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해양 모험영화의 고전 <조스>(Jaws, 1975)와 <모비 딕>(Moby Dick, 1956)을 8월 방영작으로 편성하였다.
먼저 <조스>는 8월 2일 일요일 오후 2시 15분 ‘일요 시네마’ 시간에, <모비 딕>은 8월 14일 금요일 밤 10시 45분 ‘고전영화극장’ 시간에 각각 방영될 예정이다. 특히 <조스>는 올해 공개 40주년을 맞아 이번 편성이 더욱 뜻깊다.
<조스>는 피터 벤츨리의 소설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각색한 작품. 북미 흥행 수입 1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여 당시 신기록을 세웠으며, 마케팅과 흥행 방식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적중하여 초대형 흥행작이 됨으로써 현대 블록버스터의 효시로 평가 받고 있다. 로이 샤이더, 로버트 쇼, 리처드 드라이퍼스, 로레인 게리, 머리 해밀턴 주연.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버나 필즈의 편집도 가히 일품이다.
<모비 딕>(일명 ‘백경’)은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허먼 멜빌의 소설을 존 휴스턴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작품. 원작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러 차례 영상화되었으나, 이 1956년판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저명한 과학-판타지소설가 레이 브래드버리가 각색을 맡았고 그레고리 펙이 에이허브 선장 역으로 분해 열연하였다. 공연은 리처드 베이스하트, 리오 겐, 오슨 웰즈 등. 원작의 심오함을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모험극으로서는 일견의 가치가 있다.
1967년 공개된 <대괴수 용가리>는 <맨발의 청춘>, <5인의 해병> 등으로 잘 알려진 김기덕 감독이 연출하였다. 중동에서 폭발한 폭탄의 영향으로 거대 괴수 용가리가 깨어나고, 판문점 근처에서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로 남하한 용가리는 도시를 파괴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과학자, 우주비행사 그리고 소년 등이 군대와 힘을 합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오영일, 이순재, 남정임, 강문, 김동원, 주증녀 등 출연.
유감스럽게도 한국에는 제대로 된 필름이 남아 있지 않아, 한국어 음성판으로는 한국영상자료원에 소장 중인 48분짜리 불완전판만을 현재 감상할 수 있다(한국영상자료원 VOD 링크). 온전한 판본은 MGM이 보유한 영어 더빙판 정도. 지난 2011년 6월 EBS에서 국내 최초로 TV 방영했을 때와 2013년 7월 재방영 때도 영어 더빙판에 한글 자막을 입혀 내보냈다.
어쨌든 기대했던 블루레이 발매는 기쁘다. 화질 등의 사양이 어떻게 나올지 꽤나 궁금한데, 관련된 소식은 나오는 대로 계속 전하도록 하겠다.
– 당연하겠지만, 방영 판본은 재작년 첫 방영 때 그대로. 2007년 MGM의 HD 리마스터 프린트를 바탕으로 한 HD 소스이다. 블루레이 디스크가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화질 좋은 판본일 것이다. 패키지 미디어로 따로 출시된 판본 중에서는 역시 같은 리마스터 프린트로 제작된 북미판 DVD겠고.
– 원본을 유실하여 영어 더빙판이 정본이 되어 버린 특수한 경우인지라, 방영 전 판본에 대한 안내문이 나갔다. 아래는 그 화면을 찍은 것.
(C) EBS
– 그리고 아래는 타이틀 화면. 프린트 원본에 자막이 없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제목을 만들어 넣었다. 이어서 흐른 출연진, 제작진 표기도 마찬가지다.
(C) 극동흥업
이는 이 판본이 해외 수출 프린트 기반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된 국가 언어의 타이틀 및 크레딧 표기를 위해 자막이 없는 상태의 프린트를 수출했고, 이 때문에 자막 서체의 차이가 생겼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근거로는 현재 북미에 나와 있는 2가지 버전의 <대괴수 용가리> 타이틀 화면을 들 수 있다.
먼저 1989년 비디오카세트와 레이저디스크로 출시된 <대괴수 용가리>의 타이틀이다.
(C) 극동흥업
그리고 다음은 2007년 DVD로 출시된 MGM의 리마스터판 타이틀이다.
(C) 극동흥업
두 버전 모두 당시의 자막 없는 수출본 프린트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서체를 사용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2007년판에서 서체가 달라진 것은 1989년판 자막 및 크레딧 관련 자료가 유실되었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추측한다.
뭐 결과적으로는 추정에 추측일 뿐이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괴수 용가리>의 한국 TV 방영과 판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예전 글을 참조하시라.
지상파 채널 EBS가 한국 괴수영화의 원조, <대괴수 용가리>를 국내 TV에서는 처음으로 방영한다.
