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영화 가이드북 출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걸작 <조스>부터 막 나가는 B급영화의 진수를 보여 주는 <샤크네이도> 시리즈에 이르는 상어 영화 하위 장르를 해설한 책이 캐나다에서 출간된다.

제목은 [상어 영화 열광](Shark Movie Mania). 캐나다의 공포 장르 잡지 [모르그 가](Rue Morgue)가 내는 무크 ‘모르그 가 라이브러리’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유명한 공포 잡지 [팽고리아]의 편집장을 역임한 마이클 진골드. <조스> 이래 수많은 모방작과 패러디, 인용작을 낳은 상어 영화에 대한 리뷰, 인터뷰, 귀중한 사진 및 홍보 관련 자료를 수록했다고 한다.

출간일은 3월 31일. 소프트커버 / 76쪽 / 9달러 95센트.

(C) Marrs Media Inc.

출처: [모르그 가] 공식 웹사이트

[조스 2], [조스 3-D] 블루레이 7월 국내 발매

지난 4월 북미판 발매 소식을 전했던 <조스>(Jaws) 속편 시리즈의 블루레이 디스크 중, <조스 2>(Jaws 2)<조스 3-D>(Jaws 3-D)가 다음 달 국내 발매된다.

북미에서는 지난 6월 14일 <조스 4>까지 발매되었으나, 앞서 전한 소식에서 예상한 바와 같이 한국에는 3편까지만 나오게 되었다. 유니버설 픽처스 타이틀은 북미판과 한국판 디스크가 동일한 사양인 경우가 많은데, 북미판 사양을 보면 2, 3편에만 한글 자막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글 자막은 영화 본편에만 지원되므로, 부록으로 간주되는 <조스 3-D>의 3D 버전에는 한글 자막이 빠진다.

상세한 사양은 북미판 발매 소식이나 아래 출처 링크를 참조하시라.

한국판 발매일은 7월 15일, 정가는 각 27,500원이다.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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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해리슨앤컴퍼니 공식 페이스북

[조스] 속편 시리즈, 드디어 블루레이로

해양 스릴러 <조스>(Jaws)의 속편 시리즈가 드디어 블루레이 디스크로 나온다. 발매일은 북미판 기준으로 6월 14일. 이날 <조스 2>(Jaws 2), <조스 3-D>(Jaws 3-D), <조스 4>(Jaws: The Revenge)가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전편 <조스>는 2012년 8월 블루레이로 앞서 발매된 바 있어, 그동안 속편의 블루레이 출시 요망이 적지 않았다.

타이틀 별 본편 및 부록 사양은 다음과 같다.

<조스 2>
영상: 1,080p / 2.35:1 와이드스크린
음성: DTS-HD MA. 2.0
본편 한국어 자막 지원

부록
– <조스 2>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
– <조스 2> 배우 키스 고든의 초상
– 존 윌리엄스: <조스 2>의 음악
– 삭제된 장면
– “프랑스어” 농담
– 스토리보드
– 예고편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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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스 3-D>
영상: 1,080p / 2.4:1 와이드스크린
음성: DTS-HD MA 2.0
본편 한국어 자막 지원

부록
– 3D 버전 본편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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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스 4>
영상: 1,080p / 2.35:1 와이드스크린
음성: DTS-HD MA 5.1
본편 한국어 자막 없음

부록 없음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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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구성은 10여 년 전 발매되었던 DVD와 대동소이하지만, <조스 3-D>와 <조스 4> DVD에 실렸던 각 작품의 예고편은 이번에 빠지는 모양이다.

눈에 띄는 것은 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3D 영화로 만들어졌던 <조스 3-D>에 3D 본편 감상 기능이 지원된다는 점, 그리고 <조스 2>와 <조스 3-D> 본편에 한국어 자막이 실려 국내 발매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유니버설 픽처스 타이틀은 현재 해리슨앤컴퍼니가 취급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한국판 발매 여부를 알 수 있겠다. 정가는 각 14달러 98센트.

<조스 2>는 전편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지 3년 뒤인 1978년 공개되었다. <사랑의 은하수>, <독충>, <수퍼걸> 등으로 잘 알려진 지노 슈와크가 감독했고 주연 배우 로이 샤이더, 로레인 게리, 머리 해밀턴, 작곡가 존 윌리엄스 등 주요 출연진과 제작진이 돌아왔다. 전편의 성공 요소를 답습한 슈와크 감독의 연출은 스필버그만 못했고, 리처드 드라이퍼스와 로버트 쇼의 활력도 그리웠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볼 만한 속편이다. 북미에서만 8,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흥행에도 성공했고 그해 흥행 순위 10위권에 올랐다.

