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일본판 블루레이 5월 발매

(C) Arkoff International, Larco Productions

래리 코헨 감독의 이색 괴수영화 <Q>(1982) 일본판 블루레이 디스크가 5월 26일 발매된다.

일본에서는 극장 개봉 없이 <하늘의 대괴수 Q>(空の大怪獣Q)로 비디오 출시되었는데, 어떻게 봐도 토호 괴수영화 <하늘의 대괴수 라돈>(1956)을 의식한 제목이다.

이 영화는 뉴욕을 무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시민들을 습격하는 괴수와 연쇄살인사건, 그리고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코헨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고 마이클 모리아티, 캔디 클라크, 데이비드 캐러다인, 리처드 라운드트리, 제임스 딕슨 등이 출연했다. 특히 모리아티의 연기가 뛰어나며, 괴수와 대도시의 관계를 독특한 시각으로 담아낸 수작이자 코헨 감독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2013년 스크림 팩토리가 블루레이를 냈고 그밖에 호주, 스페인, 브라질 등지에도 블루레이가 나와 있다. 이번 일본판은 주식회사 스팅레이의 장르영화 전문 레이블 올시네마 셀렉션의 타이틀인데, 이 타이틀만을 위한 독점 컨텐츠를 포함하여 4시간 이상의 부록이 실릴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TV에서 방영된 일본어 더빙 음성이 실리는 것은 물론이다.

사양
제품번호: STDF-0046
영상: 1.78:1 / 1,080p HD
음성: 리니어 PCM 영어, 일본어 더빙, 음성해설
자막: 일본어 3종(본편, 일본어 더빙, 음성해설)
상영시간: 92분
발매원: 주식회사 스팅레이
가격: 4,600엔(소비세 8% 제외).

부록 (일본판 독점 컨텐츠는 *표기)
– 래리 코헨 감독의 음성해설
– 일본 관객을 위한 래리 코헨 감독의 영상 메시지 (약 1분)*
– 래리 코헨 감독 최신 인터뷰 “저예산 이단자의 고백” (약 25분)
– <Q를 향한 여정: 제1부> / 랜디 쿡 일본판 특별 인터뷰 (약 62분)*
– <Q를 향한 여정: 제2부> / 스티브 닐 일본판 특별 인터뷰 (약 54분)*
# 랜디 쿡과 스티브 닐은 본작의 특수시각효과 스탭. 특히 쿡은 <반지의 제왕> 3부작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 비장 SFX 제작 과정 1: 스튜디오 미니어처 (약 15분)*
– 비장 SFX 제작 과정 2: 퍼펫 본뜨기 (약 23분)*
– 비장 SFX 제작 과정 3: 새끼 Q 조연 (약 41분)*
– 비장 SFX 제작 과정 4: 애니메이팅 풍경 (약 48분)*
– 제작 과정 사진집*
– 또 다른 결말*
– 티저 예고편
– 예고편 A
– 예고편 B
– 가치번영화제 토크 이벤트*
– 사진자료집

일본어 더빙판 정보
방영 제목: 습격하는 거대 괴조 (襲う巨大怪鳥)
방영일: 1987년 6월 11일
채널 및 방영 프로그램: TV 토쿄 <목요 양화극장>
* 본편 가운데 더빙 음성이 없는 부분(약 1분)은 오리지널 영어 음성과 일본어 자막으로 대체.

일본어 더빙판 성우
지미 퀸 (마이클 모리아티 분): 야라 유사쿠
조운 (캔디 클라크 분): 요시다 리호코
셰퍼드 형사 (데이비드 캐러다인 분): 오가와 신지
파월 경사 (리처드 라운드트리 분): 이케다 마사루

음성해설과 예고편만 부록으로 실린 북미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인 사양이 아닐 수 없다. ‘초특별판(超・特別版)’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한 수준. 여기에 영화 문필가 진무 단시로가 쓴 해설서(12쪽)이 동봉되고, 패키지 일러스트레이션은 위에 붙인 이미지를 보면 벌써 알아챘을 독자들도 있겠지만, ‘괴수 화백’으로 유명한 카이다 유지가 그렸다. 화질과 음질까지 훌륭하다면 이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지 않을까.

