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헤드] 블루레이, 6월 15일 발매


1989년작 일본 SF 특촬영화 <건헤드>(ガンヘッド)가 6월 15일 블루레이 디스크로 발매된다.

<건헤드>는 고지라 시리즈로 유명한 특촬영화의 명가 토호와 <기동전사 건담> 등 수많은 로봇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선라이즈가 공동 제작한 로봇 실사 특촬영화. <카미카제 택시>, <바운스>, <쥬바쿠: 금융부식열도>, <일본 패망 하루 전> 등을 연출한 하라다 마사토가 본편 감독을,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카와키타 코이치가 특기감독을 각각 맡았다. 메카 디자인은 마크로스 시리즈, 건담 시리즈, <교향시편 에우레카 세븐>, <공각기동대> 등의 카와모리 쇼지. 본편에 많이 등장하지는 않았으나 높이 6.12m의 실물 크기 로봇 조형물이 동원된 것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흥행이나 평가는 낮은 편이지만 로봇/메카 SF를 아날로그 특촬로 집요하게 구현한, 80년대 일본 특촬의 저력을 보존한 타임 캡슐과도 같은 작품이라는 점이 지금까지도 팬들의 이목을 끄는 매력이라 하겠다.

2007년 2월 발매된 DVD 이후 15년 만에 블루레이로 업그레이드되는 <건헤드>는 각종 부록이 실린 보너스 디스크를 포함한 2디스크 구성이다. DVD에는 혼다 토시유키가 작곡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복각 CD가 보너스 디스크로 동봉되어 팬들을 기쁘게 했는데, 이번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도 대단한 구성이다. 1992년 일본어 더빙 및 재편집이 이루어져 방영되었던 TV 버전, 2013년 코토부키야의 건헤드 플라모델 특별판을 위해 카와키타 특기감독이 제작한 홍보 영상 <건헤드 2025> 등 귀중한 자료가 실린다. 아래는 상세한 디스크 사양.

제품 번호: TBR31316D
가격: 8,000엔 (소비세 제외 가격)

디스크 1 (블루레이)

본편 상영시간 100분 / 컬러 / 비스타비전 화면비 / 듀얼 레이어 디스크 (50GB)

음성
– 일본어 돌비 트루HD 2.0

자막
– 배리어 프리 일본어

부록
– 티저 예고편, 예고편

디스크 2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

듀얼 레이어 디스크 (50GB)

–<건헤드> TV 방영판 (92분 / 16:9)
*당시 더빙 음성을 기반으로 HD 소재를 편집한 것.

– 건헤드 제작 과정
*SD 영상을 업컨버트.

– <건헤드 2025>
*2013년 11월 코토부키야가 발매한 1/35 건헤드 2025 특별판 플라모델 홍보 영상. 키트에 특전으로 동봉된 DVD에 수록되었다.

– 모니터 내 영상 소재

– 스틸 갤러리 (정지 화상)

출처: 선라이즈 공식 웹사이트, 토호 어뮤즈먼트 파크, 코토부키야 공식 웹사이트

관련글
<건헤드> 괴수보호구역 리뷰 (2013년 1월 30일)

[은하철도 999] 애니박스판

[은하철도 999] 애니박스판 여는 영상 캡처 이미지 (C) 松本零士・東映アニメーション
지난 일요일부터 애니박스에서 <은하철도 999>(銀河鉄道999) 재방영이 시작되었다. 설날이었던 1일 0시에 명절 특선 명목으로 제1-3화가 선공개되었고, 본방영은 6일 밤 10시 30분이었다. <기동전사 Z 건담>처럼 주 3화 편성. 전체 화수가 <Z 건담>의 2배 이상이므로 올겨울까지 이어지겠다.

지금까지 몇 차례 있었던 재방영과 달리 이번에는 자막판인데, 아마도 국내 방영 사상 처음이지 싶다. 여는 영상과 닫는 영상은 일본어 자막이 없는 원본에 한국어 자막을 입힌 ‘정상적인’ 것이다. 아무래도 <Z 건담>의 기묘한 부조화에 한동안 익숙해져 있다 보니 제대로 들리는 주제가에 살짝 놀랐다. 더욱이 여는 노래의 첫 단어인 ‘기차’의 일본어 발음이 한국어와 비슷해서,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사사키 이사오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김국환이 부른 한국어판 주제가 역시 ‘기차’로 시작하고 곡조도 비슷하니까.

