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북미판 블루레이/DVD 발매 정보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최대의 흥행작으로 기록될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가 10월 20일 북미에서 블루레이 디스크와 DVD로 발매된다. 디지털 다운로드 서비스는 10월 1일부터.

북미판은 다음 5종이 기본 발매된다. 양판점 한정판, 스틸북 등 특정 상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판본은 제외.

1. 블루레이 3D 콤보
블루레이 3D + 블루레이 2D + DVD + 디지털 카피 (49달러 98센트)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2. 블루레이 2D 콤보

블루레이 2D + DVD + 디지털 카피 (34달러 98센트)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3. DVD
29달러 98센트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4. 블루레이 한정판 기프트 세트

블루레이 3D 콤보에 특전으로 인도미누스 렉스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피겨 동봉 (119달러 98센트)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5. 쥐라기 공원 컬렉션

<쥐라기 공원> 시리즈 전 4부작을 묶은 블루레이 박스 세트. <쥐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는 3D 버전도 포함 (89달러 98센트)
블루레이는 1,080p / 2.00:1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DTS-HD MA 7.1 (3D는 5.1) 음성을, DVD는 2.00:1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음성을 각각 탑재한다.

부록 구성은 아래 목록을 참조.

블루레이 독점 부록

쥬라기 월드에 잘 오셨습니다
쥬라기 월드의 창조 과정을 상세히 탐구한 다큐멘터리.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와 기획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작품의 아이디어 창출, 캐스팅 과정, 촬영 장소 선정 등을 논의한다. 배역에 대한 배우들의 해설도 포함.

쥬라기 월드: 자유이용권
주연 크리스 프랫과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가 영화의 명장면을 논의한다. 제작 과정 영상과 시각효과 분석도 곁들여진다.

크리스 프랫과 함께하는 이노베이션 센터 돌아보기
주연 크리스 프랫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건설된 박물관 겸 전시장 이노베이션 센터를 안내한다.

쥬라기 위기일발
역대 시리즈의 위기일발, 구사일생, 공룡과의 섬뜩한 조우 장면 등을 묶은 영상.

블루레이 / DVD 공통 부록

삭제된 장면

공룡들, 다시 한 번 배회하다
시각효과 제작 과정. 영화 속 공룡들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배우들이 어떤 방법으로 촬영에 참여했는지 등을 살펴본다.

크리스와 콜린, 세계를 떠맡다
주연 배우와 감독이 서로 인터뷰를 하며, <쥬라기 월드>를 비롯한 시리즈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블루레이 예고편과 블루레이 부록 맛보기 영상도 확인하시라.

한국판 정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발매 시기를 감안하면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홈 시어터 포럼, 블루레이 닷컴, 아마존

 

킹콩 – 위대한 고릴라 제왕의 연대기

※ 읽기 전에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 국내 개봉을 맞아 영화 주간지 [씨네 21] 532호(2005년 12월 13일자)에 기획 기사 형식으로 기고한 글이다.

모든 킹콩 영화의 원조가 된 1933년판 <킹콩>부터 그 아류작까지 70여 년에 이르는 역사를 작품 중심으로 정리했고, 기획 단계에서 좌절된 미완성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도 간략하게 실었다. 10년 전에 쓴 글이므로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 유의하시라.

이 글의 저작권은 나와 [씨네 21]이 갖고 있으므로 무단 인용이나 게재는 허락하지 않는다.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12월 14일, 피터 잭슨 감독의 신작 <킹콩>이 한국의 극장가를 찾는다. 잭슨이 어린 시절 오리지널 작품을 본 뒤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는 일화처럼 <킹콩>은 1933년 세상에 나온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고, 그들 가운데 영화라는 길을 걷게 된 사람들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다. 아울러 70여 년에 이르는 킹콩의 기나긴 역사는 다양한 속편과 관련작, 아류작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그 자체가 시각효과와 장르영화의 발전사와도 일맥상통한다. 2005년 새롭게 탄생한 <킹콩>을 보러 가기 전에 이 거대한 고릴라가 만들어 온 연대기를 한 번 되짚어 보는 것은 한층 흥미로운 관람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 아는가. 오늘 옆 자리에서 같이 영화를 본 그 사람이 훗날 유명한 감독이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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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King Kong (1933)
감독 : 메리언 C. 쿠퍼, 어니스트 B. 쇼드색
출연 : 페이 레이, 로버트 암스트롱, 브루스 캐봇
흑백 / 100분

(C) RKO Radio Pictures
(C) RKO Radio Pictures

<킹콩>은 탐험가 기질을 타고난 제작자 겸 감독 메리언 C. 쿠퍼가 창조한 작품이다. 일찍이 거친 탐험과 야생동물(특히 고릴라)에 깊은 흥미를 가졌던 그는 대공황의 절정에 직면해 있던 1930년대 초의 대중을 현실 세계로부터 잠시나마 도피시켜 줄 오락 영화의 결정판을 만들고자 했다. 동료인 어니스트 B. 쇼드색과 함께 세계 각국 오지의 생생한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진 쿠퍼는 <킹콩>에서 자신을 매료시켰던 모든 요소들을 펼쳐 보인다. 해골섬으로 대표되는 미지의 땅으로의 모험담, 야수 콩이 상징하는 자연과 칼 데넘이 상징하는 문명과의 대립각, 콩과 금발의 미녀 앤 대로우가 연출하는 고전적인 미녀와 야수 플롯… 이 모든 것을 영상에 담아낸 작품은 당시로서는 거의 전례가 없었다.

