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후속작 3월 개봉?

J. J. 에이브럼스가 또 다시 깜짝쇼를 벌였다.

오늘 15일 북미에서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13시간> 상영 시 <10 클로버필드 레인>(10 Cloverfield Lane)이라는 정체불명의 영화 예고편이 돌연 공개되면서, 이것이 <클로버필드>의 속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한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문제의 예고편이 온라인 공개되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존 굿먼, 존 갤러거 주니어가 출연한 이 영화의 제목은 <클로버필드로(路) 10번지>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많은 정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로서는 전편에 등장한 거대 괴수, 또는 그것이 야기한 어떤 재난 때문에 인간이 살 수 없게 되어 버린 세계가 무대인 것 같다.

당초 이 영화는 <발렌시아>(Valencia) 또는 <지하실>(The Cellar)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클로버필드>와 연결시킬 만한 여지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제목을 싹 바꿔 버리니, ‘<클로버필드> 속편이 비밀리에 제작되었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역시 J. J. 다운 홍보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감독은 댄 트랙텐버그, 각본은 조쉬 캠벨과 매튜 스투켄이 각각 맡았고, J. J. 에이브럼스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프로듀서이다. 제작사는 J. J.의 배드 로봇, 배급은 파라마운트. 북미 개봉일은 생각보다 빠른 3월 11일로 잡혔고 국내 개봉 시기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7년 만에 다시 돌아가게 된 <클로버필드>의 세계.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사건을 경험하게 될 것인가.

(C) Paramount
(C) Paramount

검은 여백과 ‘괴물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홍보 문구가 인상적인 포스터. <클로버필드> 홍보물의 청록색이 약간 쓰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J. J.의 전작 <수퍼 8>의 티저 포스터를 연상시킨다.

출처: 파라마운트 공식 유튜브 채널, <클로버필드로 10번지>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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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리뷰

[쥐라기 세계] 예고편!

<쥐라기 공원> 시리즈 대망의 제4편, <쥐라기 세계>(Jurassic World)의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북미에서 2015년 6월 12일 개봉 예정인 이번 신작은 제1편의 무대였던 이슬라 누블라에 새로이 개장한 쥐라기 세계 테마 파크에서의 모험을 그린다. ‘세계’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규모가 훨씬 더 커졌으며, 물론 새로운 공룡들도 나온다. 특히 이번에는 운영 회사 측이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 낸 신종이 재난의 근원으로 등장하는 듯하다.

감독은 데뷔작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으로 호평을 받았던 콜린 트레보로우, 각본은 트레보로우와 데릭 코놀리가 담당. <쥐라기 공원>과 <잃어버린 세계: 쥐라기 공원>을 연출했고, <쥐라기 공원 III>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에도 프로듀서로 등판. 제이슨 본 시리즈의 프로듀서이자 스필버그 감독의 오랜 동료이기도 한 프랭크 마셜도 같은 역할로 합류했다. <스타 트렉>, <클로버필드>, <업> 등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지아키노가 음악을 맡아 박진감 넘치고 감동적인 선율을 들려 줄 예정이다. 존 윌리엄스의 오리지널 테마도 삽입될 것이며, 그 일부가 이번 예고편에서도 선보였다. 유니버설 픽처스와 스필버그의 제작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퍼시픽 림>, <고지라>, <해골섬>의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가 함께 만들었다.

주연은 올여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 프랫으로, 쥐라기 세계의 현장 직원으로 분했다. 그밖에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빈센트 도노프리오, 닉 로빈슨, 타이 심킨스, 이르판 칸, 제이크 존슨, 오마르 사이, 주디 그리어, 브라이언 티 등이 공연. <쥐라기 공원> 제1편에 헨리 우 박사 역으로 출연했던 B. D. 웡이 같은 역으로 재등장할 예정이다.

국내 개봉 제목은 <쥬라기 월드>로 정해졌다.

