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후속작 3월 개봉?

J. J. 에이브럼스가 또 다시 깜짝쇼를 벌였다.

오늘 15일 북미에서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13시간> 상영 시 <10 클로버필드 레인>(10 Cloverfield Lane)이라는 정체불명의 영화 예고편이 돌연 공개되면서, 이것이 <클로버필드>의 속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문제의 예고편이 온라인 공개되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존 굿먼, 존 갤러거 주니어가 출연한 이 영화의 제목은 <클로버필드로(路) 10번지>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많은 정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로서는 전편에 등장한 거대 괴수, 또는 그것이 야기한 어떤 재난 때문에 인간이 살 수 없게 되어 버린 세계가 무대인 것 같다.

당초 이 영화는 <발렌시아>(Valencia) 또는 <지하실>(The Cellar)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클로버필드>와 연결시킬 만한 여지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제목을 싹 바꿔 버리니, ‘<클로버필드> 속편이 비밀리에 제작되었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역시 J. J. 다운 홍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감독은 댄 트랙텐버그, 각본은 조쉬 캠벨과 매튜 스투켄이 각각 맡았고, J. J. 에이브럼스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프로듀서이다. 제작사는 J. J.의 배드 로봇, 배급은 파라마운트. 북미 개봉일은 생각보다 빠른 3월 11일로 잡혔고 국내 개봉 시기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7년 만에 다시 돌아가게 된 <클로버필드>의 세계.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사건을 경험하게 될 것인가.

(C) Paramount
(C) Paramount

검은 여백과 ‘괴물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홍보 문구가 인상적인 포스터. <클로버필드> 홍보물의 청록색이 약간 쓰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J. J.의 전작 <수퍼 8>의 티저 포스터를 연상시킨다.

출처: 파라마운트 공식 유튜브 채널, <클로버필드로 10번지>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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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리뷰

[고지라 2], 2018년 6월 개봉 확정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레전더리 픽처스와 워너 브라더스는 15일 <고지라>(Godzilla) 속편의 북미 개봉일을 2018년 6월 8일로 확정, 발표했다.

이는 앞으로 4년 정도(정확히는 3년 10개월)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인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속편 치고는 공백이 제법 길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속편의 감독으로 전편을 연출했던 개렛 에드워즈가 유임되었고, 그는 <고지라 2>에 앞서 <스타 워즈> 스핀오프를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스타 워즈 에피소드 VII>(2015년 12월 18일 북미 개봉)에 이어 선보이게 될 에드워즈의 <스타 워즈> 시리즈 첫 스핀오프 영화는 2016년 12월 16일 북미 개봉 예정이다.

<고지라 2>는 지난달 샌디에고 코믹콘을 통해 정식 발표되었는데, 에드워즈 감독의 복귀 소식과 함께 오리지널 고지라 시리즈의 인기 괴수인 라돈, 모스라, 킹기도라가 등장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뜨린 바 있다. 속편에 이들 가운데 한두 마리만 나올지, 아니면 세 마리가 모두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 5월 16일 북미, 5월 15일 국내 개봉한 <고지라>는 지금까지 북미에서 2억 490만 달러, 전 세계에서 5억 779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면서 올 여름 성공작 가운데 한 편이 되었다. 순 제작비는 1억 6,000만 달러. 평단에서도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 로튼 토마토의 경우 73%의 신선도 인증을 기록하였다.

괴수보호구역은 앞으로 <고지라 2>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할 계획이니 계속 주목해 주시라.

출처: 헐리우드 리포터

[스타 트렉 다크니스] 아이맥스 프리뷰 감상

(C) Paramount Pictures
(C) Paramount Pictures

영화 <스타 트렉 인투 다크니스>(Star Trek into Darkness) 홍보의 일환으로, 12월 13일 국내 개봉한 <호빗: 뜻밖의 여정>의 아이맥스 3D 상영 시 <스타 트렉 인투 다크니스>의 9분짜리 프리뷰 영상이 독점 공개되었다. 현재 한국에서 63빌딩을 제외한 일반 영화관에서 아이맥스 상영관을 보유한 곳은 CGV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 프리뷰는 CGV의 일부 극장에서만 선보였고 12월 13일부터 16일까지 매일 4회차에만 상영되었다. 다음은 지난 13일 프리뷰의 첫 상영을 보고 난 감상이다.