출처: 올시네마 셀렉션 공식 웹사이트

상어 영화 가이드북 출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걸작 <조스>부터 막 나가는 B급영화의 진수를 보여 주는 <샤크네이도> 시리즈에 이르는 상어 영화 하위 장르를 해설한 책이 캐나다에서 출간된다.

제목은 [상어 영화 열광](Shark Movie Mania). 캐나다의 공포 장르 잡지 [모르그 가](Rue Morgue)가 내는 무크 ‘모르그 가 라이브러리’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저자는 미국의 유명한 공포 잡지 [팽고리아]의 편집장을 역임한 마이클 진골드. <조스> 이래 수많은 모방작과 패러디, 인용작을 낳은 상어 영화에 대한 리뷰, 인터뷰, 귀중한 사진 및 홍보 관련 자료를 수록했다고 한다.

출간일은 3월 31일. 소프트커버 / 76쪽 / 9달러 95센트.

(C) Marrs Media Inc.

출처: [모르그 가] 공식 웹사이트

[신 고지라] 흥행 성적 업데이트 / 시리즈 누적 관객 1억 명 돌파

개봉 첫 주 일본 흥행 1위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신 고지라>(シン・ゴジラ)의 제작사 토호가 3일 흥행 성적에 대한 추가 발표를 했다.

토호에 따르면 <신 고지라>는 7월 29일 개봉 이후 4일째인 8월 1일 현재 관객 동원 71만 명, 흥행 수입 10억 엔을 돌파했다.

아울러 토호는 이 수치를 합산한 결과, 고지라 시리즈의 역대 누적 관객수가 1억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1954년 <고지라> 제1편 이래 올해 <신 고지라>까지 62년에 걸친 시리즈 전 29편의 관객 동원수를 합친 수치. 일본 실사영화로는 초유의 기록으로, 지금까지 누적 관객 1억 명을 돌파한 일본 작품은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극장판 시리즈가 유일했다.

당초 토호는 2004년 50주년 기념작이자 당시로서는 시리즈 최종작이었던 <고지라: 파이널 워즈>로 누적 관객 1억 명 돌파를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최종 관객 100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고 당시 누적 관객수는 9,929만 명으로 집계되어 토호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었다. 10년 뒤인 2014년 <고지라> 헐리우드 리메이크가 일본에서 218만 명을 동원하긴 했지만, 본고장의 정식 시리즈에 속한 작품이 아니었으므로 누적 관객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360만 명을 동원했던 1998년판 리메이크 <고질라>도 마찬가지.

비록 원래 계획에서 12년이 늦어지긴 했지만, 이번 누적 관객 1억 명 돌파 기록은 고지라가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장르영화의 아이콘임을 다시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래는 토호가 공개한 축하 이미지. 역대 고지라 시리즈 29편의 포스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C) Toho Co., Ltd.
(C) Toho Co., Ltd.

출처: 고지라 공식 페이스북, NHK 뉴스 웹

인터뷰/ [괴시], [몽녀한]의 강범구 감독

강범구 감독 (촬영: 홍기훈)
강범구 감독 (촬영: 홍기훈)

강범구 감독은 1950년대 촬영 스탭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이래 <지옥화>(1958), <비정>(1959), <지평선>(1961), <슬픔은 없다>(1961), <현상 붙은 사나이>(1961) 등 10여 편의 작품에 촬영감독으로 참여했고, 1962년 <북극성>으로 감독 데뷔하였다. 이후 1988년 <칠소여복성>까지 26편의 영화를 연출했고 기획, 각색 등의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대만, 홍콩과의 합작영화를 다수 만들었던 인연으로 중국어권 영화의 수입 업무에도 오랫동안 종사한 바 있다.

강범구 감독의 작품은 멜로드라마, 음악, 첩보, 액션, 공포, 권격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 특히 한국 최초의 본격 좀비영화로 회자되는 <괴시>(1980)와 크리처-공포영화라는, 한국에선 드문 하위 장르에 속하는 <몽녀한>(1983), 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에서 이소룡의 대역을 맡았던 당룡이 주연하고 황정리가 공연한 권격영화 <사망탑>(1980) 등이 장르영화 팬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감독의 이력에 얽힌 여러 가지 일화와 함께 위 세 편의 영화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만났던 자리의 상황에 의하여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인터뷰 형식이 아니라, 감독이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이 인터뷰는 지난 5월 17일 서울에서 이루어졌다.

