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괴수 용가리] EBS 방영 이것저것

어젯밤 EBS에서 방영된 <대괴수 용가리>에 대해 간략히 정리.

– 당연하겠지만, 방영 판본은 재작년 첫 방영 때 그대로. 2007년 MGM의 HD 리마스터 프린트를 바탕으로 한 HD 소스이다. 블루레이 디스크가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화질 좋은 판본일 것이다. 패키지 미디어로 따로 출시된 판본 중에서는 역시 같은 리마스터 프린트로 제작된 북미판 DVD겠고.

– 원본을 유실하여 영어 더빙판이 정본이 되어 버린 특수한 경우인지라, 방영 전 판본에 대한 안내문이 나갔다. 아래는 그 화면을 찍은 것.

(C) EBS
(C) EBS

– 그리고 아래는 타이틀 화면. 프린트 원본에 자막이 없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제목을 만들어 넣었다. 이어서 흐른 출연진, 제작진 표기도 마찬가지다.

(C) 극동흥업
(C) 극동흥업

이는 이 판본이 해외 수출 프린트 기반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된 국가 언어의 타이틀 및 크레딧 표기를 위해 자막이 없는 상태의 프린트를 수출했고, 이 때문에 자막 서체의 차이가 생겼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근거로는 현재 북미에 나와 있는 2가지 버전의 <대괴수 용가리> 타이틀 화면을 들 수 있다.

먼저 1989년 비디오카세트와 레이저디스크로 출시된 <대괴수 용가리>의 타이틀이다.

(C) 극동흥업
(C) 극동흥업

그리고 다음은 2007년 DVD로 출시된 MGM의 리마스터판 타이틀이다.

(C) 극동흥업
(C) 극동흥업

두 버전 모두 당시의 자막 없는 수출본 프린트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서체를 사용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2007년판에서 서체가 달라진 것은 1989년판 자막 및 크레딧 관련 자료가 유실되었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추측한다.

뭐 결과적으로는 추정에 추측일 뿐이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괴수 용가리>의 한국 TV 방영과 판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예전 글을 참조하시라.

[대괴수 용가리] EBS 재방영

(C) 극동흥업
(C) 극동흥업

한국 괴수영화 <대괴수 용가리>(1967)가 7월 21일 밤 11시, 지상파 채널 EBS의 주간 영화 프로그램 <한국영화 특선> 시간에 방영된다.

<대괴수 용가리>의 이번 TV 방영은 2011년 6월 19일에 이은 두 번째. 그때도 EBS <한국영화 특선>을 통해 선보였는데, 개봉 44년 만의 첫 TV 방영이라는 점이 일부 괴수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 / 오영일, 이순재, 남정임, 강문, 김동원, 주증녀 등 주연. 영화 전편을 온전히 담은 필름이 유실된 관계로, 해외에 수출된 영어 더빙판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작품 및 판본에 대한 더 자세한 소개와 첫 방영 당시의 정보는 괴수보호구역의 2011년 당시 글에 상세히 나와 있다. 참고하시라.

출처: EBS 공식 웹사이트

[대괴수 용가리] 미국판 비디오 광고

지금은 사라진 오라이온 픽처스의 1989년도 홈 비디오 광고 영상. 일단 감상해 보시라.

오라이온 픽처스라면 <터미네이터>라든지 <로보캅>, <플래툰>, <아마데우스>, <양들의 침묵> 등으로 80-9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영화사. 이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시작에 앞서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별들이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돌다가 알파벳 ‘O’자를 만드는 로고 영상을 기억할 것이다.

