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초반, 학교 앞 서점에서 산 1,000원짜리 해적판 대백과로 가메라를 알게 된 지 40여 년이 흘렀다. 그 실체를 확인하기까지는 그로부터 15년 이상의 세월이 더 지나야 했다.
그렇게 어렵사리 친해지게 된 가메라는 60년에 걸쳐 여러 가지 이야기에서 여러 가지 얼굴을 해 왔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다. 가메라는 어린이의 친구라는 것. 어찌할 수 없는 사정으로 필름이 아닌 종이 위에 새겨진 가메라를 대신 만나야 했지만, 그 시절의 나 역시 가메라의 친구이고 싶었던 어린이였다.
이제 회갑을 맞는 가메라는 사람으로 따지면 할아버지이지만 여전히 용기가 넘친다. 지금도 빙글빙글 돌며 하늘로 날아오를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직 할아버지는 아니지만 그 나이에 시시각각 다가가고 있는 예전의 어린이는 오늘 다시 한 번 가메라를 본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잊어버렸던 용기를 내는 법을 다시 한 번 기억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