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 60주년 기념 이벤트, 상품 정보

최근 발표된 고지라 60주년 기념 이벤트 및 상품 정보를 정리하였다.

1. 고지라 거대 벽화 공개

6월 5일, 토쿄 세타가야구 토호 스튜디오 건물 벽면에 그려진 고지라의 거대 벽화가 정식으로 공개되었다. 높이 12.3m, 넓이 17.6m의 이 벽화는 흑백영화였던 1954년작 제1편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흑백으로 그려졌으나, 고지라의 외형은 1990년대 헤이세이 시리즈의 것이다.

벽화를 그린 사람은 화가인 하나와 마사오. 토쿄 디즈니 시의 벽화 담당, 이탈리아 성당의 벽화 복원 등에 참여했다고 한다. 토호 스튜디오에는 등신대의 고지라 동상과 역시 1954년에 공개된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 벽화가 있는데, 후자도 하나와의 작품이다. 원래는 2011년에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동일본대지진으로 중단되었고 이번에 고지라 60주년에 맞춰 완성되었다. 제작비는 800만 엔.

이날 벽화 제막식에는 <고지라> 제1편 주연 배우 타카라다 아키라와 <고지라> 리메이크의 감독 개렛 에드워즈가 참석했다. 제막식 후 기자회견도 개최.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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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네마 카페, 고지라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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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네마 콘서트 개최

올해는 고지라 탄생 60주년인 동시에, <고지라> 제1편을 비롯한 토호 특촬영화 음악을 다수 맡았던 저명한 작곡가 이후쿠베 아키라(1914-2006)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이에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이후쿠베 아키라 음악제에서는 <고지라> 시네마 콘서트가 포함된다.

제4회 이후쿠베 아키라 음악제
일시: 2014년 7월 13일 오후 5시 (입장은 오후 4시부터)
장소: 토쿄 오페라 시티 콘서트 홀

제1부 “일본광시곡”(1935) 교정판 초연, “탑카라 교향곡”(1954/1979)
제2부 <고지라>(1954) 전곡 / <고지라> 디지털 리마스터 본편 전편 상영에 맞춰 음악 전곡을 라이브 연주

이후쿠베의 다른 명곡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고지라> 사운드트랙 라이브 연주 상영이야말로 이번 행사의 백미가 아닐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직접 가서 참석할 수 없는 것이 유감.

출처: 고지라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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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지라> 제1편 프로그램 및 선전 재료 복각판 판매

6월 7일 <고지라> 제1편의 디지털 리마스터판 재개봉(관련 소식은 여기)에 맞춰 본 작품의 1954년 개봉 당시 프로그램(팸플릿)과 선전 재료의 복각판이 판매된다. 상품은 프로그램(팸플릿), 전단지, 토호 사진 뉴스, 카비네판 봉투로 구성된다. 덧붙여 특전으로 본편의 스틸을 담은 특제 카비네판 엽서 8장과 영화 포스터 디자인의 클리어 파일이 제공된다(엽서는 카비네판 봉투에 동봉). 역사적인 <고지라> 제1편 개봉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수집품이 될 것이다.

정가는 1,620엔(소비세 8% 포함 가격). 통신판매 사이트인 스텔라 통판에서 판매 중이며, <고지라> 재개봉 극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고지라 공식 웹사이트, 스텔라 통판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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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지라> 제1편 재개봉 관련 상품

바로 위에 소개한 프로그램 및 선전 재료 복각판 세트 이외에도 <고지라> 재개봉을 맞아 여러 가지 기념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스텔라 통판에 등록된 상품 목록을 소개한다. 이들 상품은 재개봉 극장에서도 판매될 전망으로, 정가는 모두 소비세 8% 포함 가격.