이 작품을 정주행한 적은 없다. 80년대 MBC에서 처음 방영했을 때는 친구였던가 옆집 형이었던가가 추천하여 도중에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뒤로 일요일 아침마다 챙겨 보긴 했으나 오래 전 일이라 모두 몇 화를 봤는지, 각 화의 내용이 어땠는지 기억이 희미하다. 명절이나 휴일에 특집 형식으로 편성된 것을 보기도 했다. 두어 화씩을 묶은 편집본이었던가? 그 뒤 00년대 중반쯤 DVD로 정식 출시된 극장판 두 편을 감상한 것이 최근이었다. 따라서 TV판이 어떻게 끝을 맺었는지, 그 결말이 극장판과 어떻게 다른지 나는 잘 모른다.

그래도 여는 영상에서 이 멋진 장면을 봤을 때는 ‘기억하고 있다!’라고 속으로 말했다.

(C) 松本零士・東映アニメーション
(C) 松本零士・東映アニメーション

이번 재방영은 내가 속한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는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현재의 시선으로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뇌리에 엉성하게 걸쳐 있는 막연한 명성을 뒤로 하고, 오래되어 빛바래고 흐려진 기억을 보완하여 새로운 이야기로 마음에 단단히 심어 두는 것이다. 게다가 일요일 밤 10시 30분은 <Z 건담>에 비하면 한결 좋은 시간대이다. 부디 이 시간대가 점점 밀려나지 않기를 바라며, 테츠로의 기나긴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 보기로 한다.

“See it again… for the first time!”

– <스타 워즈> 3부작 특별판 예고편 내레이션

신 고쥬라스 (シン・ゴジュラス)

타카라 토미 <조이드 와일드> 시리즈의 ZM44 제로 그라이지스.
지난해 11월 국내에 정식 발매되자마자 구입한 것인데, 이번에 고쥬라스 캐논을 달아 주었다.

구 조이드의 공룡형/괴수형 대형 조이드인 고쥬라스나 킹 고쥬라스, 데스사우러 등을 떠올리게 하는 이 기체에 ‘고쥬라스 캐논을 달면 멋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이가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고쥬라스 캐논을 알 만한 나이의 조이드 팬이라는 전제 하에서). 마침 오래 전 여분을 챙겨 두었던 고쥬라스 캐논이 있어 시도해 보긴 했는데, 현행 키트인 제로 그라이지스의 하드 포인트와 규격이 맞지 않아 단념했었다. 그러다가 최근 일본의 조이드 팬 블로그에서 간단한 해결책을 알게 되어 완성할 수 있었다.

역시 고쥬라스 캐논의 위용은 시대를 불문한다. 80년대에 처음 나온 구 조이드용 옵션 무장임에도 현행 키트인 제로 그라이지스와 아주 잘 어울린다. 주위의 다른 포나 미사일처럼 건 메탈로 칠해 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대로도 충분히 멋지다.

조이드에 빠져들어 한동안 신나게 달렸던 적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괴수와 공룡을 좋아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본격적으로 고지라 덕질을 했으니, 조이드로 가지를 뻗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러므로 예나 지금이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이드는 고쥬라스이다. 소형 키트 몇 가지로 조이드의 매력을 알게 된 뒤 처음 구입한 대형 키트이기도 했다. 이름과 외형 모두 (대놓고) 고지라를 본뜬 고쥬라스는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메카고지라’였고, 아이언 콩과의 대립 구도는 <킹콩 대 고지라>의 조이드판 또는 메카고지라와 메카니콩의 꿈의 대결이었으며, 샐러맨더와 몰가는 각각 라돈과 모스라 유충의 기계 버전이었다. 80년대 조이드 광고를 토호 특촬 팀이 연출한 것도 고지라와 조이드가 연결되는 많은 지점 가운데 하나였다(샐러맨더가 등장할 때는 아예 라돈의 울음소리가 쓰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열심히 모았던 키트를 거의 전부 처분해야 했고, 얄궂게도 조이드는 내가 관심을 억누르고 있는 동안 사양세에 접어들며 모두 절판되어 버렸다. 처분 당시 나의 고쥬라스는 고쥬라스 캐논과 에너지 탱크 등의 옵션 무장을 모두 장비한 사양이었다(아래 사진). 3개의 키트를 조합한 것이라 색깔이 제각각이지만… 고쥬라스 디 오거가 부럽지 않았던, 애지중지했던 조이드였다.