내용을 알고 싶지 않다면 읽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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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으로 익숙해진 우주선의 ‘삐빙 삐빙’하는 소나 음향이 들리면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배드 로봇의 회사 로고가 차례로 지나간다.

첫 장면은 어느 침실. 자명종이 울리자 한 부부(노엘 클라크 – 남편 분, 케일라 하산 – 아내 분)가 잠에서 깬다. 침실을 비롯한 실내는 21세기 현재의 모습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광고나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금 잘 사는 집의 내부 정도일까. 그렇지만 남편이 창문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열자 바깥으로 23세기의 런던 시가지가 펼쳐진다. 그제서야 ‘<스타 트렉>이구나, SF영화구나’ 싶어진다. 부부는 평범하게 아침을 열지만, 얼굴에는 어딘가 근심이 서려 있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부부가 향한 곳은 어린이 전문 병원. 그들은 복도에서 담당 의사로 보이는 사람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듣는다. 대사는 의도적으로 들리지 않도록 처리되었지만, 설명을 듣는 부부의 표정은 매우 어둡다. 기껏해야 일고여덟 살 정도로 보이는 그들의 딸이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다. 어떤 병인지는 알 수 없다. 소아암 같은 것일까. 모르긴 해도 23세기라면 암 같은 건 이미 오래 전에 정복해 버렸어야 할 미래가 아닐까. 도대체 어떤 병이길래 손을 쓸 수조차 없게 된 걸까. 부인은 딸을 쓰다듬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남편은 절망의 끝에 다다른 사람이 짓는 바로 그 서늘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 시퀀스는 대사 없이 마이클 지아키노가 작곡한 음악만으로 진행되는데, 그리 길지 않은 장면임에도 감정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눈시울이 뜨거워질 만큼 강한 정서를 전달한다. 지아키노는 역시 최고다.

장면이 바뀌어 병원의 발코니로 보이는 곳에 홀로 서 있는 남편이 보인다. 잠시 후 그의 뒤로 누군가가 다가온다.

“내가 당신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악역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이다. 남편이 해리슨에게 누구냐고 묻지만, 해리슨은 대답하지 않은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볼 뿐이다. 카메라가 해리슨의 얼굴로 다가가며 화면을 가득 채운다(컴버배치 팬 여러분, 그의 얼굴 전체가 3D-아이맥스로 스크린을 뒤덮는답니다!). 그의 입술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지만, 어딘가 수상쩍고 불길한 느낌이 든다.

(C) Paramount Pictures
(C) Paramount Pictures

장면이 다시 바뀌고, 배경은 M급 행성 ‘니비루’로 옮겨진다. 앞서 티저 예고편에서 잠시 보았던, 붉은색 나무와 풀로 뒤덮여 있는 바로 그곳이다. 어떤 신전(같은 곳)에서 제임스 커크(크리스 파인 분)와 레너드 맥코이(칼 어번 분)가 뛰쳐나오고, 그 뒤를 원주민들이 쫓는다. 커크는 신전에서 원주민들이 몹시 귀하게 여기는 보물을 훔쳐 달아나는 참이다. 원주민들은 완전히 흰 피부에 완전히 검은자위인 눈을 하고 있으며, 몸 군데군데에 검은 칠을 했다. 이들은 외계인이라는 점이 다를 뿐, 우리가 흔히 다른 모험영화에서 봐 왔던 비경의 원주민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추격 장면 자체도 마치 인디애나 존스 영화의 도입부 같은 느낌이다.

