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 블루레이 디스크 감상

시작하기에 앞서, 다음 두 가지 사항에 대한 양해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1. 내가 블루레이를 감상하는 환경은 화질과 음질을 평가해야 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블루레이 리뷰’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이 글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블루레이로 영화와 부록을 감상한 후기만을 적었다. 화질과 음질에 대한 분석은 다른 사람들의 전문적인 리뷰에서 확인하시라.

2. 이 글에 붙인 이미지는 블루레이가 재생 중인 TV 화면을 촬영한 것이다. 기술적인 리뷰가 아니기에 용인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고지라 2014, 블루레이로 다시 보니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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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Godzilla)는 완벽한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의 영역을 뛰어넘어 평론가들이 뽑는 올해의 영화 목록 같은 데 올라갈 거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올해의 영화를 한 편 꼽으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고지라>를 고를 것이다. 감히 말하지만 나는 고지라 팬이고, 이 영화에는 내가 팬으로서 좋아하고 즐길 만한 요소들이 이상적으로 어우러져 있었다. 그것은 지난 10년 동안 고지라 영화가 없었던 공백기를 견디며 느꼈던 갈증을 넘칠 만큼 채워 주었다. 처음 보고 적었던 감상에서 말한 바 있듯이 ‘진짜’ 고지라 영화였던 것이다.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과 전율은 나를 더없이 행복하게 했다.

블루레이 디스크를 보면서 커다란 극장 스크린에서 영화를 만났을 때의 압도적인 흥분 그대로를 바랄 수는 없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집에서는 극장에서 좀처럼 없는 여유라는 것이 있어 한걸음 물러난 채 감상하게 된다. 그럴 때면 앞서 미처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오고, 영화의 감칠맛이 느껴진다. 좋아하는 영화라면 몇 번을 되풀이해 보아도 질리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 블루레이는 축복에 가장 가까운 어떤 것이다.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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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만난 <고지라>는 알고 있는 그대로이면서도 조금은 다른 인상으로 다가왔다. 극장에서 일곱 번을 보면서 영화의 줄거리는 물론 각 장면의 구석구석을 어느 정도는 파악해 두었기 때문에, 블루레이 감상은 익숙한 산책길을 걷는 것과도 같았다. 한차례 영화를 다시 보고 나니 극장 관람과 블루레이 발매 사이의 공백기 동안 약간 낯설어졌던 이야기의 흐름이 다시 활기를 띠었고, 개렛 에드워즈 감독이 얼마나 정도를 걸으려고 했는지를 재차 실감할 수 있었다. 플롯의 전후 관계와 등장인물 사이의 화학작용을 한층 더 파고들기도 했고, 현실에 발을 디딘 채 미증유의 괴수 재난을 창조하기 위해 어떤 궁리를 했는지를 되짚어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이 여전했다는 점이다. 여덟 번, 아홉 번을 다시 보아도 이 영화는 진짜배기였다. 까다로운 골수팬들에게도 호소력을 지녔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작품임을 재확인하였다. 앞서 이 영화가 평론가들의 올해의 영화가 되진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그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팬들이 아끼고 사랑할 만한 영화임은 자신할 수 있다. 지난 60년 동안 시간의 시험을 이겨 온 오리지널이 가일층 각오를 다지며 앞으로의 60년을 바라보고 있듯이, 2014년판 <고지라>도 새로운 60년을 향해 그 거대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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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부록에 대하여

<고지라> 블루레이의 부록은 “모나크 비밀 해제(MONARCH: Declassified)”와 “전설적인 고지라(The Legendary Godzilla)”라는 2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각 카테고리에는 3~4편씩의 부가영상이 포함되었다.