현 타카라 토미가 아닌 구 토미가 내놓았던 조이드는 이제 중고 시장 매물을 찾아다녀야 할 형편이고, 그나마도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 있거나 매물 자체가 잘 보이지 않아 컬렉션을 재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코토부키야가 HMM 조이드 시리즈를 전개하고 있지만 구 조이드와 개념이 완전히 다른 제품이라 좀처럼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HMM 고쥬라스는 비싸고 못생겼으며 전동하지 않으므로 더욱 더 손이 가질 않는다.

그렇게 구 조이드에 대한 후회와 향수를 오랫동안 품고 지내오던 차에 3년 전 완전 신작 <조이드 와일드>가 시작되었고, 그 후속작인 <조이드 와일드 제로>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던 지난해 8월 제로 그라이지스의 발매 소식이 들려 왔다. 그것은 복음이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슴 설레는 낭보임에 틀림없었다. 설정상 기가노토사우루스종이라고 하나, 두 다리로 직립 보행하는 거대한 수각류 공룡의 이미지는 괴수 고지라, 더 나아가 고쥬라스 그대로였다. 제로 그라이지스는 그야말로 2020년대의 신 고쥬라스이자, 애니고지 3부작의 메카고지라가 남긴 씁쓸한 뒷맛을 없앤 거체로 나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고쥬라스 캐논을 달기 전 원래 모습. 기초가 되는 골격에 장갑과 무장을 덧입히는 구조인 기존 <조이드 와일드> 키트와 달리, 골격과 장갑이 융합된 듯한 복잡하고 기괴한 외형은 사악한 위압감을 내뿜는다. 중후한 은색과 건 메탈 성형색은 기계 괴수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표현했고, 투명 소재가 사용된 빨간색 눈과 이곳저곳에 그어진 보라색 선 및 고정 핀은 전체 외형을 단조롭지 않게 한다. 각 부품의 조형은 또렷하고 크기에 걸맞은 세부 정보가 담겨 있다. 킹 고쥬라스의 박력과 중량감을 계승한 전동은 십수 년 만에 움직이는 조이드를 다시 만난 나를 감동시켰다.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다시 시작된 조이드 컬렉션. 이번에는 예전처럼 자책에 빠지지 않으리라 마음먹으면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이어가 보려 한다. 그리고 내년에는 구 조이드 컬렉션 재건에도 힘을 기울이고 싶다.

[몽녀한] 부천영화제 상영 (+[괴시] 유튜브 공개 중)

(C) (주) 우진 필림

강범구 감독의 공포영화 <몽녀한>(1984)이 다음 달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7월 8일-18일)에서 상영된다.

<몽녀한>은 영화제 프로그램 가운데 스트레인지 오마쥬에 선정되어, 7월 10일 오전 11시 부천시청 판타스틱큐브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 영화가 일반 공개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서 한국의 희귀 공포영화를 스크린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현역에 있는 동안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던 강범구 감독은 한국 최초의 좀비영화로 손꼽히는 <괴시>(1980)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대만 합작영화인 <몽녀한>은 도시기담, 멜로드라마 그리고 80년대 초반 한국영화로는 특기할 만한 크리처 공포영화의 요소가 포함되었다. 당시 해외에서 유행했던 장르 코드를 한국영화에 도입한 강범구 감독의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라 하겠다.

<괴시>는 지난 5월부터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 고전영화 유튜브 채널에 공개 중이니, <몽녀한>과 함께 감상하면 좋겠다.