같은 시각, 니비루의 대기권 상공에는 스팍(재커리 퀸토 분), 우후라(조이 샐다나 분), 히카루 술루(존 조 분)가 탄 비행정이 떠 있다. 스팍은 붉은색으로 된 방호복을 입고 낙하 준비를 하고, 우후라는 그런 그를 걱정스럽게 챙긴다. 이들의 임무는 폭발을 눈앞에 둔 화산을 비활성화시켜 행성의 재난을 막는 것. 스팍은 분화구 속으로 들어가 ‘수퍼 아이스 큐브’라는 장치를 작동시켜 화산이 폭발하는 것을 멈춰야만 한다. 우후라는 그와 함께 가고 싶어하지만 스팍은 이를 말리고 홀로 분화구 속으로 뛰어든다. 도중에 밧줄이 끊어져 스팍이 추락하지만, 다행히 용암이 아닌 바위 위에 착지하여 목숨을 구한다. 폭발이 임박한 불안정한 상황에서 계속 화산 근처에 머물 수 없게 된 비행정은 어쩔 수 없이 일단 철수한다.

커크와 맥코이가 보물을 훔쳐 달아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원주민들을 화산에서 멀지 않은 신전으로부터 대피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잠시 후 화산이 폭발하면서 신전도 대파된다). 어쨌든 그들은 보물(상형문자가 적힌 두루마리처럼 생겼다)을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계속 달아나다 바닷가의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린다(예고편에서 본 바로 그 장면이다). 원주민들은 보물 앞에서 절을 하는 등 경의를 표하며 추적을 멈춘다.

(C) Paramount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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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으로 뛰어든 커크와 맥코이는 수중에 정박해 있는 엔터프라이즈로 향한다(다리 부분에 추진 장치가 달려 있는 듯, 물속에서 매우 빨리 이동한다). 엔터프라이즈가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마이클 지아키노의 <스타 트렉> 테마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며 보는 이를 기쁘게 한다. 커크와 맥코이가 선내에 들어오자, 해치가 열리면서 몬트고메리 스콧(사이먼 펙 분)이 불쑥 나타난다. 스콧은 엔터프라이즈를 바닷속에 정박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는 둥 이런저런 ‘스코티다운’ 불평불만을 투덜거리지만 묵살당한다.

함교에 들어선 커크는 스팍의 상태를 묻고, 다행히 교신이 가능함을 알게 된다. 그러나 화산의 상태가 급격하게 불안정해지며 금세라도 폭발할 위기가 엄습한다. 설상가상으로 스팍과의 교신도 끊기고 만다. 엔터프라이즈는 자기장 때문에 스팍을 순간이동시킬 수도 없고, 불안정한 화산에 접근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커크는 만일 자신이 화산 속에 대신 있다면 스팍이 ‘논리적인 판단’으로 자신을 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은 무슨 수를 써서든 스팍을 구하겠다고 결의한다. 역시 커크답다.

외부와 단절된 분화구 속에서 스팍은 수퍼 아이스 큐브 장치를 작동하는 데 성공하지만, 구조되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음을 깨닫는다. 이어 거대한 용암의 파도가 일어나 스팍을 덮치려 하는데…

프리뷰는 이 대목에서 돌연 끝나고, 이어 우리가 앞서 보았던 티저 예고편의 일부 장면이 짤막하게 편집되어 이어지며 대미를 장식한다. 이 단축판 예고편에는 티저 예고편에서 보지 못했던 컷이 몇 개 들어가 있지만 너무 빨리 지나가 기억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말미에 뜨는 영화의 제목은 ‘INTO DARKNESS’만 있었던 티저 예고편과 달리 ‘STAR TREK INTO DARKNESS’라고 온전히 뜬다. 그러나 한글 자막은 여전히 <다크니스>로만 표기되었다. 아마 이 제목으로 계속 갈 모양이다.

9분 남짓 이어진 이 프리뷰 영상은 아이맥스의 거대한 스크린과 3D 영상이 어우러지며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물론, 잔잔하게 시작하여 긴박감 넘치는 추격과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보는 이를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이끄는 편집도 훌륭하다. 마이클 지아키노의 음악이 장면과 긴밀하게 엮이면서 보는 이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솜씨도 일품이다. 내년 5월 완성된 영화의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기에 충분한 맛보기이다.

