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간 [고지라 전 영화 DVD 컬렉터즈 박스]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코단샤는 DVD 매거진 [고지라 전 영화 DVD 컬렉터즈 박스](ゴジラ全映画DVDコレクターズBOX)를 발매 중이다.

지난 7월 12일 창간된 이 잡지는 격주 화요일마다 1호씩 전 51호가 출간될 예정이다. 매호의 내용은 고지라 시리즈 전작을 비롯한 토호 특촬영화 DVD와 해당 작품의 공개 당시 팸플릿, 포스터, 보도자료 등 귀중한 관련 자료나 홍보물의 복각판으로 구성된다. 고지라 시리즈의 경우 <고지라 전격 대작전>과 같은 토호 챔피언 축제 단축판, <괴수왕 고지라>와 같은 해외 공개판 등 재편집된 판본도 포함된다.

창간호는 역시 첫 호에 어울리는 작품인 1954년판 <고지라>. 영화 본편 DVD 및 동봉 특전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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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 <고지라>(1954) 본편
– 부록: <고지라>(1954) 예고편 / 다음 제2호 작품 <킹콩 대 고지라> 티저 예고편 / TV 시리즈 <고지라 아일랜드> 제1~5화 및 시리즈 안내 영상(*1)

동봉 특전
– 팸플릿(8쪽) 및 시리즈 안내지(8쪽) 복각판
– 반절(*2)포스터 복각판
– 스피드 포스터(*3) 복각판
– 토호 보도자료 복각판
– 토호 사진 뉴스 복각판
– 다음 제2호 작품 <킹콩 대 고지라> 스피드 포스터 복각판
– 잡지 [우리들] 1955년 3월호 부록 [괴수 그림 이야기 고지라] 복각판
– <신 고지라> 사진 뉴스

– <신 고지라> 전단지 A 타입

* 각 컨텐츠는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다.
*1: 특전 1. TV 시리즈 <고지라 아일랜드>는 전 256화를 매호 DVD에 나누어 수록할 전망이다.
*2: B2에 해당하는 규격인데, 일본의 B2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큰 515 X 728mm이다.
*3: 정식 포스터가 나오기 전에 속보 형식으로 내는 포스터. 제목 정도만 크게 인쇄하거나 전작의 아트워크를 재활용하는 등 신작을 빨리 알리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통상 규격은 260 X 720mm로서 세로로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제2호는 7월 26일 출간된 <킹콩 대 고지라>(1962). 영화 본편 DVD 및 동봉 특전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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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 <킹콩 대 고지라> 본편
– 부록: 다음 제3호 작품 <모스라 대 고지라> 예고편 / TV 시리즈 <고지라 아일랜드> 제6~10화 / 첫 미디어 출시 포함 <가라! 갓맨> “고지라 대 가바라” 제1~6편과 시리즈 안내 영상

동봉 특전
– 팸플릿 복각판 (20쪽)
– 반절 포스터 복각판
– 토호 보도자료 복각판
– 제3호 작품 <모스라 대 고지라> 스피드 포스터 복각판
– 잡지 [우리들] 1970년 기사 “세계의 괴수왕 –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준 츠부라야 감독” 복각판
– <신 고지라> 사진 뉴스 2
– <신 고지라> 전단지 B 타입

정가는 창간호만 특별 가격 890엔, 제2호부터는 매호 1,850엔이다(이상 소비세 8% 제외 가격).

아래는 제3호 이후의 출간 예정작 목록이다.

제3호 <모스라 대 고지라> / 8월 9일 출간
제4호 <3대 괴수 지구 최대의 결전> / 8월 23일 출간
제5호 <괴수대전쟁> / 9월 6일 출간
제6호 <고지라 대 메카고지라> / 9월 20일 출간
제7호 <괴수총진격> / 10월 4일 출간
제8호 <고지라의 역습> / 10월 18일 출간
제9호 <고지라 대 헤도라> / 11월 1일 출간
제10호 <해저군함> / 11월 15일 출간
제11호 <메카고지라의 역습> / 11월 29일 출간
제12호 <지구공격명령 고지라 대 가이강> / 12월 13일 출간
제13호 <하늘의 대괴수 라돈> / 12월 27일 출간
제14호 <괴수왕 고지라> / 2017년 1월 10일 출간
제15호 <괴수섬의 결전 고지라의 아들> / 2017년 1월 24일 출간
제16호 <모스라> (1961) / 2017년 2월 7일 출간
제17호 <고지라 에비라 모스라 남해의 대결투> / 2017년 2월 21일 출간
제18호 <지구방위군> / 2017년 3월 7일 출간
제19호 <고지라 대 메가로> / 2017년 3월 21일 출간
제20호 <프랑켄슈타인 대 바라곤> / 2017년 4월 4일 출간
제21호 <고지라 미니라 가바라 올 괴수대진격> / 2017년 4월 18일 출간
제22호 <프랑켄슈타인의 괴수 산다 대 가이라> / 2017년 4월 28일 출간
제23호 <고지라> (1984) / 2017년 5월 16일 출간
제24호 <고지라 VS 비오란테> / 2017년 5월 30일 출간
제25호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 / 2017년 6월 13일 출간
제26호 <고지라 VS 모스라> / 2017년 6월 27일 출간
제27호 <고지라 VS 킹기도라> / 2017년 7월 11일 출간
제28호 <모스라> (1996) / 2017년 7월 25일 출간
제29호 <고지라 VS 메카고지라> / 2017년 8월 8일 출간
제30호 <고지라 모스라 킹기도라 대괴수총공격> / 2017년 8월 22일 출간
제31호 <고지라 2000: 밀레니엄> / 2017년 9월 5일 출간
제32호 <고지라 X 메카고지라> / 2017년 9월 19일 출간
제33호 <고지라 X 모스라 X 메카고지라 토쿄 SOS> / 2017년 10월 3일 출간
제34호 <고지라 VS 스페이스고지라> / 2017년 10월 17일 출간
제35호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소멸작전> / 2017년 10월 31일 출간
제36호 <모스라 대 고지라>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7년 11월 14일 출간
제37호 <게조라 가니메 카메바 결전! 남해의 대괴수> / 2017년 11월 28일 출간
제38호 <고지라: 파이널 워즈> / 2017년 12월 12일 출간
제39호 <유성인간 존> (1) / 2017년 12월 26일 출간
제40호 <유성인간 존> (2) / 2018년 1월 9일 출간
제41호 <괴수대전쟁 킹기도라 대 고지라> (<괴수대전쟁>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8년 1월 23일 출간
제42호 <모스라 2: 해저의 대결전> / 2018년 2월 6일 출간
제43호 <고지라 2000> (미국 공개판) / 2018년 2월 20일 출간
제44호 <킹콩 대 고지라>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8년 3월 6일 출간
제45호 <킹콩의 역습> / 2018년 3월 20일 출간
제46호 <고지라 에비라 모스라 남해의 대결투>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8년 4월 3일 출간
제47호 <대괴수 바란> / 2018년 4월 17일 출간
제48호 <고지라 모스라 킹기도라 지구 최대의 결전> (<3대 괴수 지구 최대의 결전>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8년 5월 1일 출간
제49호 <고지라 전격 대작전> (<괴수총진격>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8년 5월 15일 출간
제50호 <모스라 3: 킹기도라 내습> / 2018년 5월 29일 출간
제51호 <괴수섬의 결전 고지라의 아들> (토호 챔피언 축제판) / 2018년 6월 12일 출간

