 전사들이 나타나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이야기. 무엇보다도 <파워 레인저> 사상 최초로 주인공 멤버 6명이 모두 한국인이며 무대도 한국으로 설정된 것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워 레인저>의 현지화 작품이 제작된 것은 미국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잘 알려져 있듯이 <파워 레인저>는 일본 토에이의 특촬 히어로 프로그램인 ‘수퍼전대 시리즈’ 가운데 1992년에 방영된 <공룡전대 쥬레인저>를 미국 시장에 맞춰 재구성한 버전이다. 이것이 대히트하여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리지널 일본판 수퍼전대 시리즈와 미국판 파워 레인저 시리즈가 꾸준히 병행 제작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판의 <파워 레인저>라는 제목을 쓰고 있지만, 2004년 <파워 레인저 다이노 선더> 이후로는 일본판을 그대로 들여와 더빙판으로 방영하고 있다.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는 공룡을 모티브로 한 2013년 수퍼전대 <수전전대 쿄류저>를 번안한 작품으로, 국내 방영 당시 호평을 받았고 특히 관련 완구가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반다이 남코 코리아에서 내놓은 거대 로봇 티라노킹의 DX 완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메카와 변신 아이템, 액션 피겨는 거듭 품귀 현상을 일으켜 언론이 대서특필할 정도였으며, 엄청난 반향에 힘입은 반다이 남코 코리아는 2014년 설립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배경에서 기획된 <파워 레인저> 시리즈 최초의 한일 합작 작품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를 특촬계의 베테랑 사카모토 코이치 감독이 연출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스턴트 출신의 사카모토 감독은 미국 국적을 취득하여 미국과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해 왔고 <가이버: 다크 히어로>, <스페이스 트러커>, <드라큘라 2000> 등 헐리우드 영화에도 액션 지도 스탭으로 참여했다. 주요 연출 작품은 미국판 <파워 레인저> 시리즈(원조인 <마이티 모핀 파워 레인저>부터 <파워 레인저 RPM>까지)를 비롯하여 <해적전대 고카이저>(국내 방영명 파워 레인저 캡틴 포스), <가면 라이더 더블>, <가면 라이더 포제>, <가면 라이더 고스트>, <가면 라이더 에그제이드>, <울트라맨 깅가 S>, <울트라맨 X> 등이다. 이들 작품의 극장판이나 오리지널 비디오 작품도 다수 감독했다.

한편, 주연으로는 아이돌 그룹 멤버를 비롯한 한국인 연기자 6명이 기용되었다.

– 세용 (그룹 마이 네임 멤버): 브레이브 레드 다이노 / 권주용 역
– 오세현 (그룹 에이피스 멤버): 브레이브 블루 다이노 / 김세창 역
– 홍성호: 브레이브 블랙 다이노 / 전현준 역
– 인준 (그룹 대국남아 멤버): 브레이브 그린 다이노 / 이푸른 역
– 이유진: 브레이브 핑크 다이노 / 윤도희 역
– 세영 (그룹 크로스진 멤버): 브레이브 골드 다이노 / 권주혁 역

본편은 상영시간 15분짜리 에피소드 12화로 구성되어 4월 1일부터 공개된다. 대원방송 계열 채널을 비롯하여 국내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8개, 그리고 IPTV와 VOD 플랫폼 등 다양한 경로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TV 시리즈와 극장판 못지않게 성공을 거둔 <파워 레인저> 무대 공연도 올여름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 버전으로 업데이트되어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5월에는 <백 투 더 비기닝>의 딘 이즈리얼라이트 감독이 연출한 <파워 레인저> 헐리우드 리부트 영화가 국내 개봉하고, 올해 안에는 <파워 레인저> 롤플레잉 게임(RPG)이 전 세계에서 동시 서비스된다.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 완구는 이달부터 출시될 예정이며, 주역 거대 로봇 DX 브레이브 티라노킹은 제작발표회 당일인 2일 오후 5시부터 반다이몰에서 예약 판매에 들어갔으나, 이미 준비된 수량 500개가 매진되었다. 추후 다른 제품들도 속속 선보일 전망. 아래 사진은 제작발표회장에 전시된 완구 견본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DX 브레이브 티라노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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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정동훈 / 대원미디어 사장