출처: 스텔라 통판

핀 배지 세트(1,000엔) (C) Toho Co., Ltd.
핀 배지 세트(1,000엔) (C) Toho Co., Ltd.
금속제 열쇠고리(1,000엔) (C) Toho Co., Ltd.
금속제 열쇠고리(1,000엔) (C) Toho Co., Ltd.
메달(650엔) (C) Toho Co., Ltd.
메달(650엔) (C) Toho Co., Ltd.
프리미엄 클리어 파일 세트(650엔) (C) Toho Co., Ltd.
프리미엄 클리어 파일 세트(650엔) (C) Toho Co., Ltd.
초대 고지라 이어폰 잭 마스코트(850엔) (C) Toho Co., Ltd.
초대 고지라 이어폰 잭 마스코트(850엔) (C) Toho Co., Ltd.
초대 고지라 볼펜(700엔) (C) Toho Co., Ltd.
초대 고지라 볼펜(700엔) (C) Toho Co., Ltd.
초대 고지라 병뚜껑(600엔) (C) Toho Co., Ltd.
초대 고지라 병뚜껑(600엔) (C) Toho Co., Ltd.
머그(1,200엔) (C) Toho Co., Ltd.
머그(1,200엔) (C) Toho Co., Ltd.
안경집(안경 닦는 천 포함 / 1,800엔) (C) Toho Co., Ltd.
안경집(안경 닦는 천 포함 / 1,800엔) (C) Toho Co., Ltd.
티셔츠(2,800엔) (C) Toho Co., Ltd.
티셔츠(2,800엔) (C) Toho Co., Ltd.
기념 펜던트(16,740엔) *통신판매 한정 상품 (C) Toho Co., Ltd.
기념 펜던트(16,740엔) *통신판매 한정 상품 (C) Toho Co., Ltd.
기념 반지(28,080엔) *통신판매 한정 상품 (C) Toho Co., Ltd.
기념 반지(28,080엔) *통신판매 한정 상품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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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빅 코믹 오리지널] “고지라 증간호” 발간

쇼각칸의 격주간 만화잡지 [빅 코믹 오리지널]이 <고지라> 60주년과 동지 창간 40주년을 기념하여 “고지라 증간호”를 낸다. 출간일은 7월 10일. 2주 뒤인 7월 25일 일본 개봉하는 <고지라> 리메이크에 맞춘 기획이기도 하다.

이번 증간호에는 고지라를 주제로 한 유명 만화가들의 작품이 게재될 예정이다. 참여한 작가들은 사소 아키라, 키타미 켄이치, 키쿠니 마사히코, 카라사와 나오키, 오다 토비라, 오타가키 야스오, 우라사와 나오키, 이토 신페이, 하나와 카즈이치, 테리 야마모토, 타카하시 루미코, 타카다 야스히코, 신조 케이고, 요시다 센샤, 모로호시 다이지로, 昌原光一, 真心一芭, 호리 노부유키, 호시노 야스시, 호시사토 모치루.

정가는 4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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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만화가 야마모토 사토시 트위터

[고지라] 제작 과정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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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독자가 영화를 보았다고 상정한 것이므로,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읽지 않는 편이 좋겠다.

– 고지라의 사체를 발견하는 도입부 장면은 당초 시베리아의 빙원에서 고지라와 다른 괴수가 싸우던 모습 그대로 얼음에 파묻힌 채 발견된다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극지에서 크립톤 행성의 우주선을 발견하는 장면이 포함된 <맨 오브 스틸>과의 유사성으로 인해 필리핀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실루엣으로 고지라와 다른 괴수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시각적인 고려도 있었다.

* <고지라>와 <맨 오브 스틸>은 모두 워너 브라더스와 레전더리 픽처스가 제작한 영화이며, 제작진도 일부 공유하였다.

** 역대 고지라 시리즈에서 비슷한 예를 들어 보면, 고지라는 제2편 <고지라의 역습>(1955)에서 얼음에 파묻힌 뒤 다음 편인 <킹콩 대 고지라>(1962)에서 베링해로 떠내려온 빙산을 부수고 깨어난다. 두 작품은 시공계열의 연결이 모호하지만 <킹콩 대 고지라>가 전작을 의식했다는 점은 명백하다. <고지라: 파이널 워즈>(2004)에도 고지라를 남극의 빙산을 무너뜨려 파묻었다가, X성인에 의해 조종당한 괴수들이 세계 각국을 습격하자 이를 격퇴하기 위해 다시 깨운다는 전개가 있다.

– 개렛 에드워즈 감독은 레전더리 픽처스로부터 <고지라> 연출 제의 연락을 받았을 때, 1954년 오리지널을 막 감상하려던 참이었다. 레전더리 측이 자기들의 제안이 “마음에 들어요?” 라고 묻자, 에드워즈 감독은 탁자 위에 놓인 <고지라> 홈 비디오 타이틀을 바라보며 “네, 지금 그걸 보고 있는 중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다이이치 원자력 발전소 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제작진은 영화의 내용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하여 도입부를 일본이 아닌 미국이나 한국에서 시작하는 것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누출 사고는 영화의 주제를 더욱 더 유의미한 것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과 이야기의 발단은 고지라의 고향에서 시작해야만 한다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원안 그대로 일본으로 설정되었다.