 

영화에 대한 생각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그래서 감독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나 스스로 뒤떨어진다고 여겨 남들을 따라가려고, 남보다 앞서려고 노력과 공부를 많이 했고 파격도 감행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사고를 당해 한쪽 눈을 잃기도 했고… <여자 베트콩 18호>(1967) 때 일이다. 그럼에도 영화를 좋아했으므로 우리 영화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잃지 않았다.

 

옛 충무로의 일화들

– 옛날엔 모든 것이 부족했다. 감독 계약을 하게 되면 네거티브 필름 몇 자 쓰느냐를 두고 영화사 사장과 타협부터 해야 했다. 보통 2~3만자를 썼다. 필름을 아끼느라 카메라에 장착할 때 저절로 감기는 부분도 2~3프레임씩이나마 되감아 악착같이 절약했다. 그러니 NG가 최대의 공포였다. 도중에 제작비가 떨어져 찍은 분량만으로 마무리할 때도 있었고… 당연히 완성도가 떨어지게 된다.

– 해외 수출 때는 원본 네거티브 필름으로부터 복사본(듀프 네거)을 만들어 그걸 보내야 한다. 하지만 필름 복사 비용이 너무 비싸서 원본 필름을 빌려주거나 그냥 보냈다. 그러다가 돌려받지 못할 때도 많았고… 그렇게 유실된 작품이 많다. 설사 복사본을 만든다 해도 원본을 보관할 여력이 없었다.

– 동아수출공사 기획실장으로 있던 70년대 일인데, 당시 친했던 정소영 감독이 <애수의 샌프란시스코>(1975)라는 대본을 가져와서 미국 현지 촬영을 하게 되었다. 당시는 해외여행이 허가제였고 외화 관리도 엄격하여 제작비로 2만 달러만 갖고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조수 하나 두고 촬영을 진행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런데 도중에 회사에서 기왕 어렵사리 해외에 나간 김에 영화 한 편을 더 찍어 오라길래, 김기영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새 대본을 받아 왔다. 사실 대본의 형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줄거리만 적힌 것이었다. 그래서 대강의 스토리만 어찌어찌 담아 귀국 후 연결하여 완성했다. 지금이야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때 사정은 또 달랐으니까. 그 영화가 <황혼의 만하탄>(1974)이었다.

강범구 감독은 과거 해외 출장 시 맥도널드에 익숙해져, 이번 만남도 맥도널드에서 가졌다. (촬영: 박상규)
강범구 감독은 과거 해외 출장 시 맥도널드에 익숙해져, 이번 만남도 맥도널드에서 가졌다. (촬영: 박상규)

– <황혼의 만하탄> 때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올라가 촬영을 했는데, 엘리베이터를 도중에 갈아타야 할 정도로 높았다. 전망대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 촬영을 마치고 내려오다, 갑자기 빌딩 관계자가 불러세워 가슴이 철렁했다. 뭐 압수라도 당하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입장권을 다 내놓으라길래 줬더니 오히려 입장료를 돌려 줘서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영화 촬영으로 뉴욕 관광에 도움을 줘서 입장료를 면제해 준 거였다. 공식적으로는 이 영화의 촬영감독이 이성춘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은 감독 겸 기획자였던 내가 직접 촬영하였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 연출작 가운데 지금 원본을 볼 수 없는 것으로는 <유랑극장>(1963)이 제일 아쉽다. 영화를 위해 노래를 9~10곡 정도 지었는데 박춘석 작곡가 작품이다. “바닷가에서” 같은 노래는 상당히 유행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조긍하 감독의 <아까시아 꽃잎 필 때>(1963)와 경쟁했다. 그땐 조긍하 감독 작품이 더 유명했다. 극장을 잡고 개봉일에 맞추느라 며칠 밤을 새며 만들었는데, 노래 부르는 긴 장면은 편집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순수하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해서 애착이 많다. 내 영화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소만국경>(1964), 합작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때로선 감각이 상당히 앞섰던 작품으로 자평하는 <국제암살단>(1971)도 기억에 남는다. <칼맑스의 제자들>(1968) 같은 것은 중급 이상의 규모였는데, 강가에 폭탄을 묻어 놓고 진짜로 폭파시켜 가며 찍었다. 그때 조감독이었던 정진우 감독이 총을 잘 쏘는 걸로 유명했다. 알다시피 당시엔 영화 촬영에도 실탄을 사용하지 않았는가.