<대괴수 용가리>는 오는 6월 19일 일요일 밤 11시, EBS의 주간 영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서 고전 한국영화를 매주 한 편씩 방영하고 있는 <한국영화 특선> 시간에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 영화의 TV 방영은 1967년 극장 개봉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며 HD 방영 역시 처음으로서, 한국 괴수영화를 아끼는 팬들에게 귀중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그동안 원조 용가리의 이름 정도만을 들어 보았을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한국 괴수영화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괴수 용가리>는 1960년대 일본에서 붐을 이루고 있던 괴수영화를 한국에서 만들어보자는 착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중동에서 폭발한 폭탄의 영향으로 거대 괴수 용가리가 깨어나고, 판문점 근처에서 지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로 남하한 용가리는 도시를 파괴하기 시작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과학자, 우주비행사 그리고 소년 등이 군대와 힘을 합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불붙은 석유를 빨아들여 배를 채우는 용가리. (C) 극동흥업
이 영화는 60년대 가장 활발히 활동했던 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서 <맨발의 청춘>, <5인의 해병> 등으로 유명한 김기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영일, 이순재, 남정임, 강문, 김동원, 주증녀 등이 출연했다. 당시 한국은 본격적인 특촬영화 제작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제작사 극동흥업은 일본의 토에이 등으로부터 특촬 스탭을 초빙하여 한국 스탭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수트메이션, 미니어처, 광학합성 등 당시 괴수영화를 만드는 데 사용된 대부분의 기술이 동원되었기 때문에 제작 규모는 보통 한국영화의 3~4배인 1,300만 원에 이르렀고, 그 결과는 일본 괴수영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작이 되었다. 서울 국제극장에서 개봉하여 1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괴수 용가리>는 미국, 독일 등에 수출되어 현재까지도 한국 괴수영화의 대표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양에서 온 괴수 용가리>(Yongary, Monster from the Deep)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본고장인 한국에서는 개봉 이후 오랫동안 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수출 과정에서 원본 필름을 포함한 작품의 주요 자료를 외국에 넘겨버렸고, 그 과정에서 원본 필름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괴수 용가리>의 본편 80분을 온전히 담고 있는 판본은 미국에 수출된 영어 더빙판 뿐이다. 한국에는 지방 극장에서 상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48분짜리 프린트만 남아 있는데, 그나마 퍼포레이션(필름 표면 양면에 줄지어 뚫려 영사기에 걸릴 수 있도록 하는 작은 구멍들)이 손상되어 상영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로 인해 <대괴수 용가리>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TV 방영은 물론, 정식으로 비디오나 DVD 등의 홈 비디오 매체로 출시되지도 못했다. 1999년 심형래 감독이 이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리메이크인 <용가리>를 만들면서 <대괴수 용가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켰지만, 막상 원작을 쉽게 접하기는 어려웠다. 적어도 2007년까지 이 영화를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은 미국에서 발매된 VHS나 LD 또는 독일에서 발매된 DVD를 어렵사리 구하거나,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가끔 상영한 미국판 VHS를 챙겨 보는 것 정도였다.
그러나 개봉 40주년이었던 2007년, 마침내 <대괴수 용가리>는 다시 한 번 햇빛을 보게 된다. 먼저 그해 9월, MGM이 미국 최초의 정식 DVD를 발매했다. 영국산 <킹콩> 아류작 <콩가>와 합본된 이 DVD에는 새롭게 HD 리마스터되어 원래의 2.35:1 화면비율을 처음으로 살린 본편이 실렸다(물론 영어 더빙판). 이어 11월, 한국영상자료원이 소장해 왔던 48분짜리 불완전판이 디지털 복원되어 제1회 충무로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되었다. 이 판본은 화면 및 사운드의 질이 좋지 않고 상영시간의 절반가량이 단축되어 줄거리 연결에 다소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영어 더빙이 아닌 원래의 우리말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이후 몇 차례 특별전 등을 통해 상영된 이 판본은 현재 한국영상자료원 VOD를 통해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되었다. EBS 방영을 전후하여 이 불완전판을 감상하는 것도 작품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EBS에서 방영할 판본은 2007년 리마스터된 미국 수출판, 즉 영어 더빙판에 한글 자막을 삽입한 것이다. 한국영화를 영어 더빙으로 감상한다는 점이 다소 유감이기는 하지만, 본편을 온전히 보려면 현재로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 그 대신 영화 한 편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과거의 잘못을 되새기면서, 영화 보존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44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한 번 대중과 만나게 될 한국 괴수영화의 대표작, <대괴수 용가리>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