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고지라 결전병기 ‘자룡 개량형’ 등장

센티넬의 로봇 액션 피겨 브랜드 라이오봇(RIOBOT)으로 발매 중인 자룡(紫龍, 시류)의 개량형이 등장했다.

(C) Toho Co., Ltd.

자룡은 <신 고지라> 발표 이래 전개 중인 공동 프로모션 <고지라 대 에반겔리온> 관련 상품으로서, 에반겔리온 시리즈에 등장하는 특무기관 네르프(NERV)가 고지라를 격퇴하기 위해 개발한 결전병기로 설정되었다. 과거 특생자위대가 개발했던 ‘기룡 시리즈’의 기술 정보를 활용한 메카이며, 에반겔리온 초호기에서 따온 부분도 있는 재미있는 외형을 지녔다. 자룡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앞서 올렸던 글을 참조하시라.

라이오봇 자룡은 지난 7월 22일 일본에서 발매되었는데, 이어 7월 30일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렸던 원더 페스티벌 2017년 여름 행사에서 자룡 개량형이 한정 판매되었다. 원더 페스티벌 폐막 직후인 7월 31일 오후 7시부터는 유니온 크리에이티브 온라인 상점에서 통신판매 중이다.

정식 명칭 자룡 시제초호기 개(紫龍 試作初号機改)인 자룡 개량형은 전신을 건메탈 계열로 색칠하여, 티타늄 풍을 기반으로 에반겔리온 초호기를 상징하는 검은색, 오렌지색, 형광 녹색 등이 어우러진 기존 자룡과 차별화했다.

기존 자룡(오른쪽)과의 비교 사진. (C) Toho Co., Ltd.

그밖에 범용성이 우수한 직립 자세인 E-모드와 몸을 앞으로 기울여 기동성을 높인 괴수형 자세 G-모드를 취할 수 있는 구조, 안티 카이주 배틀 블레이드와 같은 무장 등 기본 사양은 자룡과 같다. 가격은 20,000엔(소비세 8% 포함가).

(C) Toho Co., Ltd.
(C) Toho Co., Ltd.
(C) Toho Co., Ltd.
(C) Toho Co., Ltd.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출처: 센티넬 공식 웹사이트, 센티넬 스탭 블로그, 유니온 크리에이티브 온라인

네르프의 대 고지라 결전병기 ‘자룡’ 액션 피겨 등장

(C) Toho Co., Ltd / Khara

센티넬 로봇 액션 피겨 브랜드 라이오봇(RIOBOT)의 차기 상품 자룡이 올여름 선보인다.

‘자룡(紫龍)’은 ‘자줏빛 용’이라는 뜻의 한자이며 일본식으로는 ‘시류’라고 읽는다. 이 초병기를 개발한 주체는 다름 아닌 에반겔리온 시리즈에 등장하는 조직 네르프(NERV)이다. 목적은 고지라를 격퇴하는 것!

당연히 에반겔리온의 공식 설정은 아니고, <신 고지라> 발표 이래 전개 중인 공동 프로모션 <고지라 대 에반겔리온>의 번외 설정이다. <고지라 대 에반겔리온>은 에반겔리온의 크리에이터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신 고지라>의 총감독 겸 각본가로 기용된 것을 계기로 기획된 프로젝트. 이 두 프랜차이즈가 크로스오버한 세계에서는 고지라가 사도에 버금가는 재난의 원인이다. 이런 가운데 네르프가 고지라를 쓰러뜨리기 위해 과거 특생자위대가 개발한 ‘기룡 시리즈’의 기술 정보를 넘겨받아 독자적으로 건조한 대 고지라 결전병기가 바로 자룡이다. 현재는 시제 단계로서 정식 명칭은 ‘자룡 시제초호기’.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자룡의 주무기는 에반겔리온의 프로그레시브 나이프와 같은 기술을 활용한 등지느러미와 꼬리. 고진동입자로 어떤 물체든 분자 단위로 분해해 버리는 위력을 지녔다. 그리고 양팔에는 접근전투에 대응하고자 ‘안티 카이주 배틀 블레이드’를 장비하였다.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C) Toho Co., Ltd / Khara