출처: 유니버설 픽처스 공식 유튜브 채널

[쥐라기 세계] 새 포스터 공개

<쥐라기 공원> 시리즈 제4편, <쥐라기 세계>(Jurassic World)의 새 포스터를 확인하시라.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북미 개봉일은 2015년 6월 12일. 2001년 <쥐라기 공원 III>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게 될 이번 속편은 ‘쥐라기 세계’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문을 연 쥐라기 공원, 코스타리카의 이슬라 누블라를 무대로 한다. 공원을 운영하는 기업 마스라니는 떨어지는 관람객 수를 만회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만, 이로 인해 공원은 22년 전과 다를 바 없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대략적인 줄거리.

감독은 데뷔작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으로 호평을 받았던 콜린 트레보로우, 각본은 그와 데릭 코놀리가 함께 썼다. <쥐라기 공원>과 <잃어버린 세계: 쥐라기 공원>을 연출했고, <쥐라기 공원 III>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에도 같은 역할로 등판. 제이슨 본 시리즈의 프로듀서이자 스필버그 감독의 오랜 동료이기도 한 프랭크 마셜도 프로듀서로 합류했다. 음악은 <스타 트렉>, <클로버필드>, <업> 등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지아키노. 존 윌리엄스의 오리지널 테마도 물론 삽입될 것이다.

주연은 올여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스타덤에 오른 크리스 프랫으로, 쥐라기 세계의 현장 직원으로 분했다. 그밖에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빈센트 도노프리오, 닉 로빈슨, 타이 심킨스, 이르판 칸, 제이크 존슨, 오마르 사이, 주디 그리어, 브라이언 티 등이 공연했다. 또한 <쥐라기 공원> 제1편에 헨리 우 박사 역으로 출연했던 B. D. 웡이 같은 역으로 재등장할 예정.

본편에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벨로키랍토르 등 기존 시리즈의 공룡은 물론 새롭고 다채로운 공룡들이 다수 나올 전망이다.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개장하는 쥐라기 공원, 아니, 쥐라기 세계를 기대해 본다.

아래는 지난 7월 샌디에고 코믹콘을 맞아 공개되었던 티저 포스터. 벨로키랍토르와 제1편에 나왔던 쥐라기 공원 관람차를 볼 수 있다.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출처: <쥐라기 공원> 공식 페이스북

[고지라] 2주차 흥행 결과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고지라>(Godzilla)의 개봉 2주차 흥행 결과를 정리해 본다.

먼저 북미를 살펴 보면, 지난 주말은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 데이가 낀 연휴였다. 이 메모리얼 데이 주말은 초여름의 대목으로서 여름 흥행 전쟁에 참전하는 굵직한 화제작이 선보이는 시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주의 경우 그 주인공은 인기 수퍼히어로 영화 <X-멘> 시리즈의 신작 <X-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였다. 앞서 지난주 흥행 결과를 정리하면서 <고지라>의 1위 데뷔는 그 한 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X-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지난 주말(금~일요일) 3일 동안의 데뷔 기록은 9,140만 달러. 4일 동안의 연휴 기록은 1억 1,1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고지라>에 이은 올해 4위의 첫 주 흥행 수입에 해당한다. 동시 공개된 해외에서도 1억 9,100만 달러를 거두어들여, 첫 주말에 벌써 3억 200만 달러의 전 세계 흥행 수입을 올리고 있다. 무시무시한 속도의 진격이다.

지난주 9,319만 달러의 기록으로 1위 데뷔했던 <고지라>는 이 기세에 밀려 2위로 내려갔다. 주말 3일 동안의 수입은 3,112만 달러, 4일 동안의 수입은 3,944만 달러. 전주 대비 흥행 수입 하락율은 67%로 퍽 가파르다. 지난 2008년 개봉한 괴수영화 <클로버필드>의 같은 기간 하락율인 68%보다는 약간 낮지만 개봉 전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던 첫 주말 성적과는 달리, 이번 2주차 결과는 거품이 크게 빠졌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누적 흥행 수입은 1억 3,631만 달러이며, 최종 수입은 박스 오피스 모조의 경우 2억 500만 달러에서 2억 2,500만 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북미 흥행 순위 (2014년 5월 23~25일)
* 이번 주 순위 (지난주 순위) <영화 제목> (배급사) / 이번 주 수입 / 누적 수입 / 개봉 주차