– 배우들 중에서는 황해와 가장 가까웠고 작업도 많이 했다.

 

합작영화로 시작된 중화권과의 인연

– 60년대에는 첫 합작영화에 참여했기 때문인지 대만에서도 제법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우리 영화 정책 목표에 외화 확보가 포함되기도 했고, 영화인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주려고 애썼다. 우리는 우리 대로 어떻게든 일을 따내어 먹고살아야 했으므로 해외 합작은 좋은 기회였다. 우리 배우나 감독들이 초청 받아 대만에 갔고, 나유 감독(이소룡이 주연한 <당산대형>, <정무문>으로 유명) 등 그쪽 인맥을 알게 되었다. 고인하 씨 같은 경우 <탈출명령>(1966) 합작을 계기로 만났는데 지금도 돈독한 관계다.

– 대만은 국민당이 직접 경영하는 중앙영화사가 있는 국영 체제였는데, <오리를 기르는 집> 같은 수작을 다수 만들어 냈다. 그들도 흥행이 잘되는 한국에 신세를 진 셈이다. 어디서든 진실하게 사업을 하면 아무 탈이 없다. 욕심을 더 부리거나 잔꾀를 부리니까 곤란해지는 거다.

– 대만과 가까운 홍콩과도 합작을 했다. 쇼 브라더스의 런 런 쇼도 한국을 좋아했다. 이한상 감독(대표작 1960년판 <천녀유혼>, <강산미인>, <양산박과 축영대> 등)과는 합동영화사와 합작할 때 알게 되었는데, 나중에 연출작인 <서태후>(1981)의 수입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들은 동남아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일본영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시기였지만, 아무래도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남아권에서는 일본에 대한 감정이 나쁜 편이었다. 한국영화가 진출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 홍콩에서는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신상옥 감독 납북 당시에도 홍콩에 체류 중이었다. 최은희 씨는 내가 정창화 감독, 신위균 씨, 남석훈 씨 등과 함께 대접 약속을 했는데, 식사가 차려지고 나서도 나타나지 않아 이상했다. 알고 보니 북한에 납치된 것이었다. 참 섬뜩한 이야기다.

(촬영: 박상규)
(촬영: 박상규)

 

연출 중단 후 이야기

– 영화 만드는 일을 중단한 계기는 자신이 없어져서였다. 외국에 자주 나가다 보니 이렇게 만들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랫동안 공백기간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에도 영화 수입에 종사하면서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돌아다니는 등 열심히 활동했다. 영화 수입 일로 한 달에 절반은 홍콩에서 보내곤 했다. 동아수출공사, 우진 필림, 황기성사단 등과 가까웠는데 동아수출공사의 경우 홍콩 골든 하베스트와 돈독한 관계여서 많은 작품을 들여왔다. 계기는 내가 이소룡의 <정무문>(1972)을 본 뒤, 그 다음 작품인 <맹룡과강>(1972)을 국내에 소개하면서이다. 그 일로 동아수출공사와 골든 하베스트가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수입 일은 영화계에 대기업이 진출한 15년쯤 전까지 계속했다.

– 요즘 한국영화를 다 보진 못 하지만 종종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볼 기회가 있다. 최근에 본 작품은 <귀향>(2015)이다. 아끼는 후배가 따로 있진 않다. 다들 잘 만드니까. 여러 여건이 잘 맞기도 하지만 우리 때보다 확실히 영화를 잘 만든다. 비용도 더 많이 들이고.

 

<괴시>에 대하여

– 홍콩에서 이탈리아영화(주: <잠든 시체를 그대로 두어라> Let Sleeping Corpses Lie / 1974년 공개된 이탈리아-스페인 합작 좀비영화)를 보고 나름대로 한국 상황을 반영하여 만든 작품이다. 국제 저작권 협약이 적용되지 않았던 당시의 관행이었다지만 남의 것을 갖다 한 건 맞고, 내가 오리지널리티를 주장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안개 낀 거리>(1963)도 일본 작품을 참고한 것이다. 당시엔 홈 비디오도 없었고 기록 수단도 부족하다 보니 극장에서 참고할 만한 영화를 보면서 커트 분할이나 대사 같은 것들을 받아 적거나 아예 외우기도 했다.