고지라 시리즈를 비롯한 토호 특촬영화 DVD는 대다수가 나온 지 10여 년씩 되었으므로 갖고 있을 만한 사람들은 다 갖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09년 데 아고스티니 저팬이 영화 DVD와 해당 작품의 정보를 정리한 책자를 묶어 [토호 특촬영화 DVD 컬렉션]이라는 비슷한 상품을 전 55호 출간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고지라 전 영화 DVD 컬렉터즈 박스]는 아무래도 신선함이 떨어지는데, 코단샤는 이를 타개하고자 잡지 대신 복각판 자료를 선택한 것 같다. 복각판으로나마 공개 당시의 자료를 소장할 수 있다는 건 수집에 관심 있는 팬에게 제법 어필할 수도 있겠다. 덧붙여 <고지라 아일랜드>, <가라! 갓맨>, <유성인간 존> 등 현재 DVD를 구하기 어렵거나 희귀한 작품을 부록으로 분할 수록하여 팬들이 감상, 소장할 수 있게 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출처: 코단샤 [고지라 전 영화 DVD 컬렉터즈 박스] 공식 웹사이트, 아마존 일본

인터뷰/ 일본 특촬영화의 명배우, [고지라]의 타카라다 아키라

타카라다 아키라 (사진 제공: 타카라다 기획)

1954년 공개된 괴수영화의 기념비적인 걸작이자, 킹콩과 더불어 가장 인기 있는 괴수 캐릭터를 세상에 내놓았던 작품이 바로 <고지라>(ゴジラ)이다. 이 영화가 ‘특촬(特撮)’이라는 일본의 독특한 영상 장르를 부흥시키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흐름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타카라다 아키라(宝田明) 씨는 <고지라>와 거의 동시기에 데뷔하여 2016년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배우이다. 그는 나루세 미키오, 이나가키 히로시, 오즈 야스지로, 이타미 쥬조, 키타노 타케시 등 당대의 유명 감독들과 작업하였으며, TV 드라마와 버라이어티, 연극,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2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였다.

또한 특촬 괴수영화의 팬들에게는 영원한 고전 <고지라>의 주연이자, 이후 일세를 풍미한 토호 특촬영화의 간판 스타로도 친숙하다. <모스라 대 고지라>, <세계대전쟁>, <괴수대전쟁>, <킹콩의 역습>, <위도 제로 대작전>, <고지라 VS 모스라>, <고지라: 파이널 워즈> 등 출연작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그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 타카라다 씨가 최근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2015년 12월 20일부터 오는 3월 6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영화감독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을 위해서이다. 아울러 타카라다 씨는 지난 2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자신의 출연작 세 편을 한국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특별 상영작인 <고지라>, <세계대전쟁>, <두 아들>을 직접 고르기도 했다.

괴수보호구역은 일본 특촬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명배우 타카라다 아키라 씨를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아래는 그 기록이다.

 

괴수보호구역/ 먼저, 어제(*1 한국 관객들과 두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지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셨는지요?

*1: 이 인터뷰는 2월 21일 이루어졌다. 타카라다 씨와 한국 관객들의 첫 만남인 <딸, 아내, 엄마>와 <방랑기> 상영 및 토크 이벤트는 전날인 2월 20일이었다.

 

타카라다 아키라/ 관객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나루세 감독님의 작품 두 편을 다 보신 분들도 계셨고, 작품은 물론 감독님에 대해서도 매우 상세히 알고 계셨습니다. 나루세 감독님께서 생존해 계셨다면, 당신의 작품이 이렇게 한국에서 상영되며 관객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무척이나 기뻐하셨을 겁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괴수보호구역/ 이번 영화제 특별 상영작으로 <고지라>와 <세계대전쟁>을 비롯한 세 편의 영화를 직접 고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타카라다 아키라/ 이왕 특별전에 참여하는 김에, 나루세 감독님 작품 뿐만 아니라 저의 대표작인 <고지라>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62년 전인 1954년 토호에서 제작되었는데, 제게는 세 번째 출연작이자 첫 주연작이기도 하지요. 이후로도 50년 동안 시리즈로 이어지며 토호의 달러 박스로서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지라 자신도 이렇게 히어로로서 지지를 받게 될 줄은 몰랐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감회가 새로워지는 작품이로군요.

 

괴수보호구역/ <고지라>에서 함께 연기하셨던 코우치 모모코 씨와 히라타 아키히코 씨와는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공연하셨습니다. 지금은 그리운 이름이 되신 이 두 분과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지요?

 

타카라다 아키라/ 코우치 모모코 씨는 1953년 토호 뉴 페이스 동기생이었습니다. 토호 뉴 페이스는 1기생 미후네 토시로 씨로 시작되어 여러 대스타를 배출했던 시스템이지요. 코우치 씨와는 6기생으로 함께 입사하여 촬영소에서 1년 동안 연기 연구생 동료로 지냈습니다. <고지라>를 같이 하게 되어 매우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어요. 히라타 아키히코 씨는 한 기수 선배님이셨는데, 최고 학부를 졸업하신 우수한 분으로서 영화의 길을 택하신 경우입니다. 출연자 대부분이 가깝게 지냈던 분들이라 마음 편히 촬영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7인의 사무라이>에 출연하셨던 시무라 타카시 씨(<고지라>에서는 야마네 쿄헤이 박사 역)와 함께 연기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분들과 함께했던 작품이 <고지라>였습니다.

 

괴수보호구역/ 앞서 배우 중심으로 <고지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작품을 연출하신 혼다 이시로 감독님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고지라> 이외에도 다수의 작품을 함께 만드셨는데, 타카라다 선생님께서 보신 혼다 감독님은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한국에는 그다지 잘 알려진 감독님이 아니기도 하셔서(이 대목에서 타카라다 씨는 ‘음, 과연 그렇겠군요.’ 라고 말했다), 이분에 대한 선생님의 추억도 들어 보고 싶습니다.

 

타카라다 아키라/ 혼다 감독님께서 토호에 입사하셨을 당시, 동기생으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님이 계셨지요. 저는 혼다 감독님과 괴수영화 말고도 <내 가슴속 무지개는 사라지지 않는다> 등을 함께했습니다만, <고지라>를 맡으셨을 때는 그분도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책임감도 굉장히 무거웠을 테고요. 혼다 감독님께도 괴수영화는 처음 경험하는 거라서 말이죠. 토호라는 회사 입장에서도 과연 이 영화가 히트할 것이냐, 그렇지 못할 것이냐 예측하기 어려운 도박이었을 겁니다. 영화 산업 자체에 그런 측면이 있긴 합니다만, 첫 번째 작품이 성공하지 못 했다면 두 번째는 만들어지지 않았겠지요.

<고지라>가 개봉했던 1954년 당시 일본 총인구는 8천 8백만 명이었습니다(지금은 1억 3천만이 넘지요). 그 가운데 961만 명이라는, 지금도 상상하기 힘든 숫자의 관객을 동원하였습니다. 그것은 역시 일본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핵의 위협으로 수십 만 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게 된 피폭국으로서의 경험과도 관련이 있을 겁니다. 또한 1954년 일본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전후 재건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수소폭탄 실험이 실시되었죠. 이때 비키니 환초에서 조업 중이던 시즈오카 야이즈항 소속 어선인 제5 후쿠류마루가 피폭 당하면서, 일본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이후 9년 만에 세 번째로 핵의 위협에 노출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토호는 전 세계를 향해 핵 폐기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발신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고지라>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오락적 괴수영화에 머무르지 않는, 커다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었던 것이죠. 혼다 감독님도 전쟁터에서 생사가 오가는 경험을 하기도 하셨고, 전쟁에 대해 강한 비판 의식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감독님께선 <고지라>를 처음 맡으시면서 ‘이왕 만들 거라면 일본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영화로 하자.’ 라고 결심하셨습니다.