또한 시각효과의 역사에 있어 <킹콩>은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다. <킹콩>이야말로 시각효과가 스토리를 이끌어간 거의 최초의 영화이자, 동시에 그것이 가장 완전한 형태로 구현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앤 대로우도 킹콩 자신도 아닌, 털가죽과 점토로 뒤덮인 철골 인형을 영상 속에서 날뛰는 거대 고릴라로 재탄생시킨 시각효과인 것이다. 이는 1925년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을 각색한 <잃어버린 세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솜씨. 그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과 배면 투사, 매트 페인팅 등 당시에 가능했던 모든 기술효과를 총동원해 만들어 낸 <킹콩>의 환상적인 영상은 투박한 흑백 화면을 벗어나 관객의 상상력과 경외감을 자극하는 놀라운 박력으로 가득하다. 특히 킹콩과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벌이는 격투 장면, 긴장감과 공포가 생생한 외나무다리 시퀀스, 성이 나 원주민 마을을 잔혹하게 파괴하는 콩의 묘사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의 장렬한 라스트 등은 그 하나하나가 고전이 되어 수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에서 인용 및 재생산되었다.

<킹콩>은 거대 괴수 영화의 시조로서도 가치가 높다. 공룡을 포함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거대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는 물론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킹콩은 그들과는 차별된 독자적인 캐릭터를 가졌으며 괴수 캐릭터가 영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처음으로 완수함으로써 이후 레이 해리하우젠의 창조물들이나 일본의 고지라와 가메라 등으로 대표되는 거대 괴수 장르의 맹아가 된다. 약 2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1933년 3월 2일 공개된 <킹콩>은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작품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1991년에는 미국 국회 도서관의 영구 보존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98년에는 미국 영화 연구소가 뽑은 역대 최고의 미국 영화 100편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킹콩>은 7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한 시절을 풍미한 영화로부터 시각효과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고전이자, 거대 괴수 영화의 출발점을 거쳐 당당한 문화적 아이콘의 반열에까지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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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아들> Son of Kong (1933)
감독 : 어니스트 B. 쇼드색
출연 : 로버트 암스트롱, 헬렌 맥, 프랭크 라이커
흑백 / 70분

(C) RKO Radio Pictures
(C) RKO Radio Pictures

<킹콩>의 대성공 직후, RKO는 쿠퍼에게 ‘연말 시즌을 목표로 가능한 한 빨리 속편을 만들라’고 요청했다. 쿠퍼 역시 킹콩의 유명세가 식으면서 아류작이 난립하기 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8개월 만에 신속히 만든 속편이 바로 <콩의 아들>이다. 칼 데넘 일행이 보물을 찾기 위해 해골 섬에 돌아가 킹콩의 아들 키코와 만나게 된다는 내용을 다룬 이 속편은 흥행에도 성공했고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스톱 모션 시각 효과도 여전히 훌륭했다.

그러나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전편과 비교할 수 없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그 이유로는 위화감이 들 정도로 강조된 코미디와 연결이 엉성하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무자비한 야성의 상징이었던 킹콩과는 달리 키코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온순하고 충성스러운 고릴라인데, 애교 있고 귀엽기는 하지만 전편에서 압도적인 박력을 내뿜었던 아버지만은 못했다. 킹콩을 이용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인 데넘이 또 다시 자신의 이윤을 위해 섬에 돌아온다는 설정과 결말에서 키코가 그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내용도 그리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 같은 퀄리티 저하는 속편을 거의 동시에 기획하여 전편 이상으로 물량 공세를 퍼붓는 현재와는 달리 촉박한 스케줄과 절반으로 깎인 예산이라는 당시의 제작 환경에 기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이와 같은 작품 내외적 한계 때문에 <콩의 아들>은 킹콩의 정사(正史)에 틀림없이 속함에도,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비운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또한 이 같은 시행착오는 반세기 뒤 데 라우렌티스판 리메이크의 속편인 <킹콩 2>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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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조 영> Mighty Joe Young (1949)
감독 : 어니스트 B. 쇼드색
출연 : 테리 무어, 벤 존슨, 로버트 암스트롱
흑백 / 94분

<마이티 조 영> Mighty Joe Young (1998)
감독 : 론 언더우드
출연 : 빌 팩스턴, 샬리즈 테론, 레이드 세베드지야
컬러 / 114분

(C) Argosy Pictures
(C) Argosy Pictures

<마이티 조 영>은 <킹콩> 시리즈가 아니지만 메리언 C. 쿠퍼(제작), 어니스트 B. 쇼드색(감독), 윌리스 오브라이언(시각효과) 등 <킹콩>을 만들었던 여러 재능들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아울러 야성과 문명이 충돌한다는 주제 역시 <킹콩>의 변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항상 함께 언급되곤 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아프리카에서 ‘조셉 영’이라는 이름의 고릴라와 함께 자란 소녀 질(테리 무어 분). 이 영화에서 그들은 칼 데넘처럼 탐욕스러운 흥행사 맥스 오하라(다름 아닌 데넘 역의 로버트 암스트롱이 연기했다)에게 발탁되어 헐리우드의 호화 나이트클럽에서 서커스를 공연하지만 결국 탈출하여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킹콩>과 다른 점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해피 엔딩. 드라마와 액션의 조화가 뛰어나며 무엇보다도 훨씬 발전된 시각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실사 캐릭터와 스톱 모션 캐릭터가 동작을 주고받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아프리카에서 카우보이들이 벌이는 조의 포획 작전, 조가 10명의 장사와 줄다리기를 벌이는 장면 등에서 이러한 효과가 두드러진다. 그리고 사람이 손수 모델의 자세를 바꿔야 하는 스톱 모션의 특성 상 프레임마다 털의 모양이 달라졌던 <킹콩>과는 달리, <마이티 조 영>의 조는 표면에 고무를 입히는 등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털의 재질감도 훨씬 리얼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오브라이언의 거듭된 실험의 결과로 한층 동작 묘사가 부드러워진 스톱 모션도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 영화는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조수로 참여하여 약 80%에 이르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소화해 낸 레이 해리하우젠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스톱 모션의 역사에 있어 의미가 깊다.