– 이 영화의 주제는 과학의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인간에 대한 해악이다. 각색 과정에서 병충해 방지를 위해 초음파를 사용한다는 등 한국의 실정에 맞는 설정으로 바꾸었다. 검열이 심해 유혈 장면을 여럿 삭제해야 했다.

– 합작영화 제작 경험을 살려 중국 배우들을 일부 캐스팅하였다.

– 야외 촬영은 대부분 광릉에서 이루어졌다. 수풀이 우거진 곳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광릉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주: 극중 배경은 강원도). 실내 촬영은 어디서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미아리, 신설동 등 서울 여러 곳에 세트장이 있었다.

– 흥행은 잘 되지 않았다. 유명 배우가 출연하지도 않았고, 여러 모로 극장에 걸기 쉬운 영화는 아니었다.

<괴시> (컬러 / 85분 / 1980년 4월 10일 공개)
주연: 유광옥, 강명, 박암, 왕옥환, 홍윤정

(C) 한림영화 (주)
(C) 한림영화 (주)

강원도 산골에서 병충해를 막기 위한 초음파 방출 실험이 실시된다. 그러나 실험의 부작용으로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체들이 되살아나 닥치는 대로 마을 사람들을 습격하기 시작한다. 세미나 참석차 한국에 온 중국인 강명, 그와 우연히 만난 수지, 그리고 수지의 자매 부부 등이 사건에 휘말리고, 희생자는 점점 늘어만 간다.

흔히 한국 최초의 좀비영화로 손꼽히는데, 이에 대한 검증은 잠시 미루어 두고 작품 자체만 본다면 조지 A. 로메로가 창시한 현대 좀비영화의 작법을 충실히 답습한 현지화 버전이라 할 만하다. 이 영화가 나왔던 80년대 초반에는 특수효과의 발달로 경천동지할 유혈 묘사가 경쟁적으로 터져나왔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외의 상황. 대신 <괴시>에는 검열의 제한을 피하여 유혈묘사 대신 분위기와 극중 상황으로 공포와 불안감을 조성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좀 더 스타일리쉬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정통 좀비영화의 흥취를 머금은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여전히 그 매력을 잃지 않는 작품이다.

 

<몽녀한>에 대하여

– 소재가 괜찮아 보여 만들게 된 영화이다. 마침 괴기영화가 유행이기도 하여, 흥행성이 있거나 적은 제작비로 만들 수 있는 소재라면 기꺼이 선택했다. 한 편이라도 더 팔아야 먹고살 수 있었으니까.

– 촬영은 한국과 대만에서 골고루 진행되었다.

– 각색은 주동운 작가가 맡았는데, 현대를 무대로 고전적인 이야기를 다룬다는 기조는 중국 측에서 낸 아이디어이다.

– 괴수 수트는 중국에서 제작했다. 수트 액터는 상황에 따라 한국인과 중국인 모두 기용했다.

– 합작 영화라는 특성 상 한국과 대만 양국 배우들은 각자 서로의 언어로 대사를 했다. 이를 나중에 한국어로 더빙한 것이다.

<몽녀한> (컬러 / 90분 / 1984년 8월 18일 공개)
주연: 문태선, 첸리윈, 국정숙, 추이소핑, 문미봉

(C) (주) 우진 필림
(C) (주) 우진 필림

잔혹한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여 도시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는다. 사건이 있을 때마다 들리는 기묘한 피리 소리, 그리고 그때마다 사라지는 기자 이옥정. 옥정과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 고강영은 이 두 가지 정황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공포영화의 전성기였던 80년대 초반 선보인 <몽녀한>은 한국과 대만의 합작영화. 멜로드라마를 가미한 크리처-공포영화로서도 흥미롭고, 도회를 무대로 한 기담이라는 점도 재미있다. 뱀 괴물의 모습은 그야말로 특촬 수트를 보는 듯하지만, 당시의 관점으로는 꽤나 존재감 있는 크리처로서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분야를 탐색했던 작품이다.

 

<사망탑>에 대하여

– 액션 장르에서 한국영화와 홍콩영화의 차이라면, 한국영화는 6. 25의 영향이 있어서인지 총격, 권격 위주로 좀 더 현대적인 인상이다. 반면, 홍콩영화는 쇼 브라더스의 왕우가 나오는 칼싸움 액션영화의 예로 알 수 있듯 고전적인 인상이다.