마지막으로, 존 해리슨의 정체는 무엇일까? 역시 이 프리뷰를 보아도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하지만 해리슨은 불치의 병을 앓는 소녀의 가족을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해리슨이 칸 누니엔 싱이라는 소문이나 추측이 많은데, 칸의 캐릭터 설정이 유전공학으로 창조되어 일반인보다 우월한 지능과 육체적 능력을 지닌 일종의 ‘초인’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불치병’과 ‘유전공학’ 사이를 희미하게나마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이긴 한다. 물론 이것도 추측일 뿐이다. 해리슨이 반드시 칸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J. J. 에이브럼스의 <스타 트렉> 시리즈가 이미 확고히 수립된 정전(canon)의 설정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서도 전혀 다른 독자적인 타임라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임을 보면, 이번 신작이 굳이 <스타 트렉 II: 칸의 분노>의 리메이크여야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이를 이용하여 팬들의 상상력과 기대감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는 제작진의 교묘한 홍보 방식이 조금 얄미울 따름이다.

<스타 트렉 인투 다크니스>는 북미에서 2013년 5월 17일, 한국에서 5월 30일 개봉한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2011)

(C) Paramount Pictures
(C) Paramount Pictures

오리지널 TV 시리즈의 팬들에게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은 뒤통수를 얻어맞는 듯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팀의 리더인 짐 펠프스는 추악한 배신자였고, 그의 음모로 인해 팀이 전멸하면서 크루즈가 분한 영화 오리지널 캐릭터 이선 헌트의 ‘원맨쇼’로 파격적인(관점에 따라서는 파괴적인) 세대교체를 해 버린 것이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1990년대 중반 <수사반장>이 극장판으로 만들어지면서 최불암이 배신자로 드러나고 그의 음모로 김상순과 조경환을 비롯한 수사팀이 몽땅 전멸하자, 당시 뜨는 배우였던 배용준이나 송승헌이 새로운 수사반장이 된다는 이야기로 바뀌었다고 가정하면 그 충격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을까.

온갖 것들을 뒤집어 엎고 비틀고 해체하고 재구성하고 때로는 부정하기까지 했던 90년대(적어도 그 시기에 사춘기와 20대 초반을 보냈던 내게는 그런 10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의 산물이라고는 해도, 주연이자 프로듀서까지 겸했던 크루즈의 입김이 너무나도 강했던 탓에, 영화판 <미션 임파서블>(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테마 음악 정도를 빼면 원작의 향기는 커녕 그 흔적도 간신히 찾을까말까한 전혀 다른 작품이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나는 <제5전선>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TV에 소개된 원작을 보고 자란 세대는 아니고, 그 속편인 <돌아온 제5전선> 세대에 속한다. 이 시리즈가 나에게 <맥가이버>나 <A-특공대>, <전격 Z작전>, <출동! 에어울프> 같은 고전으로 남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작품의 핵심이 팀워크에 기반한 교묘한 두뇌 싸움이라는 점은 분명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은 이러한 원작의 핵심보다는 그의 독자적인 활약에 더 집중한 영화였다. 물론 그와 함께하는 몇몇 등장인물이 있기는 했지만, 동료라기보다는 부하 같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고 각각의 개성도 루터 스티켈(빙 레임스 분) 정도를 빼면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편마다 구성원들이 바뀌었던 것도 한몫했을 터이다. 2000년에 나온 속편 <미션 임파서블 II>(오우삼 감독)에서는 크루즈의 원맨쇼가 더욱 더 극단으로 치달았고, 2006년의 <미션 임파서블 III>(J. J. 에이브럼스 감독)에 가서야 팀워크다운 구성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 또한, 이 3편은 헌트를 비롯한 각 등장인물의 묘사가 비교적 훌륭했고 악역의 비중도 높았으며, 맥거핀의 낚시질도 상당한 수준으로서 시리즈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환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이제 4편이 나왔다. 단언컨대,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은 영화판 시리즈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브래드 버드 감독은 일련의 애니메이션(아이언 자이언트,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 하나같이 훌륭한 작품들이다)에서 보여주었던 솜씨를 첫 실사영화인 <고스트 프로토콜>에서도 고스란히 풀어냈다. 크루즈는 언제나처럼 동분서주하지만 그 바탕에는 확실한 팀워크가 자리잡고 있고, 각각의 팀원에게도 분명한 성격과 감정이입할 여지가 고루 분배되어 있다(IMF 자체가 붕괴해 버렸으니 그럴 법도 하지만). 액션과 트릭도 화려함과 긴박감이 넘친다. 부르즈 할리파 시퀀스와 모래폭풍 시퀀스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명장면이 될 것이다.