1 (-) <X-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20세기 폭스) / 9,140만 달러 / 9,140만 달러 / 1주차
2 (1) <고지라> (워너 브라더스) / 3,112만 달러 / 1억 4,847만 달러 / 2주차
3 (-) <블렌디드> (워너 브라더스) / 1,423만 달러 / 1,423만 달러 / 1주차
4 (2) <이웃들> (유니버설) / 1,390만 달러 / 1억 1,358만 달러 / 3주차
5 (3)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소니 픽처스) / 780만 달러 / 1억 8,490만 달러 / 4주차
6 (4) <100만 달러짜리 팔> (브에나 비스타) / 697만 달러 / 2,050만 달러 / 2주차
7 (5) <다른 여자> (20세기 폭스) / 364만 달러 / 7,756만 달러 / 5주차
8 (7) <리오 2> (20세기 폭스) / 245만 달러 / 1억 2,155만 달러 / 7주차
9 (15) <요리사> (오픈 로드 필름즈) / 227만 달러 / 355만 달러 / 3주차
10 (6) <천국에 다녀온 소년> (트라이스타) / 205만 달러 / 8,585만 달러 / 6주차

한편, <고지라>는 북미 이외 국가에서 지난 주말 동안 3,4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역시 전주 대비 67% 하락율. 누적 해외 수입은 북미보다 다소 높은 1억 6,66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박스 오피스 모조는 해외 수입 4억 달러를 달성하려면 영화가 아직 개봉하지 않은 양대 시장인 중국과 일본에서의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지라>는 중국에서 6월 13일, 일본에서 7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만일 해외 수입이 4억 달러에 다다를 경우, <고지라>의 전 세계 최종 수입은 6억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의 경우 결과는 매우 참담하다. <고지라>는 지난 주말 동안 전국에서 고작 77,2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흥행 순위 5위에 올랐다. 순위는 2위였던 지난주에 비해 3계단 하락했으나 52만 명을 넘었던 관객 수는 7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셈. 누적 전국 관객 동원수는 692,024명에 그쳤다. 스크린 수 역시 개봉 초반 최대 기록인 610개에서 331개로 반토막. 이런 추세라면 국내 최종 전국 관객 동원수는 70만 명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정도로 마무리되겠다. 지난해 개봉한 비슷한 장르 작품 <퍼시픽 림>의 최종 기록이 776,183명인데 이를 넘어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나마 562,764명을 기록했던 2008년의 <클로버필드>보다는 낫다고 할까. 명색이 ‘괴수의 왕’이니…….

출처: 박스 오피스 모조,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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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9 – [소식] – [고지라] 속편 제작 시동 / 첫 주 흥행 결과

[고지라] (2014)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C) Warner Bros. Pictures / Legendary Pictures / Toho Co., Ltd.

단도직입적으로, 2014년도 헐리우드판 <고지라>(Godzilla)는 진짜 고지라 영화이다. 그것도 일본 오리지널 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수작이다. 적어도 우리는 이 리메이크에서 진품의 흔적을 애써 찾느라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아도 된다.

<고지라>가 담아내려는 스펙트럼은 태산 만한 괴수 그 자신만큼이나 크고 넓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1954년 공개된 역사적인 오리지널 영화의 재해석이다. 원작의 고지라는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생물로서, 핵실험의 부산물인 방사능을 몸에 축적하게 되자 그에 응징하듯 인간 문명을 파괴한다. 그것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겪은 일본의 핵과 전쟁에 대한 공포의 반영이었다.