– 극중 공작새를 부리는 장면이나 사자가 나오는 사파리 장면 등은 홍콩에서 촬영했다. 홍콩 측의 오서원 감독이 그런 볼거리를 동원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리 잘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망탑> (컬러 / 75분 / 1980년 3월 1일 공개)
주연: 당룡, 황정리, 원화평, 진요림, 원진위

(C) 동아수출공사
(C) 동아수출공사

사형 진길용을 방문하려던 무도가 김태중은 길용이 불귀의 객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장례 도중 어떤 세력이 길용의 시신을 훔쳐가자 태중은 그 뒤를 쫓아 길용의 죽음과 관련된 음모의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주연 당룡은 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에 이소룡의 대역으로 출연한 바 있고, 이어 <사망유희>의 속편격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서도 대역 겸 이소룡의 동생 역을 맡았다. 국가 별로 다수의 편집본이 존재해서인지 이 한국 공개판도 컨티뉴이티가 엉성하고 완성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이소룡식 권격영화의 개성 없는 아류작에 속하지만, 한국 액션영화의 계보를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한번쯤 짚고 넘어갈 만한 작품이라 하겠다.

 

마치며

1924년생인 강범구 감독은 올해 93세의 고령이지만 못 해도 20년 이상은 젊어 보일 만큼 매우 정정하였다. 시종일관 진솔하고 겸손하였고 지금은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주제에 대해서도 딱 부러지게 인정하는 태도는 인상적이었다. 과거 잦은 해외 출장으로 익숙해진 맥도널드에서 햄버거 세트를 시켜 놓고 활기 있게 이야기를 이어 가는 90대 노감독의 모습은 쉽게 잊기 어려울 것 같다.

사실 이번 인터뷰는 일종의 예고편이다. 강범구 감독과 만난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었으므로… 읽으면서 특히 <괴시>와 <몽녀한>에 대한 내용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조만간 다른 지면을 통해 강범구 감독과 다시 한 번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 기회에 대해서는 따로 알리도록 하겠다.

인터뷰를 도와 주신 분들
박지환 씨
홍기훈 씨 (빅 몬스터 클럽)
박상규 씨 (빅 몬스터 클럽)

[터보 키드] (2015)

(C) EMA Films, Epic Pictures Group, Timpson Films
(C) EMA Films, Epic Pictures Group, Timpson Films

<터보 키드>(Turbo Kid)는 멸망한 세계의 폐허를 뒤지며 하루하루 간신히 살아 가는 이름 모를 소년 이야기이다. 그런데 극중 현재 시점으로 설정된 해는 1997년. 현실에서는 이미 과거가 된 지 오래인 이 해는 파스티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즉, <터보 키드>는 2015년에 만들어진 1980년대 SF-액션영화라는 것이다. 본편이 시작하기 전 스크린에 뜨는 제작사 로고 중 하나에는 ‘업계를 선도하는 레이저디스크 회사’ 운운하는 홍보 문구가 곁들어져 있다. 비애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던 순간이다.

<터보 키드>가 베낀(좋게 말해 ‘오마주한’) SF나 액션 장르영화가 뭔지는 금세 알 수 있다. 한두 편이 아닌 데다 워낙 뻔하게 드러나니까. 음악, 촬영, 실물 특수분장과 특수효과도 다들 너무나 80년대 풍이어서, 극장에서가 아니라 내 방에서 그동안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극적으로 발굴된 80년대 장르영화를 비디오카세트로 감상하는 기분이다. 뭐, 비디오카세트보다 화질이 우수한 레이저디스크여도 좋겠다.

다행스럽게도 영화를 만든 이들은 이 뻔뻔한 파스티셰가 구리거나 지루하지 않게 보일 만한 지점을 잘 찾아냈다. 탄식이 나올 만큼 진부한 이야기일지언정, 그 안에는 달콤하고 아련한 향수와 지나간 시절의 장르영화에 대한 애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빚어낸 자기들의 손맛이 듬뿍 깃들어 있다. 게다가 마이클 아이언사이드가 악역으로 나오는 영화인데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는가? (아이언사이드는 늘 그렇듯이 노련했지만, 사실 <터보 키드>의 진짜 발견은 헤로인 ‘애플’로 분한 로렌스 라버프이다.) 여하간 엄청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영화다.

