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작 일본 SF 특촬영화 <건헤드>(ガンヘッド)가 6월 15일 블루레이 디스크로 발매된다.
<건헤드>는 고지라 시리즈로 유명한 특촬영화의 명가 토호와 <기동전사 건담> 등 수많은 로봇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선라이즈가 공동 제작한 로봇 실사 특촬영화. <카미카제 택시>, <바운스>, <쥬바쿠: 금융부식열도>, <일본 패망 하루 전> 등을 연출한 하라다 마사토가 본편 감독을,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카와키타 코이치가 특기감독을 각각 맡았다. 메카 디자인은 마크로스 시리즈, 건담 시리즈,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공각기동대> 등의 카와모리 쇼지. 본편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았으나 높이 6.12m의 실물 크기 로봇 조형물이 동원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흥행이나 평가는 낮은 편이지만 로봇/메카 SF를 아날로그 특촬로 집요하게 구현한, 80년대 일본 특촬의 저력을 보존한 타임 캡슐과도 같은 작품이라는 점이 지금까지도 팬들의 이목을 끄는 매력이라 하겠다.
2007년 2월 발매된 DVD 이후 15년 만에 블루레이로 업그레이드되는 <건헤드>는 각종 부록이 실린 보너스 디스크를 포함한 2디스크 구성이다. DVD에는 혼다 토시유키가 작곡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복각 CD가 보너스 디스크로 동봉되어 팬들을 기쁘게 했는데, 이번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도 대단한 구성이다. 1992년 일본어 더빙 및 재편집이 이루어져 방영되었던 TV 버전, 2013년 코토부키야의 건헤드 플라모델 특별판을 위해 카와키타 특기감독이 제작한 홍보 영상 <건헤드 2025> 등 귀중한 자료가 실린다. 아래는 상세한 디스크 사양.
제품 번호: TBR31316D
가격: 8,000엔 (소비세 제외 가격)
디스크 1 (블루레이)
본편 상영시간 100분 / 컬러 / 비스타비전 화면비 / 듀얼 레이어 디스크 (50GB)
음성
– 일본어 돌비 트루HD 2.0
자막
– 배리어 프리 일본어
부록
– 티저 예고편, 예고편
디스크 2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
듀얼 레이어 디스크 (50GB)
–<건헤드> TV 방영판 (92분 / 16:9)
*당시 더빙 음성을 기반으로 HD 소재를 편집한 것.
– 건헤드 제작 과정
*SD 영상을 업컨버트.
– <건헤드 2025>
*2013년 11월 코토부키야가 발매한 1/35 건헤드 2025 특별판 플라모델 홍보 영상. 키트에 특전으로 동봉된 DVD에 수록되었다.
<기동전사 Z 건담>은 케이블 채널 애니박스에서 지난해 10월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새벽(목요일 심야) 주 3화씩 방영되어 왔다(마지막 주만 2화 방영). 그리고 종영일인 오늘 오후부터 곧바로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 제이박스, 라프텔 등지에서 VOD가 공개되고 있다.
[기동전사 Z 건담] 왓챠 VOD 페이지 캡처 이미지[기동전사 Z 건담] 네이버 시리즈온 VOD 페이지 캡처 이미지통칭 ‘퍼스트 건담’인 <기동전사 건담>과 함께,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 중 가장 굳건한 팬들의 지지를 받아 온 <기동전사 Z 건담>. 이 문제작의 최초 정식 방영이라는 이벤트는 기쁜 일임에 틀림없었으나, 마음껏 즐기기엔 걸림돌이 제법 단단했다. 바로 편성 시간이었다.
첫 3주 동안에는 새벽 1시에 편성되었으나 4주차에 갑자기 1시 30분으로 늦춰지더니 5-8주차에는 2시, 심지어 9주차 들어서는 3시에도 편성되는 극악한 시청 난이도를 보였다. 13주차부터 마지막 17주차까지는 다시 2시로 앞당겨졌으나 매주 챙겨 보기 어려운 시간대임은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종영과 동시에 VOD가 출시되면서 심야 편성 때문에 감상을 망설였던 팬들도 Z의 고동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판권 종료 시점은 알 수 없으나 DRM 파일을 서비스하는 네이버 시리즈온은 구입 후 감상 기간을 5년으로 고지하였다.