고지라 팬이라면 잘 알겠지만 특생자위대와 기룡(메카고지라의 공식 명칭)은 모두 <고지라 X 메카고지라>(2002)와 그 속편 <고지라 X 모스라 X 메카고지라 토쿄 SOS>(2003)에 등장한 고지라 대응 조직과 초병기이다. 에반겔리온과 잘 어울릴 만한 작품을 골라 크로스오버한 것은 물론, 자룡의 외형도 에바 초호기와 기룡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어 흥미롭다. 디자이너는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로 유명한 코지마 프로덕션 소속 일러스트레이터 신카와 요지. 그는 <고지라: 파이널 워즈>(2004)의 고텐호와 지구방위군 복장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메카고지라 2003 (반다이 S. H. 몬스터아츠 제품) (C) Toho Co., Ltd.
에반겔리온 초호기 신극장판 버전 (코토부키야 플라모델 제품) (C) Khara

제품 사양을 보면 높이 18cm, 재질은 주로 ABS이며 관절 등 가동 부분은 나일론계로서 폭넓은 자세를 취할 수 있다. 로봇에 어울리는 직립 자세와 괴수 및 에반겔리온에 어울리는 구부정한 자세가 모두 가능. 구성품은 자룡 본체와 양손 및 양 편손 부품, 안티 카이주 배틀 블레이드 2자루, 전용 스탠드로 이루어진다. 카이주 배틀 블레이드는 접거나 편 상태를 선택하여 장착. 동체색은 티타늄 풍으로 기룡 / 메카고지라의 이미지를 살렸고 곳곳에 검은색, 오렌지색, 형광 녹색 등이 곁들여져 에바 초호기의 이미지를 반영했다. 그리고 등지느러미와 꼬리에는 각각 자주색과 녹색이 그라데이션 채색되었다.

고지라와 에반겔리온의 세계를 설득력 있는 디자인으로 표현한 자룡 액션 피겨는 올 7월, 정가 21,600엔(소비세 8% 포함)에 발매된다.

출처: 센티넬 공식 웹사이트, 센티넬 스탭 블로그

[고지라] PS3 게임 새 예고편 및 추가 정보

앞서 발매 소식을 전했던 반다이 남코 게임즈의 PS3 전용 게임 <고지라>(ゴジラ-GODZILLA-)의 새로운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이번 예고편에서는 새로운 등장 괴수로 킹기도라(헤이세이 버전)와 모스라(유충)를 확인할 수 있다. 모스라의 경우 성충도 (당연히)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예고편에서는 유충만 나왔다. 내레이션을 맡은 성우는 코바야시 키요시. <VS 비오란테>부터 <VS 디스트로이어>까지, 1984년판 <고지라>를 제외한 헤이세이 시리즈 전작의 예고편 내레이션을 맡은 바 있다. 헤이세이 고지라가 주역으로 등장하는 게임 소개에 더없이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하겠다.

게임 중에는 고지라의 유명 대전 괴수들 이외에도, 헤이세이 시리즈에 등장했던 고지라 대책 조직 G-포스나 자위대가 운용했던 수퍼 X 시리즈와 92식 메이저 전차 등의 대 고지라 초병기들, 그리고 밀레니엄 시리즈의 특생자위대가 개발한 3식 기룡(메카고지라)도 나온다. 이것들 역시 예고편에서 볼 수 있다.

한편, 구입자를 위한 2종의 특전 정보도 발표되었다. 먼저 예약 구입자에게는 미니 피겨 ‘히트업 고지라’를 증정한다. 이것은 1995년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 개봉 당시 극장 입장객에게 나누어 주었던 기념품을 복각한 것. 조그마한 고무 재질의 피겨를 손에 쥐거나 하여 따뜻하게 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 원본은 고지라를 비롯하여 총 15종이었으나, 이번에는 고지라, 모스라(성충), 킹기도라 3종 가운데 1종이 무작위로 증정된다. 패키지판 예약으로만 받을 수 있다.

(C) Toho Co., Ltd. / Legendary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C) Toho Co., Ltd. / Legendary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그리고 초회 봉입 특전으로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플레이할 수 있는 2014년판 고지라를 미리 해제시키는 다운로드 코드가 제공된다. 이를 통해 신구 고지라끼리의 대결도 연출할 수 있는 모양.

(C) Toho Co., Ltd. / Legendary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C) Toho Co., Ltd. / Legendary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정가는 7,600엔(소비세 8% 제외 가격), 발매일은 일본 기준으로 12월 18일이다. 국내 발매 여부는 미정.
게임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된 공식 웹사이트를 참조하시라.

