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 ‘고지라 60주년 특별전’ 상영!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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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고지라 특별전 / 부대행사도 기획

괴수/특촬영화, 특히 고지라 시리즈의 팬들에게 기쁘고 의미 깊은 소식이다.

다음 달 열릴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에 올해 60주년을 맞은 고지라 시리즈를 기념하는 특별 프로그램이 포함되었다. 괴수대백과: 고지라 60주년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특별전에서는 괴수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1954년작 오리지널 <고지라>를 비롯하여 <괴수대전쟁>(1965), <괴수총진격>(1968), <고지라 대 헤도라>(1971), <메카고지라의 역습>(1975), <고지라 VS 비오란테>(1989), <고지라: 파이널 워즈>(2004) 등 모두 7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쇼와 시리즈에서 5편, 헤이세이와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각각 1편씩을 뽑은 구성이다.

한국에서 고지라 시리즈를 위한 상영 프로그램이 기획된 것은 이번이 처음. 6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시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실로 귀중한 이벤트이다. 상영작들 역시 2003년 국내에서 처음 상영되었던** 1954년판 <고지라>를 빼면 모두 국내 미공개작. 어느 영화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특히 스펙터클이 강조된 괴수영화는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터. 일본 괴수영화의 진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아래는 각 상영작의 간략한 소개 및 상영 정보.

<고지라> (ゴジラ, 1954)
감독: 혼다 이시로 / 주연: 타카라다 아키라, 코우치 모모코, 히라타 아키히코, 시무라 타카시
포맷: 35mm 필름 / 오리지널 일본어 음성 / 한국어 자막

고지라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제1편이자 영화사에 남을 괴수영화의 걸작. 핵실험으로 인해 방사능을 축적한 고대생물이 일본을 습격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반전 · 반핵 메시지를 전달한다. 혼다 감독의 탄탄한 연출과 ‘특촬의 신’ 츠부라야 에이지 특기감독의 정교하고 박력 있는 특수효과는 ‘특촬’이라는 일본 특유의 장르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후 킹콩과 함께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문화적 상징으로 정착한 고지라라는 괴수 캐릭터를 세상에 알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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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대전쟁> (怪獣大戦争, 1965)
감독: 혼다 이시로 / 주연: 타카라다 아키라, 닉 애덤즈, 미즈노 쿠미, 쿠보 아키라, 츠치야 요시오
포맷: 35mm 필름 / 영어 더빙 / 한국어 자막

토호 특촬영화의 2대 노선이었던 괴수영화와 SF영화를 본격적으로 조합한 시리즈 제6편. 고지라가 우주에서 활약한 첫 번째 작품이며, 당시 유행하던 개그 ‘셰!’를 몸소 선보이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구를 정복하려는 X성인과 킹기도라의 음모에 맞서 고지라와 라돈, 그리고 인류가 힘을 합쳐 싸운다는 호쾌하고 템포 빠른 활극적 연출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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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총진격> (怪獣総進撃, 1968)
감독: 혼다 이시로 / 주연: 쿠보 아키라, 코바야시 유키코, 아이 쿄코, 타자키 쥰
포맷: 35mm 필름 / 영어 더빙 / 한국어 자막

고지라 시리즈 제9편. 우주에서 온 광물생명체 키라크성인이 괴수들과 UN 과학위원회 구성원들을 조종하여 세계 각지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에 키라크성인의 영향을 받지 않은 대원들은 최첨단 메카닉 문라이트 SY-3의 힘을 빌려 사악한 계획을 분쇄하고자 반격을 전개한다. 당시 영화산업의 위축, 대중 취향의 변화 등의 이유로 인해 완결편으로서 기획. 그러나 예상 이상의 흥행 성적으로 시리즈가 계속 만들어지게 되었다. 고지라를 비롯하여 그때까지 토호 특촬영화에 등장했던 유명 괴수 11마리가 집결한 화려한 스펙터클이 볼거리. 괴수들을 고립된 섬에 모아 놓은 괴수랜드라는 설정은 공룡 테마 파크를 내세웠던 [쥐라기 공원]보다 20년 이상 앞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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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대 헤도라> (ゴジラ対ヘドラ, 1971)
감독: 반노 요시미츠 / 주연: 야마노우치 아키라, 카와세 히로유키, 키무라 토시에, 마리 케이코, 시바 토시오
포맷: 35mm 필름 / 영어 더빙 / 한국어 자막

고지라 시리즈 제11편으로, 전 28편에 이르는 시리즈 중에서도 유난히 튀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지라와 싸웠던 헤도라는 당시 일본의 큰 사회문제였던 환경오염에서 힌트를 얻은 공해괴수. 헤도라가 다양한 형태로 변신하며 인류에게 기괴하고 잔혹한 죽음을 선사하는 묘사, 방종하고 종말론적 행태를 보이는 청년층의 모습과 사이키델릭 유행의 반영, 애니메이션의 삽입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시도가 이루어졌다. 고지라가 처음으로 날아다닌(!) 장면으로도 유명. 어떻게 보아도 컬트영화의 요소를 두루 갖춘 이색작이다. 반노 감독은 2014년판 <고지라> 리메이크에 기획자로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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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고지라의 역습> (メカゴジラの逆襲, 1975)
감독: 혼다 이시로 / 주연: 사사키 카츠히코, 아이 토모코, 히라타 아키히코, 무츠미 고로, 우치다 카츠마사
포맷: 35mm 필름 / 영어 더빙 / 한국어 자막

