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리메이크 감독 결정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디데릭 반 루이옌 감독이 공포영화 고전 <새>(The Birds) 리메이크를 연출하기로 했다고 헐리우드 리포터가 보도했다.

네덜란드 출신인 루이옌 감독은 미국 ABC에서 <레드 위도우>로 리메이크한 TV 시리즈 <페노자>와 영화 <테입트> 등을 연출했고, 다수의 광고도 만들었다. <테입트> 역시 소니 픽처스에서 리메이크 개발 중이다.

<새>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새들이 갑자기 인간을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재난을 묘사한 작품으로, 1952년 대프니 뒤 모리에가 발표한 중편소설이 원작이다. 이 소설을 1963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티피 헤드런, 로드 테일러 주연으로 영화화하면서 걸작의 반열에 올랐고, 지금도 히치콕의 대표작이자 공포/재난영화의 고전으로 손꼽히고 있다. 히치콕 감독은 뒤 모리에의 소설을 바탕으로 <자메이카 인>(1939), <레베카>(1940)를 만들었고, 특히 후자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1994년에는 속편 <새 II>가 TV에서 방영되었다(한국에서는 비디오카세트 출시). 사실 속편이라기보다는 리메이크에 가까운 작품이었으나 형편없는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다. 전편의 주연이었던 티피 헤드런도 출연하였는데, 배역 설정이 달라 전편과의 연결성도 거의 없다. 역대 최악의 고전영화 속편으로 종종 이야기되곤 한다.

<새>의 리메이크 계획은 2007년 처음 발표되었다. 당시에는 네이오미 워츠와 마틴 캠벨 감독(카지노 로얄)이 참여한다고 알려졌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 사항은 없었고 두 사람 역시 더 이상 관여하고 있지 않다.

리메이크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운영하는 제작사 플래티넘 듄즈와 헐리우드의 명 프로듀서 피터 구버의 제작사 맨덜리 픽처스가 개발한다. 플래티넘 듄즈는 2000년대에 걸쳐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애미티빌 호러>, <히처>, <13일의 금요일>, <나이트메어> 등 70~80년대 유명 공포영화의 리메이크를 잇달아 공개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들 작품은 팬덤의 격렬한 찬반양론을 불렀는데, 이번 <새> 역시 워낙 평가도 높고 팬도 많은 작품이라 공개를 전후하여 ‘과연 할 필요가 있는 리메이크인가?’와 같은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출처: 헐리우드 리포터

레이 해리하우젠 (1920-2013)

rayharryhausen
미국의 저명한 시각효과 크리에이터 레이 해리하우젠(Ray Harryhausen)이 8일(현지 시간 7일)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해리하우젠은 <마이티 조 영>, <심해에서 온 괴물>, <신밧드의 7번째 모험>, <아르고 황금 대탐험>, <타이탄족의 멸망> 등의 영화를 통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던 인물이었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피사체를 한 번에 한 프레임씩 촬영한 뒤, 이를 연결하여 움직임을 구현하는 시각효과 기법이다.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로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해리하우젠이 현역으로 활동했던 1950-60년대에는 최첨단의 영화 마술이었다. 또한, 영화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영상 기법으로서 시각효과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톱 모션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특히 SF, 판타지, 공포, 괴수 등의 장르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빛을 발하여, 해리하우젠은 이 장르의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크리에이터 가운데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작품은 후대의 시각효과 업계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해리하우젠의 손길이 깃든 영화들을 보면서 자랐고 그 가운데 일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감상할 만큼 아껴왔기에, 부고를 듣고 한 순간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을 느꼈다.

192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해리하우젠은 1933년 개봉한 <킹콩>을 보고 윌리스 오브라이언이 창조한 스톱 모션 시각효과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오브라이언에게 자신의 습작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사제 관계를 이루게 되었고, 1949년 제작된 <마이티 조 영>에서는 오브라이언과 함께 일했다. 훗날 유명한 작가가 된 레이 브래드버리와 SF-판타지 수집가이자 문필가로 이름을 날렸던 포레스트 J. 애커먼은 해리하우젠이 청년기에 만나 평생을 함께했던 절친한 친구들이었는데, 그는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각색한 <심해에서 온 괴물>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하기도 했다.

해리하우젠의 전성기는 1950년대부터 70년대였다. 그는 앞서 언급했던 <심해에서 온 괴물>을 필두로 <지구 대 비행접시>, <그것은 바다 밑에서 왔다>, <신밧드의 7번째 모험>을 비롯한 신밧드 3부작, <지구까지 2천만 마일>, <신비의 섬>, <아르고 황금 대탐험>, <관지의 계곡>, <타이탄족의 멸망> 등의 걸작을 연달아 내놓았다. 이들 작품은 각각 SF와 판타지 장르를 대표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리하우젠은 1981년 <타이탄족의 멸망>(2009년 <타이탄>으로 리메이크) 이후 크리에이터로서는 은퇴했지만, 후배들의 작품 활동을 돕거나 자신이 만든 대표작의 복원과 보존 등에 힘써 왔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담은 블루레이 디스크나 DVD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음성해설이나 인터뷰, 다큐멘터리 등에 출연했고, 사정이 허락하는 한 컨벤션 등의 행사에도 참석하여 팬들과 꾸준히 접촉했다. 1992년 해리하우젠은 아카데미로부터 기술적인 공로를 세운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고든 E. 소여상을 받았다.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캐머론, 피터 잭슨, 샘 레이미, 팀 버튼, 헨리 셀릭, 닉 파크, 테리 길리엄 등 헐리우드의 수많은 크리에이터들도 그의 작품을 보면서 성장했고, 그들이 업계에 진출하여 만든 작품에서 해리하우젠의 영향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리하우젠과 그의 예술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풍부한 즐거움과 영감을 주었고, 앞으로도 그 업적의 가치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환상의 창조자여, 편히 잠드시라.

출처: 레이와 다이애너 해리하우젠 재단 공식 페이스북, 헐리우드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