츠부라야 에이지 감독님은 특수촬영을, 혼다 감독님은 저희 드라마 부분을 따로따로 촬영하게 되었는데, 영상을 어떻게 묘사할 것인지에 대해 서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저희 드라마 쪽에선 지금 나타난 고지라가 거대한 전신을 모두 드러낸 상태인지, 옆쪽을 바라보고 있는지, 뒤쪽을 바라보며 그리로 향하는 것인지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꽤나 애먹었지요. 혼다 감독님께 ‘어떤 리액션을 보여 주면 좋을까요?’ 라고 여쭤 보아도, 감독님 역시 ‘으음… 그러게 말이야. 두 가지로 찍어 보면 어떨까? 고지라가 앞을 보고 있는 경우와 뒤를 보고 있는 경우를 둘 다 찍어 놓으면, 어느 쪽인가는 들어맞지 않을까?’ 이런 방법으로 촬영을 해 나갔습니다. 종종 츠부라야 감독님께서 그림 콘티를 들고 저희 쪽 현장에 오시는 날이면, 출연자도 스탭들도 모두 머리를 맞대고 ‘아, 고지라는 이쪽을 보고 있구나!’ 라며 서로 확인할 수 있었지요. 그렇게 그림 콘티를 애타게 기다리며 연기를 하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제1편을 만들 당시엔 그런 고생담이 많았어요.

혼다 감독님께선 항상 진지한 태도로 연출에 임하셨고, 저희는 그런 감독님의 인품에 탄복하여 경의를 품고 그분의 연출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괴수보호구역/ 매우 신사적인 분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타카라다 아키라/ (강하게 동의하며) 네, 그렇습니다! 참 조용하고 차분한 분이셨고, 현장에서 큰소리 한 번 내시거나 야단을 치거나 하신 적도 전혀 없었지요. 늘 진지하게 이렇게 하면 어떨까, 저렇게 해 보면 어떨까 의논을 많이 하셨고, 저 역시 은사님을 뵙고 상담할 때처럼 많은 가르침을 받으며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코우치 씨도, 히라타 씨도 모두 마찬가지였죠.

 

괴수보호구역/ 지금까지 말씀을 듣고 보니 <고지라>와 <세계대전쟁>은 소재도 그렇고, 선생님의 극중 배역도 둘 다 해운과 관계되어 있다 보니 마치 형제와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선생님께서 이 두 작품을 특별히 고르신 뜻을 알 것 같습니다.

 

타카라다 아키라/ 맞습니다. 두 영화 모두 핵의 위협에 대한 이야기이고, 당시가 냉전시대이기도 하여 피폭국인 일본은 핵의 절멸을 외치는 메시지를 어느 나라보다도 강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가상의 존재인 고지라를 등장시키기도 했지만, <세계대전쟁>의 경우 일반 서민의 보편적인 가정을 다루었지요. 그들의 부자관계나 부부관계, 제 배역 입장에서는 그 가족의 딸과 맺고 있던 연인 관계 등이 핵의 위협에 따른 고민과 근심으로 변해 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지라>와 <세계대전쟁>은 공통점을 지닌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괴수보호구역/ 앞서 전쟁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여러 곳을 다니시며 반전 강연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오랜 세월 연기 활동을 통해 느끼신 바도 있겠습니다만, 격동의 시대에 속했던 성장기 경험도 관련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강연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와 이를 통해 강조하고 싶으신 바는 무엇인지요?

 

타카라다 아키라/ 저는 올해 82세가 됩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쯤 환갑을 맞았을 때 뭔가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저는 구 만주국 하얼빈에서 오랫동안 살다가 전쟁으로 일본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얼빈에 소련군이 들어왔을 때는 총에 맞기도 했고, 부녀자들이 유린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전쟁에 대한 염증을 느끼며 고향에 돌아왔지요. 저는 군대에 가지는 않았지만, 그런 체험을 통해 전쟁에 대해 항상 비판적인 의식을 갖고 살아 왔습니다.

그렇게 환갑이 될 때까지 일 쪽으로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과연 그것이 전부인지, 내 삶을 통해 다음 세대와 어린이들에게 우리 세대가 어떤 메시지를 남겨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전쟁 반대와 핵 폐기를 위해 낼 수 있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결심으로 이어져, 일본 각지의 반전 집회나 헌법 구조 지키기 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에는 히로시마 원・수폭 금지 세계대회에 참가하여 강연을 하고 반전가를 함께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저희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생각에 예술 활동 이외에도 반전 운동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지만, 타카라다 씨에게는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타카라다 아키라/ 음… 저는 고지라를 제 동급생, 클래스메이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동급생은 아득히 먼 저 하늘 위의 존재와도 같은, 전 세계적인 초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군요(웃음).

<고지라> 제1편이 완성된 후 촬영소에서 100여 명의 스탭과 관계자들이 모인 완성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마지막에 고지라가 백골이 되어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보면서, 저는 ‘인간의 업이란 얼마나 강한 것인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고지라는 바닷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생물(물론 가공의 것입니다만)일 따름이었지만 바다 위에서, 땅 위에서 일삼던 수폭실험의 피해자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고지라의 울음소리를 듣노라면 슬픔, 더 나아가 페이소스마저 느끼곤 합니다. 시사실에서 그런 고지라를 보던 저는 참으로 불쌍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렸습니다. 단순한 디스트로이어(destroyer), 즉 파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점, 얼핏 악한 존재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캐릭터라는 점이 고지라가 일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또 한 가지. 62년 전은 컴퓨터 그래픽(CG)이 없었던 시절이어서, <고지라>는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 아날로그 작품입니다. 요즘에야 막대한 시간과 예산을 투입하여 전부 CG로 만들어 버립니다만, 그런 영상을 보면 어딘가 텅 비고 가짜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고지라>의 존재감 있는 흑백 영상이야말로, 인간이 올린 특수촬영의 개가가 아닐까요.

 

인터뷰를 도와 주신 분들

조영호 씨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연지미 씨 (동시통역사)
이와사키 히로아키 씨 (타카라다 기획)
홍기훈 씨 (빅 몬스터 클럽)

킹콩 – 위대한 고릴라 제왕의 연대기

※ 읽기 전에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 국내 개봉을 맞아 영화 주간지 [씨네 21] 532호(2005년 12월 13일자)에 기획 기사 형식으로 기고한 글이다.

모든 킹콩 영화의 원조가 된 1933년판 <킹콩>부터 그 아류작까지 70여 년에 이르는 역사를 작품 중심으로 정리했고, 기획 단계에서 좌절된 미완성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도 간략하게 실었다. 10년 전에 쓴 글이므로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 유의하시라.

