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후속작 3월 개봉?

J. J. 에이브럼스가 또 다시 깜짝쇼를 벌였다.

오늘 15일 북미에서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13시간> 상영 시 <10 클로버필드 레인>(10 Cloverfield Lane)이라는 정체불명의 영화 예고편이 돌연 공개되면서, 이것이 <클로버필드>의 속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문제의 예고편이 온라인 공개되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존 굿먼, 존 갤러거 주니어가 출연한 이 영화의 제목은 <클로버필드로(路) 10번지>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많은 정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로서는 전편에 등장한 거대 괴수, 또는 그것이 야기한 어떤 재난 때문에 인간이 살 수 없게 되어 버린 세계가 무대인 것 같다.

당초 이 영화는 <발렌시아>(Valencia) 또는 <지하실>(The Cellar)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클로버필드>와 연결시킬 만한 여지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제목을 싹 바꿔 버리니, ‘<클로버필드> 속편이 비밀리에 제작되었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역시 J. J. 다운 홍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감독은 댄 트랙텐버그, 각본은 조쉬 캠벨과 매튜 스투켄이 각각 맡았고, J. J. 에이브럼스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프로듀서이다. 제작사는 J. J.의 배드 로봇, 배급은 파라마운트. 북미 개봉일은 생각보다 빠른 3월 11일로 잡혔고 국내 개봉 시기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7년 만에 다시 돌아가게 된 <클로버필드>의 세계.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사건을 경험하게 될 것인가.

(C) Paramount
(C) Paramount

검은 여백과 ‘괴물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홍보 문구가 인상적인 포스터. <클로버필드> 홍보물의 청록색이 약간 쓰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J. J.의 전작 <수퍼 8>의 티저 포스터를 연상시킨다.

출처: 파라마운트 공식 유튜브 채널, <클로버필드로 10번지>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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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리뷰

[새] 리메이크 감독 결정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디데릭 반 루이옌 감독이 공포영화 고전 <새>(The Birds) 리메이크를 연출하기로 했다고 헐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루이옌 감독은 미국 ABC에서 <레드 위도우>로 리메이크한 TV 시리즈 <페노자>와 영화 <테입트> 등을 연출했고, 다수의 광고도 만들었다. <테입트> 역시 소니 픽처스에서 리메이크 개발 중이다.

<새>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새들이 갑자기 인간을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재난을 묘사한 작품으로, 1952년 대프니 뒤 모리에가 발표한 중편소설이 원작이다. 이 소설을 1963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티피 헤드런, 로드 테일러 주연으로 영화화하면서 걸작의 반열에 올랐고, 지금도 히치콕의 대표작이자 공포/재난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고 있다. 히치콕 감독은 뒤 모리에의 소설을 바탕으로 <자메이카 인>(1939), <레베카>(1940)를 만들었고, 특히 후자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1994년에는 속편 <새 II>가 TV에서 방영되었다(한국에서는 비디오카세트 출시). 사실 속편이라기보다는 리메이크에 가까운 작품이었으나 형편없는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다. 전편의 주연이었던 티피 헤드런도 출연하였는데, 배역 설정이 달라 전편과의 연결성도 거의 없다. 역대 최악의 고전영화 속편으로 종종 이야기되곤 한다.

<새>의 리메이크 계획은 2007년 처음 발표되었다. 당시에는 네이오미 워츠와 마틴 캠벨 감독(카지노 로얄)이 참여한다고 알려졌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 사항은 없었고 두 사람 역시 더 이상 관여하고 있지 않다.

리메이크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운영하는 제작사 플래티넘 듄즈와 헐리우드의 명 프로듀서 피터 구버의 제작사 맨덜리 픽처스가 개발한다. 플래티넘 듄즈는 2000년대에 걸쳐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애미티빌 호러>, <히처>,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등 70~80년대 유명 공포영화의 리메이크를 잇달아 공개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들 작품은 팬덤의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렀는데, 이번 <새> 역시 워낙 평가도 높고 팬도 많은 작품이라 공개를 전후하여 ‘과연 할 필요가 있는 리메이크인가?’와 같은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출처: 헐리우드 리포터

[트랜스포머 3] (2011)

(C) Paramount Pictures
(C) Paramount Pictures

헐리우드 영화 3부작 가운데 마지막 편인 제3편은 많은 경우 이야기의 근원이었던 제1편과 어떤 식으로든 다시 연결되거나, 아니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드러내면서 새로운 양상을 띤다. 마이클 베이가 마지막으로 연출하는 3부작의 세 번째 이야기 <트랜스포머 3>도 마찬가지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1편에서 잠시 들렀던 로봇들의 고향인 행성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는 역시 1편에서 언급된 오토봇과 디셉티콘 사이의 내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기계와 철골이 복잡하게 얽힌 사이버트론의 벌집 같은 구조물 사이로 우주선들이 날아다니며 서로 광선을 쏴대는 모습은 <스타 워즈 에피소드 VI: 제다이의 귀환> – 이 역시 3부작의 완결편 – 의 클라이맥스 우주 전투를 연상케 한다). 그곳에서,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이버트론에서 시작된 이 숨겨졌던 이야기는 6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과 얽히며, 실사영화판 <트랜스포머>의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며 확장한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우리는 주인공 샘 윗위키가 살고 있는 지구도 전과는 다른 곳으로 변했음을 알게 된다. 앞서 1, 2편의 사건을 거치면서 오토봇은 지구에 완전히 정착하였고 세계 질서 유지에 관여할 정도로 역할이 커진다. 그리고 성인이 된 샘은 새 여자친구도 사귀었겠다, 이제는 한 사람 몫을 하기 위해 생활전선에서 분투하느라 자기가 지구를 두 번이나 구했음을 잠시 잊어버릴 지경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숨겨졌던 이야기가 마각을 드러내고 샘의 일상은 다시 한 번 전쟁터가 된 지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난다. 이것이 <트랜스포머 3>가 야심만만하게 풀어놓을 이야기의 얼개이다.