군더더기 없이 집중된 연출은 장기 시리즈의 매너리즘이 끼어들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플롯이 전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매 편이 리부트 같은 느낌을 주는 대신, 보는 이가 정을 붙일 수 있는 ‘친근하고,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로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빙 레임스와 미셸 모나한의 비중이 카메오로 줄어들어 몹시 아쉬웠지만, 다음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기대하게 하는 연출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해 보라. 4편 이상 나온 시리즈 영화 가운데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편을 열망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그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였지만, <고스트 프로토콜>은 ‘임무 완수!’를 기운차게 외치면서 해냈다. 맥거핀이 토끼발만 못했고 악역의 존재감이 상당히 약했으며, 마음만 먹으면 그러한 단점을 몇 가지 더 끄집어 낼 수도 있었지만, 나는 영화와 함께 달리고 또 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아주 상쾌한 질주였다.

원제: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감독: 브래드 버드
주연: 톰 크루즈, 제레미 레너, 사이먼 펙, 폴라 패튼, 미카엘 뉘크비스트, 레아 세두
북미 개봉: 2011년 12월 16일
한국 개봉: 2011년 12월 13일

[수퍼 8] (2011)

(C) Paramount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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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해 본다. <수퍼 8>(Super 8)는 J. J. 에이브럼스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가 아닐까 하고. 1966년생인 에이브럼스는 영화의 시대배경인 1979년 우리나라 나이로 14살이었을 것이고, 이는 영화의 주인공 조 일행의 나이와 얼추 맞아떨어진다. 에이브럼스를 비롯한 또래들은 유년기에 TV에서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과 <심해 괴물>(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을 보며 공포와 매혹이 거칠게 뒤섞인 감정을 느꼈을 것이고, 동네 재개봉 극장에서 팝콘을 집어먹으며 <살아 있는 시체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을 보았을 것이다. 학교가 끝나면 옹기종기 모여 만화책을 읽고, 손가락에 접착제와 에나멜을 잔뜩 묻혀가며 조립식 모형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스타 워즈>(Star Wars)와 <미지와의 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를 보았을 때, 그 전에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경이로움과 흥분을 맛보며 스크린을 눈으로 뚫어버리기라도 할 듯이 바라보았을 것이다. 집에 한 대씩은 있었을 수퍼 8mm 카메라를 들고 널따란 교외 지역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자신들이 흠뻑 섭취했던 문화 자양분을 바탕으로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있었던 그들의 꿈자락(당시엔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지언정)을 하나씩 하나씩 자아냈을 것이다. 길쭉하고 빨간 젤리를 서로 나눠 먹으면서.

흔히들 ‘떡밥의 제왕’이라 일컫는 에이브럼스지만, <수퍼 8>를 보면서는 그런 것들에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 별로 기대할 필요도 없고, ‘뭐가 있나~’하고 찾아볼 것까지도 없다. 이 감동적인 영화에서 고작 슬러쇼(왜 아니겠어?)니 뭐니 하는 걸 찾으려고 눈을 부라리고 있어야 하는가 말이다(사실 그보다 훨씬 많은 이런저런 것들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들이다). 에이브럼스의 전작인 <미션 임파서블 III>와 <스타 트렉>과 같이 놓고 보았을 때, <수퍼 8>에서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눈에 띈다. 어느 쪽이나 예전에 에이브럼스를 매료시켰을 미국의 대중문화 컨텐츠를 업데이트한 작품들이지만(이는 그의 TV 시리즈들도 마찬가지다), <수퍼 8>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 주는 듯한 고백적 성격이 더 강하다. 이 영화의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E. T.>가 한때 그랬듯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수퍼 8>는 <미지와의 조우>와 <E. T.>, 조금 더 나아가 <구니스>를 보면서 자란 세대들이라면 저절로 미소를 지을 만한 영화이다. 70년대라는 향수 어린 시대배경, 결손가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소년/소녀들이 환상적인 모험을 통해 서로, 또는 어떤 미지의 존재와 교감을 이루고 마침내 갈등을 해소하여 성장을 시작한다는 내용, 미국 대중문화의 풍부한 인용,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연출, 감각적인 시각효과 같은 것들 말이다. 말하자면 에이브럼스가 그 나이에 겪었을 법한 일상에 역시 그가 꿈꾸었을 법한 비일상적인 사건이 수퍼 8mm 카메라라는 매개체를 통해 결합한 이야기이자, 스필버그 영화를 사랑했던 세대에게 바치는 종합 선물 세트가 바로 <수퍼 8>인 것이다.