이 글의 저작권은 나와 [씨네 21]이 갖고 있으므로 무단 인용이나 게재는 허락하지 않는다.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12월 14일, 피터 잭슨 감독의 신작 <킹콩>이 한국의 극장가를 찾는다. 잭슨이 어린 시절 오리지널 작품을 본 뒤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는 일화처럼 <킹콩>은 1933년 세상에 나온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고, 그들 가운데 영화라는 길을 걷게 된 사람들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다. 아울러 70여 년에 이르는 킹콩의 기나긴 역사는 다양한 속편과 관련작, 아류작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그 자체가 시각효과와 장르영화의 발전사와도 일맥상통한다. 2005년 새롭게 탄생한 <킹콩>을 보러 가기 전에 이 거대한 고릴라가 만들어 온 연대기를 한 번 되짚어 보는 것은 한층 흥미로운 관람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 아는가. 오늘 옆 자리에서 같이 영화를 본 그 사람이 훗날 유명한 감독이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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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King Kong (1933)
감독 : 메리언 C. 쿠퍼, 어니스트 B. 쇼드색
출연 : 페이 레이, 로버트 암스트롱, 브루스 캐봇
흑백 / 100분

(C) RKO Radio Pictures
(C) RKO Radio Pictures

<킹콩>은 탐험가 기질을 타고난 제작자 겸 감독 메리언 C. 쿠퍼가 창조한 작품이다. 일찍이 거친 탐험과 야생동물(특히 고릴라)에 깊은 흥미를 가졌던 그는 대공황의 절정에 직면해 있던 1930년대 초의 대중을 현실 세계로부터 잠시나마 도피시켜 줄 오락 영화의 결정판을 만들고자 했다. 동료인 어니스트 B. 쇼드색과 함께 세계 각국 오지의 생생한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진 쿠퍼는 <킹콩>에서 자신을 매료시켰던 모든 요소들을 펼쳐 보인다. 해골섬으로 대표되는 미지의 땅으로의 모험담, 야수 콩이 상징하는 자연과 칼 데넘이 상징하는 문명과의 대립각, 콩과 금발의 미녀 앤 대로우가 연출하는 고전적인 미녀와 야수 플롯… 이 모든 것을 영상에 담아낸 작품은 당시로서는 거의 전례가 없었다.

또한 시각효과의 역사에 있어 <킹콩>은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영화다. <킹콩>이야말로 시각효과가 스토리를 이끌어간 거의 최초의 영화이자, 동시에 그것이 가장 완전한 형태로 구현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앤 대로우도 킹콩 자신도 아닌, 털가죽과 점토로 뒤덮인 철골 인형을 영상 속에서 날뛰는 거대 고릴라로 재탄생시킨 시각효과인 것이다. 이는 1925년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을 각색한 <잃어버린 세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솜씨. 그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과 배면 투사, 매트 페인팅 등 당시에 가능했던 모든 기술효과를 총동원해 만들어 낸 <킹콩>의 환상적인 영상은 투박한 흑백 화면을 벗어나 관객의 상상력과 경외감을 자극하는 놀라운 박력으로 가득하다. 특히 킹콩과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벌이는 격투 장면, 긴장감과 공포가 생생한 외나무다리 시퀀스, 성이 나 원주민 마을을 잔혹하게 파괴하는 콩의 묘사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의 장렬한 라스트 등은 그 하나하나가 고전이 되어 수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에서 인용 및 재생산되었다.

<킹콩>은 거대 괴수 영화의 시조로서도 가치가 높다. 공룡을 포함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 거대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는 물론 그 이전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킹콩은 그들과는 차별된 독자적인 캐릭터를 가졌으며 괴수 캐릭터가 영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처음으로 완수함으로써 이후 레이 해리하우젠의 창조물들이나 일본의 고지라와 가메라 등으로 대표되는 거대 괴수 장르의 맹아가 된다. 약 2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1933년 3월 2일 공개된 <킹콩>은 흥행에서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작품에 관련된 모든 사람을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1991년에는 미국 국회 도서관의 영구 보존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98년에는 미국 영화 연구소가 뽑은 역대 최고의 미국 영화 100편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킹콩>은 70여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한 시절을 풍미한 영화로부터 시각효과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고전이자, 거대 괴수 영화의 출발점을 거쳐 당당한 문화적 아이콘의 반열에까지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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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아들> Son of Kong (1933)
감독 : 어니스트 B. 쇼드색
출연 : 로버트 암스트롱, 헬렌 맥, 프랭크 라이커
흑백 / 70분

(C) RKO Radio Pictures
(C) RKO Radio Pictures

<킹콩>의 대성공 직후, RKO는 쿠퍼에게 ‘연말 시즌을 목표로 가능한 한 빨리 속편을 만들라’고 요청했다. 쿠퍼 역시 킹콩의 유명세가 식으면서 아류작이 난립하기 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8개월 만에 신속히 만든 속편이 바로 <콩의 아들>이다. 칼 데넘 일행이 보물을 찾기 위해 해골 섬에 돌아가 킹콩의 아들 키코와 만나게 된다는 내용을 다룬 이 속편은 흥행에도 성공했고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스톱 모션 시각 효과도 여전히 훌륭했다.

그러나 작품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전편과 비교할 수 없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그 이유로는 위화감이 들 정도로 강조된 코미디와 연결이 엉성하고 부자연스러운 스토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무자비한 야성의 상징이었던 킹콩과는 달리 키코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온순하고 충성스러운 고릴라인데, 애교 있고 귀엽기는 하지만 전편에서 압도적인 박력을 내뿜었던 아버지만은 못했다. 킹콩을 이용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장본인인 데넘이 또 다시 자신의 이윤을 위해 섬에 돌아온다는 설정과 결말에서 키코가 그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내용도 그리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 같은 퀄리티 저하는 속편을 거의 동시에 기획하여 전편 이상으로 물량 공세를 퍼붓는 현재와는 달리 촉박한 스케줄과 절반으로 깎인 예산이라는 당시의 제작 환경에 기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이와 같은 작품 내외적 한계 때문에 <콩의 아들>은 킹콩의 정사(正史)에 틀림없이 속함에도,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비운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또한 이 같은 시행착오는 반세기 뒤 데 라우렌티스판 리메이크의 속편인 <킹콩 2>에서도 그대로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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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조 영> Mighty Joe Young (1949)
감독 : 어니스트 B. 쇼드색
출연 : 테리 무어, 벤 존슨, 로버트 암스트롱
흑백 / 94분

<마이티 조 영> Mighty Joe Young (1998)
감독 : 론 언더우드
출연 : 빌 팩스턴, 샬리즈 테론, 레이드 세베드지야
컬러 / 114분

(C) Argosy Pictures
(C) Argosy Pictures

<마이티 조 영>은 <킹콩> 시리즈가 아니지만 메리언 C. 쿠퍼(제작), 어니스트 B. 쇼드색(감독), 윌리스 오브라이언(시각효과) 등 <킹콩>을 만들었던 여러 재능들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아울러 야성과 문명이 충돌한다는 주제 역시 <킹콩>의 변주에 해당하기 때문에 항상 함께 언급되곤 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아프리카에서 ‘조셉 영’이라는 이름의 고릴라와 함께 자란 소녀 질(테리 무어 분). 이 영화에서 그들은 칼 데넘처럼 탐욕스러운 흥행사 맥스 오하라(다름 아닌 데넘 역의 로버트 암스트롱이 연기했다)에게 발탁되어 헐리우드의 호화 나이트클럽에서 서커스를 공연하지만 결국 탈출하여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킹콩>과 다른 점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해피 엔딩. 드라마와 액션의 조화가 뛰어나며 무엇보다도 훨씬 발전된 시각효과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실사 캐릭터와 스톱 모션 캐릭터가 동작을 주고받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는 점. 아프리카에서 카우보이들이 벌이는 조의 포획 작전, 조가 10명의 장사와 줄다리기를 벌이는 장면 등에서 이러한 효과가 두드러진다. 그리고 사람이 손수 모델의 자세를 바꿔야 하는 스톱 모션의 특성 상 프레임마다 털의 모양이 달라졌던 <킹콩>과는 달리, <마이티 조 영>의 조는 표면에 고무를 입히는 등의 개선이 이루어졌고 털의 재질감도 훨씬 리얼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오브라이언의 거듭된 실험의 결과로 한층 동작 묘사가 부드러워진 스톱 모션도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 영화는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조수로 참여하여 약 80%에 이르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소화해 낸 레이 해리하우젠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스톱 모션의 역사에 있어 의미가 깊다.