대원미디어는 1973년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시작하여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비즈니스 면에서는 방송, 출판, 캐릭터 라이센싱, 게임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컨텐츠와 유통 양면을 모두 추구하고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DNA였던 컨텐츠 제작회사로는 다소 덜 알려져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대원미디어의 대표작이 ‘호환, 마마’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이니, 그만큼 저희가 작품 제작에 소홀한 면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고자 다양한 기획을 진행 중입니다. 그 첫 번째가 오늘 여러분께 당당히 소개하는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입니다. 아시다시피 <파워 레인저>는 글로벌 컨텐츠로서, 전 세계 많은 어린이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있는 영웅입니다. 한국에서도 10여 년 전에 전개를 시작하여 많은 히트 상품과 영웅들을 배출해 왔습니다. 근래 들어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이외에 다소 부침도 있었다고 봅니다만, 이에 착안해 보다 강력한 <파워 레인저> 브랜딩을 하고자 했습니다.

<파워 레인저>는 세계 어린이의 영웅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영웅이자 한국인의 영웅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정착시키고 싶었습니다.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중장기적인 성장과 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컨텐츠가 될 것입니다. 또한, 컨텐츠 업계에 몸담은 저 개인의 소망이자 저희 대원미디어의 방향성으로서, 세상의 꿈과 희망을 스토리텔링하여 이를 소비자와 관객에게 작품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세상이 여러 모로 어수선하고 어려움도 많습니다만,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태어난 이래 수많은 어려운 환경에 대응하고 극복해 온 결과 오늘 여러분과 제가 이 자리에 있게 된 것이 아닐까요. <파워 레인저>가 그려 내는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의 영웅들이 용기와 희망, 믿음과 우정으로 고난을 극복해 나가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이 이런 작품을 보고 자라나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오늘 와 주신 여러분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잠시 후 소개해 드릴 세계적인 감독 사카모토 코이치 씨를 비롯하여 토에이와 반다이 여러분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이르지 못 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건승하시고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를 항상 응원해 주십시오. 여러분께 자신 있게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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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코이치 /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 감독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 감독 사카모토 코이치입니다.

오늘 많은 분들께서 자리해 주시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조금 긴장해 있습니다만 아무쪼록 편안히 들어 주십시오.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1989년 미국으로 이주하였습니다. 지금은 미국 국적을 갖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파워 레인저>와는 깊은 관계가 있어, 1995년 <마이티 모핀 파워 레인저> 시즌 2부터 2009년 <파워 레인저 RPM>까지 약 15년 동안 감독, 프로듀서, 제작총지휘를 맡아 왔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2014년에 걸쳐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의 메인 감독을 역임하였습니다. 그 <다이노 포스>가 한국에서 대히트한 것을 계기로 제작된 한국판 <파워 레인저 다이노 포스 브레이브>의 감독을 맡게 된 데 대해 프로듀서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한국 어린이에게 한국판 <파워 레인저>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훌륭한 캐스팅, 즐거운 노래와 춤, 매력적인 히어로와 로봇, 공룡들 모두가 전작보다 파워업하였습니다. 한국 팀과 작업할 수 있어 대단히 영광스러웠습니다. 저도 많은 자극을 받았고 잊을 수 없는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형태로 전 세계의 어린이를 매료시킨 <파워 레인저> 시리즈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한국 어린이를 위해 스탭 모두가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즐겁게 봐 주신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판 <파워 레인저>를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 감사의 말씀: 대원미디어 김익환 차장님, 이미지프레임 엄다인 님, 빅 몬스터 클럽 홍기훈 님
– 사진 촬영: 괴수보호구역

 

반다이 메카 컬렉션 울트라맨 01: 과학특수대 제트 VTOL

올 초 내가 가장 흥미를 가졌던 플라모델 관련 소식이라면, 단연 반다이 메카 컬렉션 <울트라맨> 시리즈의 발매였다.

메카 컬렉션은 가격이 저렴하고 조립도 간편하여 만들어 모으기 딱 좋은 플라모델로 정평이 나 있는 브랜드. 이걸로 <울트라맨> 등장 메카가 나온다니 더 볼 것도 없이 구입 확정이었다. 첫 상품이 나온 것은 지난 1월 말로, 1번 과학특수대 제트 VTOL, 2번 울트라 경비대 울트라호크 1호가 함께 발매되었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상품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각 항목을 클릭하면 반다이의 상품 소개 페이지로 이동한다).

