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개봉 2주차 흥행 결과

(C) Universal Pictures
(C) Universal Pictures

앞선 글: 2015/06/15 – <쥬라기 월드>, 개봉 첫 주말 북미/해외 역대 흥행 신기록

개봉 첫 주말인 지난 주 북미 및 전 세계 흥행 기록을 다시 썼던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2주째를 맞은 이번 주도 전 세계를 점령하는 데 성공하였다.

먼저 북미를 살펴 보면, 지난 주 대비 51% 하락한 1억 2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추정치, 실제 집계치는 화요일 발표)으로 차트 1위를 2주째 유지하였다. 전주 대비 51%라는 하락율은 개봉 초기에 관객이 몰리는 블록버스터로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이며, <어벤저스>가 기록한 50.3%에 이은 역대 2위의 2주차 하락율에 해당한다.

지난 주말 <쥬라기 월드>의 강력한 경쟁작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신작 <인사이드 아웃>이었는데, <쥬라기 월드>의 1위 유지로 개봉 첫 주 항상 1위로 데뷔해 온 픽사의 ‘전통’이 깨지게 되었다. 그러나 <인사이드 아웃> 역시 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9,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수치는 <토이 스토리 3>의 1억 1,030만 달러에 이은 역대 픽사 2위의 데뷔이며, <아바타>의 7,700만 달러를 제치고 속편이나 원작 각색 작품이 아닌 오리지널 작품으로서는 헐리우드 역대 최고 데뷔이기도 하다.

북미 누적 수입은 3억 9,820만 달러. 이 액수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 제1편 <쥐라기 공원>의 북미 최종 수입 3억 5,710만 달러를 제친 기록으로서, 시리즈 최고에 해당한다.

한편, 해외에서는 1억 6,050만 달러의 추가 수입을 거두어 누적 수입 5억 8,31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북미까지 합친 전 세계 누적 수입은 9억 8,130만 달러. 이것은 불과 개봉 10일 만에 다다른 액수로서 11일, 또는 12일차에 1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4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이 기록한 17일을 깨고 가장 빨리 10억 달러를 돌파한 영화가 된다는 뜻이다.

또한, <쥬라기 월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일본에서는 아직 개봉하지도 않았다(8월 5일 예정). 일본 흥행 결과에 따라 해외 기록도 다시 쓰여질 전망이다.

이 기세라면 <쥬라기 월드>의 최종 수입은 북미 5억 달러, 전 세계 12억 달러 이상을 바라볼 만하다.

한편, 한국에서는 지난 주말 동안 106만 명의 전국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 341만 명을 기록하였다. 현재로서는 500만 명을 돌파할 것인지가 관심거리.

출처
박스 오피스 모조
버라이어티
헐리우드 리포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정우성, [차우] 감독 신작 [작서의 변]에 주연

오랜만에 한국 괴수영화 소식이 나왔다.

(주) 태원 엔터테인먼트는 16일 <차우> 신정원 감독의 신작 <작서의 변: 물괴의 습격> 제작을 발표했다. 본작은 조선 중종 22년, 궁궐에 나타난 괴물을 피해 왕이 거처를 옮겼다는 중종실록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사극-스릴러이다. 등장인물들은 물괴(物怪, 괴이하게나 괴상한 물건)와의 싸움은 물론 왕위를 노리는 훈구 세력과의 대립도 감당해야 한다는 설정.

주연으로는 정우성이 발탁되어 중종의 충신 ‘윤겸’ 역으로 분한다. 윤겸은 극중 물괴에 대한 비밀을 조사하는 한편으로 반정을 꾀하는 훈구 세력에 맞서는 인물이다. 신정원 감독은 윤겸에 대해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와 같은 매력적인 역할’, ‘이 역할에 오직 정우성만을 떠올렸다’ 라고 밝혔다.

그리고 시각효과는 <반지의 제왕>, <호빗>, <아바타>, <킹콩> 등으로 유명한 뉴질랜드 업체 웨타 디지털이 담당하기로 했다. 웨타가 만들어 낼 물괴의 모습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괴수영화라는 재미있는 설정에 기반한 영상이 어떻게 구현될지 흥미롭다.