1998년에 제작된 리메이크는 배경을 현대로 옮겼고 동물 보호론자로 설정이 바뀐 질이 조와 함께 밀렵꾼들의 위협에 맞서는 내용을 그렸다. <불가사리>로 시각효과 영화를 체험했던 론 언더우드 감독이 안정된 연출력을 선보였으며, 1976년판 <킹콩>과 <그레이스토크 타잔> <정글 속의 고릴라> 등을 통해 1급 특수분장 전문가로 인정받은 릭 베이커가 수트메이션과 모델을 담당했다. 여기에 적절히 사용된 CG가 조화된 영상은 유인원 시각효과의 한 정점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테리 무어와 해리하우젠이 남녀 주인공을 보며 ‘처음 만났을 때의 당신 모습이라오’ 라고 말하는 카메오 장면도 인상 깊다.

(C) RKO Pictures, Walt Disney Pictures
(C) RKO Pictures, Walt Disney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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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대 고지라> キングコング対ゴジラ (1962)
감독 : 혼다 이시로
출연 : 타카시마 타다오, 사하라 켄지, 아리시마 이치로
컬러 / 98분

(C) Toho Co., Ltd.
(C) Toho Co., Ltd.

거대 괴수의 제왕 킹콩과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 고지라의 대결을 그려 큰 화제를 모았던 오락대작. 일본에서만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고지라 시리즈 사상 최대의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세계적으로도 고지라 시리즈의 대표작으로서 높은 지명도를 가진 작품이다. 시각효과 면에서는 오리지널 <킹콩>의 스톱 모션 대신 일본 특유의 수트메이션(배우가 괴수 옷을 입고 연기하는 기법)과 미니어처 특촬을 활용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러나 못생긴 얼굴로 대표되는 킹콩 수트의 조악한 조형과 극중 킹콩이 고압전선을 씹어 대전체질로 변한다는 묘사, 신장 50m의 고지라에 맞추기 위해 터무니없이 거대화된 킹콩의 설정 등은 골수 킹콩 팬들로부터 혹평을 받기도 했다.

킹콩의 역사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영화의 기원은 다름 아닌 윌리스 오브라이언. 슬럼프에 빠져 있던 그가 재기를 준비하면서 기획했던 작품은 킹콩이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증손자가 만든 합성괴수 깅코와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의 <킹콩 대 프로메테우스>였다. 오브라이언은 유나이티드 아티스츠의 프로듀서 존 벡과 함께 제작을 추진했으나, 우여곡절을 거쳐 오브라이언은 배제된 채 작품의 아이디어만 일본의 토호 영화사까지 흘러가게 된 것. 결국 고지라 시리즈 3번째 작품으로 발표된 <킹콩 대 고지라>는 오브라이언의 의도와는 너무나 많이 달라진 작품이 되었고, 죽기 얼마 전에야 자신의 아이디어가 엉뚱한 방향으로 빗나갔음을 뒤늦게 알게 된 오브라이언의 상심은 대단히 컸다고 전해진다.

인간 드라마 부분에서는 괴수 대결 영화와 함께 당시 일본에서 고도성장기의 애환을 그려 인기를 모았던 셀러리맨 영화의 플롯을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 묘사에 능한 혼다 이시로 감독의 연출과 세키자와 신이치 작가의 각본에 의해 두 장르가 자연스럽게 결합된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츠부라야 에이지가 담당한 킹콩과 고지라의 코믹하면서도 박력 넘치는 대결 장면도 훌륭한 볼거리인 <킹콩 대 고지라>는 나름대로 현지화에 성공한 킹콩 영화의 방계 작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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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쇼> The King Kong Show (1966)
제작 : 아서 랜킨 주니어, 줄스 배스
출연 : 빌리 메이 리처즈, 칼 배너즈, 수전 콘웨이
컬러 / 전 26화(편당 각 6분)

(C) Rankin/Bass Productions, Videocraft International
(C) Rankin/Bass Productions, Videocraft International

미국 ABC 채널을 통해 방영된 애니메이션 시리즈. 몬도 섬에서 연구 활동 중인 과학자 본드 교수 가족이 킹콩과 함께 다양한 모험을 체험한다는 내용으로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모았으며, 한 번만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멜로디의 주제가가 인상적이다. 일본의 토에이 동화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기준에서는 다소 어설프고 조악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한 스토리와 친근감 있는 캐릭터들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본령에 충실하다. 제작자 랜킨과 배스의 대표작으로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단골로 방영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루돌프 사슴코>(1964)가 있는데, 이 작품은 2030세대들이라면 TV로 한 번씩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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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의 역습> キングコングの逆襲 (1967)
감독 : 혼다 이시로
출연 : 타카라다 아키라, 로즈 리즌, 아마모토 히데요
컬러 / 104분

(C) Toho Co., Ltd.
(C) Toho Co., Ltd.

토호 창립 35주년 기념작. 킹콩의 새로운 실사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킹콩 쇼>의 랜킨-배스 프로덕션과 <킹콩 대 고지라>의 대성공으로 고무된 토호의 의향이 접점을 이룬 작품이다. 원래 토호는 킹콩과 괴수 에비라가 대결한다는 내용의 <로빈슨 크루소 작전 킹콩 대 에비라>라는 각본을 제출했으나 기각되었고, <킹콩 쇼>의 캐릭터와 설정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각본이 채택되어 만들어진 것이 바로 <킹콩의 역습>이다. 본드 가족 대신 UN의 다국적 연구원들이 주인공이며, <킹콩 쇼>에 나왔던 악당 닥터 후와 그가 만든 로봇 고릴라인 메카니콩도 실사로 등장한다. <킹콩 대 고지라>와 마찬가지로 수트메이션과 미니어처 특촬이 사용되었는데, 특히 영화 초반부 킹콩과 T-렉스형 괴수 고로사우루스가 싸움을 벌이는 시퀀스는 특촬감독 츠부라야 에이지가 오리지널 킹콩에 대한 존경을 표한 명장면이다.