1998년에 제작된 리메이크는 배경을 현대로 옮겼고 동물 보호론자로 설정이 바뀐 질이 조와 함께 밀렵꾼들의 위협에 맞서는 내용을 그렸다. <불가사리>로 시각효과 영화를 체험했던 론 언더우드 감독이 안정된 연출력을 선보였으며, 1976년판 <킹콩>과 <그레이스토크 타잔> <정글 속의 고릴라> 등을 통해 1급 특수분장 전문가로 인정받은 릭 베이커가 수트메이션과 모델을 담당했다. 여기에 적절히 사용된 CG가 조화된 영상은 유인원 시각효과의 한 정점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테리 무어와 해리하우젠이 남녀 주인공을 보며 ‘처음 만났을 때의 당신 모습이라오’ 라고 말하는 카메오 장면도 인상 깊다.

(C) RKO Pictures, Walt Disney Pictures
(C) RKO Pictures, Walt Disney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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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대 고지라> キングコング対ゴジラ (1962)
감독 : 혼다 이시로
출연 : 타카시마 타다오, 사하라 켄지, 아리시마 이치로
컬러 / 98분

(C) Toho Co., Ltd.
(C) Toho Co., Ltd.

거대 괴수의 제왕 킹콩과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 고지라의 대결을 그려 큰 화제를 모았던 오락대작. 일본에서만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고지라 시리즈 사상 최대의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세계적으로도 고지라 시리즈의 대표작으로서 높은 지명도를 가진 작품이다. 시각효과 면에서는 오리지널 <킹콩>의 스톱 모션 대신 일본 특유의 수트메이션(배우가 괴수 옷을 입고 연기하는 기법)과 미니어처 특촬을 활용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러나 못생긴 얼굴로 대표되는 킹콩 수트의 조악한 조형과 극중 킹콩이 고압전선을 씹어 대전체질로 변한다는 묘사, 신장 50m의 고지라에 맞추기 위해 터무니없이 거대화된 킹콩의 설정 등은 골수 킹콩 팬들로부터 혹평을 받기도 했다.

킹콩의 역사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영화의 기원은 다름 아닌 윌리스 오브라이언.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가 재기를 준비하면서 기획했던 작품은 킹콩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증손자가 만든 합성괴수 깅코와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의 <킹콩 대 프로메테우스>였다. 오브라이언은 유나이티드 아티스츠의 프로듀서 존 벡과 함께 제작을 추진했으나, 우여곡절을 거쳐 오브라이언은 배제된 채 작품의 아이디어만 일본의 토호 영화사까지 흘러가게 된 것. 결국 고지라 시리즈 3번째 작품으로 발표된 <킹콩 대 고지라>는 오브라이언의 의도와는 너무나 많이 달라진 작품이 되었고, 죽기 얼마 전에야 자신의 아이디어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갔음을 뒤늦게 알게 된 오브라이언의 상심은 대단히 컸다고 전해진다.

인간 드라마 부분에서는 괴수 대결 영화와 함께 당시 일본에서 고도성장기의 애환을 그려 인기를 모았던 셀러리맨 영화의 플롯을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 묘사에 능한 혼다 이시로 감독의 연출과 세키자와 신이치 작가의 각본에 의해 두 장르가 자연스럽게 결합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츠부라야 에이지가 담당한 킹콩과 고지라의 코믹하면서도 박력 넘치는 대결 장면도 훌륭한 볼거리인 <킹콩 대 고지라>는 나름대로 현지화에 성공한 킹콩 영화의 방계 작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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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쇼> The King Kong Show (1966)
제작 : 아서 랜킨 주니어, 줄스 배스
출연 : 빌리 메이 리처즈, 칼 배너즈, 수전 콘웨이
컬러 / 전 26화(편당 각 6분)

(C) Rankin/Bass Productions, Videocraft International
(C) Rankin/Bass Productions, Videocraft International

미국 ABC 채널을 통해 방영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몬도 섬에서 연구 활동 중인 과학자 본드 교수 가족이 킹콩과 함께 다양한 모험을 체험한다는 내용으로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모았으며, 한 번만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멜로디의 주제가가 인상적이다. 일본의 토에이 동화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기준에서는 다소 어설프고 조악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한 스토리와 친근감 있는 캐릭터들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본령에 충실하다. 제작자 랜킨과 배스의 대표작으로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단골로 방영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루돌프 사슴코>(1964)가 있는데, 이 작품은 2030세대들이라면 TV로 한 번씩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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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의 역습> キングコングの逆襲 (1967)
감독 : 혼다 이시로
출연 : 타카라다 아키라, 로즈 리즌, 아마모토 히데요
컬러 / 104분

(C) Toho Co., Ltd.
(C) Toho Co., Ltd.