1983년 공개된 <조스 3-D>는 당시 잠깐 일었던 3D 영화 붐에 편승한 작품. 1, 2편에서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담당했고 극중 등장한 식인상어를 디자인한 것으로도 유명한 조 앨브스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해상 테마 파크 시월드를 무대로 브로디 서장의 장성한 두 아들 마이클과 숀이 주역으로 등장한다. 지루하고 긴장감 없는 연출로 앞선 두 편과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의 악평을 받았고, 앨브스는 이후 다시는 장편영화를 감독하지 못했다(제2반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은 있다). 주연은 데니스 퀘이드, 베스 암스트롱, 루이스 고셋 주니어, 사이먼 맥코킨데일, 존 푸치, 리아 톰슨 등. 대부분의 홈 비디오 버전이 2D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제목이 <조스 3>로 바뀌어 있다.

시리즈의 완결편 <조스 4>는 1987년 공개되었다. 백상아리에게 둘째아들 숀을 잃은 브로디 서장의 부인 엘렌이 해양생물학자가 된 맏아들 마이클, 파일럿 호기 등의 동료들과 함께 상어 사냥에 나선다는 이야기. 1, 2편에서 엘렌 역으로 분했던 로레인 게리가 복귀하여 화제를 모았고, 식인상어가 마치 브로디 가문을 노리는 복수귀처럼 그려졌다. 이런 점에 착안했는지 일본에서는 <조스 ’87: 복수편>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기도. 걸작 스릴러 <지하의 하이재킹>(훗날 <펠햄 1 2 3>으로 리메이크)의 조셉 사전트 감독이 연출했고 게리와 랜스 게스트, 마이클 케인, 마리오 반 피블스 등 출연진도 훌륭했으나, <조스> 시리즈 최악의 작품으로 악명이 높다.

출처: 블루레이 닷컴, 아마존

[조스 19] 예고편!

전설의 <조스> 시리즈 속편, <조스 19>(Jaws 19)의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이것이 설마 정말로 만들어질 줄이야. 그동안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도통 알 길이 없었던(?) 5~18편이 어떤 내용인지를 확인한 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조스 19>은 <백 투 더 퓨처 II>(1989)에서 묘사된 가상의 2015년에 공개된 영화. 상어의 홀로그램이 나타나 극장 밖에 서 있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를 놀라게 한다는 묘사가 재미있었다. 홀로그램 상어에 잡아먹힐 뻔했던 마티는 방금 전까지도 잔뜩 비명을 질렀던 주제에 ‘상어는 여전히 가짜 같네(Shark still looks fake).’라고 투덜거리는데, <조스>의 우레탄 상어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슬며시 미소를 지을 만하다. <조스> 제1편을 연출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실제 아들 맥스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설정도 팬들을 즐겁게 했다.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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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홍보 문구인 “This time it’s really really personal.”은 <조스 4>의 홍보 문구 “This time it’s personal.”을 패러디한 것.

이번 예고편은 이달 발매되는 <백 투 더 퓨처> 30주년 기념판 블루레이 디스크와 DVD 홍보용으로 제작되었다. 특히 북미판 발매일은 마티 일행이 극중의 현재 시점이었던 1985년에서 30년 뒤인 2015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날인 10월 21일로 정해졌다. 현실의 우리가 영화 속 미래를 따라잡게 되었다는,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날이다.

현실에서는 <조스>가 19편까지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근래 들어 스필버그 감독이 <조스>와 <백 투 더 퓨처>의 리부트를 구상 중이라는 낭설도 솔솔 흘러나오는 것이 뭔가 물밑에서 스멀스멀 움직이고 있긴 하는 모양이다. 영화의 열렬한 팬들이라면 ‘신성모독!’을 외칠 법한 상황인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손을 댄다니 대놓고 뭐라고 하기도 그렇겠다.

출처: 유니버설 픽처스 홈 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

[조스], [모비 딕] 8월 EBS 방영

(C) Universal Pictures / (C) Moulin Productions
(C) Universal Pictures / (C) Moulin Productions

EBS가 해양 모험영화의 고전 <조스>(Jaws, 1975)<모비 딕>(Moby Dick, 1956)을 8월 방영작으로 편성하였다.

먼저 <조스>는 8월 2일 일요일 오후 2시 15분 ‘일요 시네마’ 시간에, <모비 딕>은 8월 14일 금요일 밤 10시 45분 ‘고전영화극장’ 시간에 각각 방영될 예정이다. 특히 <조스>는 올해 공개 40주년을 맞아 이번 편성이 더욱 뜻깊다.