이외에도 정교한 실사와 모델의 합성, 킹콩의 강력한 힘을 중량감 있는 영상에 담은 촬영 기법 등 전반적인 특촬의 질은 <킹콩 대 고지라>에 비해 훨씬 발전되어 있다. 닥터 후로 분한 성격 배우 아마모토 히데요, 마담 피라냐 역의 하마 미에(007 <두 번 산다>의 본드 걸) 등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도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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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King Kong (1976)
감독 : 존 길러민
출연 : 제프 브리지스, 제시카 랭, 찰스 그로딘
컬러 / 134분

<킹콩 2> King Kong Lives (1986)
감독 : 존 길러민
출연 : 린다 해밀턴, 브라이언 커윈, 존 애쉬튼
컬러 / 105분

(C) Dino De Laurentiis Company
(C) Dino De Laurentiis Company

<킹콩>의 대규모 리메이크 계획은 1976년 이전에도 이후에도 있었으나, <포세이돈 어드벤처>나 <타워링> 등 재난영화가 한 때의 붐을 이뤘던 당시야말로 뉴욕에 나타난 거대한 고릴라의 난동을 다시 한 번 연출할 가장 적합한 시기였을 것이다. 여기에 두둑한 배짱이라면 메리언 C. 쿠퍼에 지지 않을 명 프로듀서 디노 데 라우렌티스가 나서면서 결국 1933년작 이후 첫 공식 리메이크인 1976년판 <킹콩>이 태어나게 된다.

미국에서는 파라마운트가 배급했던 이 리메이크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영화화 판권을 사이에 둔 유니버설과의 혈투로 이미 상당한 이목을 끌었으며, 실물 크기의 ‘로봇 킹콩’이 등장한다는 홍보는 그 이상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부분의 리메이크가 그렇듯 오리지널에 비해 신선함과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밋밋하게 늘어난 스토리에 2시간 14분이라는 상영시간은 너무 길었고, 시각효과는 오리지널보다 존재감이 훨씬 뚜렷했지만 그만큼 영상 표현의 자유도가 제한되었다. 실제 로봇 대신 릭 베이커가 고릴라 수트를 입고 연기한 장면이 더 많이 나온다는 부분은 특히 혹평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기계 장치를 통해 연출된 킹콩의 다양하고 리얼한 표정들과 실물 크기로 만들어진 인조 킹콩 팔의 완성도는 이 영화와 함께 쏟아졌던 숱한 아류작들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뛰어났다. ‘내게 있어 오리지널 <킹콩>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존 길러민 감독의 말처럼 킹콩에 대한 재해석도 돋보이는데, 오리지널에서의 잔인무도한 야성 그 자체였던 킹콩이 보다 감정에 민감한 동물로 묘사된 부분은 이 작품만이 가진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존 배리의 서정적인 음악과 리처드 클라인의 촬영 등 당시나 지금이나 일급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즐길 거리도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오리지널인 1933년판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이 영화를 통해 킹콩의 이미지가 각인된 팬들이 많다.

한편 <킹콩>의 속편인 <킹콩 2>에서는 전편에서 죽었다고 여겨졌던 킹콩이 10년 후 심장 이식 수술을 통해 부활한다. 여기에는 1982년 첫 개발에 성공한 인공심장이라는 과학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암컷 고릴라 ‘레이디 콩’이 등장하고 킹콩과 레이디 콩의 로맨스(!)를 도입한 방식은 1933년 당시 <킹콩>과 <콩의 아들>과의 관계를 연상시키고, 마지막 장면에서 두 고릴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그렇다. 시각효과 기법은 전편에서 사용된 방식을 대부분 재활용하고 있으나, 형편없이 깎인 예산 때문에 수트와 미니어처의 질은 상당히 떨어져 있다. 10년 전의 감각 그대로 작품을 이끌어 간 존 길러민 감독의 연출은 엉성한 각본과 함께 부작용을 일으켜 결국 전편만큼의 중량감도, 시각적 쾌감도 이끌어내지 못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다. 많은 킹콩 팬들에게 죄의식을 동반한 즐거움으로 기억된다.

(C) De Laurentiis Entertainment Group
(C) De Laurentiis Entertainment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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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의 대역습> A*P*E (1976)
감독 : 폴 레더
출연 : 로드 애런츠, 조애나 컨스, 이낙훈
컬러 / 87분

(C) Lee Ming Film Co., 국제영화흥업주식회사
(C) Lee Ming Film Co., 국제영화흥업주식회사

<킹콩>의 아류작들 가운데 거의 최하급 퀄리티를 자랑하는 문제작(?). 제목부터 데 라우렌티스의 <킹콩> 리메이크로 조성된 ‘킹콩 붐’에 편승하려는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한미 합작으로 제작되어 이낙훈, 우연정, 조춘 등의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것은 물론, 대부분의 장면이 한국에서 촬영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1960년대 이후 근근이 이어져 온 한국 괴수영화의 계보에도 포함시키는 것이 가능하나, 아쉽게도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논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스톱 모션을 활용하는 대신 배우가 괴수 수트를 입는 수트메이션 기법을 채택했는데, 조악하기 짝이 없는 수트는 관객들이 고릴라로 감정이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으며, 상어 시체를 물에 헹구는 것을 대결 장면이라고 찍어놓은 꼴이나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날리는 고릴라의 황당한 모습 등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3-D 입체 영화로 제작되어 카메라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병사의 커트와 같은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런 Z급 영화만을 즐기는 팬들이라면 환호성을 지를 만한 요소들로 가득하지만, 평범한 관객들까지 굳이 찾아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중에게 ‘킹콩은 유치한 괴수 영화’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준 데는 이런 터무니없는 영화들의 잘못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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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콩> Queen Kong (1976)
감독 : 프랭크 애그러머
출연 : 로빈 애스크윗, 룰라 랜스카, 밸러리 리온
컬러 / 87분

(C) Cine-Art München, Dexter Film London
(C) Cine-Art München, Dexter Film London

제목 그대로 ‘<킹콩>의 여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주요 캐릭터의 성을 오리지널과 정반대로 바꿔버린 것이 특징이다. 유방이 달린 암컷 거대 고릴라가 남성 캐릭터를 납치하며, 그 남성 캐릭터는 여성 감독의 구애를 뿌리치고 갖은 고생 끝에 고릴라와 행복하게 잘 산다는 줄거리. 이 쯤 되면 여성 버전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패러디에 가까운 수준인데, 여기에 실로 조잡하기 짝이 없는 뮤지컬 장면이 이따금씩 삽입되어 황당함은 점차 더해간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설득으로 런던 시내(그렇다, 이번에는 고릴라가 빅 벤에 매달린다!)의 모든 여성들이 ‘여성 해방’ 등의 푯말을 들고 고릴라를 응원하는 것으로 끝난다.

액션보다는 코미디와 개그에 치중하는 등 ‘한 번 놀아 보자’는 제작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저예산도 아니고 ‘무예산’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조악한 영상과 허술한 연기, 뮤지컬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최악의 노래 등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끝까지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작품을 심히 불쾌하게 여겼던 디노 데 라우렌티스는 법원 명령을 통해 개봉을 막았으며 2001년이 되어서야 해금, 일본에서 최초로 극장 공개되었다. 미국에서는 2003년에 DVD로 곧장 출시되었다. 킹콩의 야사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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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성왕> 猩猩王 (1977)
감독 : 하몽화
출연 : 에벌린 크래프트, 이수현, 곡봉
컬러 / 87분

(C) Shaw Brothers
(C) Shaw Brothers

홍콩 쇼 브라더스 최초의 본격 괴수 영화. 역시 70년대 ‘킹콩 붐’에 영향 받은 작품이기는 하나 다른 아류작들과는 달리 거대 ‘고릴라’가 아닌 거대 ‘북경원인’이 등장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인도 로케를 통해 현지의 이국적인 풍물과 코끼리, 호랑이, 코브라 등 맹수들의 활약을 화면에 담았으며 한국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배우인 이수현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등 여타의 킹콩 관련작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분위기다.