토호 창립 35주년 기념작. 킹콩의 새로운 실사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킹콩 쇼>의 랜킨-배스 프로덕션과 <킹콩 대 고지라>의 대성공으로 고무된 토호의 의향이 접점을 이룬 작품이다. 원래 토호는 킹콩과 괴수 에비라가 대결한다는 내용의 <로빈슨 크루소 작전 킹콩 대 에비라>라는 각본을 제출했으나 기각되었고, <킹콩 쇼>의 캐릭터와 설정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각본이 채택되어 만들어진 것이 바로 <킹콩의 역습>이다. 본드 가족 대신 UN의 다국적 연구원들이 주인공이며, <킹콩 쇼>에 나왔던 악당 닥터 후와 그가 만든 로봇 고릴라인 메카니콩도 실사로 등장한다. <킹콩 대 고지라>와 마찬가지로 수트메이션과 미니어처 특촬이 사용되었는데, 특히 영화 초반부 킹콩과 T-렉스형 괴수 고로사우루스가 싸움을 벌이는 시퀀스는 특촬감독 츠부라야 에이지가 오리지널 킹콩에 대한 존경을 표한 명장면이다.

이외에도 정교한 실사와 모델의 합성, 킹콩의 강력한 힘을 중량감 있는 영상에 담은 촬영 기법 등 전반적인 특촬의 질은 <킹콩 대 고지라>에 비해 훨씬 발전되어 있다. 닥터 후로 분한 성격 배우 아마모토 히데요, 마담 피라냐 역의 하마 미에(007 <두 번 산다>의 본드 걸) 등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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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King Kong (1976)
감독 : 존 길러민
출연 : 제프 브리지스, 제시카 랭, 찰스 그로딘
컬러 / 134분

<킹콩 2> King Kong Lives (1986)
감독 : 존 길러민
출연 : 린다 해밀턴, 브라이언 커윈, 존 애쉬튼
컬러 / 105분

(C) Dino De Laurentiis Company
(C) Dino De Laurentiis Company

<킹콩>의 대규모 리메이크 계획은 1976년 이전에도 이후에도 있었으나, <포세이돈 어드벤처>나 <타워링> 등 재난영화가 한 때의 붐을 이뤘던 당시야말로 뉴욕에 나타난 거대한 고릴라의 난동을 다시 한 번 연출할 가장 적합한 시기였을 것이다. 여기에 두둑한 배짱이라면 메리언 C. 쿠퍼에 지지 않을 명 프로듀서 디노 데 라우렌티스가 나서면서 결국 1933년작 이후 첫 공식 리메이크인 1976년판 <킹콩>이 태어나게 된다.

미국에서는 파라마운트가 배급했던 이 리메이크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화화 판권을 사이에 둔 유니버설과의 혈투로 이미 상당한 이목을 끌었으며, 실물 크기의 ‘로봇 킹콩’이 등장한다는 홍보는 그 이상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부분의 리메이크가 그렇듯 오리지널에 비해 신선함과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밋밋하게 늘어난 스토리에 2시간 14분이라는 상영시간은 너무 길었고, 시각효과는 오리지널보다 존재감이 훨씬 뚜렷했지만 그만큼 영상 표현의 자유도가 제한되었다. 실제 로봇 대신 릭 베이커가 고릴라 수트를 입고 연기한 장면이 더 많이 나온다는 부분은 특히 혹평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기계 장치를 통해 연출된 킹콩의 다양하고 리얼한 표정들과 실물 크기로 만들어진 인조 킹콩 팔의 완성도는 이 영화와 함께 쏟아졌던 숱한 아류작들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뛰어났다. ‘내게 있어 오리지널 <킹콩>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존 길러민 감독의 말처럼 킹콩에 대한 재해석도 돋보이는데, 오리지널에서의 잔인무도한 야성 그 자체였던 킹콩이 보다 감정에 민감한 동물로 묘사된 부분은 이 작품만이 가진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존 배리의 서정적인 음악과 리처드 클라인의 촬영 등 당시나 지금이나 일급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즐길 거리도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오리지널인 1933년판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이 영화를 통해 킹콩의 이미지가 각인된 팬들이 많다.

한편 <킹콩>의 속편인 <킹콩 2>에서는 전편에서 죽었다고 여겨졌던 킹콩이 10년 후 심장 이식 수술을 통해 부활한다. 여기에는 1982년 첫 개발에 성공한 인공심장이라는 과학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암컷 고릴라 ‘레이디 콩’이 등장하고 킹콩과 레이디 콩의 로맨스(!)를 도입한 방식은 1933년 당시 <킹콩>과 <콩의 아들>과의 관계를 연상시키고, 마지막 장면에서 두 고릴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그렇다. 시각효과 기법은 전편에서 사용된 방식을 대부분 재활용하고 있으나, 형편없이 깎인 예산 때문에 수트와 미니어처의 질은 상당히 떨어져 있다. 10년 전의 감각 그대로 작품을 이끌어 간 존 길러민 감독의 연출은 엉성한 각본과 함께 부작용을 일으켜 결국 전편만큼의 중량감도, 시각적 쾌감도 이끌어내지 못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다. 많은 킹콩 팬들에게 죄의식을 동반한 즐거움으로 기억된다.

