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1950년대 SF 몬스터 특별전 개최

[심해에서 온 괴물] (C) Warner Bros.
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8월 30일부터 9월 18일까지 1950년대 SF 몬스터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원자폭탄, 방사능, 외계인의 침입, 군비 경쟁, 과학기술의 부작용 등 냉전시대의 사회상과 상상력이 반영된 고전 SF영화 14편이 선정되었다. 후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명감독들의 걸작, 아날로그 시각효과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스펙터클, 강렬한 개성을 지닌 괴물들을 세상에 알린 원조 작품 등 흥미롭고 풍성한 라인업이다.

스톱 모션 시각효과의 거장 레이 해리하우젠의 작품이 4편 포함되었고, 60년대 작품이긴 하지만 괴수 대전물의 전범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은 <킹콩 대 고지라> (미국 공개판)도 감상할 수 있다. 단 1회만 상영되는 작품들도 있으므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자.

부대행사로 강연 4회와 북토크 1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괴수보호구역 @ 아토믹 레이 운영자가 강연 중 하나에 참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30일부터 빅 몬스터 클럽의 협조로 시네마테크 KOFA 로비에 괴수 피겨가 전시된다. 특별전 정보는 여기, 상영 일정은 여기를 참조하시라.

상영작

<괴물> (The Thing from Another World, 1951)
감독: 크리스천 니비

<지구 최후의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
감독: 로버트 와이즈
*<지구가 정지한 날>, <지구가 멈추는 날>로도 알려져 있다.

<심해에서 온 괴물> (The Beast from 20,000 Fathoms, 1953)
감독: 유진 로리에

<우주전쟁> (The War of the World, 1953)
감독: 바이런 해스킨

<방사능 X> (Them!, 1954)
감독: 고든 더글러스

<놈은 바닷속으로부터 왔다> (It Came from Beneath the Sea, 1955)
감독: 로버트 고든

<검은 늪지대의 생명체> (The 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 1955)
감독: 잭 아놀드
*국내 DVD 출시명은 <해양 괴물>.

<타란툴라> (Tarantula, 1955)
감독: 잭 아놀드

<신체 강탈자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6)
감독: 돈 시겔

<금지된 혹성> (Forbidden Planet, 1956)
감독: 프레드 M. 윌콕스
*<금지된 행성>, <금단의 행성>, <금단의 혹성> 등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구 대 비행접시> (Earth vs. the Flying Saucers, 1956)
감독: 프레드 F. 시어즈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 (The Incredible Shrinking Man, 1957)
감독: 잭 아놀드

<지구에서 2천만 마일> (20 Million Miles to Earth, 1957)
감독: 네이선 주런

<킹콩 대 고지라> (King Kong vs. Godzilla, 1963)
감독: 혼다 이시로, 토머스 몬트고메리
*미국 공개판

강연

1950년대 헐리우드 SF영화의 세계관들
일시: 9월 2일 (금) 19시 <우주전쟁> 상영 후
장소: 시네마테크 KOFA 1관
강연자: 박상준 (서울 SF 아카이브 대표)

거대 괴수영화의 시작과 계보
일시: 9월 3일 (토) 13시 <심해에서 온 괴물> 상영 후
장소: 시네마테크 KOFA 1관
강연자: 홍기훈 (괴수영화 전문가), 박상규 (영화 연구가), 김현재 (작가)

제목 미발표
일시: 9월 16일 (금) 19시 <지구 대 비행접시> 상영 후
장소: 시네마테크 KOFA 1관
강연자: 김익상, 이성원 (팟캐스트 <배드 테이스트> 진행자)

침입에서 융합으로 – 외계의 존재가 지배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타자가 하나로 변해 가는 경향을 살펴본다
일시: 9월 18일 (일) 13시 <신체 강탈자의 침입> 상영 후
장소: 시네마테크 KOFA 1관
강연자: 김봉석 (평론가)