아아, 그래서일까.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오래 전 살던 동네의 익숙한 골목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야기가 흐르는 내내 입가에 떠오른 미소를 잠시라도 지울 수가 없었다. 때로는 너무나도 즐거워서, 그럴 때마다 극장에서 주위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행동, 즉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기도 했다. 시작하면서 파라마운트 로고에 이어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앰블린 엔터테인먼트 로고, 군데군데 존 윌리엄스나 제리 골드스미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마이클 지아키노의 음악, 역광을 활용하여 독특하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스필버그의 전매특허격 연출을 변용한 화면, 그리고 비록 영화 속에서만 만날 수 있지만 나의 어린 시절과 전혀 닮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그 아이들. 그 아이들이 무비 카메라를 들고 좀비 영화를 찍으며 주고받는 이야기들, 그 속에서 무럭무럭 피어나는 작지만 뜨거운 열정과 순수한 꿈. <수퍼 8>에는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바로 그 추억과 열정, 꿈이라는 요소에 이끌렸다. 에이브럼스가 이 영화를 만든 건 떡밥 따위가 아니라 바로 그것을 나누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스크린 속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그 아이들을 보며 나는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어쩌면 아직 피어나지 못한 채로, 그 시절 그대로인 채로 남아 있는 무언가가 있음을 느꼈다. 그것은 영화 속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와 공명하며 마음 속에 약하지만 분명한 울림을 남겼다. 무엇일까.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아직도 가슴 속을 울리고 있는 그 무언가의 모습을 찾으러 나만의 작지만 담대한 모험을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원제: Super 8
감독: J. J. 에이브럼스
주연: 조얼 커트니, 엘 패닝, 카일 챈들러, 라일리 그리피스, 라이언 리
북미 개봉: 2011년 6월 10일
한국 개봉: 2011년 6월 16일

[타이탄] 각본가의 신작은 SF 괴수영화

<타이탄>의 각본가 트래비스 비첨이 같은 작품의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에 <환태평양>(Pacific Rim)이라는 제목의 트리트먼트를 판매했다. 레전더리가 선매 형식으로 획득한 이 25페이지짜리 트리트먼트의 값어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십 만 달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태평양>은 미래의 지구를 무대로, 생존을 위협하는 괴수들을 퇴치하기 위해 인류가 단결하여 발달된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을 그린 SF 괴수영화이다. 레전더리는 이 <환태평양>을 흥행 시즌을 노리는 이벤트 영화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수퍼맨 리턴즈>, <300>, <행오버>, <워치멘> 등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레전더리는 <환태평양> 이외에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배트맨 3>, 역시 놀런 감독이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새로운 수퍼맨 영화, 고지라 헐리우드 리메이크, 비디오게임 <매스 이펙트> 영화판,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할 예정인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영화판 등 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다수의 대작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각본가 비첨은 리들리 스콧/토니 스콧 감독 형제의 프로덕션 스콧 프리와 20세기 폭스가 제작할 <해저 2만 리>(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 유력), 월트 디즈니의 70년대 SF영화 리메이크 <블랙홀>(<트론 레거시>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 J. J. 에이브럼스가 제작할 제목과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프로젝트 등에 관여하고 있다.