<기동전사 Z 건담>을 다 본 이라면 자연스럽게 후속작 <기동전사 건담 ZZ>와 그 이후의 우주세기 건담 방영을 ‘고대’하게 되리라 생각하는데, 모쪼록 가까운 시일 안에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C) SOTSU, SUNRISE
<기동전사 Z 건담> 국내 방영 정보
방영 기간: 2021년 10월 15일 – 2022년 2월 4일
채널: 애니박스
편성 시간 제1-3주 (제1-9화): 매주 금요일 새벽 1시
제4주 (제10-12화): 동 새벽 1시 30분
제5-8주 (제13-24화): 동 새벽 2시
제9-12주 (제25-36화): 동 새벽 3시
제13-17주 (제37-50화): 동 새벽 2시
타카라 토미 <조이드 와일드> 시리즈의 ZM44 제로 그라이지스.
지난해 11월 국내에 정식 발매되자마자 구입한 것인데, 이번에 고쥬라스 캐논을 달아 주었다.
구 조이드의 공룡형/괴수형 대형 조이드인 고쥬라스나 킹 고쥬라스, 데스사우러 등을 떠올리게 하는 이 기체에 ‘고쥬라스 캐논을 달면 멋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이가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고쥬라스 캐논을 알 만한 나이의 조이드 팬이라는 전제 하에서). 마침 오래 전 여분을 챙겨 두었던 고쥬라스 캐논이 있어 시도해 보긴 했는데, 현행 키트인 제로 그라이지스의 하드 포인트와 규격이 맞지 않아 단념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본의 조이드 팬 블로그에서 간단한 해결책을 알게 되어 완성할 수 있었다.
역시 고쥬라스 캐논의 위용은 시대를 불문한다. 80년대에 처음 나온 구 조이드용 옵션 무장임에도 현행 키트인 제로 그라이지스와 아주 잘 어울린다. 주위의 다른 포나 미사일처럼 건 메탈로 칠해 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대로도 충분히 멋지다.
조이드에 빠져들어 한동안 신나게 달렸던 적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괴수와 공룡을 좋아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고지라 덕질을 했으니, 조이드로 가지를 뻗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러므로 예나 지금이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이드는 고쥬라스이다. 소형 키트 몇 가지로 조이드의 매력을 알게 된 뒤 처음 구입한 대형 키트이기도 했다. 이름과 외형 모두 (대놓고) 고지라를 본뜬 고쥬라스는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메카고지라’였고, 아이언 콩과의 대립 구도는 <킹콩 대 고지라>의 조이드판 또는 메카고지라와 메카니콩의 꿈의 대결이었으며, 샐러맨더와 몰가는 각각 라돈과 모스라 유충의 기계 버전이었다. 80년대 조이드 광고를 토호 특촬 팀이 연출한 것도 고지라와 조이드가 연결되는 많은 지점 가운데 하나였다(샐러맨더가 등장할 때는 아예 라돈의 울음소리가 쓰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열심히 모았던 키트를 거의 전부 처분해야 했고, 얄궂게도 조이드는 내가 관심을 억누르고 있는 동안 사양세에 접어들며 모두 절판되어 버렸다. 처분 당시 나의 고쥬라스는 고쥬라스 캐논과 에너지 탱크 등의 옵션 무장을 모두 장비한 사양이었다(아래 사진). 3개의 키트를 조합한 것이라 색깔이 제각각이지만… 고쥬라스 디 오거가 부럽지 않았던, 애지중지했던 조이드였다.
현 타카라 토미가 아닌 구 토미가 내놓았던 조이드는 이제 중고 시장 매물을 찾아다녀야 할 형편이고, 그나마도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 있거나 매물 자체가 잘 보이지 않아 컬렉션을 재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코토부키야가 HMM 조이드 시리즈를 전개하고 있지만 구 조이드와 개념이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 좀처럼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HMM 고쥬라스는 비싸고 못생겼으며 전동하지 않으므로 더욱 더 손이 가질 않는다.