리메이크는 기본 설정을 몇 가지 바꾸기는 했으나, 오리지널의 주제 의식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이를 21세기 현재의 방식으로 제시한다. 여기에 후쿠시마와 인도양 등 실제 재난/인재에 대한 언급이 들어가지 않을 수는 없다. 1954년 <고지라>를 본 관객들이 불과 9년 전 히로시마/나가사키를 연상시키는 묘사에 몸서리를 쳤듯이, 60년 뒤의 우리 역시 몇 년 지나지 않은 미증유의 재난이 스크린에 재현되는 것을 보며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로이 서술된 고지라의 기원은 오리지널의 핵심을 더욱 더 확장한다. 이번 고지라는 태곳적 더 강력했던 자연 방사능에 의해 태어난 괴수이다. 그리고 파괴자의 역할은 무토(MUTO)라는 다른 괴수가 맡는다. 무토는 방사능을 양분으로 삼고 전자기파를 일으켜 소통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류 문명의 필수 요소인 전기를 차단하는 재앙을 불러 온다. 당초 인간은 고지라를 위협 대상으로 인식하여 그를 제거하고자 핵을 썼다. 고지라는 살아남았고, 그 결과 나타난 것이 무토인 것이다.

고지라는 파괴자인 무토를 제거하여 자연계의 균형을 맞추려는 지구의 어떤 의지, 더 나아가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물론 인간을 지킨다는 것은 그의 사전에 없는 말이다. 결국 인간은 고지라와 무토 양쪽으로부터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오리지널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독하게 전달했다고 할까. 그렇다고 리메이크의 고지라가 그답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고지라 시리즈는 오랜 역사를 지녔고,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때때로 영웅적인 모습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지라가 지닌 여러 가지 얼굴의 하나이다. 따라서 고지라의 몇몇 특징적인 설정이 바뀌었을 지언정, 오리지널 <고지라>의 정수를 잃지는 않았다. 오히려 재해석을 통해 그것을 계승, 확장했다는 데 이 영화의 의미와 가치가 있고, 동시에 그것은 제작진의 원전에 대한 존중을 증명하기도 한다. 고지라 시리즈의 팬으로서 이것은 기쁜 일이다.

새로운 고지라는 그동안 발전한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 기술이 아낌없이 동원되었고, 개렛 에드워즈 감독만의 독특한 감각도 더해져 컴퓨터 그래픽임에도 실사 특촬을 능가하는 중량감과 거대감, 그리고 보는 이를 내리누르는 듯한 엄청난 존재감을 표현한다. 이 시각효과의 박력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이다. 아이맥스의 거대한 스크린과 첨단 사운드 시스템이 결합한 고지라의 포효는 아찔하고, 푸른색 방사열선을 토하는 모습은 장쾌하다. 업그레이드된 영상 기술과 함께 그 특징을 신중하게 살려낸 2014년판 고지라의 이미지는 원조보다 더 원조 답다. 시리즈의 휴면기였던 지난 10년 동안 목말랐던 팬들의 가슴은 이 영화로 촉촉히 젖게 될 것이다.

반면, 그 기대만큼 영화의 전개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고지라>의 인간 드라마는 근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경향을 충실히 따라 극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적어도 초반 1시간 동안은 방사능 누출을 소재로 한 다른 영화처럼 보일 정도다. 고지라와 무토가 나타난 뒤에도, 괴수 장면과 인간 장면의 잦은 교대 배치로 인해 괴수들의 싸움은 고조될 만하면 끊기고, 또 끊기기를 반복한다. 장면 하나하나의 질은 매우 높지만, 대체로 고지라의 등장은 클라이맥스를 제외하면 충분하다 싶을 정도가 못 된다.

캐스팅의 화려함을 중시하는 재난영화의 전통을 따른 듯, <고지라>의 배우들은 모두 인상적인 커리어를 지닌 신진과 베테랑이다. 애런 테일러 존슨은 육체적인 도전을 묵묵히 감내하지만 연기는 무덤덤하다. 그런 이미지가 이런 작품에 어울리기도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그에게 부족한 섬세한 감정 표현은 부인 역으로 분한 엘리자베스 올슨의 몫인데, 출연 분량과 인물로서의 비중이 너무 적다. 이 배우의 잠재력을 아끼는 팬들은 유감스럽겠다. 브라이언 크랜스턴과 데이비드 스트래턴은 주어진 역할을 정확히 해낸다(크랜스턴은 조금 감정 과잉인 느낌이 있지만). 와타나베 켄은 괴수영화의 필수적 인물인 과학자 역할을 힘없이 소화하지만, 오리지널에서 따온 극중 이름 ‘세리자와’다운 면을 조금은 나누어 갖고 있다. 고지라와 무토에 대한 비현실적인 설정 해설을 본고장 일본 출신의 와타나베와 신뢰감을 주는 배우 샐리 호킨스에게 할애한 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 줄리엣 비노쉬는… 정말 잠깐 나온다.