<조스>는 피터 벤츨리의 소설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각색한 작품. 북미 흥행 수입 1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여 당시 신기록을 세웠으며, 마케팅과 흥행 방식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적중하여 초대형 흥행작이 됨으로써 현대 블록버스터의 효시로 평가 받고 있다. 로이 샤이더, 로버트 쇼, 리처드 드라이퍼스, 로레인 게리, 머리 해밀턴 주연. 존 윌리엄스의 음악과 버나 필즈의 편집도 가히 일품이다.

<모비 딕>(일명 ‘백경’)은 미국 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허먼 멜빌의 소설을 존 휴스턴 감독이 스크린에 옮긴 작품. 원작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여러 차례 영상화되었으나, 이 1956년판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저명한 과학-판타지소설가 레이 브래드버리가 각색을 맡았고 그레고리 펙이 에이허브 선장 역으로 분해 열연하였다. 공연은 리처드 베이스하트, 리오 겐, 오슨 웰즈 등. 원작의 심오함을 되살리지는 못했지만 모험극으로서는 일견의 가치가 있다.

출처: EBS 영화 공식 웹사이트

[쥐라기 공원] 관련 수집품 (1)

신작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개봉을 맞아, 갖고 있는 <쥐라기 공원>(Jurassic Park) 관련 수집품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어졌다. 대단한 목록은 아니지만, 영화에 얽힌 소소한 추억과 즐거움을 되새기고 나눌 수 있다면 나름대로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올려 본다.

첫 번째로는 영화를 보기 전에 접하는 홍보물을 모았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1. <쥐라기 공원> 팸플릿 (1993년 7월 18일, 신영극장에서 구입)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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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970년대부터 90년대 사이 영화 홍보물의 주류는 팸플릿, 전단지, 영화 카드, 엽서 등이었다. 이 가운데 팸플릿이 조금 특별했던 까닭은 책자였기 때문에 정보량이 가장 많았다는 것, 그리고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다른 홍보물들과 달리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으로 간추릴 수 있겠다. 지금은 전단지로 완전히 대체된 팸플릿은 카탈로그 또는 프로그램으로도 불리고, 보통 A4 규격의 중철 제본으로 분량은 20~30쪽 내외이다. 내용은 작품 소개와 줄거리, 제작 에피소드, 배우 및 스탭 소개이고 이 사이사이에 본편이나 제작 과정 스틸(컬러 및 흑백)이 여러 장 삽입된다. 때때로 평론가의 해설이나 상품 광고 등도 들어간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기준으로 극장 로비에서 1,000원~2,000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었다.

적잖은 영화가 극장 개봉과 동시에 IPTV나 VOD로도 선보이는 현재와는 달리, 90년대까지만 해도 극장 개봉과 홈 비디오 출시 사이에 길면 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었다. 따라서 극장을 나온 뒤 영화에 대한 기억과 여운을 음미할 수 있는 대체물 겸 기념품으로서, 팸플릿은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함께 꽤나 유용했다. 작품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경로와 방법이 제한되어 있었던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자료집 역할도 톡톡히 했다. 사실 지금에 와서 팸플릿을 다시 들춰 보면 이 ‘자료’의 수준이라는 것이 보도자료와 별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조차도 따로 접하기 힘들었던 당시 상황에서 팸플릿의 가치는 확실히 컸다고 할 수 있다.

맛보기로 <쥐라기 공원> 팸플릿 본문 중 작품 소개와 스토리 부분, 그리고 큼직한 스틸과 평론가들의 찬사를 실은 말미 부분 4페이지를 올린다. 역시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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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팸플릿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기는 대략 90년대 중반쯤으로 여겨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나온 예가 있지만(이 이야기는 잠시 후에) 매우 드문 경우. 내 경험을 예로 들자면 1990년, 훗날 <쥐라기 공원>을 보게 되는 신촌 신영극장(현 CGV 신촌 아트레온)에 <크로커다일 던디 II>를 보러 갔을 때, 로비에서 <리빙 데이라이츠>, <베벌리 힐즈 캅 II>, <블랙 레인> 등 같은 UIP 배급 영화 팸플릿을 10권씩 묶어 싸게 팔고 있는 걸 보고는 덥썩 샀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보면 이 재고 처리는 팸플릿이 사라지기 시작한 전조가 아니었을까 싶다.