원제: Turbo Kid
감독: 프랑스와 시마르, 아누크 휘셀, 요안 칼 휘셀
주연: 먼로 체임버즈, 로렌스 라버프, 마이클 아이언사이드, 에드윈 라이트, 애런 제프리
북미 개봉: 2015년 8월 28일
국내 미개봉작 / 2015년 7월 18일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감상

김기덕 감독 특별전 4월 개최 – [대괴수 용가리]도 상영

(C) 극동흥업
(C) 극동흥업

1960~70년대에 걸쳐 한국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겼으며, 한국 최초의 본격 거대 괴수영화 <대괴수 용가리>를 연출하기도 한 김기덕 감독. 그의 작품 세계를 되돌아보는 특별전이 다음 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다.

영원한 영화청년, 장르영화의 장인 김기덕 감독전
일시: 2016년 4월 14일~24일
장소: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 1, 2관

상영작
<5인의 해병> (1961년, 118분)
<맨발의 청춘> (1964년, 116분)
<남과 북> (1965년, 114분)
<내 주먹을 사라> (1965년, 112분)
<말띠 신부> (1966년, 92분)
<오늘은 왕> (1966년, 100분)
<친정어머니> (1966년, 105분)
<대괴수 용가리> (1967년, 79분)
<섬마을 선생> (1967년, 102분)
<아네모네 마담> (1968년, 94분)
<늦어도 그날까지> (1969년, 96분)
<꽃상여> (1974년, 102분)
<가수왕> (1975년, 109분)
<영광의 9회말> (1977년, 106분)

* 모든 상영작은 35mm 필름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개막식 및 리셉션
일시: 4월 14일 오후 5시 / 시네마테크 KOFA 1관
상영작: 특별전 개막 영상 및 <5인의 해병>
리셉션: <5인의 해병> 종영 후 오후 7시 30분부터

관객과의 대화 1
일시: 4월 16일 오후 2시 / 시네마테크 KOFA 1관 <남과 북> 상영 후
참석자: 김기덕 감독, 김홍준 감독

관객과의 대화 2
일시: 4월 23일 오후 2시 / 시네마테크 KOFA <맨발의 청춘> 상영 후
참석자: 김기덕 감독, 김홍준 감독

이번 특별전은 <대괴수 용가리>를 비롯한 감독의 대표작을 큰 스크린에서 35mm 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큰 행사이다. 자세한 상영 일정과 입장권 발권 방법 등은 한국영상자료원 공식 웹사이트를 참조하시라.

출처: 한국영상자료원 공식 웹사이트

[프레데터] 신작 티저 비주얼, 제목 공개

(C) 20th Century Fox
(C) 20th Century Fox

20세기 폭스가 16일 <프레데터> 시리즈 신작 <더 프레데터>(The Predator)의 티저 비주얼을 공개하였다.

티저에는 1987년작 <프레데터> 제1편에 등장했던 것과 같은 마스크를 쓴 프레데터의 버스트 업 이미지가 ‘당신은 놈이 오는 걸 결코 보지 못 할 것이다(You’ll Never See Him Coming)’라는 홍보 문구와 겹쳐 있다. 그리고 홍보 문구 사이에 빨간 글자로 작품의 제목인 <더 프레데터>가 배치되어 있다. 잘 보면 비주얼 속 프레데터의 마스크 일부가 손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6월 발표된 <프레데터> 신작은 <아이언 맨 3>로 호평을 받았던 셰인 블랙 감독이 연출 및 트리트먼트를, <나이트 오브 더 크립스>, <악마군단>의 프레드 데커 감독이 각본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프로듀서 조얼 실버와 로렌스 고든, 존 데이비스도 참여한다고 한다.

당초 블랙 감독은 이번 신작이 리부트가 아니고 기존 시리즈의 세계관을 잇는 속편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아래 관련글 참조), 그 말 대로일지는 좀 더 많은 정보가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출연진 및 개봉 시기에 대한 내용은 없으나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며, 티저 비주얼이 나왔다는 것은 향후 1~2년 안에 완성된 영화가 공개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추가 정보가 나오는 대로 전하겠다.

아래는 앞서 전했던 관련 소식들.

<아이언 맨 3> 감독이 <프레데터> 리부트 (2014년 6월 25일)
셰인 블랙 감독, <프레데터> 신작은 리부트가 아닌 속편 (2014년 6월 27일)

출처: <프레데터>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