부록의 첫 번째 카테고리 “모나크 비밀 해제”는 고지라에 대한 모나크의 극비 자료 및 보도 내용으로 이루어진 3편의 영상을 통해 본편에서 미처 다루어지지 못했던 정보를 덧붙인다. 전체적으로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영화의 가상 세계관을 좀 더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극중 설정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행운의 용 작전 (Operation: Lucky Dragon / 2분 44초)

1954년 인류와 고지라와의 조우로부터 핵무기로 고지라를 일시 격퇴할 때까지의 과정을 재구성한 모나크의 비밀 자료. 일부 장면은 오프닝 크레딧에 사용된 것 그대로이고, 내용 자체도 그 확장판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프닝 크레딧의 온전한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작전의 이름이 ‘행운의 용’이라는 점과 작전 시행일이 1954년 3월 1일이라는 점이다. 이는 1954년판 오리지널 영화의 중요한 소재가 되었던 실화 ‘제5 후쿠류마루 피폭 사건’을 반영한 것이다. 후쿠류마루의 ‘후쿠류(福竜)’는 행운의 용이라는 뜻이고, 실제 사건이 일어난 날도 같다. 즉, 행운의 용 작전이 실은 제5 후쿠류마루 피폭 사건의 진상이었다는 극중 설정인 것이다. 영화가 지닌 ‘팩션’으로서의 성격을 보강해 주는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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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크: 무토 파일 (MONARCH: The M.U.T.O. File / 4분 29초)

역시 모나크 내부 자료라는 설정의 영상. 무토에 대한 간략한 지식과 그 발견 과정을 해설하여, 영화 도입부의 필리핀 시퀀스와 두 마리의 무토 표본이 어떻게 일본과 미국에 나뉘어 보관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밝힌다. 극중 세리자와나 그레이엄 박사의 대사로만 언급된 내용을 실제 영상 및 관련 도해, 컴퓨터 그래픽 등과 함께 확인할 수 있어 본편의 영상 해설로서도 기능한다. 또한, 영화의 제작 과정 영상이나 사용되지 않은 테이크 등을 중간중간 자잘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인류의 입장에서는 그 자체로 커다란 재앙인 무토가 잔지라 원자력 발전소 붕괴를 초래하고도, 유출된 방사능을 흡수함으로써 일본과 그 바깥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 주었다는 내용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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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폭로 (The Godzilla Revelation / 7분 25초)

이것은 영화의 결말 이후 모나크의 기밀 자료가 유출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고지라와 무토 사건의 진상을 해설한 일종의 보도 · 폭로 영상이다. 사건의 전말을 되돌아보고 그것이 인류에게 끼친 영향이 무엇이었는지를 헤아린다. 이 과정에서 본편에 등장한 뉴스 화면과 극중 장면을 일반인이나 매체가 촬영한 것으로 그럴 듯하게 처리한 가공의 제보 영상이 빠른 속도로 편집되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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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의 두 번째 카테고리 “전설적인 고지라”는 영화의 제작 과정을 다룬 4편의 단편 다큐멘터리로 이루어졌다.

고지라: 자연의 힘 (Godzilla: Force of Nature / 19분 18초)

영화의 핵심인 고지라가 이번 리메이크를 위해 어떻게 부활하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1954년판 오리지널의 자료 화면과 함께 감독과 제작진, 출연진의 오리지널에 대한 평가(물론 찬양에 가깝지만, 얼마든지 그럴 만하다!), 리메이크의 당위성, 고지라의 아우라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무감과 그를 위한 노력, 괴수 액션과 인간 드라마와의 융합, 사실성의 추구 등 고지라를 제대로 그려내고 싶은 그들의 의도와 실현 과정을 살필 수 있다. 고지라의 피부 질감은 용암의 표면을 바탕으로 했다던가, 거대감을 표현하기 위해 전경에 반드시 사람들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화면을 구성하였다던가, 인간의 시선이나 헬리콥터 등지에서 본 시점 위주로 괴수를 보여 주었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궁리가 밝혀진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제작진이 ‘고지라를 고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의견을 피력하는 장면. 1998년판 <고질라>에서 롤랜드 에머릭이 오판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찔러 줬다고 할 수 있다(덧붙여 그때 그 말도 안 되는 크리처 디자인을 승인한 토호 상층부도 잘한 것은 없다고 보는데…). 고지라의 디자인을 위한 여러 가지 컨셉트 아트워크와 사전 시각화 영상 등 관련 자료도 그 일부나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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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로운 단계의 파괴 (A Whole New Level of Destruction / 8분 24초)