여하튼 <쥐라기 공원>이 공개된 1993년 시점에서 팸플릿은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었다. <쥐라기 공원>의 팸플릿을 구입한 날은 개봉 이튿날인 1993년 7월 18일 일요일(당시엔 새 영화를 개봉하는 날이 토요일이었다), 장소는 앞서 썼던 대로 신촌 신영극장이다.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전날 7월 17일 KBS 2 토요명화에서 <조스 2>를 방영했고, 이를 녹화하면서 비디오카세트에 날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조스> 제1편도, 그리고 <쥐라기 공원>도 모두 짐승의 ‘아가리’가 돋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 참 묘한 우연이었다.

워낙 화제작이었던 데다 개봉 이튿날에 일요일까지 겹쳐, 단관이었던 신영극장은 사람들로 정신없이 바글바글했다. 옛날 신문의 영화 광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극장 밖 인도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졌던 것이다. 표는 앞서 예매해 두었으니 걱정이 없었는데, 인파를 뚫고 상영관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객석 사이와 가장자리 통로까지 꽉 들어차 있었다. 극장 측이 한 회차 좌석 수보다 많은 표를 판 것이었다. 이렇게 정원 초과로 입장한 사람들은 통로 바닥에 그냥 주저앉거나 낚시의자를 깔고 앉아 영화를 보았다. 예전에 가끔 있었던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본편의 경이로운 영상, 그리고 오싹한 스릴과 더불어 이 ‘극장 입석’ 역시 <쥐라기 공원>에 얽힌 특별한 기억이다. 아마도 낚시의자라는 시각적 요소가 워낙 충격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2. <쥐라기 공원> 플라스틱 부채 (1993년 7월 18일, 신영극장에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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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팸플릿을 구입한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받은 것. 부채는 요즘도 여름철에 많이 나누어 주는 홍보물이니 새삼스럽지 않지만, 모양이나 꾸밈이 역시 그 시절 답다. 무엇보다도 뒷면에 극장 이름을 큼직하게 넣은 것이 인상적이다.

3. <잃어버린 세계: 쥐라기 공원> 전단지 (1997년 6월 19일, 신영극장에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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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속편 <잃어버린 세계>도 신영극장에서 보았다. 블록버스터이니 당연히 여러 극장에서 개봉했으나, 4년 전 전편을 보았을 때의 재미있는 기억이 떠올라 다시 이 극장을 택했던 것 같다. 그때도 여전히 단관이었고 시설 역시 당시 기준으로도 그저 그랬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개봉관이었던지라 자주 찾았다.

유감인 점은 극장에서 팸플릿을 팔지 않아 전단지만 손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 97년이면 팸플릿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시기이므로 당연히 안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팸플릿이 있긴 있었다. 몇 번 구할 기회가 있었는데…

18년 전 물건임에도 서체와 홍보 문구의 배치 정도를 눈감으면 요즘 전단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아래쪽에 공란을 만들어 전단지를 비치한 극장 이름을 인쇄할 수 있게 한 점이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한다.

4. <쥐라기 공원 III> 팸플릿 (2001년 8월 7일, 스타식스 정동에서 구입)

<쥐라기 공원 III>는 지금은 없어진 스타식스 정동에서 보았다. 신영극장과는 반대 방향이었지만 역시 집에서 멀지 않아 꽤 여러 편의 영화를 보았던 곳이다.

그런데 팸플릿이 완전히 사라졌을 거라고 여겼던 2001년에 이런 것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극장 로비에서 팸플릿과 스티커, 그리고 플라스틱 부채를 한 세트로 팔고 있었던 것이다. 가격은 3,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진 않다. 아무튼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팸플릿이 반가워 그 자리에서 샀다.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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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에 발행처로 표기된 (주) C & S는 제1편 팸플릿과 같은 업체이다. 이것도 꽤나 놀라운 점.

그렇지만 놀라움은 딱 거기까지였다. 팸플릿을 펼쳐 보니 거의 절반쯤 되는 분량이 큼직한 사진만 턱 실어 놓고 나머지는 공백으로 방치한 채였다. 텍스트가 전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 밀도는 몹시 성겼고, 제1편 것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이미 인터넷 시대로 접어든 지 몇 년이 흐른 뒤였고, DVD 등의 제작 과정 다큐멘터리로 훨씬 더 상세하고 전문적인 영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팸플릿 내용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팸플릿의 성의 없는 편집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아래도 맛보기로 2장(4쪽)의 이미지를 실었는데, 두 번째 이미지처럼 사진만 달랑 던져 넣은 쪽수가 팸플릿 전체 분량의 절반쯤 된다.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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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쥐라기 공원 III> 플라스틱 부채 (2001년 8월 7일, 스타식스 정동에서 구입)

(C) Universal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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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팸플릿과 같은 날 같은 극장에서 세트로 구입한 부채. 제1편 것보다 손잡이가 길고 부채 표면에 인쇄된 공룡 이미지에는 흔히 말하는 ‘빤짝이’ 분말이 들어가 있어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부채를 장식한 얼굴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영화의 주된 악역은 스피노사우루스였지만 <쥐라기 공원> 하면 역시 T-렉스이기 때문이었을까.