신정원 감독은 2004년 공포-코미디영화 <시실리 2km>로 데뷔하였고 2009년 흉폭한 거대 멧돼지의 습격을 그린 <차우>로 괴수-크리처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에는 역시 공포와 코미디를 조화시킨 <점쟁이들>을 연출하였다. 신작 <작서의 변: 물괴의 습격>은 2월 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우성 (C) Beijing Galloping Horse Films Co., Ltd, Media Asia Films Limited, Zhejiang Dongyang Dragon Entertainment Venture Investment Co., Ltd., Lumiere Motion Picture Company, Beijing Heguchuan TV & Film Co., Ltd., Lion Rock Productions, Stellar Entertainment
정우성 (C) Beijing Galloping Horse Films Co., Ltd, Media Asia Films Limited, Zhejiang Dongyang Dragon Entertainment Venture Investment Co., Ltd., Lumiere Motion Picture Company, Beijing Heguchuan TV & Film Co., Ltd., Lion Rock Productions, Stellar Entertainment
신정원 감독 (C) 사람 엔터테인먼트, (주) 다세포클럽, NEW
신정원 감독 (C) 사람 엔터테인먼트, (주) 다세포클럽, NEW

출처: (주) 태원 엔터테인먼트

[트랜스포머 3] (2011)

(C) Paramount Pictures
(C) Paramount Pictures

헐리우드 영화 3부작 가운데 마지막 편인 제3편은 많은 경우 이야기의 근원이었던 제1편과 어떤 식으로든 다시 연결되거나, 아니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드러내면서 새로운 양상을 띤다. 마이클 베이가 마지막으로 연출하는 3부작의 세 번째 이야기 <트랜스포머 3>도 마찬가지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1편에서 잠시 들렀던 로봇들의 고향인 행성 사이버트론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는 역시 1편에서 언급된 오토봇과 디셉티콘 사이의 내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기계와 철골이 복잡하게 얽힌 사이버트론의 벌집 같은 구조물 사이로 우주선들이 날아다니며 서로 광선을 쏴대는 모습은 <스타 워즈 에피소드 VI: 제다이의 귀환> – 이 역시 3부작의 완결편 – 의 클라이맥스 우주 전투를 연상케 한다). 그곳에서,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이버트론에서 시작된 이 숨겨졌던 이야기는 6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과 얽히며, 실사영화판 <트랜스포머>의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며 확장한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우리는 주인공 샘 윗위키가 살고 있는 지구도 전과는 다른 곳으로 변했음을 알게 된다. 앞서 1, 2편의 사건을 거치면서 오토봇은 지구에 완전히 정착하였고 세계 질서 유지에 관여할 정도로 역할이 커진다. 그리고 성인이 된 샘은 새 여자친구도 사귀었겠다, 이제는 한 사람 몫을 하기 위해 생활전선에서 분투하느라 자기가 지구를 두 번이나 구했음을 잠시 잊어버릴 지경이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숨겨졌던 이야기가 마각을 드러내고 샘의 일상은 다시 한 번 전쟁터가 된 지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난다. 이것이 <트랜스포머 3>가 야심만만하게 풀어놓을 이야기의 얼개이다.

이만하면 괜찮은 이야기가 될까. 워낙 이야기가 얄팍했다느니, 짜증나는 유머 담당 캐릭터가 잔뜩 생겼다느니, 액션 시퀀스가 끝도 없이 늘어진다느니. 전작 <트랜스포머: 폴른의 복수>에 쏟아졌던 ‘강철 미사일’ 같은 호된 혹평 때문인지, <트랜스포머 3>는 짐짓 무게 있는 설정을 덧붙이며 진지하게 시작한다. 도입부는 꽤 설렌다. 전작에서 범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읽을 수 있는 전개가 이어지는 것이다. 프랜시스 맥도먼드, 존 말코비치, 패트릭 뎀시, 켄 정과 같은 새로운 얼굴들도 노련미와 신선함을 잘 버무려 자기 위치에서 충실히 역할을 해 낸다.

3D 영상도 기대 이상이다. <아바타>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제대로 된 3D다. 입체감과 공간감이 잘 살아 있고, 로봇들이 등장할 때마다 묵직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선명도와 색감도 훌륭하다. <트랜스포머> 1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 영화 이전까지 상상만 해 왔던 본격 실사 로봇 영화를 마침내 만난다는 설렘과 경이감을 충분히 만족시켜 준 것이었다. 그 속에서 아기자기하게 제법 잘 만들어진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전례 없는 로봇 스펙터클과 시너지를 일으켜 소년의 판타지를 남김 없이 채워 주었다.