출처: <고지라> 게임 공식 웹사이트, 게임 워치

[고지라] 3회차 감상

앞선 글
2014/05/14 – [감상] – [고지라] (2014)
2014/05/15 – [감상] – [고지라] 2회차 감상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앞선 두 번은 아이맥스 3D로 보았으나, 이번에는 소규모 상영관에서 2D로 감상했다. 스크린이 더 작고 화면 비율도 다르다 보니 고지라의 거대감이 아무래도 좀 덜했고, 근사한 파노라마 샷도 몇 걸음 떨어진 채 억지로 눈의 초점을 맞춰 그림 속 세부를 확인하려 애쓰는 듯한 기분으로 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맥스 스크린과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고, 나중에 TV로 볼 땐 이것마저도 그리워질 게 틀림없다. 어두운 장면에서 화면이 좀 침침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상영관 별로 편차가 있지 않나 싶다. 이제서야 하는 말이지만, 3D의 입체감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라 이 영화에 가장 잘 맞는 상영 방식은 아이맥스 2D라고 생각한다.

처음 볼 때도 그랬지만, 오프닝 크레딧(여는 영상)은 다시 보아도 1998년판 <고질라>를 떠올리게 한다. 핵실험 과정이 포함된 오래된 자료 영상을 편집한 모양새를 냈다는 점, 장중한 관현악 연주곡이 어우러진다는 점, 본편에 미처 그려질 여유가 없었던 프롤로그를 대신한다는 점 등이 그렇다. 개렛 에드워즈 감독은 이 내놓은 자식까지 포용하려 했을까? 여하튼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멋진 테마와 함께 단번에 시선을 끄는 인상적인 크레딧이다. 만든 사람은 저 유명한 카일 쿠퍼. 2004년 <고지라: 파이널 워즈>에 이어 두 번째로 고지라 영화에 참여하였다.

초반에 신경 써서 확인하려 했던 대목은 ‘모스라’에 대한 인용이다. 시사회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수조 안에 있는 고치를 꼼꼼하게 보여 주길래 속으로 ‘모스라?’ 라고 잠깐 생각하고 말았고, 첫 감상이라 밀려드는 갖가지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그렇지만 시사회 후 함께 본 빅 몬스터 운영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스라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길래, ‘내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떡밥이 있나 보다. 다음에 좀 더 자세히 봐야지.’ 라고 다짐했었다.

이번 3회차 감상에서 확인한 모스라 관련 인용은 일단 두 가지.

1. 교실 장면에서 대피를 지시하는 교사의 오른쪽 뒤로, 나방(또는 나비)의 생태를 담은 걸그림이 보이는데 그 나방(또는 나비)이 모스라의 모습 그대로이다. 걸그림의 한자가 ‘나방 아(蛾)’인지 ‘나비 접(蝶)’인지 분명하지 않아 일단 ‘나방(또는 나비)’라고 썼음을 양해하시라. 사실 이것은 모스라라는 괴수의 모순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이름도 나방을 뜻하는 영어 단어 ‘모스(moth)’에서 유래되었고 설정 또한 거대 나방 괴수이지만, 생김새는 어떻게 봐도 나비.

2. 전술한 대로, 포드와 조가 원전 사고 이후 제한구역이 된 잔지라의 본가에 잠입한 장면에서 나오는 수조 속의 고치. 수조 아랫부분에는 ‘MOTHRA’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보인다. 이건 뭐 빼도박도 못하는 인용. 좀 더 자세히 보면 ‘RA’자가 포함된 어떤 레이블 위에 덧붙인 ‘DAD’S MOTH’라는 레이블이 겹쳐져 ‘MOTH’+’RA’로 조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레이블의 나머지 부분은 오물이 묻어 있어 제대로 볼 수 없었다. ‘DAD’S MOTH’는 ‘아빠의 나방’이라는 뜻일 텐데, 그렇다면 조는 평소에 취미로 나방을 사육하고 있었을까?

또 한 가지 신경 쓰였던 것이 1999년 장면에서 포드의 방에 붙어 있던 괴수영화 포스터이다. 1960년대 일본 괴수영화 포스터를 모티브로 한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데 화면에는 일부만이 잡혔다.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1. 제목은 <XX라 대 바브라>(XXラ対バブラ). 당연히 가공의 괴수영화이다. 그렇지만 ‘~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일본 특촬 괴수영화의 명명법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지켜지고 있다.