또한, 괴수보호구역은 2016년 5월 강범구 감독과 만나 <몽녀한>, <괴시>를 비롯하여 감독이 관여한 합작영화에 대해 인터뷰한 바 있다. 아울러 참고하기를 권한다.

인터뷰/ [괴시], [몽녀한]의 강범구 감독 (2016년 6월 20일)

출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내 책상 위 함대 (2)

새해를 맞아, 앞서 출범했던 내 책상 위 함대에 변동 사항이 있어 보고한다.

먼저 함대에서 유일한 실존 함선이었던 아오시마 1/1200 렉싱턴 1942년 사양이 파손으로 퇴역했다. 플라모델의 내구성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운 기회였다.

이어 두 척의 함선이 추가 배치되어 렉싱턴이 퇴역하면서 생긴 함대 전력의 공백을 메우고, 종합적으로는 전체 전력을 증강시켰다.

첫 번째로 추가된 함선은 반다이 1/1200 무사이.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한 함선 중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서, 키트는 건플라 초창기인 1980년 8월 초판 발매되었다. 지금은 1/1700 EX 모델(2014년 12월 발매)로 업그레이드되긴 했지만, 애니메이션 본편에 나온 형태에 좀 더 가까운 이 구판을 선택했다(EX 모델이 10배쯤 더 비싸다는 이유도 있었다). 낡은 금형이라 조금 걱정을 했는데, 일부 단차와 지느러미 말고는 사출 상태가 양호하여 그리 어렵지 않게 조립할 수 있었다. 맨조립만으로도 제법 볼 만한 모습이 되고, 코무사이 분리가 재현되며 스탠드까지도 근사하다. 첫 발매 이후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훌륭한 형태와 양호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건플라의 저력이 아닐지.




두 번째는 반다이 메카 컬렉션 안드로메다. <우주전함 야마토 2202: 사랑의 전사들> 본편을 아직 감상하진 못했지만 아주 멋진 디자인이어서 발매 전부터 기대했던 키트이다. 설정도 그렇고 키트 자체도 야마토보다 크게 나와서 메카 컬렉션 중 가장 비싼 800엔이다. 하지만 스탠드가 <스타 워즈> 비클 모델 시리즈처럼 각도를 바꿀 수 있는 것으로 개선되었고, 마킹 스티커는 동형함인 알데바란과 아킬레스까지 재현할 수 있도록 3척 분량이 들어 있어 오른 만큼 값어치를 한다. 몇 군데 색칠을 할 필요가 있지만, 실제 군함에 가까운 색이어서 맨조립 그대로도 보기 나쁘지 않다.




이렇게 하여 내 책상 위 함대는 6척으로 재편성되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 괄호는 등장 작품.

반다이 1/1200 무사이 (기동전사 건담)
반다이 메카 컬렉션 차원잠항함 UX-01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반다이 메카 컬렉션 우주전함 야마토 2199 (우주전함 야마토 2199)
반다이 메카 컬렉션 마크로스 엘리시온 (마크로스 델타)
반다이 메카 컬렉션 안드로메다 (우주전함 야마토 2202: 사랑의 전사들)
반다이 비클 모델 스타 디스트로이어 (스타 워즈 시리즈)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숫자를 늘려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쯤에서 기함을 무엇으로 정할지 생각을 해 봤는데, 아무래도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 각 함선이 등장한 작품 중 <스타 워즈>에 대한 애정이 가장 깊고, 설정상으로도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길이 1,600m로 최대 규모이다(키트만 본다면 무사이가 가장 크지만 설정 길이는 230m에 불과). ‘별을 파괴하는 배(star destroyer)’라는 명칭도 기함으로서 손색이 없고, 무엇보다도 직접 먹선을 넣고 나니 더욱 애착이 생기기도 했다.

이 정도의 함대라면 우주까지는 못 되어도 지구쯤은 정복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책상 위 함대

4년 전 건담에 재입문(…)한 이래 종종 플라모델을 만들어 오고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줄곧 건플라 위주였지만, 근래 들어 취향이 좀 바뀌려는 것 같다.

내 책상 위에 함대를 꾸며 보고 싶어졌다.