특촬은 츠부라야 에이지로부터 사사받은 아리카와 사다마사가 담당하였으며 훗날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특촬감독이 된 카와키타 코이치 등 일본 특촬계의 중진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홍콩영화의 특징적인 빠른 장면 전환과 과장된 상황 연출, 의외의 잔혹한 유혈 묘사 등으로 인해 컬트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극중 북경원인의 친구인 야생의 미소녀 에벌린 크래프트의 요염한 자태는 관객은 물론 촬영 스탭들까지도 침 흘리게 했다는 후문. 200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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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 불발된 프로젝트들

워낙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답게 ‘킹콩’이라는 이름을 달고 영화계를 떠돌았던 미완성 프로젝트들도 수없이 많았다. 킹콩의 아버지인 쿠퍼와 쇼드색조차 <콩의 아들>의 속편 <킹콩의 새로운 모험>을 기획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1편의 시점에서 데넘 일행이 킹콩을 뉴욕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룰 예정이었다. 쿠퍼는 자신이 개발한 시네라마 기술을 활용한 킹콩 영화를 구상하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킹콩의 명성을 함부로 망치지 못하도록 ‘노 리메이크’ 선언을 했다. 이 때문에 1973년 그가 죽기 전까지 많은 기획안들이 무산되었다. 영국 공포영화의 명가 해머에서는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등 유니버설 몬스터의 리메이크에 이은 <킹콩>의 리메이크를 제안했고, 1970년대 초 스톱 모션 애니메이터 짐 댄포스는 당시 퍼블릭 도메인이었던 <킹콩> 소설판의 영화화를 추진했으나 RKO의 이의 제기로 무산되었다. B급영화의 대부로 잘 알려진 로저 코먼도 1976년작 리메이크의 판권을 둘러싼 북새통을 틈타 한몫 챙기려 했고, 1990년대 초반에는 토호가 <킹콩 대 고지라>의 리메이크를 검토하기도 했다. 리메이크의 배턴이 피터 잭슨에게 넘어가기 전 거론된 감독으로는 존 랜디스 등이 있다.

고지라 시리즈 새 북미판 블루레이 정보

고지라 탄생 60주년과 헐리우드 리메이크 개봉을 맞아, 본고장 일본의 토호와 마찬가지로 북미에서도 고지라 시리즈 블루레이 디스크가 여러 편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제1편인 1954년판 <고지라>가 개봉 2년 뒤인 1956년 재편집판 <괴수왕 고지라>로 공개되어 대성공을 거둔 이래, 북미에서는 극장, TV, 홈 비디오 등을 통해 시리즈 전 28편이 모두 소개되었다. 따라서 지금도 거의 전편을 DVD로 구입할 수 있거나 케이블 TV 등으로도 종종 볼 수 있는 환경은 내심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블루레이의 경우 아직까지는 출시가 활발하지 못하여 <고지라>(1954), <괴수총진격>(1968) 그리고 <고지라 VS 비오란테>(1989) 3편만이 나와 있었다. 일본에서도 시리즈의 절반 정도가 블루레이로 나온 뒤 약 4년 정도 공백기간이 있었는데, 이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는 올해를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4월 이후 첫선을 보일 고지라 시리즈 북미판 블루레이 신작 및 출시 일정은 다음과 같다.

4월 1일
<킹콩 대 고지라> (유니버설)
* 고지라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토호 특촬영화인 <킹콩의 역습>도 동시 출시.

5월 6일
<고지라 에비라 모스라 남해의 대결투>
<고지라 대 헤도라>
<지구공격명령 고지라 대 가이강> (이상 크라켄 릴리징)
<고지라 VS 킹기도라> + <고지라 VS 모스라> 합본
<고지라 VS 메카고지라> + <고지라 VS 스페이스고지라> 합본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 +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소멸작전> 합본
<고지라 X 모스라 X 메카고지라 토쿄 SOS> + <고지라: 파이널 워즈> 합본 (이상 소니 픽처스)

7월 22일
<괴수총진격>
<고지라 대 메가로> (이상 미디어 블래스터즈)

이들 타이틀은 모두 앞서 DVD로 출시된 바 있고, 이번에 블루레이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그런데 7월에 출시될 미디어 블래스터즈의 <괴수총진격>은 이미 나와 있다고 언급하지 않았는가? 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루기로 하고, 우선 각 타이틀의 자세한 사양부터 확인해 보자. 북미판 타이틀은 부록이 매우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적지 않고, 작품에 따라서는 오리지널 일본 공개판이 아닌 북미 공개판이 실리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본판 블루레이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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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대 고지라> (1962)

* 1962년 오리지널 일본판이 아닌 1963년 북미 공개판만을 수록. 미국인 배우들이 출연한 장면이 삽입되는 등 전면적으로 재편집되었으며, 영어로 더빙되어 있다.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영어 DTS-HD MA 모노
자막: 영어(청각장애인용), 프랑스어
상영시간: 91분
부록: 없음
출시일: 2014년 4월 1일
출시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홈 엔터테인먼트
정가: 19달러 98센트

아울러, 고지라 시리즈는 아니지만 같은 토호 특촬영화이며 상당수의 제작진을 공유하는 <킹콩의 역습>도 유니버설에서 함께 선보인다. 참고 삼아 보시라.

<킹콩의 역습> (1967)

* <킹콩 대 고지라>와 마찬가지로, 1967년 오리지널 일본판이 아닌 1968년 북미 공개판만을 수록. 그렇지만 이 영화의 경우 영어 더빙만 되어 있는 정도여서 내용상 차이는 없다.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영어 DTS-HD MA 모노
자막: 영어(청각장애인용), 프랑스어
상영시간: 96분
부록: 없음
출시일: 2014년 4월 1일
출시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홈 엔터테인먼트
정가: 19달러 98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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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에비라 모스라 남해의 대결투> (1966)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모노
자막: 영어
상영시간: 87분
부록: 예고편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크라켄 릴리징
정가: 14달러 98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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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대 헤도라> (1971)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모노
자막: 영어
상영시간: 85분
부록: 예고편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크라켄 릴리징
정가: 14달러 98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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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공격명령 고지라 대 가이강> (1972)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모노
자막: 영어
상영시간: 89분
부록: 예고편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크라켄 릴리징
정가: 14달러 98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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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VS 킹기도라>(1991) + <고지라 VS 모스라>(1992) 합본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1.8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2.0
자막: 영어, 영어(청각장애인용), 프랑스어
상영시간: 101분 (VS 킹기도라) / 102분 (VS 모스라)
부록: 예고편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소니 픽처스 홈 엔터테인먼트
정가: 19달러 99센트
* 본편의 울트라바이올렛 HD 디지털 카피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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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VS 메카고지라>(1993) + <고지라 VS 스페이스고지라>(1994) 합본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1.8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DTS-HD MA 5.1, 영어 DTS-HD MA 2.0 (VS 메카고지라) /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5.1 (VS 스페이스고지라)
자막: 영어, 영어(청각장애인용), 프랑스어
상영시간: 108분 (VS 메카고지라) / 108분 (VS 스페이스고지라)
부록: 예고편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소니 픽처스 홈 엔터테인먼트
정가: 19달러 99센트
* 본편의 울트라바이올렛 HD 디지털 카피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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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1995) +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소멸작전>(2000) 합본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1.8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VS 디스트로이어),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X 메가기라스)
음성: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2.0 (VS 디스트로이어) /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5.1 (X 메가기라스)
자막: 영어, 영어(청각장애인용), 프랑스어
상영시간: 102분 (VS 디스트로이어) / 106분 (X 메가기라스)
부록: 예고편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소니 픽처스 홈 엔터테인먼트
정가: 19달러 99센트
* 본편의 울트라바이올렛 HD 디지털 카피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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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X 모스라 X 메카고지라 토쿄 SOS>(2003) + <고지라: 파이널 워즈>(2004) 합본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토쿄 SOS), 2.40: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파이널 워즈)
음성: 일본어 및 영어 DTS-HD MA 5.1 (2편 공통)
자막: 영어, 영어(청각장애인용), 프랑스어
상영시간: 91분 (토쿄 SOS) / 125분 (파이널 워즈)
부록: 예고편, 제작 과정 (2편 공통)
출시일: 2014년 5월 6일
출시사: 소니 픽처스 홈 엔터테인먼트
정가: 19달러 99센트
* 본편의 울트라바이올렛 HD 디지털 카피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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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총진격> (1968)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5.1 및 2.0, 영어 2.0
자막: 영어
상영시간: 89분
부록: 없음
출시일: 2014년 7월 22일
출시사: 미디어 블래스터즈
정가: 19달러 99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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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대 메가로> (1973)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영상: 2.35:1 / 1,080p HD 와이드스크린
음성: 일본어 5.1 및 2.0, 영어 2.0
자막: 영어
상영시간: 80분
부록: 없음
출시일: 2014년 7월 22일
출시사: 미디어 블래스터즈
정가: 19달러 99센트