2. 포스터에 일부가 드러나 있는 괴수의 머리 부분은 아무래도 무토와 닮아 보인다.

3. 아래쪽으로는 ‘일본 · 하와이’, ‘캘리포니아’, ‘네바다’, ‘밴쿠버’라는 지명이 표기되어 있다. 앞의 넷은 거의 순서대로 극중의 지리적 무대와 일치한다. 밴쿠버는 영화에 나오지 않았지만 주요 촬영 장소였기 때문에 이 또한 관련이 있는 지명이다. 이거 일종의 복선? 그렇게도 볼 수 있겠고, 만일 이 가공의 괴수영화가 60년대쯤 나온 것이라고 가정할 경우, 시대 상황을 반영한 홍보 문구로도 생각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해외 촬영 자체가 상당히 중요한 홍보 요소였기 때문이다. 한 편의 영화에 여러 나라가 무대로 나와 마치 ‘눈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같은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했던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그 좋은 예이다.

다음은 고지라의 성격 묘사. 금문교 시퀀스에서 군 함정이 오발한 미사일이 어린이들이 탄 스쿨버스로 향하는 위기의 순간. 다리 밑에서 고지라의 등지느러미가 쑥 올라와 미사일을 대신 맞는다. 이 대목을 볼 때면 ‘감독님, 연구 많이 하셨네요’ 라며 즐거워진다. 고지라는 어린이의 친구인가? 60~70년대 시리즈의 고지라는 편을 거듭하면서 점차 인간의 아군, 지구의 수호신, 더 나아가 어린이의 친구가 되어 간다. 괴수의 습격으로 혼란에 빠진 도시, 그 와중에 어린이들이 적 괴수의 발에 납작하게 밟혀 희생되려는 순간! 고지라가 나타나 적 괴수를 한방 먹이고 아이들을 구한다는 식이다.

물론, 2014년의 고지라는 그 정도로 인간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영화에서의 고지라는 무토를 제거하려는 지구의 의지를 받아들여 묵묵히 수행하는 초월적 존재처럼 묘사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인간의 희생은 불가피한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우연히(?) 스쿨버스 대신 미사일을 맞아 주는 이런 애교(?) 섞인 장면을 보노라면 에드워즈 감독은 분명히 그 시절의 고지라를 알고 있고, 역시 이를 알고 있을 팬들에게 슬쩍 윙크를 던져 줬다고 할 수 있겠다. ‘너도 알지? :^) 라면서.

그렇다면 고지라는 인간과 결코 교감하지 않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후반부 포드와 고지라가 잠시 시선을 교환하는 (보는 이의 가슴이 잠시 들렸다 내려올 만큼 멋진) 대목처럼 미묘하게 ‘고지라, 인간 애써 해지지 않아. 그러니 똑바로 해. 힘들어도 네 할 일을 해.’ 라고 신호를 보내는 듯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등장인물의 대사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런 알듯 모를듯한 묘사가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고지라보다 훨씬 작고 물기가 많아 보이는 눈과 뭉툭한 머리 때문에 좀 더 우직하고 순해 보이는 2014년판 고지라의 인상과도 연결되는 바가 있다고 보고, 어떤 의미로는 킹콩 생각이 나기도 한다.

여기서 또 나올 만한 질문이 ‘고지라는 약한가?’일 텐데, 종종 힘에 부쳐하긴 해도 ‘최강!’ ‘절대무적!’임이 트레이드마크였던 본가 고지라와는 달리 2014년판은 2대 1로 온갖 비열한 전법을 써 대는 무토에 온힘을 다해 맞서면서, 때로는 쓰러지기도 하고 고통스러워하기도 하며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것이 있다. 이는 무토의 흉악함과 강력함을 강조하여 격투 장면의 긴박감을 높이려는 의도이기도 하겠지만, 고지라의 이미지와 더불어 그에게 더욱 감정이입하게 하는 장치로서도 훌륭하게 기능한다. 고지라의 이런 성격 또한 중요한 매력 포인트이다. 고지라가 단순히 이상하게 생긴, 건물만 때려부수고 사람만 밟아 죽이는 혐오스럽고 두렵기만 한 괴물딱지였다면 60년에 걸쳐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고지라의 거대한 덩치 속에 우리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은 에드워즈 감독은 정말로 고지라를 잘 이해하고 있음을 나는 확신한다.