계기는 지난달 감상한 <우주전함 야마토> 극장판. DVD를 보고 난 뒤 재작년쯤 호기심에 샀던 메카 컬렉션 야마토 2199의 먼지를 털어줬고, 그때부터 작은 함선이나 전투기 플라모델에 부쩍 끌리게 됐다. 아래는 그 결과물이다.

사서 만든 지는 몇 년 지났지만, 내게 작은 플라모델의 매력을 알게 해 줬던 반다이 메카 컬렉션 야마토 2199이다. 오리지널 야마토 시절부터 있었던 메카 컬렉션을 최신 기술로 리메이크한 키트. 길이 12cm 정도로 상당히 작지만 접착제 없이도 깔끔하게 맞아 떨어지는 스냅 타이트의 손맛과 훌륭한 조형, 적절한 색분할로 생각보다 큰 만족감을 준다. 가격이 500엔에서 800엔대로 저렴하여 모으기 좋고, 부품 분할도 단순하여 머리 식히기에도 그만이다.


요즘은 야마토 말고도 <마크로스>, <울트라맨>, <가면 라이더>, <드래곤볼> 시리즈가 나오고 있고, <스타 워즈>도 브랜드 이름은 다르지만 제품 구성은 메카 컬렉션과 대동소이한 비클 모델이라는 시리즈가 전개 중이다. 이런 포맷으로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탈것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품질에 비해 비싼 걸로 악명 높은 EX 모델이 사실상 종료 상태이니 이쪽으로 판로를 개척해 봐도 좋지 않을까.

다음은 방금 언급한 <스타 워즈> 비클 모델 시리즈의 하나인 스타 디스트로이어. <스타 워즈>에서 가장 유명한 탈것이지만 그 크기 때문인지 비클 모델 제1탄으로 나왔다. 손바닥 만한 크기를 잊게 할 만큼 정교한 조형으로 ‘과연 반다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수작. 연습 삼아 먹선을 넣어 봤는데, 영 서툰 솜씨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싶고 나름대로 애착도 간다. 거의 흰색에 가까운 옅은 회색으로 성형되어 맨조립만 하면 조금 심심해 보이긴 한다.


많은 팬들이 좀 더 큰 키트를 기대하고 있지만, 나는 그것보다 이 비클 모델로 이그제큐터급(수퍼 스타 디스트로이어)이 나오기를 바란다.

다시 메카 컬렉션으로 돌아와서 마크로스 엘리시온 요새형이다. <마크로스> 시리즈 최근작 <마크로스 델타>에 등장하는 거대 항공모함.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로봇 형태인 강공형으로 변신하지만 이 키트에서는 생략되었다. 곡선이 좀 더 많이 들어가 있으나 오리지널 마크로스의 기본 형태는 고스란히 갖추고 있어 이대로도 충분히 멋있다. <마크로스 델타> 애니메이션 본편은 아직 국내 공개되지 않아 감상하지 못했다. 순전히 디자인에 이끌려 구입한 키트.


메카 컬렉션 야마토 2199 두 번째는 차원잠항함 UX-01. 실은 앞서 두 번째로 가미라스함(정확히는 데스토리아급)을 샀었는데 파손되어 사진에 담을 수 없었다. 이름도 그렇고 모양새가 아무리 봐도 우주판 U-보트 같아 설정을 찾아 보니, 차원 단층이나 아공간에 숨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우주 잠수함답게 어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아주 매력적이다.


마지막은 유일한 실존 함선 모형 아오시마 1/2000 렉싱턴 1942년 사양이다. 유일하게 축척이 있는 모형이기도 하다. 메카 컬렉션이나 비클 모델은 완성시 길이 12cm 정도로 규격이 통일되어 축척을 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제품에 따라 기존 축척에 대략 맞춘 것도 있다). 지금까지는 2010년대에 발매된 스냅 타이트 + 색플라 키트였지만, 이것은 1970년대 또는 80년대 정도로 추정되는 오래된 금형이다. 시기를 감안하면 이렇게 작은데도 선체 아래를 빨간색으로 분할한 것이 놀랍다.


