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해리하우젠 (1920-2013)

rayharryhausen
미국의 저명한 시각효과 크리에이터 레이 해리하우젠(Ray Harryhausen)이 8일(현지 시간 7일)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해리하우젠은 <마이티 조 영>, <심해에서 온 괴물>, <신밧드의 7번째 모험>, <아르고 황금 대탐험>, <타이탄족의 멸망> 등의 영화를 통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던 인물이었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피사체를 한 번에 한 프레임씩 촬영한 뒤, 이를 연결하여 움직임을 구현하는 시각효과 기법이다.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로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고 있지만, 해리하우젠이 현역으로 활동했던 1950-60년대에는 최첨단의 영화 마술이었다. 또한, 영화 초창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영상 기법으로서 시각효과의 역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톱 모션으로 만들어진 영상의 독특한 아름다움은 특히 SF, 판타지, 공포, 괴수 등의 장르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빛을 발하여, 해리하우젠은 이 장르의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크리에이터 가운데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작품은 후대의 시각효과 업계와 크리에이터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전 세계의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해리하우젠의 손길이 깃든 영화들을 보면서 자랐고 그 가운데 일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감상할 만큼 아껴왔기에, 부고를 듣고 한 순간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을 느꼈다.

192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해리하우젠은 1933년 개봉한 <킹콩>을 보고 윌리스 오브라이언이 창조한 스톱 모션 시각효과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오브라이언에게 자신의 습작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사제 관계를 이루게 되었고, 1949년 제작된 <마이티 조 영>에서는 오브라이언과 함께 일했다. 훗날 유명한 작가가 된 레이 브래드버리와 SF-판타지 수집가이자 문필가로 이름을 날렸던 포레스트 J. 애커먼은 해리하우젠이 청년기에 만나 평생을 함께했던 절친한 친구들이었는데, 그는 브래드버리의 소설을 각색한 <심해에서 온 괴물>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하기도 했다.

해리하우젠의 전성기는 1950년대부터 70년대였다. 그는 앞서 언급했던 <심해에서 온 괴물>을 필두로 <지구 대 비행접시>, <그것은 바다 밑에서 왔다>, <신밧드의 7번째 모험>을 비롯한 신밧드 3부작, <지구까지 2천만 마일>, <신비의 섬>, <아르고 황금 대탐험>, <관지의 계곡>, <타이탄족의 멸망> 등의 걸작을 연달아 내놓았다. 이들 작품은 각각 SF와 판타지 장르를 대표하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리하우젠은 1981년 <타이탄족의 멸망>(2009년 <타이탄>으로 리메이크) 이후 크리에이터로서는 은퇴했지만, 후배들의 작품 활동을 돕거나 자신이 만든 대표작의 복원과 보존 등에 힘써 왔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담은 블루레이 디스크나 DVD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음성해설이나 인터뷰, 다큐멘터리 등에 출연했고, 사정이 허락하는 한 컨벤션 등의 행사에도 참석하여 팬들과 꾸준히 접촉했다. 1992년 해리하우젠은 아카데미로부터 기술적인 공로를 세운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고든 E. 소여상을 받았다.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캐머론, 피터 잭슨, 샘 레이미, 팀 버튼, 헨리 셀릭, 닉 파크, 테리 길리엄 등 헐리우드의 수많은 크리에이터들도 그의 작품을 보면서 성장했고, 그들이 업계에 진출하여 만든 작품에서 해리하우젠의 영향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리하우젠과 그의 예술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풍부한 즐거움과 영감을 주었고, 앞으로도 그 업적의 가치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환상의 창조자여, 편히 잠드시라.

출처: 레이와 다이애너 해리하우젠 재단 공식 페이스북, 헐리우드 리포터

[타이탄] 각본가의 신작은 SF 괴수영화

<타이탄>의 각본가 트래비스 비첨이 같은 작품의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에 <환태평양>(Pacific Rim)이라는 제목의 트리트먼트를 판매했다. 레전더리가 선매 형식으로 획득한 이 25페이지짜리 트리트먼트의 값어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십 만 달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태평양>은 미래의 지구를 무대로, 생존을 위협하는 괴수들을 퇴치하기 위해 인류가 단결하여 발달된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을 그린 SF 괴수영화이다. 레전더리는 이 <환태평양>을 흥행 시즌을 노리는 이벤트 영화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 <수퍼맨 리턴즈>, <300>, <행오버>, <워치멘> 등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레전더리는 <환태평양> 이외에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배트맨 3>, 역시 놀런 감독이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새로운 수퍼맨 영화, 고지라 헐리우드 리메이크, 비디오게임 <매스 이펙트> 영화판,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할 예정인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영화판 등 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다수의 대작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각본가 비첨은 리들리 스콧/토니 스콧 감독 형제의 프로덕션 스콧 프리와 20세기 폭스가 제작할 <해저 2만 리>(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 유력), 월트 디즈니의 70년대 SF영화 리메이크 <블랙홀>(<트론 레거시>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 J. J. 에이브럼스가 제작할 제목과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프로젝트 등에 관여하고 있다.

출처: 데드라인 뉴욕

[스파이더맨 3] (2007)

(C) Sony Pictures
(C) Sony Pictures

여전히 좋았지만, 조금 과했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 진이 빠질 정도다. 결말에 다다를 때쯤이면, ‘자, 베놈하고 샌드맨 보냈으니 그 다음은 얼른 내려가서 해리, 그 다음은 결혼 반지…’ 이렇게 벌여 놓은 사건들을 수습하기에 바쁘다.

놀라운 점은 그것들이 어떻게든 모두 수습된다는 것이며, 주제와의 연관성이나 에피소드 사이의 짜임새의 파탄도 잘 막아 놔서 작품의 전체적인 질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과 에피소드가 얽혔으니 잘못하면 <배트맨 & 로빈> 같은 꼴이 될 수도 있었지만, 작가들과 감독은 최선을 다 했다.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역시 샌드맨과 뉴 고블린만으로 만들어야 했어, 싶지만 베놈이 없었다면 영화가 이만큼 화제를 모을 수 있었을까. 놈의 등장을 암시하는 정도로 끝냈다면 더 좋았겠지만, 팬들의 인내심은 3편을 넘기지 못했을 테니까.

액션 장면에 대해선 정말 할 말이 없다. 압도적이다. <스파이더맨 3>는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 그 자체이다. 또한, 플린트 마르코가 샌드맨으로 부활하는 대목은 <배트맨 리턴즈> 이후 수퍼히어로 영화에서 악당을 가장 감동적으로 표현한 장면이다.

이미 4편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지만, 피터 파커의 성장담은 이쯤에서 완결을 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원제: Spider-Man 3
감독: 샘 레이미
주연: 토비 맥과이어, 키어스틴 던스트, 제임스 프랭코, 토머스 헤이든 처치, 토퍼 그레이스
북미 개봉: 2007년 5월 4일
한국 개봉: 2007년 5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