01. 과학특수대 제트 VTOL/ 2016년 1월 30일 발매/ <울트라맨> 등장
02. 울트라 경비대 울트라호크 1호/ 2016년 1월 30일 발매/ <울트라세븐> 등장
03. 과학특수대 특수 잠수정 S호/ 2016년 2월 27일 발매/ <울트라맨> 등장
04. 과학특수대 소형 VTOL/ 2016년 3월 26일 발매/ <울트라맨> 등장
05. 과학특수대 우주 VTOL/ 2016년 7월 23일 발매/ <울트라맨> 등장

정가는 모두 500엔(소비세 8% 제외 가격).

그리하여 발매 후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제트 VTOL과 울트라호크 1호를 구했다. 먼저 시리즈 제1탄이자 <울트라맨>에서 가장 유명한 메카이기도 한 제트 VTOL을 조립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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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는 모두 4장인데, 오른쪽 쪼개진 러너 2장이 대략 1장 분량이라 합치면 3장 정도가 되겠다. 여기저기 금형 유용을 위한 스위치가 보이고, 쪼개진 러너도 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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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예상치 못했던 요소가 튀어나오는데, 바로 ‘습식 데칼’이다. 습식 데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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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색분할로 처리하지 못한 설정색이나 기체 마킹은 스티커로 대체하고 있고, 특히 메카 컬렉션 같은 저가 키트에서는 그게 당연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울트라맨> 시리즈에는 스티커 대신 습식 데칼이 들어 있다. 반다이는 이 제품의 소비자를 습식 데칼에 익숙할 만큼 플라모델 조립에 능숙한 중장년층 이상으로 상정하지 않았나 싶다.

원전 <울트라맨>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고전이다 보니 ‘중장년층 이상’에는 납득이 간다. 하지만 ‘습식 데칼에 익숙할 만큼 플라모델 조립에 능숙한’이라는 조건은 나와 관계가 없어 난감하다. 조종석 창유리(데칼 12, 13번) 같은 건 대체 어쩌라는 건지. 여하튼 메카 컬렉션 <울트라맨> 시리즈는 보기보다 까다로운 키트임이 밝혀졌다.

조립 설명서와 데칼 부착 안내, 기타 주의 및 공지사항 등은 위쪽 박스 안쪽에 인쇄되어 있다. 이것은 메카 컬렉션의 공통 사양. 보다시피 조립 자체는 매우 간단하고 접착제가 필요 없는 스냅 타이트여서, 부품을 러너에서 잘라내어 다듬는 시간을 빼면 단 몇 분만에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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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식 데칼을 붙이지 않아 밋밋하고 허전해 보이지만 전체적인 형태는 썩 좋다. 반다이 말로는 본편 초기에 등장한 촬영용 모형을 참고하여 설계했다고 한다. 동체와 미사일의 빨간색 부분은 기본적인 색분할이 되어 있어, 조종석 창유리를 검게 칠하고 출입구나 날개 등지에 먹선을 넣으면 한결 나아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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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구의 세부 조형이 단순하긴 하지만, 본편을 보았다면 누구나 여기서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상상하게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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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괴수 시보즈를 옮기기 위한 앵커 발사 장치 부품이 따로 있다. 동체 아래 커버 부품과 교체하여 재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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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에서 내려놓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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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메카 컬렉션 시리즈인 우주전함 야마토(2199 버전)와 함께 놓아 보았다. 메카 컬렉션은 따로 축척이 없고(넌스케일) 대체로 길이 10cm 내외에 맞춰져 있다. 제트 VTOL은 약 9cm, 야마토는 약 12cm로 손바닥 위에 올려놓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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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 본 소감은 습식 데칼 때문에 좀 곤란해졌지만 그래도 계속 살 거다로 정리하겠다. 무엇보다도 이 가격에 이 정도 품질의 울트라 시리즈 메카 입체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 초기인지라 쇼와 울트라 시리즈, 그 중에서도 초대 <울트라맨> 중심으로 나오고 있지만, 반응이 좋다면 <울트라세븐> 이후의 다른 작품과 헤이세이 울트라 시리즈 등장 메카도 기대해 볼 만하다.

데칼 붙이기야 나중에라도 ‘익숙해지는 대로’ 시도하면 될 일이고, 지금은 괜찮은 제트 VTOL 플라모델을 가졌다는 기쁨만이라도 누리련다.