그밖의 몇 가지 점을 지적하자면, 적 괴수인 무토의 디자인과 설정을 들 수 있다. 무토는 <클로버필드>의 이름 모를 그 괴수와 오르가, 프테라노돈, 나방, 순록을 뭉뚱그린 듯한 외형이며 생태는 레기온을 연상시킨다. 더 나아가 놈을 격퇴하려는 군사 작전의 묘사에서는 헤이세이 가메라 3부작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 고지라의 모호한 영웅적 위치 역시 어떤 면에서는 헤이세이판 가메라와 비슷하다. 괴수끼리의 대결을 비롯하여 가족 및 일상생활의 묘사,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극중의 논리로는 자연스러운 대 괴수 퇴치/회피 작전 등은 오리지널과 그 뒤를 이은 고지라 시리즈에 대한 애정 어린 오마주이다. 아울러 이 대목은 과거 B급영화로 취급 받았던 고지라 시리즈/괴수영화 전반의 흥취를 재현한 듯한 느낌도 든다. 이것 말고도 괴수/특촬영화를 즐겨 온 팬들이 찾아내어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는 요소들이 작품 전반에 흩어져 있다.

이 모든 것을 한 편의 영화에 담으려는 거대한(동시에 넘칠 듯한 애정의) 야심은 대체적으로 준수한 결과로 수렴되었지만, 그럼에도 각본의 완성도 문제와 결정적인 카운터펀치라고 할 만한 것이 맨 끝에 가서야 나온다는 이 영화 최대의 단점을 낳기도 했다. 초반의 굉장한 몰입감은 중반부의 갈팡질팡하는 전개로 다소 지루해지고 처진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 영화의 괴수 장면은 중요하며, 그 하나하나가 영화의 구조적 단점을 잊게 할 만큼 너무나도, 너무나도 뛰어나다. 이런 진부한 강조 수식어를 많이 쓰고 싶진 않았지만 고지라는 정말 제대로 그려냈다. 어쩌면 고지라 팬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명백한 사실은 이 리메이크를 통해 고지라가 부활을 완수했다는 것, 그것이다. 개렛 에드워즈 감독은 사기를 치지 않고 이 어려운 프로젝트에 정면으로 부딪혔으며,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동안 행복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행복하다. <고지라>가 괴수왕의 역사에서 의미 있는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감히 믿는다.

별점: ***1/2 (만점은 넷)

원제: Godzilla
감독: 개렛 에드워즈
주연: 애런 테일러 존슨, 브라이언 크랜스턴, 엘리자베스 올슨, 와타나베 켄, 샐리 호킨스, 줄리엣 비노쉬, 데이비드 스트래턴
개봉일: 2014년 5월 15일 (한국) / 5월 16일 (미국)
공식 웹사이트: godzillamovie.com

P. S: 앞서 알려진 바로는 1954년판 <고지라>의 주연 타카라다 아키라가 출연한다고 했는데, 나는 영화 속에서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출연 장면이 삭제되었을까? 만일 그렇다면 혹시 일본 개봉판에만 나오는 것이 아닐까?

[클로버필드] (2008)

(C) Paramount Pictures, Bad Robot
(C) Paramount Pictures, Bad Robot

<클로버필드>(Cloverfield)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괴수영화가 아닐지 몰라도, 가장 현실감 있는 괴수영화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장르영화가 그렇듯 괴수영화 역시 단순한 형식을 큰 변화 없이 오랜 세월동안 활용하여 왔다. 인간이 보유한 물리력과 지력을 압도하는 생물이 인간 문명의 상징(주로 대도시)을 습격하여 미증유의 파괴를 초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괴수영화를 이루는 형식이다. 그것은 이제 전혀 새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고리타분하고 유치하다는 비웃음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클로버필드>는 소재의 식상함을 스타일로 극복했다. 심지어는 관객의 넋을 잠시 나가게까지 한다.