<트랜스포머 3>의 초반부에서, 나는 그것을 거의 원형 그대로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이 영화의 3D는 놀라운 스펙터클을 선사하는 데 성공했으며 특히 슬로우 모션을 첨가한 로봇끼리의 격투라든가, 이번 신작의 홍보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던 ‘윙수트’를 입은 군인들이 스카이 다이빙을 하는 일련의 장면은 참신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시각적 쾌감을 안겨 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마이클 베이 영화를 총결산하듯, <트랜스포머 3>에는 총격전, 격투, 카 체이스를 기본으로 전작보다 훨씬 더 과격하고 박력 넘치는 로봇 전투와 우주전쟁, 시카고라는 대도시를 문자 그대로 뼈째 발라내고 갈아 엎는 시가전까지 업그레이드된 다양한 액션 장면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트랜스포머 3>가 전작의 실패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마이클 베이 영화 최대의 매력 포인트이자 최대의 단점은 플롯과 스펙터클을 배열하는 방식이다. 그는 정교하게 설계된 액션에 경쾌한 힘과 감각적인 스타일을 가미하여 뭉뚱그린 시퀀스를 말 그대로 쏟아 부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었다. 이것이 플롯 전개와 적절한 균형을 맞출 때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만(대표적인 예는 <더 록>), 규모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플롯이 제 구실을 못하고 균형을 잃으면 보는 이의 오감을 마비시킬 정도로 지루해진다(대표적인 예가 <진주만>). 유감스럽지만 <트랜스포머 3>는 이 성공과 실패 사이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대목도 적지 않고 전작보다는 틀림없이 플롯에 집중하려 애쓰지만, 중반 이후부터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쓰여야 할 동력은 액션으로 집중된다. 이야기의 흐름은 이내 탄력을 잃고 지리멸렬해지며 본격적인 전쟁이 진행되어 간다 싶으면 서서히 좀이 쑤시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어지는 스펙터클의 무한반복은 극에 달해 판단력조차 흐려질 정도로 과하다. 이 부분에서 <트랜스포머 3>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쉴 새 없이 조져대기 때문에 좋아할 수도 있고, 같은 이유로 싫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마이클 베이의 영화에 대부분 호의적인 편이고 몇몇은 아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는 지루함을 종종 느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2시간 33분으로 3부작 가운데 가장 길다.

또 한 가지 아쉬움은 메건 폭스의 부재이다. 나는 이것이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 몰랐다. 앞서 두 편의 전작에서 샘의 여자친구 미카엘라로 분했던 폭스는 스크린 밖에서 터진 설화 탓에 이번 3편에서 강판당하고 말았다. 그는 건강한 성적 매력을 과시하면서 평범 이하의 소년이었던 샘에게 성장할 계기를 주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샘을 연기한 샤이어 라버프와의 연기 궁합도 잘 맞은 편이었다. 그를 대신하여 투입된 로지 헌팅턴 화이틀리는… 외모 만으로는 분명히 매력적인 여성이기는 하지만, 애초에 성격 자체가 폭스의 미카엘라보다 평면적이고 배우 자체의 존재감이 약하다. 라버프와의 사이에서 연인끼리의 화학작용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건 또 어떤가. 게다가 미카엘라에 퍽 호감을 가졌던 나로서는, 비록 불미스러운 해프닝으로 퇴짜를 맞았다고 하더라도 ‘걔는 싸가지가 없었어’ 운운하는, 다분히 의도적인 영화 속 비아냥이 마냥 불편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2000년대의 후반기를 변신 로봇과의 싸움에 고스란히 바쳤다. <트랜스포머 3>는 지금까지 진화해 온 마이클 베이 월드의 한 정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의 다음 작품을 궁금해할 때가 아닌가 한다. 조금 더 규모가 작고 알싸한, <나쁜 녀석들> 1편 같은 차기작은 어떨까. 말하자면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원제: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감독: 마이클 베이
주연: 샤이어 라버프, 조쉬 더하멜, 존 터투로, 타이리즈 깁슨, 로지 헌팅턴 화이틀리
북미 개봉: 2011년 6월 29일
한국 개봉: 2011년 6월 29일

[타이탄] (2010)

(C) Warner Bros. Pictures
(C) Warner Bros. Pictures

<타이탄>(Clash of the Titans)은 그리스 신화 가운데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각색한 1981년 영화 <타이탄족의 멸망>을 다시 만든 작품이다. 81년판 오리지널의 각본과 연출에는 그다지 특징이 없었지만 로렌스 올리비에, 매기 스미스, 버제스 메레디스 등 베테랑 배우들의 능숙한 연기가 극에 어느 정도 활력을 불어넣긴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리지널 영화를 유명하게 한 사람은 스톱 모션 시각효과의 대가 레이 해리하우젠이었다. 그가 스크린 위에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되살려낸 크라켄, 메두사, 페가수스 등 다양한 환수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타이탄족의 멸망>은 신화의 모험담과 환상적인 볼거리에 집중한다는 본분에 충실한 오락 대작이었다.