(C) De Laurentiis Entertainment Group
(C) De Laurentiis Entertainment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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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의 대역습> A*P*E (1976)
감독 : 폴 레더
출연 : 로드 애런츠, 조애나 컨스, 이낙훈
컬러 / 87분

(C) Lee Ming Film Co., 국제영화흥업주식회사
(C) Lee Ming Film Co., 국제영화흥업주식회사

<킹콩>의 아류작들 가운데 거의 최하급 퀄리티를 자랑하는 문제작(?). 제목부터 데 라우렌티스의 <킹콩> 리메이크로 조성된 ‘킹콩 붐’에 편승하려는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한미 합작으로 제작되어 이낙훈, 우연정, 조춘 등의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것은 물론, 대부분의 장면이 한국에서 촬영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1960년대 이후 근근이 이어져 온 한국 괴수영화의 계보에도 포함시키는 것이 가능하나, 아쉽게도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논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스톱 모션을 활용하는 대신 배우가 괴수 수트를 입는 수트메이션 기법을 채택했는데, 조악하기 짝이 없는 수트는 관객들이 고릴라로 감정이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으며, 상어 시체를 물에 헹구는 것을 대결 장면이라고 찍어놓은 꼴이나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날리는 고릴라의 황당한 모습 등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3-D 입체 영화로 제작되어 카메라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병사의 커트와 같은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런 Z급 영화만을 즐기는 팬들이라면 환호성을 지를 만한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평범한 관객들까지 굳이 찾아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중에게 ‘킹콩은 유치한 괴수 영화’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 데는 이런 터무니없는 영화들의 잘못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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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콩> Queen Kong (1976)
감독 : 프랭크 애그러머
출연 : 로빈 애스크윗, 룰라 랜스카, 밸러리 리온
컬러 / 87분

(C) Cine-Art München, Dexter Film London
(C) Cine-Art München, Dexter Film London

제목 그대로 ‘<킹콩>의 여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주요 캐릭터의 성을 오리지널과 정반대로 바꿔버린 것이 특징이다. 유방이 달린 암컷 거대 고릴라가 남성 캐릭터를 납치하며, 그 남성 캐릭터는 여성 감독의 구애를 뿌리치고 갖은 고생 끝에 고릴라와 행복하게 잘 산다는 줄거리. 이 쯤 되면 여성 버전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패러디에 가까운 수준인데, 여기에 실로 조잡하기 짝이 없는 뮤지컬 장면이 이따금씩 삽입되어 황당함은 점차 더해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설득으로 런던 시내(그렇다, 이번에는 고릴라가 빅 벤에 매달린다!)의 모든 여성들이 ‘여성 해방’ 등의 푯말을 들고 고릴라를 응원하는 것으로 끝난다.

액션보다는 코미디와 개그에 치중하는 등 ‘한 번 놀아 보자’는 제작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저예산도 아니고 ‘무예산’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조악한 영상과 허술한 연기, 뮤지컬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최악의 노래 등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끝까지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작품을 심히 불쾌하게 여겼던 디노 데 라우렌티스는 법원 명령을 통해 개봉을 막았으며 2001년이 되어서야 해금, 일본에서 최초로 극장 공개되었다. 미국에서는 2003년에 DVD로 곧장 출시되었다. 킹콩의 야사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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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성왕> 猩猩王 (1977)
감독 : 하몽화
출연 : 에벌린 크래프트, 이수현, 곡봉
컬러 / 87분

(C) Shaw Brothers
(C) Shaw Brothers

홍콩 쇼 브라더스 최초의 본격 괴수 영화. 역시 70년대 ‘킹콩 붐’에 영향 받은 작품이기는 하나 다른 아류작들과는 달리 거대 ‘고릴라’가 아닌 거대 ‘북경원인’이 등장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인도 로케를 통해 현지의 이국적인 풍물과 코끼리, 호랑이, 코브라 등 맹수들의 활약을 화면에 담았으며 한국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배우인 이수현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등 여타의 킹콩 관련작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분위기다.

특촬은 츠부라야 에이지로부터 사사받은 아리카와 사다마사가 담당하였으며 훗날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특촬감독이 된 카와키타 코이치 등 일본 특촬계의 중진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홍콩영화의 특징적인 빠른 장면 전환과 과장된 상황 연출, 의외의 잔혹한 유혈 묘사 등으로 인해 컬트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극중 북경원인의 친구인 야생의 미소녀 에벌린 크래프트의 요염한 자태는 관객은 물론 촬영 스탭들까지도 침 흘리게 했다는 후문. 200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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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 불발된 프로젝트들

워낙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답게 ‘킹콩’이라는 이름을 달고 영화계를 떠돌았던 미완성 프로젝트들도 수없이 많았다. 킹콩의 아버지인 쿠퍼와 쇼드색조차 <콩의 아들>의 속편 <킹콩의 새로운 모험>을 기획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1편의 시점에서 데넘 일행이 킹콩을 뉴욕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쿠퍼는 자신이 개발한 시네라마 기술을 활용한 킹콩 영화를 구상하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킹콩의 명성을 함부로 망치지 못하도록 ‘노 리메이크’ 선언을 했다. 이 때문에 1973년 그가 죽기 전까지 많은 기획안들이 무산되었다. 영국 공포영화의 명가 해머에서는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등 유니버설 몬스터의 리메이크에 이은 <킹콩>의 리메이크를 제안했고, 1970년대 초 스톱 모션 애니메이터 짐 댄포스는 당시 퍼블릭 도메인이었던 <킹콩> 소설판의 영화화를 추진했으나 RKO의 이의 제기로 무산되었다. B급영화의 대부로 잘 알려진 로저 코먼도 1976년작 리메이크의 판권을 둘러싼 북새통을 틈타 한몫 챙기려 했고, 1990년대 초반에는 토호가 <킹콩 대 고지라>의 리메이크를 검토하기도 했다. 리메이크의 배턴이 피터 잭슨에게 넘어가기 전 거론된 감독으로는 존 랜디스 등이 있다.