크기는 메카 컬렉션과 비슷하지만 접착 조립에 금형 노후로 인한 단차, 뒤틀린 부품 등으로 적잖이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선체는 위아래가 모두 뒤틀려 있어서 크게 네 개로 나뉜 부품을 그럭저럭 맞추는 데만 사나흘이 걸렸다. 갑판 앞쪽에 붙이는 크레인 같은 작은 부품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먹선 넣기나 색칠, 데칼링 같은 건 언감생심이어도(데칼은 들어 있지도 않다), 어떻게든 형태만 갖춘다는 목표에는 다다랐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듣기로는 이 아오시마 1/2000 함선 시리즈의 금형이 반다이 것이었던 모양이다. 건플라로 대박을 치기 전에 이 축척으로 여러 종류의 함선 모형을 냈는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금형이 아오시마로 넘어갔고 이 과정에서 일본 함선이 모두 없어졌다. 지금은 서양 함선만 판매 중.

항공모함보다 전함에 더 흥미가 있어 다음에는 전함을 만들어 보고 싶은데, 이 축척으로 나온 전함 키트가 그다지 많지 않고 구하기도 까다로워 당장 손을 못 대고 있다. 함선 모형은 역시 1/350이나 1/700이 주류인 모양. 그러고 보니 내가 초등학교 때 처음 만들었던 함선 모형 USS 미주리도 길이를 떠올려 보면 대략 1/700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내 책상 위 함대는 조금씩 진용을 갖춰 가고 있다.

와카사 신이치 고지라 조형 사진집 출간

조형사 와카사 신이치의 고지라 관련 조형 자료를 묶은 사진집이 최근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고지라의 공방: 와카사 신이치 조형 사진집]
ゴジラの工房 若狭新一造形写真集


저자: 와카사 신이치
발매일: 2017년 10월 7일
가격: 4,800엔 (소비세 8% 제외 가격)
규격: A4 / 280쪽
ISBN: 9784800313430
출판사: 요센샤

조형업체 ‘몬스터즈’를 운영하고 있는 와카사는 헤이세이 및 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에서 괴수 조형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날카로운 이미지가 인상적인 밀레니엄 고지라는 그의 대표작으로, 현재 전 세계의 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고지라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밖에 헤이세이 가메라 시리즈, 헤이세이 모스라 시리즈 등에도 참여했고, 실사영화판 <얏타맨>, <간츠>에서는 특수분장을 담당했다. 한국 특촬 히어로 TV 시리즈 <이레자이온>의 수트 제작을 맡기도 했다.

이번 조형 사진집은 와카사가 참여한 작품의 기록 사진을 1,000점 이상 담았다고 한다. 수록 작품은 다음과 같다.

<고지라 VS 메카고지라> (1993)
<야마토타케루> (1994)
<고지라 VS 스페이스고지라> (1994)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 (1995)
<모스라> (1996)
<모스라 2: 해저의 대결전> (1997)
<모스라 3: 킹기도라 내습> (1998)
<고지라 2000: 밀레니엄> (1999)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소멸작전> (2000)
<고지라 X 메카고지라> (2002)
<고지라 X 모스라 X 메카고지라 토쿄 SOS> (2003)
<고지라: 파이널 워즈> (2004)
츠부라야 프로덕션과 기타 작품

저자: 와카사 신이치 (若狭新一)

1960년 3월 2일 토쿄도 출신. 조형공방 몬스터즈 대표취체역. 고교 졸업 후 코스모스 프로덕션을 거쳐 1980년 몬스터즈를 설립, <울트라맨 80>의 괴수 조형을 담당한다. 1985년 <아귀혼>을 시작으로 일본영화계 특수분장의 개척자로서 활약. <고지라 VS 메카고지라>(1993)부터 토호 특촬영화에 참가. <모스라 3: 킹기도라 내습>(1998) 이후 조형 프로듀서로 작품 내 괴수 조형을 총괄. <고지라 2000: 밀레니엄>(1999)부터 고지라 조형을 담당. 근래에도 광고나 각지의 이벤트, 라이브 쇼 등의 조형물을 제작하고 있다.

출처: 요센샤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