그밖에 몇 가지 자잘한 것들.

1. 클라이맥스의 핵폭발은 다음 편을 위한 복선일 수도 있겠다. 샌프란시스코는 차기 괴수 성지가 되는 것인가!

2. 앞서 첫 리뷰에서 브라이언 크랜스턴이 조금 감정 과잉인 면이 있다고 쓰긴 했지만, 그가 영화 초반부를 지탱한 중심인물임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크랜스턴은 도입부부터 포드에게 바톤을 넘겨주기 전까지, 이야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힘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 뒤 장렬히 산화했다.

3. 크랜스턴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것도. 그가 분한 아버지 조와 애런 존슨이 분한 아들 포드와의 관계는 2001년작 <고지라 모스라 킹기도라 대괴수총공격>(약칭 GMK)을 연상시킨다. <GMK>의 고지라는 태평양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원혼들이 모여 이루어진 괴수이다. 놈은 1954년 일본을 습격한 뒤 21세기에 다시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평화에 취한 채 과거의 비극을 잊지 말라’는 경고이다. 마찬가지로 조는 포드에게 잔지라 원전 사고에 대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며, 그것을 해결하지 않는 한 안전한 미래는 없다고 강조한다. 물론 <고지라>라는 영화 자체가 온몸으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4. 극중 비밀 조직인 ‘모나크’는 본가 고지라 시리즈에서도 여럿 등장한 G-포스나 G-그래스퍼, GPN(고지라 예지 네트워크), 특생자위대와 같은 고지라 또는 거대 생물 대책 조직과 그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영화에서는 모나크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묘사가 없어 G-포스, G-그래스퍼, 특생자위대와는 상당히 다른 성격의 조직으로 보인다(그렇다고 군사력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굳이 비슷한 것을 찾자면 <고지라 2000: 밀레니엄>(1999)에 나온 GPN. 하지만 이것은 좋게 말해 민간 조직, 나쁘게 말해 고지라 오타쿠들의 정보 공유를 위한 연락망 정도로서 전 세계의 중지를 모아 결성된 모나크와 1:1 비교는 어렵겠다. 오히려 홀로 잔지라 사고의 진실을 쫓는 조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개인적으로 수집한 자료를 확인하는 장면이 훨씬 더 GPN과 닮아 보인다. 이것도 감독의 의도적인 인용일까.

5. 고지라가 하와이 호놀루루 공항에서 처음으로 전신을 선보이는 장면과 방사열선을 발사하는 장면은 처음 볼 때나, 세 번째로 볼 때나 그 흥분과 감격이 전혀 다르지 않다. 볼 때마다 전율이 일어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6. 와타나베 켄이 분한 과학자 세리자와 이시로는 1954년 오리지널 <고지라>를 인용한 인물이다. 이름부터 그러한데, 성은 이 영화의 주역이자 가장 인상적인 인물이기도 한 세리자와 다이스케(히라타 아키히코 분)에서, 이름은 감독 혼다 이시로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고지라에 대한 학자적 흥미를 드러내며 핵미사일로 고지라와 무토를 동시에 격퇴하자는 작전에 반대한다는 점, 스텐츠와 악수를 할 때 어깨가 내려가며 가방끈이 흘러내리는* 다소 어설픈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 등은 오리지널의 세리자와보다는 야마네 박사와 더 닮아 있다. (*연설 도중 넥타이가 수트 밖으로 삐져나온 걸 뒤늦게 알고는 어색하게 집어넣는 야마네 박사의 동작을 인용한 것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자막 번역에 대하여. 가장 짜증이 났던 것은 결말에서 죽은 줄 알았던 고지라가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중계하는 TV 화면의 자막 번역이다. 이 자막의 뜻은 ‘괴수의 왕, 우리 도시의 구원자?’여야 하는데 마지막에 물음표 ‘?’를 빼 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명백한 오역이다. 중계하는 측에서 물음표를 넣은 것은 고지라라는 존재가 양날의 검임을 암시하는 것으로서, 그가 무토를 물리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인명피해가 생겼으므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로 인식하고 있음을 뜻할 것이다. 하지만 번역 자막에서는 이 물음표가 없어지면서 영화의 복잡한 감정선을 단숨에 유치하고 어설프게 만들어 버렸다. 실제로 극장에서 이 자막이 떴을 때 주위에서 실소가 터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이것은 블루레이/DVD 출시 때 꼭 수정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