최근 도착한 S. H. 피규아츠 울트라맨과 함께 놓아 보았다. 축척은 서로 맞지 않겠지만(제트 VTOL이 훨씬 클 거다) 색깔과 무늬 패턴이 비슷하여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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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2015)

(C) XYZ Films
(C) XYZ Films

<스프링>(Spring)은 ‘H. P. 러브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은 <비포 선라이즈>’라고 홍보되었는데, 제법 구미를 돋우는 문구임엔 틀림없다. 어머니를 여읜 슬픔으로 괴로워하던 주인공 에반이 충동적으로 비행기표를 끊고 날아간 곳은 이탈리아. 그곳에서 매력적인 루이즈와 조우한 에반은 남유럽의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사랑을 나눈다. 카메라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따라가는 동안, 에반도 우리도 루이즈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거라는 의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로맨스 드라마와 초자연 공포라는 일견 뜬금없는 조합은 어느 정도 흥미를 유발하는 화학작용을 보여 주긴 하지만, 그것도 딱 중반까지만이다. 이 시점부터 따분한 중언부언과 어색한 연출로 화학작용의 약발이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말이 독특하긴 하지만 보는 이를 계속 붙들었어야 할 영화의 감정적 중력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이다.

<스프링>의 잠재력은 재미있는 전제와 몇몇 호감이 가는 장면 정도로 발휘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좀 별난 영화라는 점 만큼은 분명하니, 그래도 시선이 간다면 에반의 여정에 한번 동행해 보시라.

원제: Spring
감독: 저스틴 벤슨, 애런 무어헤드
주연: 루 테일러 푸치, 나디아 힐커, 프란체스코 카넬루티, 제레미 가드너, 닉 네번
북미 개봉: 2015년 3월 20일
한국 개봉: 2016년 6월 23일

[하빈저 다운] (2015)

(C) Dark Dunes Productions, Studio ADI
(C) Dark Dunes Productions, Studio ADI

<하빈저 다운>(Harbinger Down)은 저명한 특수효과 / 특수분장 스탭 알렉 길리스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길리스는 파트너 톰 우드러프 주니어와 함께 <에일리언>과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화면을 만들어 냈다. 두 사람이 설립한 특수효과 / 특수분장 전문 업체 어맬거메이티드 다이나믹(ADI)은 지난 30여 년 동안 <레비아탄>, <불가사리>, <죽어야 사는 여자>, <주만지>, <스타쉽 트루퍼스>, <스카이라인>, <엔더의 게임> 등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여 관객을 매료시켜 왔다. 길리스와 우드러프는 톰 사비니, 스탠 윈스턴, 스티브 존슨, KNB EFX 그룹의 로버트 커츠먼, 그렉 니코테로, 하워드 버거 등과 더불어 80-90년대 전성기를 누린 헐리우드의 ‘SFX 스타’로 꼽힌다.

ADI의 작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실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이 대세가 된 현재 영화 제작 환경에서 그동안 ADI가 해 온 실물 특수효과 위주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긴 상당히 어렵게 됐다. 아마도 길리스는 그럴 기회를 직접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이 영화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조달했다). <에일리언 2>와 <에일리언 3>에서 잊을 수 없는 연기를 보여 준 베테랑 장르영화 배우 랜스 헨릭슨이 주연을 맡았는데, 영화가 시작되면 헨릭슨도 길리스가 꾸미려는 실물 특수효과 한마당의 요소임이 금세 명확해진다.

유감스럽지만 <하빈저 다운>은 몹시도 따분하고 진부한 설정으로 가득하다. 길리스가 이야기를 빚는 솜씨는 아름답고 환상적이면서도 징그럽고 정교한 특수효과를 연출하는 솜씨에 한참 뒤떨어진다. 헨릭슨을 빼면 배우들 대부분도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며, 그저 돌연변이 물곰의 좋은 먹잇감으로 기능할 따름이다.