여기서는 영화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파괴’를 스크린에 어떻게 구현하였는지를 살핀다. 에드워즈 감독은 최대한 실제 현장에서 실물을 두고 촬영하기를 바랐으며, 이것이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이 과정에서 최근의 재해를 참고한, 섬뜩할 정도로 실감 나는 세트가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CG도 풍부하게 활용되어 의외로 많은 부분이 CG로 보강되었음을 알 수 있다. 파괴 그 자체보다는 그 여파에 더 흥미를 느낀다는 감독의 말이 뇌리에 남는다. 완성된 영화는 그의 이러한 의도가 정확히 반영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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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속으로: 헤일로 점프 (Into the Void: The H.A.L.O. Jump / 5분)

클라이맥스의 인상적인 장면으로서 예고편에서도 크게 다루어졌던 헤일로 점프 시퀀스의 제작 해설. 이 시퀀스는 에드워즈 감독이 기용되기 전부터 작업했던 사전 시각화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졌으며, 촬영 과정에서는 카메라맨이 실제로 고공 점프를 하여 얻은 영상과 CG 합성을 통해 완성되었다. 마치 지옥으로 떨어지는 천사들의 모습을 담은 듯한 묵시록적인 이미지를 위해 병사들이 기도문을 읽는 장면을 삽입하였으며, 감독이 장면의 분위기를 잡기 위해 여러 음악을 듣다가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온 죄르지 리게티의 곡에 사로잡혀 그대로 영화에 사용했다는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매우 탁월한 선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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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적: 무토 (Ancient Enemy: The M.U.T.O.s / 6분 49초)

고지라의 숙적 무토의 제작 과정. 무토가 등장하여 날뛰는 장면과 고지라와 격투를 벌이는 장면 등에 사용된 사전 시각화 자료, 디자인 과정, 울음소리 만들기, 완성된 장면과 스토리보드 비교, CG 레이어가 점차 입혀져 완성된 장면으로 이어지는 영상 등으로 구성되었다. 워낙 상징적이고 지켜야 할 사항이 많은 고지라와는 달리, 무토는 말 그대로 무에서 시작된 크리처였기 때문에 자유롭게 디자인하였으며, 모티브를 위해 온갖 동물은 물론 핵탄두를 운반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스텔스기까지 참고했다고 한다. 몇몇 초기 디자인을 보면 가메라 시리즈의 갸오스와도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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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의 구성과 내용은 전반적으로 조금 부족할까, 하는 정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제작 과정 영상도 보기 쉽게 여러 개로 짤막짤막 쪼개어 보여 주는 것이 근래의 추세인데, <고지라>도 예외는 아니다. 감독의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내용이 좀 더 들어갔으면 모자란 듯한 느낌이 나름대로 채워지지 않았을까. 음성해설이 실리지 않은 것도 못내 아쉬운데, 감독이 <스타 워즈> 스핀오프를 준비하느라 바빴기 때문일 거라고 애써 부연해 본다.

[고지라] 2회차 감상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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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감상: <고지라> (2014)

두 번째 감상은 영화를 처음으로 보기 전의 기대와 우려, 그밖의 기타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로 소용돌이쳤던 마음가짐이 사라졌기에, 한결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앞서도 지적했던 바와 같이 처음 1시간 정도는 이례적으로 인간 측 사정에 집중하면서 드라마를 차곡차곡 쌓아 가기 때문에, 그리고 괴수가 나오고 부터는 클라이맥스 전까지 거의 획일적이라는 인상이 들 만큼 인간과 괴수 드라마를 병렬 전개하기 때문에, 처음 보았을 때는 영화가 굉장히 길다고 느꼈다. 체감 상영시간만 2시간 20분 정도는 되었을까.