고지라 시리즈 제15편이자 쇼와 고지라 시리즈의 최종작. 혼다 감독, 타나카 토모유키 프로듀서, 이후쿠베 아키라 작곡가의 ‘원년 멤버’들이 모여 만든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메카고지라가 처음 등장하여 경쾌한 활극을 연출한 전작 <고지라 대 메카고지라>(1974)와는 달리, 54년판 오리지널을 연상케 하는 진지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특징. 전편에서 파괴된 메카고지라의 잔해를 회수하여 지구 정복을 노리는 외계 세력과 학계에서 퇴출당해 세상에 앙심을 품은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손을 잡는다. 이들이 야기하는 재난을 막고자 과학자 이치노세와 인터폴, 그리고 고지라가 분투한다. 관객 동원수는 역대 최악인 97만 명. 이후 고지라 시리즈는 1984년 부활까지 9년에 걸친 동면에 들어가게 된다.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54년판 오리지널의 구성이나 주제를 변주한 점과 원전의 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 등을 높이 평가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여성 각본가(타카야마 유키코)가 단독으로 크레딧에 오른 유일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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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VS 비오란테> (ゴジラVSビオランテ, 1989)
감독: 오모리 카즈키 / 주연: 미타무라 쿠니히코, 타나카 쿄코, 타카시마 마사노부, 오다카 메구미, 미네기시 토루
포맷: 35mm 필름 / 영어 더빙 / 한국어 자막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총 6작품이 제작된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제1편이자, 전 시리즈 통산 제17편. 쇼와 시리즈에 특촬 스탭으로 참여해 온 카와키타 코이치가 처음으로 특기감독을 맡은 고지라 영화이다. 1984년 <고지라>로 일단 부활한 이후 5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난산 끝에 나온 작품으로서,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는 제작진의 의욕과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괴수영화라는 틀 안에서 첩보영화, SF영화, 산업 스파이 플롯, 로맨스영화 등 여러 가지 장르 요소가 뒤섞여 불협화음을 동반한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핵과 방사능이라는 고지라 시리즈 전통의 소재를 바탕으로 54년판 오리지널의 주제를 당대의 시선으로 훌륭하게 재해석하였다. 속도감 있는 드라마 연출과 중량감 넘치는 특촬도 작품의 높은 완성도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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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파이널 워즈> (ゴジラ FINAL WARS, 2004)
감독: 키타무라 류헤이 / 주연: 마츠오카 마사히로, 키쿠치 레이, 돈 프라이, 키타무라 카즈키, 미즈노 마키, 쿠니무라 쥰
포맷: 35mm 필름 / 오리지널 일본어 음성 / 한국어 자막

2004년 고지라 탄생 50주년 기념작으로 공개된 역대 최대 규모의 시리즈 제28편. 현재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마지막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이다. 이야기의 기본 틀은 <괴수총진격>을 답습하고 있고, 60년대 SF영화를 21세기의 영상 기술로 구현한 듯한 느낌을 준다. 기념작에 걸맞게 역대 출연 배우들과 괴수, 메카닉, 초병기 등이 대거 등장하여 하나의 떠들썩한 축제 같은 영화가 되었다. 여기에 키타무라 감독 특유의 액션 연출에 대한 집착이 덧붙여져 인간과 괴수 모두가 출전한 격투 토너먼트로서의 성격도 지녔다. 영화의 백미는 악역인 X성인 통제관으로 분한 키타무라 카즈키의 괴이한 연기.

<고지라>(1954)와 <고지라: 파이널 워즈>만 오리지널 일본어 음성판이고, 나머지 5편이 영어 더빙판으로 선보이게 된다는 점은 다소 유감. 그렇지만 과거 AFKN에서 영어로 더빙된 북미 공개판으로 고지라 시리즈를 접하기도 했던 국내 올드 팬들에게는 어쩌면 당시의 향수를 되살리는 감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별전을 위해 고지라에 관련된 부대행사도 별도 기획되었는데, 이에 대한 정보는 조만간 추가 발표될 예정으로 괴수보호구역에서도 그때그때 전하도록 하겠다.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7월 17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부천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작과 폐막작을 제외한 일반 상영작 예매는 7월 3일 오후 2시부터 영화제 공식 웹사이트(http://www.pifan.com)에서 시작될 예정.

그 높은 지명도와 작품 가치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말까지 이어졌던 전후 일본문화 금지로 인해 제때 소개되지 못했던 고지라 시리즈. 그 대표작을 공식적인 경로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인 이번 특별전에 괴수/특촬영화와 고지라를 사랑하는 팬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C)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C)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고지라>(1954)는 2003년 3월 20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 열렸던 ‘일본영화 황금기 – 1950년대 거장 15인전’을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상영되었다. 관련 정보는 다음 링크 참조.

http://www.cinematheque.seoul.kr/rgboard/addon.php?file=programdb.php&md=read&no=46&start=585

[고지라] 제작 과정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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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독자가 영화를 보았다고 상정한 것이므로,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읽지 않는 편이 좋겠다.