<하빈저 다운>은 기본적으로 실물 특수효과가 아직 멀쩡히 살아 있음을 역설하는 쇼케이스이다. 화면 속에서 날뛰는 괴물의 모습과 그 독특한 존재감(괴물은 화면 속 그 자리에 말 그대로 ‘있다’)은 영화의 다른 단점을 잠깐씩 잊게 할 만큼 훌륭하다. 그것은 컴퓨터 그래픽 영상이 실물 특수효과를 아직 완전히 따라잡지 못한 지점이고, 그렇게 길리스는 내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최소한 그런 의미에서, <하빈저 다운>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원제: Harbinger Down
감독: 알렉 길리스
주연: 랜스 헨릭슨, 카미유 발사모, 매트 윈스턴
북미 개봉: 2015년 8월 7일
한국 개봉: 2015년 12월 3일

[쥬라기 공원] 관련 수집품 (1)

신작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개봉을 맞아, 갖고 있는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관련 수집품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 대단한 목록은 아니지만, 영화에 얽힌 소소한 추억과 즐거움을 되새기고 나눌 수 있다면 나름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올려 본다.

첫 번째로는 영화를 보기 전에 접하는 홍보물을 모았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1. <쥬라기 공원> 팸플릿 (1993년 7월 18일, 신영극장에서 구입)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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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970년대부터 90년대 사이 영화 홍보물의 주류는 팸플릿, 전단지, 영화 카드, 엽서 등이었다. 이 가운데 팸플릿이 조금 특별했던 까닭은 책자였기 때문에 정보량이 가장 많았다는 것, 그리고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다른 홍보물들과 달리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으로 간추릴 수 있겠다. 지금은 전단지로 완전히 대체된 팸플릿은 카탈로그 또는 프로그램으로도 불리고, 보통 A4 규격의 중철 제본으로 분량은 20~30쪽 내외이다. 내용은 작품 소개와 줄거리, 제작 에피소드, 배우 및 스탭 소개이고 이 사이사이에 본편이나 제작 과정 스틸(컬러 및 흑백)이 여러 장 삽입된다. 때때로 평론가의 해설이나 상품 광고 등도 들어간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기준으로 극장 로비에서 1,000원~2,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었다.

적잖은 영화가 극장 개봉과 동시에 IPTV나 VOD로도 선보이는 현재와는 달리, 90년대까지만 해도 극장 개봉과 홈 비디오 출시 사이에 길면 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었다. 따라서 극장을 나온 뒤 영화에 대한 기억과 여운을 음미할 수 있는 대체물 겸 기념품으로서, 팸플릿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함께 꽤나 유용했다. 작품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경로와 방법이 제한되어 있었던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자료집 역할도 톡톡히 했다. 사실 지금에 와서 팸플릿을 다시 들춰 보면 이 ‘자료’의 수준이라는 것이 보도자료와 별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조차도 따로 접하기 힘들었던 당시 상황에서 팸플릿의 가치는 확실히 컸다고 할 수 있다.

맛보기로 <쥬라기 공원> 팸플릿 본문 중 작품 소개와 스토리 부분, 그리고 큼직한 스틸과 평론가들의 찬사를 실은 말미 부분 4페이지를 올린다. 역시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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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팸플릿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기는 대략 90년대 중반쯤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나온 예가 있지만(이 이야기는 잠시 후에) 매우 드문 경우. 내 경험을 예로 들자면 1990년, 훗날 <쥬라기 공원>을 보게 되는 신촌 신영극장(현 CGV 신촌 아트레온)에 <크로커다일 던디 II>를 보러 갔을 때, 로비에서 <리빙 데이라이츠>, <베벌리 힐즈 캅 II>, <블랙 레인> 등 같은 UIP 배급 영화 팸플릿을 10권씩 묶어 싸게 팔고 있는 걸 보고는 덥썩 샀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재고 처리는 팸플릿이 사라지기 시작한 전조가 아니었을까 싶다.

여하튼 <쥬라기 공원>이 공개된 1993년 시점에서 팸플릿은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쥬라기 공원>의 팸플릿을 구입한 날은 개봉 이튿날인 1993년 7월 18일 일요일(당시엔 새 영화를 개봉하는 날이 토요일이었다), 장소는 앞서 썼던 대로 신촌 신영극장이다.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전날 7월 17일 KBS 2 토요명화에서 <조스 2>를 방영했고, 이를 녹화하면서 비디오카세트에 날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조스> 제1편도, 그리고 <쥬라기 공원>도 모두 짐승의 ‘아가리’가 돋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 참 묘한 우연이었다.