다음 번에는 영상 매체 및 음반을 살펴보겠다.

혹시 소개하고 싶거나 여기에 없는 <쥐라기 공원> 관련 물품이 있다면 덧글 등으로 알려 줘도 좋겠다.

[쥬라기 월드] (2015)

(C)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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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는 22년 전 <쥐라기 공원>을 만들면서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 소설을 절반쯤 이루고 있었던 장광설을 몽땅 걷어냈다. 이 대담한 가지치기는 비슷한 방법을 택했던 <조스>보다 한층 더 길고 예리한 가위로 이루어졌다. 그러고 나서 스필버그는 ‘인간은 자신이 신이라도 된 양 자연을 갖고 놀지 말지어다’ 라는 교훈 정도만을 남긴 채, 남은 빈 공간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스릴과 노련한 액션으로 가득 가득 채웠다. 그 결과는 스필버그의 비범한 영상 감각이 빛을 발한, 영화사상 가장 오싹한 테마 파크 모험담이었다.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에서 그 시절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육중하면서도 우아한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내던 순간의 경이로움이나, 티라노사우루스와 벨로키랍토르 습격 시퀀스의 모골이 송연한 공포가 고스란히 되살아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게다가 이것은 무려 22년이 지나 듣게 된, 두 번째도 아니고 네 번째 모험담이다. 올해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라는 대단히 예외적인 제4편이 등장하긴 했으나 그건 말 그대로 대단한 예외일 뿐이며, 어쩌면 기적과도 같은 작품이다.

그러니 당연히도, <쥬라기 월드>는 앞선 작품들이 닦아 놓은 길을 그대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공원’은 ‘세계’로 규모가 늘어나면서 정식 개장했고, 그곳에 온 사람들도 소수의 학자나 (피를 빠는) 변호사, 사냥꾼들이 아니라 2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다. 하지만 인젠은 여전히 DNA로 장난을 치고 있고, 모기업의 우두머리와 하수인들은 그 결과물을 돈과 명예로 바꾸려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통제 아래 놓여있다고 착각하면서. 한 술 더 떠 인젠과 탐욕스러운 과학이 작당한 또 다른 음모(어처구니없는 그 내막을 보면 역시 어디선가 다룬 듯한 설정이다)가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가끔씩 비틀대고 휘청거린다.

그럼에도 콜린 트레보로우는 스필버그를 넘어서겠다는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대신(그것은 존 해먼드가 꿈꾸었던 완벽한 벼룩 서커스와도 같다), 속편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는 등장인물인 오언을 내세워 상당 부분의 매너리즘을 솜씨 좋게 걷어낸다. 인디애나 존스와 한 솔로를 합쳐 놓은 듯한 오언은 벨로키랍토르 무리와 함께 네 번째 모험담에서 느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두근거림을 전해 준다. 그는 인도미누스 렉스나 모사사우루스 같은 새로운 공룡 및 고생물들이 T-렉스라든가 벨로키랍토르, 트리케라톱스와 같은 기존 공룡들에 비해 떨어지는 존재감으로 어쩔 수 없이 드러내는 빈틈을 잘 가려 준다.

더 나아가 트레보로우는 22년 전의 설정을 적재적소에 끌어다 놓으며 여기에 얽힌 관객의 추억을 자극하는 한편, 나중을 위한 도약대를 차곡차곡 쌓아 간다. 이 모든 것들이 클라이맥스의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어우러져 깜짝 놀랄 만한 순간들을 연달아 터뜨리는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의외로 진중한 여운이 남고, 들인 시간과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쥬라기 월드>의 좋은 점이다.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기대했던 정도보다 조금씩만 더 채워 주는 것. 이야기의 흐름과 함께 그것들이 쌓이면서 이루는 무언가는 맨 처음 품었던 기대감을 훨씬 넘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즐거움이다. <쥬라기 월드>는 자기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는 영화이며, 그 목표를 위해 가진 것들을 아낌없이 내 주고 할 수 있는 건 모조리 다 해치운다.

원제: Jurassic World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주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타이 심킨스, 닉 로빈슨, 빈센트 도노프리오
북미 개봉: 2015년 6월 12일
한국 개봉: 2015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