그렇게 구 조이드에 대한 후회와 향수를 오랫동안 품고 지내오던 차에 3년 전 완전 신작 <조이드 와일드>가 시작되었고, 그 후속작인 <조이드 와일드 제로>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던 지난해 8월 제로 그라이지스의 발매 소식이 들려 왔다. 그것은 복음이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슴 설레는 낭보임에 틀림없었다. 설정상 기가노토사우루스종이라고 하나, 두 다리로 직립 보행하는 거대한 수각류 공룡의 이미지는 괴수 고지라, 더 나아가 고쥬라스 그대로였다. 제로 그라이지스는 그야말로 2020년대의 신 고쥬라스이자, 애니고지 3부작의 메카고지라가 남긴 씁쓸한 뒷맛을 없앤 거체로 나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고쥬라스 캐논을 달기 전 원래 모습. 기초가 되는 골격에 장갑과 무장을 덧입히는 구조인 기존 <조이드 와일드> 키트와 달리, 골격과 장갑이 융합된 듯한 복잡하고 기괴한 외형은 사악한 위압감을 내뿜는다. 중후한 은색과 건 메탈 성형색은 기계 괴수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표현했고, 투명 소재가 사용된 빨간색 눈과 이곳저곳에 그어진 보라색 선 및 고정 핀은 전체 외형을 단조롭지 않게 한다. 각 부품의 조형은 또렷하고 크기에 걸맞은 세부 정보가 담겨 있다. 킹 고쥬라스의 박력과 중량감을 계승한 전동은 십수 년 만에 움직이는 조이드를 다시 만난 나를 감동시켰다.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다시 시작된 조이드 컬렉션. 이번에는 예전처럼 자책에 빠지지 않으리라 마음먹으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이어가 보려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구 조이드 컬렉션 재건에도 힘을 기울이고 싶다.
내 책상 위 함대의 정비 및 재편성을 앞두고 오랜만에 함선 플라모델을 조립했다. 아카데미 과학의1/700 USS 미주리(주 1)이다.
미주리 플라모델을 만져 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초등학교 때 외국에서 일하셨던 아버지께서 플라모델을 보내 주신 적이 있다. 레벨 1/535 USS 미주리와 모노그램 1/48 F-86 세이버였다. 초등학교 한 시기 밀리터리 플라모델에 열중하긴 했지만 그때는 1/35 보병과 차량 위주였고, 이 두 키트를 받은 것은 그보다 이전의 일이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접한 전함과 전투기의 정밀한 모형에 적잖이 흥분했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조립이 쉽지 않아 옆집 형의 도움을 (꽤 많이) 받고서야 간신히 완성할 수 있었다.
레벨 1/535 USS 미주리모노그램 1/48 F-86 세이버
여하튼 미주리와 세이버 플라모델을 나는 한동안 잘 갖고 놀았고, 당연히도 이 둘은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전함과 전투기로 남아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시작하여 6.25, 걸프 전쟁에 이르는 미주리의 반 세기에 걸친 이력은 한국과 인연이 깊고, 영화 <언더 시즈>와 <배틀쉽>의 명장면에 등장하기도 해서 영화를 볼 때마다 나는 소싯적 플라모델에 얽힌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 미주리를 국내 업체 아카데미가 스냅 타이트 키트로 냈다니 흥미가 생길 수밖에.
물론 스냅 타이트라고는 해도 반다이 건플라처럼 거의 스트레스 없이 조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함선 모형은 잔 부품이 많게 마련이니 핀셋을 사용해야 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결코 적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예상 대로 그것이 조립 내내 나를 괴롭혔다.
20mm 대공포 부품. 이것을 49개 조립해야 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부품의 크기와 관계없이 핀과 구멍이 잘 맞지 않는 일이 많았다는 점이다. 구멍이 제대로 뚫리지 않은 부품도 종종 있었고, 핀셋으로 집은 잔 부품들은 구멍에서 미끄러질 때마다 핑핑 날아가 버리곤 했다. 다행히 전부 찾았고 러너에도 약간씩 여유분이 있어 ‘어느쪽 대공포를 조립하지 못했다’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조립에 차차 익숙해지면서 잔 부품들은 무조건 접착하기로 하고 아예 핀을 다 잘라 버리니 조금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잘 끼워지지만 헐렁한 부품에도 접착제를 흘려넣어 보강하느라 어림잡아 전체 부품의 70% 정도를 접착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소싯적과 달리 온전히 내 손으로 완성한 USS 미주리이다. 나는 흘수선 밑을 재현하지 않는 이른바 ‘워터라인’ 형태를 좋아하므로 함체 하부는 조립하지 않았다. 스티커는 함수와 함미 양쪽의 함번 ’63’과 함미 중앙의 함명 ‘MISSOURI’, 그리고 깃발만 붙였다.