– 고지라의 사체를 발견하는 도입부 장면은 당초 시베리아의 빙원에서 고지라와 다른 괴수가 싸우던 모습 그대로 얼음에 파묻힌 채 발견된다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극지에서 크립톤 행성의 우주선을 발견하는 장면이 포함된 <맨 오브 스틸>과의 유사성으로 인해 필리핀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실루엣으로 고지라와 다른 괴수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시각적인 고려도 있었다.

* <고지라>와 <맨 오브 스틸>은 모두 워너 브라더스와 레전더리 픽처스가 제작한 영화이며, 제작진도 일부 공유하였다.

** 역대 고지라 시리즈에서 비슷한 예를 들어 보면, 고지라는 제2편 <고지라의 역습>(1955)에서 얼음에 파묻힌 뒤 다음 편인 <킹콩 대 고지라>(1962)에서 베링해로 떠내려온 빙산을 부수고 깨어난다. 두 작품은 시공계열의 연결이 모호하지만 <킹콩 대 고지라>가 전작을 의식했다는 점은 명백하다. <고지라: 파이널 워즈>(2004)에도 고지라를 남극의 빙산을 무너뜨려 파묻었다가, X성인에 의해 조종당한 괴수들이 세계 각국을 습격하자 이를 격퇴하기 위해 다시 깨운다는 전개가 있다.

– 개렛 에드워즈 감독은 레전더리 픽처스로부터 <고지라> 연출 제의 연락을 받았을 때, 1954년 오리지널을 막 감상하려던 참이었다. 레전더리 측이 자기들의 제안이 “마음에 들어요?” 라고 묻자, 에드워즈 감독은 탁자 위에 놓인 <고지라> 홈 비디오 타이틀을 바라보며 “네, 지금 그걸 보고 있는 중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다이이치 원자력 발전소 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제작진은 영화의 내용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하여 도입부를 일본이 아닌 미국이나 한국에서 시작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누출 사고는 영화의 주제를 더욱 더 유의미한 것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과 이야기의 발단은 고지라의 고향에서 시작해야만 한다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원안 그대로 일본으로 설정되었다.

만일 제작진이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잔지라의 원자력 발전소 장면은 미국이나 한국을 무대로 그려졌을지도 모르는 일이겠다. 한국이라면 어디였을까? 고리 원자력 발전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그 상상과 직결된 과오를 현실의 한국 정부가 저지르고 있으니…

– 이 책에 실린 설정에 따르면, 무토는 혼자서 고지라를 죽일 수 없으나 집단으로는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방사능을 함유한 고지라의 사체에 포자를 퍼뜨려 번식한다.

– 사운드 디자이너 에릭 아달은 고지라의 울음소리를 만들기 위해 1954년 오리지널 제작 당시 그랬듯이 느슨하게 푼 콘트라베이스 줄을 송진 장갑으로 문질러 보았다. 하지만 그때와 같은 뜻밖의 행운으로 ‘이거다!’ 싶은 소리는 얻을 수 없었다고. 완성된 울음소리의 주요 재료가 된 것은 드라이아이스로 과냉각된 금속이 수축, 진동하면서 발생하는 날카로운 비명 또는 고함 같은 소음이다.

– 개렛 에드워즈 감독은 호놀루루 공항에서 고지라와 무토가 대면하기 직전, 공항 로비의 탑승객들이 거대한 창문 너머로 괴수들과 폭발하는 여객기를 목격하며 경악하는 장대한 파노라마 샷을 커다란 수족관에 비유했다. 그러나 수족관에서는 수조 속의 상어와 관람객들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안전하게 격리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다르겠다.

– 철교 시퀀스는 당초 밴쿠버에서 찾은 실제 철교에서 촬영할 계획이었으나, 120피트 높이의 다리 위에 150명의 인원이 올라갈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우려가 있어 스튜디오 촬영으로 대체되었다. 스튜디오에는 철교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가 마련되었다.

– 핵미사일을 노리는 수컷 무토와 고지라의 해상 격투 장면이 스토리보드로 그려졌으나 완성되지는 못했다. 극중 시점으로는 수컷 무토가 핵미사일을 빼앗아 샌프란시스코에 상륙하기 직전에 해당한다.

– <고지라>는 아리플렉스 알렉사 플러스 카메라로 디지털 촬영되었다. 촬영감독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디 아워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어톤먼트>, <노웨어 보이>, <케빈에 대하여>, <안나 까레니나>, <어벤저스> 등에 참여했던 시머스 맥가비. 지나칠 정도로 선명한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을 조금 부드럽고 필름 느낌이 나도록 다듬기 위해 1950~60년대 쓰였던 오래된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하였다.

책을 마저 읽고 새로운 내용을 찾게 되면 따로 써 보겠다.

출처: [고지라: 파괴의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