워낙 화제작이었던 데다 개봉 이튿날에 일요일까지 겹쳐, 단관이었던 신영극장은 사람들로 정신없이 바글바글했다. 옛날 신문의 영화 광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극장 밖 인도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졌던 것이다. 표는 앞서 예매해 두었으니 걱정이 없었는데, 인파를 뚫고 상영관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객석 사이와 가장자리 통로까지 꽉 들어차 있었다. 극장 측이 한 회차 좌석 수보다 많은 표를 판 것이었다. 이렇게 정원 초과로 입장한 사람들은 통로 바닥에 그냥 주저앉거나 낚시의자를 깔고 앉아 영화를 보았다. 예전에 가끔 있었던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본편의 경이로운 영상, 그리고 오싹한 스릴과 더불어 이 ‘극장 입석’ 역시 <쥬라기 공원>에 얽힌 특별한 기억이다. 아마도 낚시의자라는 시각적 요소가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2. <쥬라기 공원> 플라스틱 부채 (1993년 7월 18일, 신영극장에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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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팸플릿을 구입한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받은 것. 부채는 요즘도 여름철에 많이 나누어 주는 홍보물이니 새삼스럽지 않지만, 모양이나 꾸밈이 역시 그 시절 답다. 무엇보다도 뒷면에 극장 이름을 큼직하게 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3.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 전단지 (1997년 6월 19일, 신영극장에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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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속편 <잃어버린 세계>도 신영극장에서 보았다. 블록버스터이니 당연히 여러 극장에서 개봉했으나, 4년 전 전편을 보았을 때의 재미있는 기억이 떠올라 다시 이 극장을 택했던 것 같다. 그때도 여전히 단관이었고 시설 역시 당시 기준으로도 그저 그랬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개봉관이었던지라 자주 찾았다.

유감인 점은 극장에서 팸플릿을 팔지 않아 전단지만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 97년이면 팸플릿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기이므로 당연히 안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팸플릿이 있긴 있었다. 몇 번 구할 기회가 있었는데…

18년 전 물건임에도 서체와 홍보 문구의 배치 정도를 눈감으면 요즘 전단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아래쪽에 공란을 만들어 전단지를 비치한 극장 이름을 인쇄할 수 있게 한 점이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한다.

4. <쥬라기 공원 III> 팸플릿 (2001년 8월 7일, 스타식스 정동에서 구입)

<쥬라기 공원 III>는 지금은 없어진 스타식스 정동에서 보았다. 신영극장과는 반대 방향이었지만 역시 집에서 멀지 않아 꽤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던 곳이다.

그런데 팸플릿이 완전히 사라졌을 거라고 여겼던 2001년에 이런 것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극장 로비에서 팸플릿과 스티커, 그리고 플라스틱 부채를 한 세트로 팔고 있었던 것이다. 가격은 3,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아무튼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팸플릿이 반가워 그 자리에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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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에 발행처로 표기된 (주) C & S는 제1편 팸플릿과 같은 업체이다. 이것도 꽤나 놀라운 점.

그렇지만 놀라움은 딱 거기까지였다. 팸플릿을 펼쳐 보니 거의 절반쯤 되는 분량이 큼직한 사진만 턱 실어 놓고 나머지는 공백으로 방치한 채였다. 텍스트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 밀도는 몹시 성겼고, 제1편 것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미 인터넷 시대로 접어든 지 몇 년이 흐른 뒤였고, DVD 등의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로 훨씬 더 상세하고 전문적인 영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팸플릿 내용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팸플릿의 성의 없는 편집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아래도 맛보기로 2장(4쪽)의 이미지를 실었는데, 두 번째 이미지처럼 사진만 달랑 던져 넣은 쪽수가 팸플릿 전체 분량의 절반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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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쥬라기 공원 III> 플라스틱 부채 (2001년 8월 7일, 스타식스 정동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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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팸플릿과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세트로 구입한 부채. 제1편 것보다 손잡이가 길고 부채 표면에 인쇄된 공룡 이미지에는 흔히 말하는 ‘빤짝이’ 분말이 들어가 있어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부채를 장식한 얼굴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영화의 주된 악역은 스피노사우루스였지만 <쥬라기 공원> 하면 역시 T-렉스이기 때문이었을까.

다음 번에는 영상 매체 및 음반을 살펴보겠다.

혹시 소개하고 싶거나 여기에 없는 <쥬라기 공원> 관련 물품이 있다면 덧글 등으로 알려 줘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