갑판과 각종 포, 그리고 굴뚝 등이 색분할되었고 성조기 스티커도 제법 눈에 띄어서, 색칠하지 않으면 온통 회색인 여타 함선 모형보다 한결 보기 좋다. 잔 부품과 씨름하느라 여기저기 접착제 얼룩이 있지만 사진으로는 눈에 잘 띄지 않아 다행스럽다.
사실 미주리를 구입한 건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고지라와 관련이 있기도 해서이다. <고지라 대 콩>에서 고지라가 등지느러미로 반토막 낸 전함이 바로 아이오와급이기 때문이다. 가상의 아이오와급으로 추정되고 함명도 판명되지 않은 것 같지만, 실제로 <고지라 대 콩>의 장면 일부가 아이오와급 전함 중 가장 유명하고 지금은 퇴역하여 하와이에 기념함으로 보존되어 있는 미주리에서 촬영되었으니 전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겠다. 앞서 <고지라>(2014)에 등장한 항공모함 USS 새러토가 장면의 무대도 미주리였다.
다음 목표는 고지라와 콩의 항공모함 대결 재현(주 2). 여기저기 알아보니 영화에 나온 항공모함은 니미츠급이라는 모양이다. 니미츠급은 아카데미도 몇 종 낸 바 있는데 1/800 또는 1/720인 걸 보니 오래된 키트인 것 같고, 공식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설명서에 따르면 함체 하부를 잘라내지 않는 이상 워터라인 형태로 조립할 수 없다. 다른 업체에서 나온 적당한 키트가 있는지 좀 더 찾아봐야겠다.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주 1) 아카데미의 1/700 미주리 키트는 두 종류이다. 하나는 실물의 색깔을 어느 정도 재현하고 접착제 없이 조립할 수 있다는 MCP(Multi Color Parts, 2016년 11월 발매), 다른 하나는 상부 전체가 회색으로 성형되었고 에칭 부품과 갑판 마스킹 실 등이 추가된 모델러 에디션(2017년 4월 발매)이다. 전자는 초심자용이고 후자는 중급자 이상 모델러용이라 할 수 있지만 금형은 같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것은 스냅 타이트(‘초보자도 쉽게 조립!’)를 장점의 하나로 내세운 MCP지만, 위에 적은 바와 같이 MCP도 접착제 없이는 절대로 완성할 수 없다.
(주 2) 무비 몬스터 시리즈와 S. H. 몬스터아츠는 제품 사양에 축척을 표기하지 않지만, 고지라와 콩에 관한 한 1/700 함선 모형과 얼추 비슷한 축척이다. 예를 들어 고지라는 무비 몬스터와 몬스터아츠 모두 약 16cm 높이인데, 이는 고지라 2021의 설정 신장 약 120m를 700으로 나눈 값인 약 17cm의 근사치이다. 축척의 1cm는 실제 크기에서 큰 차이겠지만 가벼운 놀이에서 정확한 수치를 일일이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기동전사 Z 건담>(機動戦士Zガンダム)이 이번 주부터 케이블 TV 애니메이션 채널 애니박스에서 방영된다. 오는 10월 15일 금요일 새벽 1시(14일 목요일 늦은밤 1시) 제1-3화가 연속 방영될 예정이다. 본편은 자막판.
