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멘: 최후의 전쟁] (2006)

(C) 20th Century Fox
(C) 20th Century Fox

가장 아쉬운 점은 1, 2편의 장점이었던 ‘사려 깊음’이 사라졌다는 것. 브렛 래트너의 연출은 브라이언 싱어만큼 섬세하지 못했다. 뮤턴트 치료제를 맞고 보통 인간이 되어버린 미스틱을 버리고 떠나는 매그니토는 내가 알고 있던 그가 아니었다. 논리적으로 따지기 전에 감정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갑자기 끼어든 피닉스에 대한 설정도 불편했다. 2편의 결말에서 진 그레이가 부활하리라는 암시가 있긴 했지만, 정작 부활 과정에서 ‘왜’와 ‘어떻게’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X-멘> 정도의 프랜차이즈라면 원작 만화의 골수팬들만으로도 충분히 장사가 되겠지만, 영화판은 그 범위를 넘어 ‘보통 관객들’까지 고려한 매체다. ‘원작을 읽어’ 라는 말 한마디로 영화의 완성도를 포기한다는 것은 만드는 사람들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로그-바비 드레이크-키티 프라이드의 삼각관계 역시, 결말에서 로그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설명하기엔 부족했다(소설판에서는 반대의 전개라고 한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이 서브플롯은 2편에서 비참할 정도로 비중이 줄어들었던 로그를 결국 확인사살하고 만다. 이는 사이클롭스도 마찬가지이다.

액션은 3부작 가운데 최고다. 새로운 뮤턴트의 등장과 그들 고유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낸 장면의 연속. 클라이맥스는 1편부터 이어져 온 로건과 진의 관계를 마무리하는 방법으로서도 충분히 기능했다.

20년 전을 묘사한 도입부는 외전의 예고편일까. 엔젤은 마지막 장면의 그림 만들기를 위한 필수 요소였나. 3부작의 결말을 어떻게 내긴 했지만, 몇몇 치명적인 실수를 비롯한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원제: X-Men: The Last Stand
감독: 브렛 래트너
주연: 휴 잭먼, 할리 베리, 패트릭 스튜어트, 이언 맥켈런, 팜케 얀센
북미 개봉: 2006년 5월 26일
한국 개봉: 2006년 6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