이 영화가 취한 스타일은 이야기를 철저히 인간의 시점 속에 가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영화를 이루는 모든 장면은 주인공 일행이 가진 단 한 대의 캠코더로 촬영되었다고 설정되었다.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와 비슷한 형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이미 녹화한 내용을 새로 촬영한 내용이 덮어쓸 수 있다는 캠코더 특유의 장점으로 영리하게 해결했다. 여기에 치밀한 계획에 의한 가상의 우발적 상황이라는 연출이 덧붙여져 강력한 화학작용이 발생했다. 또한, 카메라의 단일 시점은 화면 속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제한하여 관객이 영화 속 상황에 대해 더욱 능동적인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주인공이 군인이나 과학자 등 괴수 퇴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일반인이라는 점도 괴수영화로서는 흔치 않은 경우이다. 휴대전화가 중요한 소도구로 등장한다는 점과 함께, 이는 괴수영화 종주국이 아닌 나라에서 만들어졌으면서도 오히려 그 때문에 장르의 클리셰에 함몰되지 않았던 이색작 <괴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화학약품이나 폭탄보다 캠코더와 휴대전화가 더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클로버필드>를 21세기라는 시대에 최적화된 괴수영화 – 농담 삼아 ‘UCC 괴수영화’ – 라 부를 수도 있겠다.

덕택에 관객은 순서대로 찍어 편집을 거치지 않은 캠코더 영상만으로도 등장인물과 금세 친숙해지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알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평범한 일상이 찢어진다. 이미 등장인물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점까지 공유하게 된 관객은 아비규환의 연속을 거치며 점차 그들과 하나가 된다. <클로버필드>에서 관객은 더 이상 괴수영화를 관람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을 경험한다.

카메라의 전지적 시점으로 담은 기존 괴수영화의 영상에 익숙한 골수팬들은 캠코더 한 대로 대체 뭘 보여줄 수 있겠냐는 우려를 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교묘한 동선 배분을 통해 스펙터클은 물론 충분한 리얼리티도 확보하였다. 일개 시민이 고층건물을 닥치는 대로 무너뜨리면서 전진하는 거대한 괴수의 전신을 어떻게 촬영할 수 있었겠는가? <클로버필드>는 <우주전쟁> 이후 시각적으로 가장 뛰어난 괴수영화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괴수가 가져온 정서적 반응이 마치 그 몸에서 무수히 떨어진 징그러운 기생생물처럼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오랫동안 가시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극 중의 괴수는 정체를 알 수도 없으며 죽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핵실험이나 환경파괴 등의 분명한 탄생 원인이 있었던 다른 괴수들과 달리 관객은 이 괴물이 무엇이었는지를 결코 알지 못한다. 어쩌면 <클로버필드>의 괴수는 징후와 실체를 파악할 수 없으며 그 종결 시점조차 알 수 없는, 현재 이 세상에 상존하는 불안과 공포를 대변하는 존재가 아닐까. 마음속에 아직도 묵직한 무언가가 들어앉아 있는 것만 같다.

<클로버필드>는 고난이도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처럼 하늘과 땅이 잠시 자리를 바꾼 것 같은 아찔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지나친 비밀 위주의 홍보가 유발한 거부감과 불안감을 뛰어넘는 저돌적인 힘을 지닌 이 괴수는 두 발이든 네 발이든, 제 스스로 단단히 땅을 딛고 일어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원제: Cloverfield
감독: 매트 리브스
주연: 마이클 스탈 데이비드, T. J. 밀러, 오데트 유스트먼, 제시카 루카스, 리지 캐플런
미국 개봉: 2008년 1월 18일
한국 개봉: 2008년 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