<기동전사 Z 건담>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제작된 극장판 3부작이 2010년 7월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은 있으나, 이 극장판의 원전인 TV 시리즈의 국내 정식 방영은 1985년 3월 본고장 일본 방영 이래 36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19년 4월, 역시 공개 40년 만에 재능TV에서 국내 최초로 정식 방영되었던 전편 <기동전사 건담>(機動戦士ガンダム)의 흐름이 뒤늦게나마 이어지게 되어 다행스럽다. 30대 후반 이상인 건담 팬들에게는 감회가 새로울 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방영 시간대와 자막판이라는 점은 아쉽다. 시청자층이 한정된 구작이고 그동안 TV 이외의 경로로 본 사람도 많았음(주 1)임을 감안하더라도, 시간대가 이래서야 누가 제대로 챙겨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야를 벗어날 수 없다면 요일이라도 주말로 잡혔다면 그나마 나았을 것이다. 방영 첫 주에는 예정이 없으나 이후 재방영될지도 모르니 계속 지켜봐야겠다. VOD 배급도 기대해 봄직하다.
아울러 전편 <기동전사 건담>이 남도형, 김승준, 소연, 양정화, 김영선, 이원찬, 시영준, 강구한 등 유명 성우들이 참여한 한국어 더빙판(주 2)이라는 전례가 이번 자막 방영으로 무색해진다는 점도 유감스럽다. 더빙판을 감상한 팬들이라면 전편의 7년 뒤를 그린 이야기에 다시 등장할 주요 인물들의 목소리가 어떻게 변했을지, 또 새로운 인물들의 목소리는 어떤 성우들이 맡을지 궁금할 텐데 그들의 궁금증은 영영 해결되지 못하겠다.
(주 1) <기동전사 Z 건담>은 대원 계열의 VOD 서비스 오늘 닷컴(현재 서비스 종료), 건담 공식 포털인 건담 인포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국내 공개된 바 있다.
(주 2) <기동전사 건담> 한국어 더빙판은 현재 국내 VOD 및 IPTV에서 감상할 수 있고, 넷플릭스에서는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3부작이 공개 중이다.
피트로드의 1/144 일본 육상자위대 10식 전차를 조립했다. 얼마 전에 다시 감상한 <신 고지라>의 여운이 지름으로 이어진 결과 가운데 하나이다.
업체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된 제품 정보에 따르면 키트의 발매 시기는 2017년 7월. 2012년부터 인도된 양산형을 재현했다고 한다. 3량분의 러너와 데칼을 포함한 가격은 1,500엔. 이달 중 근년 배치된 부대 마크 등을 데칼에 추가한 리뉴얼판이 나오면서 이 키트는 절판된다.
러너는 1량분씩 포장되어 있다. 구조가 간단하고 부품 수도 많지 않지만, 몇몇 부품이 매우 가늘고 조밀해서 이렇게 해야 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데칼도 따로 포장되었다. 그밖에 간단한 기체 해설이 실린 조립 설명서와 도장, 데칼 참고용 컬러 설명서가 동봉되었다.
우선 1량만 만들어 보았다. 가스레인지 손잡이처럼 생긴 부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완성. 가늘고 작은 부품을 조심스럽게 다루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크기를 생각하면 꽤나 세밀한 조형이다.
전체 길이는 약 6.5cm. 손바닥 한가운데에 올려 놓을 수 있을 만큼 작다.
포탑을 돌릴 수 있다. 포신은 포탑과 일체 성형되어 각도를 바꾸지 못한다.
드디어 고지라에 맞선 10식 전차. 바로 이런 사진을 찍어 보고 싶어서 구입한 키트이다. 상대역은 반다이 무비 몬스터 시리즈 고지라 2016.
둘은 크기 비례가 맞지 않는다. 고지라는 제품 사양에 축척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설정상 높이가 118.5m, 완구의 높이가 약 17cm이므로 대략 1/700이 된다. 바로 위 사진처럼 전차와 고지라 사이에 원근감을 넣으니 한결 나아 보인다.
마침 피트로드가 이달에 1/700 육상자위대 차량 세트 1이라는 키트를 내는데, 10식 전차를 비롯하여 <신 고지라>에 등장한 차량이 몇 가지 들어간다. 무비 몬스터 시리즈나 S. H. 몬스터아츠와 함께 놓으면 어울리겠다.
같은 1/144 축척의 반다이 HGUC 건담과 함께. 이렇게 놓고 보니 모빌 수트가 얼마나 거대한 기계인지를 새삼 느낀다.