[쥬라기 월드] 블루레이 한정판 특전 공개

개봉한 지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지만, 해외에서는 블루레이 디스크와 DVD의 예약 판매가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

<쥬라기 월드> 블루레이 및 DVD의 발매 시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극장 공개 후 타이틀 발매까지 보통 3~5개월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9월에서 11월 사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상세한 타이틀 사양 역시 아직 알려진 바는 없지만, 어제 <쥐라기 공원> 공식 페이스북이 예약 판매 소식과 함께 블루레이 한정판 박스 세트에 들어가는 특전 피겨의 이미지를 선보였다. 인도미누스 렉스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대결 모습을 입체화한 것이다.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이 특전 피겨가 포함되는 블루레이 한정판 박스의 정가는 119달러 98센트로 책정되었다. 본편 타이틀은 블루레이 3D, 블루레이 2D, DVD 그리고 디지털 카피를 수록.

그밖에 블루레이 3D+2D+DVD+디지털 카피 세트(33달러 99센트), 블루레이 2D+DVD+디지털 카피 세트(34달러 98센트), DVD 단품(29달러 98센트), 마지막으로 <쥐라기 공원>부터 <쥬라기 월드>까지 시리즈 4편을 모두 묶은 블루레이 박스(<쥬라기 월드>는 3D 지원, 디지털 카피 포함, 89달러 98센트)까지 북미에서만 총 5종의 타이틀이 기본 발매된다.

<쥬라기 월드> 블루레이 및 DVD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니 계속 주목해 주시라.

출처: <쥐라기 공원> 공식 페이스북, 아마존

마블 스튜디오의 [쥬라기 월드] 축하 메시지

jwcongrats
마블 스튜디오 대표 케빈 파이기가 <어벤저스>를 제치고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으로 데뷔한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측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파이기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래 그림을 올리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Congrats Mr. Spielberg @UniversalPics @Legendary @LeDoctor @colintrevorrow and especially @prattprattpratt”

(스필버그 씨와 유니버설 픽처스, 레전더리 픽처스, 프랭크 마셜, 콜린 트레보로우 그리고 특히 크리스 프랫에게 축하 인사를 보냅니다.)

* @LeDoctor는 프랭크 마셜 프로듀서, @prattprattpratt은 주연 크리스 프랫의 트위터 계정이다.

파이기가 크리스 프랫을 ‘특히’라는 표현으로 강조한 이유는 그가 지난해 여름 대히트한 마블 스튜디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주연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 속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토르의 묠니르를 들고 있는 모습은 <어벤저스: 울트론의 시대>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재치 넘치는 대목이다.

<쥬라기 월드>는 지난 주말 동안 북미에서 2억 8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 순위 1위로 데뷔했는데, 이 액수는 2012년 <어벤저스>가 세운 역대 최고 데뷔 기록인 2억 740만 달러를 3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쥬라기 월드>는 15일 현재 북미에서 2억 3,415만 달러, 해외에서 3억 1,561만 달러, 전 세계 합산 5억 4,976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기록하면서 초대형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출처: 케빈 파이기 트위터

[쥐라기 공원] 관련 수집품 (1)

신작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개봉을 맞아, 갖고 있는 <쥐라기 공원>(Jurassic Park) 관련 수집품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 대단한 목록은 아니지만, 영화에 얽힌 소소한 추억과 즐거움을 되새기고 나눌 수 있다면 나름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올려 본다.

첫 번째로는 영화를 보기 전에 접하는 홍보물을 모았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1. <쥐라기 공원> 팸플릿 (1993년 7월 18일, 신영극장에서 구입)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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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970년대부터 90년대 사이 영화 홍보물의 주류는 팸플릿, 전단지, 영화 카드, 엽서 등이었다. 이 가운데 팸플릿이 조금 특별했던 까닭은 책자였기 때문에 정보량이 가장 많았다는 것, 그리고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다른 홍보물들과 달리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으로 간추릴 수 있겠다. 지금은 전단지로 완전히 대체된 팸플릿은 카탈로그 또는 프로그램으로도 불리고, 보통 A4 규격의 중철 제본으로 분량은 20~30쪽 내외이다. 내용은 작품 소개와 줄거리, 제작 에피소드, 배우 및 스탭 소개이고 이 사이사이에 본편이나 제작 과정 스틸(컬러 및 흑백)이 여러 장 삽입된다. 때때로 평론가의 해설이나 상품 광고 등도 들어간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기준으로 극장 로비에서 1,000원~2,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었다.

적잖은 영화가 극장 개봉과 동시에 IPTV나 VOD로도 선보이는 현재와는 달리, 90년대까지만 해도 극장 개봉과 홈 비디오 출시 사이에 길면 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었다. 따라서 극장을 나온 뒤 영화에 대한 기억과 여운을 음미할 수 있는 대체물 겸 기념품으로서, 팸플릿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함께 꽤나 유용했다. 작품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경로와 방법이 제한되어 있었던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자료집 역할도 톡톡히 했다. 사실 지금에 와서 팸플릿을 다시 들춰 보면 이 ‘자료’의 수준이라는 것이 보도자료와 별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조차도 따로 접하기 힘들었던 당시 상황에서 팸플릿의 가치는 확실히 컸다고 할 수 있다.