그러나 IMDb에 등록된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 3분. 게다가 이것은 엔드 크레딧까지 모두 합쳐진 시간이므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본편만 따진다면 1시간 55분쯤 될까. 사실 고지라 영화로서는 제법 길다. 대다수 고지라 시리즈의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1시간 40~45분 정도. 유일하게 2시간을 넘긴 작품은 2004년의 <고지라: 파이널 워즈>(2시간 5분) 뿐이고, 1시간 50분대 작품은 하나도 없다.

(1998년판 가짜 <고질라>가 2시간 19분을 기록했지만, 정식 시리즈로 치지 않으므로 예외. 이제는 <고질라>를 마음껏 가짜라고 부를 수 있어 속이 후련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2014년판의 제목을 ‘고질라’로 지은 배급사의 처사가 대단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주제는 다른 자리에서.)

두 번째로 보다 보니 ‘모르는 길’을 따라가는 여정이었던 첫 번째 감상보다 템포가 좀 더 빠르게 느껴진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영화의 흐름은 훨씬 더 안정적이었다. 물론 괴수들이 싸움을 시작할라치면 끊고 또 끊는 연출은 여전히 아쉬웠다. 일본판 고지라보다 에피소드가 더 많기 때문인가 싶기도 한데, 이는 좀 더 면밀히 비교해 볼 필요가 있겠다. 재미있었던 건 클라이맥스 부분이 처음 보았을 때의 인상과는 달리 쭉 이어진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장면 하나하나의 정서도 좀 더 강하게 전달되었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두 번째로 보니 더 좋았다.

앞선 첫 감상에서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에 대해 미처 이야기를 못 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든다. 헌정의 의미로 이후쿠베 아키라의 오리지널 고지라 테마가 인용되거나 엔드 크레딧에 삽입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었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데스플라의 음악 만으로도 ‘충만’했다. 사운드트랙을 당장 구해야겠다.

엔드 크레딧에 역시 헌정으로서 오리지널 고지라 관련 인물들에 대한 언급이 있지 않을까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이것은 작년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퍼시픽 림>에서 선수를 쳤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래도 한 번 더 하는 게 이상하진 않을 테고, 오히려 이 영화에서 더 필요한 절차가 아니었을까.

마지막으로, 고지라와 무토의 설정에 대해.

도입부에서 발견된 고지라의 동종 개체 유골은 무토에 의해 희생되었다고 서술된다. 그렇지만 무토가 고지라 종이 번성했던 고대로부터 기원되었는지는 영화 속에서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는 내 생각. 무토는 원래 고지라 종과 공생하던 무해한 기생생물이었으나, 1954년에 나타난 고지라를 격퇴하기 위해 인간이 사용한 핵무기에 의해 돌연변이, 지금과 같은 파괴적인 괴수가 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이는 1984년판 <고지라>에 등장한 ‘쇼키라스’를 연상시킨다. 고지라에 기생하던 생물이 방사능을 흡수하여 거대화한 호전적인 괴물이 바로 쇼키라스. 비슷한 설정이다. 빌딩 만한 무토와는 달리 사람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서, 극중 섬뜩한 공포감을 연출했다는 점이 다르지만.

1954년의 고지라와 현재 다시 나타난 고지라가 동일한 개체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54년 당시 핵무기로 고지라를 ‘격퇴했다’는 분명한 언급도 없으므로 같은 개체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대신 인간은 살아남은 고지라를 ‘모나크’를 통해 계속해서 감시, 추적해 왔을 것이고 무토가 54년 이후 나타났다고 가정하면 모나크가 무토의 EMP 공격에 대한 정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극중 묘사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토가 고지라보다 늦게 나타났다면, 놈에 대한 연구는 고지라 만큼 축적되어 있지 못했을 테니까.

여하튼 이것은 하나의 가설일 따름이다.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리메이크의 설정집 같은 게 있어도 좋겠는데. 주문해 둔 메이킹 북에 들어 있을까. 아니면 일본에서 나올지도 모를 별도의 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