전차 플라모델을 조립해 본 건 정말 오랜만이다. 중학교 때인가, 동네 문방구에서 팔던 조그마한 전차 플라모델(티거로 기억한다)이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 1/35 밀리터리 플라모델에 잠시 빠져들었던 적이 있지만, 주로 병사 피겨 위주였고 전차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비싸기도 했고, 그때의 나에게는 조립하기 어렵기도 했고… M1 에이브럼스가 최신예 전차였던 시절 이야기로서, 아카데미의 1/35 에이브럼스 키트를 동경했던 기억이 아련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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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고지라>는 10식 전차를 대중적으로 더욱 널리 알린 작품일 것이다. ‘히토마루(10의 1과 0을 따로따로 읽은 발음)’로도 불리는 10식 전차는 극중 고지라의 토쿄 진입을 막기 위해 결행된 타바 작전에 투입되었다. 비록 패퇴하였을지언정 실존하는 전차가 고지라에 맞서는 모습은 ‘현실 대 허구’라는 <신 고지라>의 홍보 문구에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먼저 함대에서 유일한 실존 함선이었던 아오시마 1/1200 렉싱턴 1942년 사양이 파손으로 퇴역했다. 플라모델의 내구성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운 기회였다.
이어 두 척의 함선이 추가 배치되어 렉싱턴이 퇴역하면서 생긴 함대 전력의 공백을 메우고, 종합적으로는 전체 전력을 증강시켰다.
첫 번째로 추가된 함선은 반다이 1/1200 무사이.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한 함선 중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서, 키트는 건플라 초창기인 1980년 8월 초판 발매되었다. 지금은 1/1700 EX 모델(2014년 12월 발매)로 업그레이드되긴 했지만, 애니메이션 본편에 나온 형태에 좀 더 가까운 이 구판을 선택했다(EX 모델이 10배쯤 더 비싸다는 이유도 있었다). 낡은 금형이라 조금 걱정을 했는데, 일부 단차와 지느러미 말고는 사출 상태가 양호하여 그리 어렵지 않게 조립할 수 있었다. 맨조립만으로도 제법 볼 만한 모습이 되고, 코무사이 분리가 재현되며 스탠드까지도 근사하다. 첫 발매 이후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훌륭한 형태와 양호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건플라의 저력이 아닐지.
두 번째는 반다이 메카 컬렉션 안드로메다. <우주전함 야마토 2202: 사랑의 전사들> 본편을 아직 감상하진 못했지만 아주 멋진 디자인이어서 발매 전부터 기대했던 키트이다. 설정도 그렇고 키트 자체도 야마토보다 크게 나와서 메카 컬렉션 중 가장 비싼 800엔이다. 하지만 스탠드가 <스타 워즈> 비클 모델 시리즈처럼 각도를 바꿀 수 있는 것으로 개선되었고, 마킹 스티커는 동형함인 알데바란과 아킬레스까지 재현할 수 있도록 3척 분량이 들어 있어 오른 만큼 값어치를 한다. 몇 군데 색칠을 할 필요가 있지만, 실제 군함에 가까운 색이어서 맨조립 그대로도 보기 나쁘지 않다.
이렇게 하여 내 책상 위 함대는 6척으로 재편성되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 괄호는 등장 작품.
반다이 1/1200 무사이 (기동전사 건담) 반다이 메카 컬렉션 차원잠항함 UX-01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반다이 메카 컬렉션 우주전함 야마토 2199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반다이 메카 컬렉션 마크로스 엘리시온 (마크로스 델타) 반다이 메카 컬렉션 안드로메다 (우주전함 야마토 2202: 사랑의 전사들) 반다이 비클 모델 스타 디스트로이어 (스타 워즈 시리즈)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숫자를 늘려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쯤에서 기함을 무엇으로 정할지 생각을 해 봤는데, 아무래도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각 함선이 등장한 작품 중 <스타 워즈>에 대한 애정이 가장 깊고, 설정상으로도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길이 1,600m로 최대 규모이다(키트만 본다면 무사이가 가장 크지만 설정 길이는 230m에 불과). ‘별을 파괴하는 배(star destroyer)’라는 명칭도 기함으로서 손색이 없고, 무엇보다도 직접 먹선을 넣고 나니 더욱 애착이 생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