맛보기로 <쥐라기 공원> 팸플릿 본문 중 작품 소개와 스토리 부분, 그리고 큼직한 스틸과 평론가들의 찬사를 실은 말미 부분 4페이지를 올린다. 역시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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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팸플릿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기는 대략 90년대 중반쯤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나온 예가 있지만(이 이야기는 잠시 후에) 매우 드문 경우. 내 경험을 예로 들자면 1990년, 훗날 <쥐라기 공원>을 보게 되는 신촌 신영극장(현 CGV 신촌 아트레온)에 <크로커다일 던디 II>를 보러 갔을 때, 로비에서 <리빙 데이라이츠>, <베벌리 힐즈 캅 II>, <블랙 레인> 등 같은 UIP 배급 영화 팸플릿을 10권씩 묶어 싸게 팔고 있는 걸 보고는 덥썩 샀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재고 처리는 팸플릿이 사라지기 시작한 전조가 아니었을까 싶다.

여하튼 <쥐라기 공원>이 공개된 1993년 시점에서 팸플릿은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쥐라기 공원>의 팸플릿을 구입한 날은 개봉 이튿날인 1993년 7월 18일 일요일(당시엔 새 영화를 개봉하는 날이 토요일이었다), 장소는 앞서 썼던 대로 신촌 신영극장이다.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전날 7월 17일 KBS 2 토요명화에서 <조스 2>를 방영했고, 이를 녹화하면서 비디오카세트에 날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조스> 제1편도, 그리고 <쥐라기 공원>도 모두 짐승의 ‘아가리’가 돋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 참 묘한 우연이었다.

워낙 화제작이었던 데다 개봉 이튿날에 일요일까지 겹쳐, 단관이었던 신영극장은 사람들로 정신없이 바글바글했다. 옛날 신문의 영화 광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극장 밖 인도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졌던 것이다. 표는 앞서 예매해 두었으니 걱정이 없었는데, 인파를 뚫고 상영관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객석 사이와 가장자리 통로까지 꽉 들어차 있었다. 극장 측이 한 회차 좌석 수보다 많은 표를 판 것이었다. 이렇게 정원 초과로 입장한 사람들은 통로 바닥에 그냥 주저앉거나 낚시의자를 깔고 앉아 영화를 보았다. 예전에 가끔 있었던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본편의 경이로운 영상, 그리고 오싹한 스릴과 더불어 이 ‘극장 입석’ 역시 <쥐라기 공원>에 얽힌 특별한 기억이다. 아마도 낚시의자라는 시각적 요소가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2. <쥐라기 공원> 플라스틱 부채 (1993년 7월 18일, 신영극장에서 입수)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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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팸플릿을 구입한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받은 것. 부채는 요즘도 여름철에 많이 나누어 주는 홍보물이니 새삼스럽지 않지만, 모양이나 꾸밈이 역시 그 시절 답다. 무엇보다도 뒷면에 극장 이름을 큼직하게 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3. <잃어버린 세계: 쥐라기 공원> 전단지 (1997년 6월 19일, 신영극장에서 입수)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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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속편 <잃어버린 세계>도 신영극장에서 보았다. 블록버스터이니 당연히 여러 극장에서 개봉했으나, 4년 전 전편을 보았을 때의 재미있는 기억이 떠올라 다시 이 극장을 택했던 것 같다. 그때도 여전히 단관이었고 시설 역시 당시 기준으로도 그저 그랬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개봉관이었던지라 자주 찾았다.

유감인 점은 극장에서 팸플릿을 팔지 않아 전단지만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 97년이면 팸플릿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기이므로 당연히 안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팸플릿이 있긴 있었다. 몇 번 구할 기회가 있었는데…

18년 전 물건임에도 서체와 홍보 문구의 배치 정도를 눈감으면 요즘 전단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아래쪽에 공란을 만들어 전단지를 비치한 극장 이름을 인쇄할 수 있게 한 점이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한다.

4. <쥐라기 공원 III> 팸플릿 (2001년 8월 7일, 스타식스 정동에서 구입)

<쥐라기 공원 III>는 지금은 없어진 스타식스 정동에서 보았다. 신영극장과는 반대 방향이었지만 역시 집에서 멀지 않아 꽤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던 곳이다.

그런데 팸플릿이 완전히 사라졌을 거라고 여겼던 2001년에 이런 것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극장 로비에서 팸플릿과 스티커, 그리고 플라스틱 부채를 한 세트로 팔고 있었던 것이다. 가격은 3,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아무튼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팸플릿이 반가워 그 자리에서 샀다.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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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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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에 발행처로 표기된 (주) C & S는 제1편 팸플릿과 같은 업체이다. 이것도 꽤나 놀라운 점.

그렇지만 놀라움은 딱 거기까지였다. 팸플릿을 펼쳐 보니 거의 절반쯤 되는 분량이 큼직한 사진만 턱 실어 놓고 나머지는 공백으로 방치한 채였다. 텍스트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 밀도는 몹시 성겼고, 제1편 것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미 인터넷 시대로 접어든 지 몇 년이 흐른 뒤였고, DVD 등의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로 훨씬 더 상세하고 전문적인 영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팸플릿 내용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팸플릿의 성의 없는 편집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아래도 맛보기로 2장(4쪽)의 이미지를 실었는데, 두 번째 이미지처럼 사진만 달랑 던져 넣은 쪽수가 팸플릿 전체 분량의 절반쯤 된다.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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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쥐라기 공원 III> 플라스틱 부채 (2001년 8월 7일, 스타식스 정동에서 구입)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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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팸플릿과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세트로 구입한 부채. 제1편 것보다 손잡이가 길고 부채 표면에 인쇄된 공룡 이미지에는 흔히 말하는 ‘빤짝이’ 분말이 들어가 있어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부채를 장식한 얼굴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영화의 주된 악역은 스피노사우루스였지만 <쥐라기 공원> 하면 역시 T-렉스이기 때문이었을까.