북토크

[SF 괴수 괴인 도해백과]
일시: 9월 17일 (토) 13시 <지구 최후의 날> 상영 후
장소: 시네마테크 KOFA 1관
참석: 고성배, 백재중 (작가)
진행: 이주현 ([씨네 21] 편집장)

출처: 한국영상자료원

레이 해리하우젠 (1920-2013)

rayharryhausen
미국의 저명한 시각효과 크리에이터 레이 해리하우젠(Ray Harryhausen)이 8일(현지 시간 7일)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해리하우젠은 <마이티 조 영>, <심해에서 온 괴물>, <신밧드의 7번째 모험>, <아르고 황금 대탐험>, <타이탄족의 멸망> 등의 영화를 통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던 인물이었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피사체를 한 번에 한 프레임씩 촬영한 뒤, 이를 연결하여 움직임을 구현하는 시각효과 기법이다.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로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해리하우젠이 현역으로 활동했던 1950-60년대에는 최첨단의 영화 마술이었다. 또한, 영화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영상 기법으로서 시각효과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톱 모션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특히 SF, 판타지, 공포, 괴수 등의 장르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빛을 발하여, 해리하우젠은 이 장르의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크리에이터 가운데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작품은 후대의 시각효과 업계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해리하우젠의 손길이 깃든 영화들을 보면서 자랐고 그 가운데 일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감상할 만큼 아껴왔기에, 부고를 듣고 한 순간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을 느꼈다.

192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해리하우젠은 1933년 개봉한 <킹콩>을 보고 윌리스 오브라이언이 창조한 스톱 모션 시각효과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오브라이언에게 자신의 습작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사제 관계를 이루게 되었고, 1949년 제작된 <마이티 조 영>에서는 오브라이언과 함께 일했다. 훗날 유명한 작가가 된 레이 브래드버리와 SF-판타지 수집가이자 문필가로 이름을 날렸던 포레스트 J. 애커먼은 해리하우젠이 청년기에 만나 평생을 함께했던 절친한 친구들이었는데, 그는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각색한 <심해에서 온 괴물>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하기도 했다.

해리하우젠의 전성기는 1950년대부터 70년대였다. 그는 앞서 언급했던 <심해에서 온 괴물>을 필두로 <지구 대 비행접시>, <그것은 바다 밑에서 왔다>, <신밧드의 7번째 모험>을 비롯한 신밧드 3부작, <지구까지 2천만 마일>, <신비의 섬>, <아르고 황금 대탐험>, <관지의 계곡>, <타이탄족의 멸망> 등의 걸작을 연달아 내놓았다. 이들 작품은 각각 SF와 판타지 장르를 대표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리하우젠은 1981년 <타이탄족의 멸망>(2009년 <타이탄>으로 리메이크) 이후 크리에이터로서는 은퇴했지만, 후배들의 작품 활동을 돕거나 자신이 만든 대표작의 복원과 보존 등에 힘써 왔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담은 블루레이 디스크나 DVD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음성해설이나 인터뷰, 다큐멘터리 등에 출연했고, 사정이 허락하는 한 컨벤션 등의 행사에도 참석하여 팬들과 꾸준히 접촉했다. 1992년 해리하우젠은 아카데미로부터 기술적인 공로를 세운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고든 E. 소여상을 받았다.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캐머론, 피터 잭슨, 샘 레이미, 팀 버튼, 헨리 셀릭, 닉 파크, 테리 길리엄 등 헐리우드의 수많은 크리에이터들도 그의 작품을 보면서 성장했고, 그들이 업계에 진출하여 만든 작품에서 해리하우젠의 영향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리하우젠과 그의 예술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풍부한 즐거움과 영감을 주었고, 앞으로도 그 업적의 가치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환상의 창조자여, 편히 잠드시라.

출처: 레이와 다이애너 해리하우젠 재단 공식 페이스북, 헐리우드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