2010년판 <타이탄> 역시 그러하다. 떠오르는 액션 스타 샘 워딩턴이 주인공 페르세우스를 연기하였고 리암 니슨이나 레이프 파인즈, 피트 포슬스웨이트 같은 중견 배우들이 무게중심을 부담하였다. <트랜스포터>, <더 독>, <인크레더블 헐크>를 연출했던 루이 르테리에 감독은 오리지널의 열렬한 팬임을 공언하며 웅장한 세트와 정교한 의상, 보기만 해도 신화적 흥취가 물씬 풍기는 엄선된 야외 촬영으로 꾸민 화려한 무대에 현재의 첨단 영상 기술을 마음껏 활용한 액션을 가득 채워 넣었다. 페르세우스 일행이 거대 전갈들과 싸움을 벌이는 대목과 클라이맥스에서 크라켄이 출현하는 대목은 속도감과 중량감을 고루 살려낸 명장면이다.

요즘 오락영화 추세와 관객 입맛에 맞추어 영상의 톤을 조금 어둡게 하고 페르세우스가 반신반인으로서의 정체성 때문에 갈등한다는 설정으로 양념을 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캐릭터 묘사가 얄팍하고 전개가 가끔 들쑥날쑥하지만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한다면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적어도 환상적인 이야기에 푹 빠지려는 순간 느끼는 가슴속 두근거림은 81년판과 다를 것이 없다. 그래도 메두사 시퀀스가 좀 아쉽긴 하다. 오리지널에서는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일품이었는데, 이번에는 CG 메두사가 퍽 볼만했음에도 연출이 장면의 분위기를 잘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타이탄>의 진짜 문제는 3D이다. 이 영화는 성급하고 무리한 3D 변환이 영화 관람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를, 3D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아바타>가 나온 지 불과 넉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여실히 보여 주었다. 사실 <타이탄>은 3D 오락영화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다. 원전인 신화 자체가 스릴 넘치는 대목으로 가득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아닌가. 21세기의 기술로 부활한 신화를 3D 영상으로 감상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공동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와 레전더리 픽처스는 3D 상영이라는 결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애초에 2D로 촬영한 영상을 후반작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월에야 3D로 전환한다며 뒤늦게 유행에 편승했다. 처음부터 3D 영화로 기획했고 10년이 넘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아바타>에 비하면 그야말로 거저 먹으려는 상술이다.

개봉일을 1주일 미루긴 했지만 불과 10주만에 뚝딱 만들어 낸 <타이탄>의 3D 영상은 결국 우려했던 대로 조잡한 수준이었다. 영상이 관객의 눈에 어떻게 보여질 지 제대로 연구하지 않은 채 2D를 그대로 변환한 탓에 화면은 깊이가 없고 지극히 평면적이다. 액션 장면에서는 컷을 잘게 나누어 빠르게 전환하는 데다가 카메라를 흔들어서 촬영했기 때문에 관객이 화면의 입체감을 지각하기도 전에 상황이 끝나 버리기 일쑤다. 단지 스크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 속으로의 몰입을 끊임없이 방해받으며, 영화가 끝나고 남는 것은 어지러움과 쓰라린 눈 뿐이다.

나는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영화를 제법 즐겼기에 조만간 다시 한 번 볼 생각이다. 그렇지만 그때는 일반 상영관에서 2D로 감상할 것이다. <타이탄>은 더 비싼 입장료를 내고 3D로 볼 가치가 없는 영화이다.

원제: Clash of the Titans
감독: 루이 르테리에
주연: 샘 워딩턴, 리암 니슨, 레이프 파인즈, 젬마 아터튼, 매즈 미켈슨, 피트 포슬스웨이트
북미 개봉: 2010년 4월 2일
한국 개봉: 2010년 4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