다음 번에는 영상 매체 및 음반을 살펴보겠다.

혹시 소개하고 싶거나 여기에 없는 <쥐라기 공원> 관련 물품이 있다면 덧글 등으로 알려 줘도 좋겠다.

[쥬라기 월드] (2015)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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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는 22년 전 <쥐라기 공원>을 만들면서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 소설을 절반쯤 이루고 있었던 장광설을 몽땅 걷어냈다. 이 대담한 가지치기는 비슷한 방법을 택했던 <조스>보다 한층 더 길고 예리한 가위로 이루어졌다. 그러고 나서 스필버그는 ‘인간은 자신이 신이라도 된 양 자연을 갖고 놀지 말지어다’ 라는 교훈 정도만을 남긴 채, 남은 빈 공간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스릴과 노련한 액션으로 가득 가득 채웠다. 그 결과는 스필버그의 비범한 영상 감각이 빛을 발한, 영화사상 가장 오싹한 테마 파크 모험담이었다.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에서 그 시절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육중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내던 순간의 경이로움이나, 티라노사우루스와 벨로키랍토르 습격 시퀀스의 모골이 송연한 공포가 고스란히 되살아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게다가 이것은 무려 22년이 지나 듣게 된, 두 번째도 아니고 네 번째 모험담이다. 올해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라는 대단히 예외적인 제4편이 등장하긴 했으나 그건 말 그대로 대단한 예외일 뿐이며, 어쩌면 기적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러니 당연히도, <쥬라기 월드>는 앞선 작품들이 닦아 놓은 길을 그대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공원’은 ‘세계’로 규모가 늘어나면서 정식 개장했고, 그곳에 온 사람들도 소수의 학자나 (피를 빠는) 변호사, 사냥꾼들이 아니라 2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다. 하지만 인젠은 여전히 DNA로 장난을 치고 있고, 모기업의 우두머리와 하수인들은 그 결과물을 돈과 명예로 바꾸려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통제 아래 놓여있다고 착각하면서. 한 술 더 떠 인젠과 탐욕스러운 과학이 작당한 또 다른 음모(어처구니없는 그 내막을 보면 역시 어디선가 다룬 듯한 설정이다)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가끔씩 비틀대고 휘청거린다.

그럼에도 콜린 트레보로우는 스필버그를 넘어서겠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대신(그것은 존 해먼드가 꿈꾸었던 완벽한 벼룩 서커스와도 같다), 속편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는 등장인물인 오언을 내세워 상당 부분의 매너리즘을 솜씨 좋게 걷어낸다. 인디애나 존스와 한 솔로를 합쳐 놓은 듯한 오언은 벨로키랍토르 무리와 함께 네 번째 모험담에서 느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두근거림을 전해 준다. 그는 인도미누스 렉스나 모사사우루스 같은 새로운 공룡 및 고생물들이 T-렉스라든가 벨로키랍토르, 트리케라톱스와 같은 기존 공룡들에 비해 떨어지는 존재감으로 어쩔 수 없이 드러내는 빈틈을 잘 가려 준다.

더 나아가 트레보로우는 22년 전의 설정을 적재적소에 끌어다 놓으며 여기에 얽힌 관객의 추억을 자극하는 한편, 나중을 위한 도약대를 차곡차곡 쌓아 간다. 이 모든 것들이 클라이맥스의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어우러져 깜짝 놀랄 만한 순간들을 연달아 터뜨리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의외로 진중한 여운이 남고, 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쥬라기 월드>의 좋은 점이다.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기대했던 정도보다 조금씩만 더 채워 주는 것. 이야기의 흐름과 함께 그것들이 쌓이면서 이루는 무언가는 맨 처음 품었던 기대감을 훨씬 넘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즐거움이다. <쥬라기 월드>는 자기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영화이며, 그 목표를 위해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내 주고 할 수 있는 건 모조리 다 해치운다.

원제: Jurassic World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주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타이 심킨스, 닉 로빈슨, 빈센트 도노프리오
북미 개봉: 2015년 6월 12일
한국 개봉: 2015년 6월 11일

[쥬라기 월드] 새 예고편!

<쥐라기 공원> 시리즈 제4편,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쥐라기 세계)의 새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위쪽은 북미판, 아래쪽은 한국판.

http://tvcast.naver.com/v/368418

이번 예고편에는 전작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벨로키랍토르, 스피노사우루스에 이은 새로운 육식공룡 ‘인도미누스 렉스’로 추정되는 개체와 앞서 티저 등에서 선보였던 모사사우루스가 그 위용을 한껏 드러내었다. 크리스 프랫이 분한 주인공 오언 그레이디가 벨로키랍토르와 함께 활약하는 흥미로운 묘사도 좀 더 분명히 나와 있다. 그밖에 전작보다 한층 더 박력 있게 그려진 액션과 스릴 장면도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기획 /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빈센트 도노프리오, 제이크 존슨, 닉 로빈슨, 타이 심킨스, B. D. 웡, 이르판 칸, 브라이언 티, 오마르 사이, 주디 그리어 등 출연.

개봉일은 북미 6월 12일, 한국 6월 11일로 예정되어 있다.

아래는 최근 공개된 새 포스터 3종. 역시 북미판과 한국판을 각각 소개한다.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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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니버설 픽처스 공식 유튜브 채널,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