이 오라이온이 1989년 갑자기 아시아 괴수영화 몇 편을 비디오카세트로 출시했는데, 그 목록은 <고지라 대 헤도라>(1971), <우주대괴수 기라라>(1967), <대거수 갓파>(1967) 그리고… <대괴수 용가리>(1967)였다. 그렇다. 꽤 많은 괴수 팬들이 알고 있거나 직접 감상했던 바로 그 미국판 <대괴수 용가리> 비디오카세트인 것이다. 내가 사설 상영회에서 이 영화를 처음으로 감상했던 판본도 이것이었고, 199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판본 역시 이것이었다. 2007년 충무로국제영화제를 통해 불완전한 상태로나마 한국어 원본 프린트가 공개되기 전까지 <대괴수 용가리>는 ‘유실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고, 그때까지는 이 미국판 <대괴수 용가리> 비디오카세트가 온전한 본편을 감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지금은 미국에서도 새로 DVD가 나와 있고(물론 영어 더빙판), 여기서는 한국영상자료원 VOD로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게 된 데다 재작년에는 지상파 TV 방영까지 했기 때문에 이 오라이온 비디오카세트의 가치는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그렇지만 이 타이틀이 30대 이상의 한국 괴수영화 팬들에게 한때 나름대로 각별했었음은 틀림없으리라 생각한다.

(C) 극동흥업
(C) 극동흥업

오라이온이 출시했던 이 4편의 괴수영화는 모두 당시의 브라운관 TV 화면에 맞춘 4:3 스탠다드 화면비에 영어로 더빙된 미국 공개판이었고, 제목도 자기네들 구미에 맞도록 바꾸었는데 몇몇은 원제나 작품의 내용과 매우 동떨어진 것이었다.

<고지라 대 헤도라> -> Godzilla vs. The Smog Monster (고지라 대 스모그 괴수)
<우주대괴수 기라라> -> The X from Outer Space (우주에서 온 X)
<대거수 갓파> -> Monster from a Prehistoric Planet (원시 행성에서 온 괴수)
<대괴수 용가리> -> Yongary, Monster from the Deep (대양에서 온 괴수 용가리)

(C) 東宝 / 松竹 / 日活
(C) 東宝 / 松竹 / 日活

이들 가운데 <고지라 대 헤도라>를 제외한 3편은 나름대로 재미있는 인연이 있는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이 공개된 해는 모두 1967년으로, <우주대괴수 기라라>와 <대거수 갓파>는 당시 일본의 제1차 괴수 붐에 편승하여 쇼치쿠와 닛카츠가 경쟁적으로 제작한 괴수영화였다. 그리고 그 붐이 한국에 살짝 영향을 미쳤던 결과로 나온 작품이 바로 <대괴수 용가리>였다. 비록 우리나라가 아니었긴 하지만, 이렇게 공통점을 지닌 괴수영화들이 한꺼번에 비디오카세트로 소개되었다는 점은 나름대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이 4편은 <고지라 대 헤도라>와 <대거수 갓파>, <우주대괴수 기라라>와 <대괴수 용가리> 이렇게 2편씩 짝을 지어 레이저디스크(LD) 합본으로도 출시가 되었다. DVD는 판권이 다른 업체로 넘어갔기 때문에 <고지라 대 헤도라>가 소니 픽처스, <대괴수 용가리>가 MGM, <우주대괴수 기라라>가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대거수 갓파>가 토쿄 쇼크에서 각각 출시되었다.

(C) 東宝 / (C) 日活
(C) 東宝 / (C) 日活
(C) 松竹 / (C) 극동흥업
(C) 松竹 / (C) 극동흥업

위 광고 영상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비디오 판매점 관계자들을 위한 것으로서, 후반부에 타이틀의 홍보 계획 등을 거창하게 소개하고 있는 대목이 있어 이채롭다. 그 자체로 상당히 보기 드문 영상인데다, 개인적으로는 여기 나온 홍보용 포스터나 브로셔를 수집하고 싶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욕구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조금은 위험한 영상이기도 하다.

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CTHimes’이라는 유저는 이외에도 아시아 괴수/SF영화의 영어판 예고편이나 TV 광고 등 귀중한 관련 영상을 다수 소개하고 있다. 흥미가 있다면 유저의 유튜브페이지를 방문해 보시라.

https://www.youtube.com/user/CTHimes01

사진 출처: 스톰프 토쿄, 레이저디스크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