이만하면 괜찮은 이야기가 될까. 워낙 이야기가 얄팍했다느니, 짜증나는 유머 담당 캐릭터가 잔뜩 생겼다느니, 액션 시퀀스가 끝도 없이 늘어진다느니. 전작 <트랜스포머: 폴른의 복수>에 쏟아졌던 ‘강철 미사일’ 같은 호된 혹평 때문인지, <트랜스포머 3>는 짐짓 무게 있는 설정을 덧붙이며 진지하게 시작한다. 도입부는 꽤 설렌다. 전작에서 범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읽을 수 있는 전개가 이어지는 것이다. 프랜시스 맥도먼드, 존 말코비치, 패트릭 뎀시, 켄 정과 같은 새로운 얼굴들도 노련미와 신선함을 잘 버무려 자기 위치에서 충실히 역할을 해 낸다.

3D 영상도 기대 이상이다. <아바타>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제대로 된 3D다. 입체감과 공간감이 잘 살아 있고, 로봇들이 등장할 때마다 묵직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선명도와 색감도 훌륭하다. <트랜스포머> 1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 영화 이전까지 상상만 해 왔던 본격 실사 로봇 영화를 마침내 만난다는 설렘과 경이감을 충분히 만족시켜 준 것이었다. 그 속에서 아기자기하게 제법 잘 만들어진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전례 없는 로봇 스펙터클과 시너지를 일으켜 소년의 판타지를 남김 없이 채워 주었다.

<트랜스포머 3>의 초반부에서, 나는 그것을 거의 원형 그대로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3D는 놀라운 스펙터클을 선사하는 데 성공했으며 특히 슬로우 모션을 첨가한 로봇끼리의 격투라든가, 이번 신작의 홍보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던 ‘윙수트’를 입은 군인들이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일련의 장면은 참신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시각적 쾌감을 안겨 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마이클 베이 영화를 총결산하듯, <트랜스포머 3>에는 총격전, 격투, 카 체이스를 기본으로 전작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박력 넘치는 로봇 전투와 우주전쟁, 시카고라는 대도시를 문자 그대로 뼈째 발라내고 갈아 엎는 시가전까지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액션 장면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트랜스포머 3>가 전작의 실패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마이클 베이 영화 최대의 매력 포인트이자 최대의 단점은 플롯과 스펙터클을 배열하는 방식이다. 그는 정교하게 설계된 액션에 경쾌한 힘과 감각적인 스타일을 가미하여 뭉뚱그린 시퀀스를 말 그대로 쏟아 부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었다. 이것이 플롯 전개와 적절한 균형을 맞출 때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만(대표적인 예는 <더 록>), 규모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플롯이 제 구실을 못하고 균형을 잃으면 보는 이의 오감을 마비시킬 정도로 지루해진다(대표적인 예가 <진주만>). 유감스럽지만 <트랜스포머 3>는 이 성공과 실패 사이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대목도 적지 않고 전작보다는 틀림없이 플롯에 집중하려 애쓰지만, 중반 이후부터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쓰여야 할 동력은 액션으로 집중된다. 이야기의 흐름은 이내 탄력을 잃고 지리멸렬해지며 본격적인 전쟁이 진행되어 간다 싶으면 서서히 좀이 쑤시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스펙터클의 무한반복은 극에 달해 판단력조차 흐려질 정도로 과하다. 이 부분에서 <트랜스포머 3>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쉴 새 없이 조져대기 때문에 좋아할 수도 있고, 같은 이유로 싫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마이클 베이의 영화에 대부분 호의적인 편이고 몇몇은 아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지루함을 종종 느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 33분으로 3부작 가운데 가장 길다.

또 한 가지 아쉬움은 메건 폭스의 부재이다. 나는 이것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다. 앞서 두 편의 전작에서 샘의 여자친구 미카엘라로 분했던 폭스는 스크린 밖에서 터진 설화 탓에 이번 3편에서 강판당하고 말았다. 그는 건강한 성적 매력을 과시하면서 평범 이하의 소년이었던 샘에게 성장할 계기를 주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샘을 연기한 샤이어 라버프와의 연기 궁합도 잘 맞은 편이었다. 그를 대신하여 투입된 로지 헌팅턴 화이틀리는… 외모 만으로는 분명히 매력적인 여성이기는 하지만, 애초에 성격 자체가 폭스의 미카엘라보다 평면적이고 배우 자체의 존재감이 약하다. 라버프와의 사이에서 연인끼리의 화학작용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건 또 어떤가. 게다가 미카엘라에 퍽 호감을 가졌던 나로서는, 비록 불미스러운 해프닝으로 퇴짜를 맞았다고 하더라도 ‘걔는 싸가지가 없었어’ 운운하는, 다분히 의도적인 영화 속 비아냥이 마냥 불편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2000년대의 후반기를 변신 로봇과의 싸움에 고스란히 바쳤다. <트랜스포머 3>는 지금까지 진화해 온 마이클 베이 월드의 한 정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의 다음 작품을 궁금해할 때가 아닌가 한다. 조금 더 규모가 작고 알싸한, <나쁜 녀석들> 1편 같은 차기작은 어떨까. 말하자면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원제: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감독: 마이클 베이
주연: 샤이어 라버프, 조쉬 더하멜, 존 터투로, 타이리즈 깁슨, 로지 헌팅턴 화이틀리
북미 개봉: 2011년 6월 29일
한국 개봉: 2011년 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