미디어 블래스터즈에서 출시하는 두 편의 고지라 시리즈, <괴수총진격>과 <고지라 대 메가로>에 대해서는 사연이 있다.

먼저, <괴수총진격>은 지난 2011년 10월 북미판 블루레이 디스크와 DVD가 풍성한 부록과 함께 출시된 바 있다. 그러나 토호가 부록 가운데 일부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판매가 중단되고 말았다. 자세한 사항은 불명이지만, 미디어 블래스터즈가 토호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은 부록을 일부 실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바로 다음 달(2011년 11월)에 나올 예정되었던 <고지라 대 메가로>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원래는 <고지라 대 메가로>도 여러 가지 부록이 실릴 예정으로 이미 제작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괴수총진격>에 얽힌 문제로 부록의 모든 내용을 토호가 점검하고 승인해야 했다. 이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디어 블래스터즈는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막고자 2012년 8월, <고지라 대 메가로> DVD를 부록 없이 본편만 달랑 담아 출시하였다. 그나마 오리지널 일본공개판과 일본어 원음, 무삭제 영어 더빙이 실린 최초의 정식 판본이었다. 블루레이는 나중에 부록이 모두 승인된 이후 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 사건이 터졌다. 2012년 9월에 풀린 <고지라 대 메가로> DVD 재판 가운데 일부 디스크가 착오로 인해 부록까지 담긴 초기 데이터로 제작된 것이었다! 이 디스크들은 실제로 아마존 등을 통해 유통되어 팬들을 혼란시켰다. 미디어 블래스터즈는 즉시 조치를 취하였으나 토호와는 또 한 번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실수로 유출된 ‘특별판’ DVD의 수는 500장에서 1,000장 정도로 추산. 예상 대로 경매 등지에서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절판된 <괴수총진격>의 블루레이/DVD 초도 출시분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로 두 작품의 북미판 블루레이/DVD 재출시는 당분간 요원한 것으로 보였는데, 최근 양사 합의의 결과로 다시 빛을 보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괴수총진격>과 <고지라 대 메가로> 모두 재출시를 허락 받는 대신 부록을 일절 싣지 못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재출시판은 부록이 없다. 혹시라도 운 좋게 <괴수총진격> 초판이나 <고지라 대 메가로> 유출판(!)을 갖고 있는 팬이라면 소중히 간직하시라.

이 <괴수총진격>과 <고지라 대 메가로> 북미판 블루레이/DVD에 얽힌 구구절절한 사연은 미국의 아시아 장르영화 전문 블로그 ‘사이파이 저팬’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흥미가 있다면 읽어 보시라(아래 링크, 영문).

The Great GODZILLA VS MEGALON Mix-Up Mystery (사이파이 저팬 2012년 10월 22일자 기사)

다음 번에는 한국에 출시된 고지라 시리즈 홈 비디오 타이틀에 대해 써 보도록 하겠다.

출처: 사이파이 저팬 (SciFi Japan)

토호 특촬영화 DVD 할인 판매

[모스라] DVD (C) 1996 Toho
[모스라] DVD (C) 1996 Toho
토호 비디오가 8월 2일부터 2014년 7월 31일까지 약 1년 동안 자사의 고전영화 DVD를 할인 판매한다. 할인 타이틀 중에는 특촬 작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관련 정보를 정리해 보았다.

토호 DVD 시네마 팬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144편에 달하는 토호 고전영화 DVD가 3차에 걸쳐 장당 2,625엔에 할인 판매된다. 이 가격은 통상적으로 편당 5,040엔에서 6,300엔이었던 정가에서 절반 또는 그 이상 빠진 가격이다. 한국 기준으로는 여전히 비싸고 일본 기준으로도 토호의 일본영화 타이틀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오래 전부터 눈독 들였던 타이틀 몇 편을 고르는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할인 대상 타이틀은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이나 타카쿠라 켄 주연 작품, 와카다이쇼(젊은 대장) 시리즈, 킨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아들을 동반한 검객 시리즈, 전쟁영화, 시대극, 공포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명작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여기서는 특촬 장르에 해당하는 작품으로만 목록을 뽑았다. 일부 전쟁영화나 공포영화 가운데 특촬로도 분류되는 작품들이 들어 있으나, 여기서는 특촬로 명확히 표기된 작품만 골랐다. 전체 목록은 이번 할인 행사의 공식 웹사이트를 참조하시라.

제1차: 8월 2일 출시
<일본 침몰>(1973), <에스파이>

제2차: 11월 8일 출시
<초소녀 레이코>, <토쿄만 염상>, <모스라>(1961), <모스라>(1996), <모스라 2: 해저의 대결전>, <모스라 3: 킹기도라 내습>, <타케토리 이야기>, <환상의 호수>, <해저군함>, <마탕고>, <요성 고라스>, <하늘의 대괴수 라돈>, <지구방위군>, <프랑켄슈타인 대 바라곤>, <프랑켄슈타인의 괴수 산다 대 가이라>

제3차: 2014년 2월 7일 출시
<지진열도>, <세계대전쟁>, <혹성대전쟁>, <전송인간>, <일본 탄생>, <야마토타케루>, <투명인간>, <킹콩의 역습>, <우주대전쟁>, <대괴수 바란>, <미녀와 액체인간>, <우주대괴수 도고라>, <가스인간 제1호>, <위도 제로 대작전>, <게조라 가니메 카메바 결전! 남해의 대괴수>

할인 판매 기간 중에는 타이틀 3편을 구입하면 1편을 무료로 더 받거나, 각종 경품에 응모할 수 있는 이벤트도 전개된다(일본 국내 한정).

출처: 토호 DVD 시네마 팬 클럽 공식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