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헤드] 블루레이, 6월 15일 발매


1989년작 일본 SF 특촬영화 <건헤드>(ガンヘッド)가 6월 15일 블루레이 디스크로 발매된다.

<건헤드>는 고지라 시리즈로 유명한 특촬영화의 명가 토호와 <기동전사 건담> 등 수많은 로봇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선라이즈가 공동 제작한 로봇 실사 특촬영화. <카미카제 택시>, <바운스>, <쥬바쿠: 금융부식열도>, <일본 패망 하루 전> 등을 연출한 하라다 마사토가 본편 감독을,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카와키타 코이치가 특기감독을 각각 맡았다. 메카 디자인은 마크로스 시리즈, 건담 시리즈,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공각기동대> 등의 카와모리 쇼지. 본편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았으나 높이 6.12m의 실물 크기 로봇 조형물이 동원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흥행이나 평가는 낮은 편이지만 로봇/메카 SF를 아날로그 특촬로 집요하게 구현한, 80년대 일본 특촬의 저력을 보존한 타임 캡슐과도 같은 작품이라는 점이 지금까지도 팬들의 이목을 끄는 매력이라 하겠다.

2007년 2월 발매된 DVD 이후 15년 만에 블루레이로 업그레이드되는 <건헤드>는 각종 부록이 실린 보너스 디스크를 포함한 2디스크 구성이다. DVD에는 혼다 토시유키가 작곡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복각 CD가 보너스 디스크로 동봉되어 팬들을 기쁘게 했는데, 이번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도 대단한 구성이다. 1992년 일본어 더빙 및 재편집이 이루어져 방영되었던 TV 버전, 2013년 코토부키야의 건헤드 플라모델 특별판을 위해 카와키타 특기감독이 제작한 홍보 영상 <건헤드 2025> 등 귀중한 자료가 실린다. 아래는 상세한 디스크 사양.

제품 번호: TBR31316D
가격: 8,000엔 (소비세 제외 가격)

디스크 1 (블루레이)

본편 상영시간 100분 / 컬러 / 비스타비전 화면비 / 듀얼 레이어 디스크 (50GB)

음성
– 일본어 돌비 트루HD 2.0

자막
– 배리어 프리 일본어

부록
– 티저 예고편, 예고편

디스크 2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

듀얼 레이어 디스크 (50GB)

–<건헤드> TV 방영판 (92분 / 16:9)
*당시 더빙 음성을 기반으로 HD 소재를 편집한 것.

– 건헤드 제작 과정
*SD 영상을 업컨버트.

– <건헤드 2025>
*2013년 11월 코토부키야가 발매한 1/35 건헤드 2025 특별판 플라모델 홍보 영상. 키트에 특전으로 동봉된 DVD에 수록되었다.

– 모니터 내 영상 소재

– 스틸 갤러리 (정지 화상)

출처: 선라이즈 공식 웹사이트, 토호 어뮤즈먼트 파크, 코토부키야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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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헤드] (1989)

(C) 東宝 / サンライズ / バンダイ / 角川書店 / IMAGICA / 東宝映画
(C) 東宝 / サンライズ / バンダイ / 角川書店 / IMAGICA / 東宝映画

<건헤드>(ガンヘッド)라는 영화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중학교 1학년 때였던 1989년, 영화잡지 [로드쇼] 9월호에 실린 기사였다. 일본문화가 개방되지 않았던 당시 금단의 영역이었던 일본 SF영화가 컬러 사진과 함께 소개된 데다가, 실물 크기의 로봇이 등장한다는 기사 내용 때문에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의 사정상 보고 싶어도 볼 방법을 몰랐으므로 관심은 그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 대학 재학 중이던 1997년, 의외로 없는 것이 없는 국내 출시판 비디오의 세계를 통해 <건헤드>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그때도 일본 문화 개방 이전이었으나 영어 더빙이 된 인터내셔널 버전을 수입한 것 같았다. 하지만, 보고 나니 유감스럽게도 작품에 대한 환상이 무참히 깨져버리고 말았다. 지루한 전개, 엉성한 플롯, 설정과 따로 노는 등장인물, 나쁜 대사, 무엇보다도 기대 이하의 특수촬영(실물 크기 로봇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게다가 비디오의 화질도 굉장히 나빴다. 그때만 해도 특촬영화를 진지하게 보지 않던 시기였고 지극히 일반적인 의미에서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던 내게 이 영화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짐작이 가지 않는다면, 인터내셔널 버전의 감독이 ‘앨런 스미시’로 표기되어 있었다는 점을 말해 둔다.

그럼에도 <건헤드>가 DVD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그것이 어디까지나 토호 특촬영화 가운데 한 편이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2000년 이후 특촬영화를 진지하게 보기 시작한 나로서는 언젠가 한 번은 거쳐야 할 작품이 된 것이다. 어쩌면 DVD가 재평가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조금은 있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영화의 공동 제작사는 <기동전사 건담>으로 유명한 선라이즈였다. 그 점도 흥미를 다시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

DVD로 다시 본 <건헤드>는…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그냥 못 만든 토호 특촬영화’였다. 1997년 첫 만남을 통해 기대감과 환상이 없어지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시각이랍시고 애써 지루함을 참아가면서 봤음에도 ‘그냥 못 만든 토호 특촬영화’라는 사실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높이 4m짜리 사이봇 고지라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광고했지만 막상 본편에서는 몇 커트 나오지도 않았던 1984년판 <고지라>처럼, <건헤드> 역시 로봇의 실물 크기 모델보다는 미니어처 모델이 화면에 더 자주 비쳤다. 게다가 로봇은 걷는 대신 바퀴로 굴러다녔으며, 카와키타 특기감독의 작품답게 육탄전 대신 빔과 탄약이 난무하는 총격전 커트가 반복되는 전투 장면에서는 솔직히 한숨이 나왔다(‘이 양반 버릇은 어딜 가나 그대로구먼.’). 1997년의 첫 감상을 거슬리게 했던 영화의 구조적인 문제점은 지금 보아도 그대로였다.

그래도 이 영화를 예전처럼 내칠 수 없는 까닭은 당시 토호에서 가능했던 아날로그 특촬의 거의 모든 것을 투입한 야심작임을 이제야 인정했기 때문이다. 비록 <터미네이터>와 <에일리언 2>를 합쳐놓은 것 같은 어디서 많이 본 스타일의 영상이지만, 그것을 80년대가 채 지나가기 전에 자체적으로 재현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건헤드>와 <고지라 VS 비오란테>가 같은 해에 같은 특기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와키타 특촬반은 <건헤드>에서 로봇을 소재로 메카닉의 질감과 존재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고, <고지라 VS 비오란테>에서는 괴수의 생물감과 중량감 표현에 중점을 두었다. 로봇과 괴수라는 대조적인 소재를 동시에 다루면서 각각에 적합한 방식으로 영상화가 가능했다는 사실은 당시 카와키타 특촬반과 토호가 두 작품에 대해 지녔던 의욕을 짐작케 한다.

원제: ガンヘッド
감독: 하라다 마사토
특기감독: 카와키타 코이치
주연: 타카시마 마사히로, 브렌다 배키, 엔죠지 아야, 미즈시마 카오리, 하라다 유진, 미키 커티스
일본 개봉: 1989년 7월 22일
국내 비디오카세트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