출처: 데드라인 뉴욕

[클로버필드] (2008)

(C) Paramount Pictures, Bad Robot
(C) Paramount Pictures, Bad Robot

<클로버필드>(Cloverfield)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괴수영화가 아닐지 몰라도, 가장 현실감 있는 괴수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장르영화가 그렇듯 괴수영화 역시 단순한 형식을 큰 변화 없이 오랜 세월동안 활용하여 왔다. 인간이 보유한 물리력과 지력을 압도하는 생물이 인간 문명의 상징(주로 대도시)을 습격하여 미증유의 파괴를 초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괴수영화를 이루는 형식이다. 그것은 이제 전혀 새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고리타분하고 유치하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클로버필드>는 소재의 식상함을 스타일로 극복했다. 심지어는 관객의 넋을 잠시 나가게까지 한다.

이 영화가 취한 스타일은 이야기를 철저히 인간의 시점 속에 가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화를 이루는 모든 장면은 주인공 일행이 가진 단 한 대의 캠코더로 촬영되었다고 설정되었다.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와 비슷한 형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이미 녹화한 내용을 새로 촬영한 내용이 덮어쓸 수 있다는 캠코더 특유의 장점으로 영리하게 해결했다. 여기에 치밀한 계획에 의한 가상의 우발적 상황이라는 연출이 덧붙여져 강력한 화학작용이 발생했다. 또한, 카메라의 단일 시점은 화면 속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제한하여 관객이 영화 속 상황에 대해 더욱 능동적인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주인공이 군인이나 과학자 등 괴수 퇴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일반인이라는 점도 괴수영화로서는 흔치 않은 경우이다. 휴대전화가 중요한 소도구로 등장한다는 점과 함께, 이는 괴수영화 종주국이 아닌 나라에서 만들어졌으면서도 오히려 그 때문에 장르의 클리셰에 함몰되지 않았던 이색작 <괴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화학약품이나 폭탄보다 캠코더와 휴대전화가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클로버필드>를 21세기라는 시대에 최적화된 괴수영화 – 농담 삼아 ‘UCC 괴수영화’ – 라 부를 수도 있겠다.

덕택에 관객은 순서대로 찍어 편집을 거치지 않은 캠코더 영상만으로도 등장인물과 금세 친숙해지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평범한 일상이 찢어진다. 이미 등장인물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점까지 공유하게 된 관객은 아비규환의 연속을 거치며 점차 그들과 하나가 된다. <클로버필드>에서 관객은 더 이상 괴수영화를 관람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을 경험한다.

카메라의 전지적 시점으로 담은 기존 괴수영화의 영상에 익숙한 골수팬들은 캠코더 한 대로 대체 뭘 보여줄 수 있겠냐는 우려를 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교묘한 동선 배분을 통해 스펙터클은 물론 충분한 리얼리티도 확보하였다. 일개 시민이 고층건물을 닥치는 대로 무너뜨리면서 전진하는 거대한 괴수의 전신을 어떻게 촬영할 수 있었겠는가? <클로버필드>는 <우주전쟁> 이후 시각적으로 가장 뛰어난 괴수영화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괴수가 가져온 정서적 반응이 마치 그 몸에서 무수히 떨어진 징그러운 기생생물처럼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극 중의 괴수는 정체를 알 수도 없으며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핵실험이나 환경파괴 등의 분명한 탄생 원인이 있었던 다른 괴수들과 달리 관객은 이 괴물이 무엇이었는지를 결코 알지 못한다. 어쩌면 <클로버필드>의 괴수는 징후와 실체를 파악할 수 없으며 그 종결 시점조차 알 수 없는, 현재 이 세상에 상존하는 불안과 공포를 대변하는 존재가 아닐까. 마음속에 아직도 묵직한 무언가가 들어앉아 있는 것만 같다.

<클로버필드>는 고난이도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처럼 하늘과 땅이 잠시 자리를 바꾼 것 같은 아찔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지나친 비밀 위주의 홍보가 유발한 거부감과 불안감을 뛰어넘는 저돌적인 힘을 지닌 이 괴수는 두 발이든 네 발이든, 제 스스로 단단히 땅을 딛고 일어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원제: Cloverfield
감독: 매트 리브스
주연: 마이클 스탈 데이비드, T. J. 밀러, 오데트 유스트먼, 제시카 루카스, 리지 캐플런
미국 개봉: 2008년 1월 18일
한국 개봉: 2008년 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