만일 제작진이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잔지라의 원자력 발전소 장면은 미국이나 한국을 무대로 그려졌을지도 모르는 일이겠다. 한국이라면 어디였을까? 고리 원자력 발전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그 상상과 직결된 과오를 현실의 한국 정부가 저지르고 있으니…

– 이 책에 실린 설정에 따르면, 무토는 혼자서 고지라를 죽일 수 없으나 집단으로는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방사능을 함유한 고지라의 사체에 포자를 퍼뜨려 번식한다.

– 사운드 디자이너 에릭 아달은 고지라의 울음소리를 만들기 위해 1954년 오리지널 제작 당시 그랬듯이 느슨하게 푼 콘트라베이스 줄을 송진 장갑으로 문질러 보았다. 하지만 그때와 같은 뜻밖의 행운으로 ‘이거다!’ 싶은 소리는 얻을 수 없었다고. 완성된 울음소리의 주요 재료가 된 것은 드라이아이스로 과냉각된 금속이 수축, 진동하면서 발생하는 날카로운 비명 또는 고함 같은 소음이다.

– 개렛 에드워즈 감독은 호놀루루 공항에서 고지라와 무토가 대면하기 직전, 공항 로비의 탑승객들이 거대한 창문 너머로 괴수들과 폭발하는 여객기를 목격하며 경악하는 장대한 파노라마 샷을 커다란 수족관에 비유했다. 그러나 수족관에서는 수조 속의 상어와 관람객들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안전하게 격리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다르겠다.

– 철교 시퀀스는 당초 밴쿠버에서 찾은 실제 철교에서 촬영할 계획이었으나, 120피트 높이의 다리 위에 150명의 인원이 올라갈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우려가 있어 스튜디오 촬영으로 대체되었다. 스튜디오에는 철교를 그대로 재현한 세트가 마련되었다.

– 핵미사일을 노리는 수컷 무토와 고지라의 해상 격투 장면이 스토리보드로 그려졌으나 완성되지는 못했다. 극중 시점으로는 수컷 무토가 핵미사일을 빼앗아 샌프란시스코에 상륙하기 직전에 해당한다.

– <고지라>는 아리플렉스 알렉사 플러스 카메라로 디지털 촬영되었다. 촬영감독은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디 아워스>, <월드 트레이드 센터>, <어톤먼트>, <노웨어 보이>, <케빈에 대하여>, <안나 까레니나>, <어벤저스> 등에 참여했던 시머스 맥가비. 지나칠 정도로 선명한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을 조금 부드럽고 필름 느낌이 나도록 다듬기 위해 1950~60년대 쓰였던 오래된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하였다.

책을 마저 읽고 새로운 내용을 찾게 되면 따로 써 보겠다.

출처: [고지라: 파괴의 예술]

‘고지라’라는 괴수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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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의 별명은 ‘괴수의 왕’이다. 그와 지명도를 양분하는 또 다른 괴수인 킹콩에 비해 21년이나 늦게 태어났지만, 이른바 ‘스펙’만 본다면 고지라는 킹콩을 압도하는 사상 최강의 괴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관총 세례를 맞고 숨을 거둔, 몸집만 빼면 평범한 고릴라와 다르지 않았던 콩과는 달리 고지라는 체내에 방사능을 축적한 거대한 고대생물의 돌연변이이다. 그 생명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하고 끈질기며, 사실상 불사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단시간에 토쿄를 불바다로 만들어버릴 만큼 막대한 파괴력도 지녔다. 인간의 군대는 그의 간식거리도 안 되는 상대가 된 지 오래이고 수도 없이 밀려드는 적 괴수와 싸워 대부분 승리했으며, 심지어는 우주괴수들과도 호각으로 맞선다. 지구상에서, 아니, 우주의 꽤 넓은 범위 안에서 고지라를 쓰러뜨릴 수 있는 존재는 아마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1954년 스크린에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 고지라는 대표적인 시리즈 영화 주인공으로 손꼽히는 제임스 본드보다 많은 28편의 영화에 나왔고, 헐리우드에서는 두 번째 리메이크가 만들어지고 있으며(2014년 여름 개봉), 이외에도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대중매체에 이식되었다. 완구를 비롯한 수천 종의 관련상품도 끊임없이 생산되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팬들의 지갑을 꾸준히 털어가고 있다. 이쯤 되면 고지라가 영화 속뿐만 아니라 그 밖에 있는 현실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괴수의 왕임을, 당신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고지라는 2차대전 당시 일제의 홍보용 영화에 동원되었던 특수촬영 기술이 전후 영화산업의 환경에 맞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던 과정에서 탄생하였다. 토호 영화사의 프로듀서 타나카 토모유키는 50년대 초반 일본에서 재개봉한 1933년판 <킹콩>을 보고, 괴수가 등장하는 특수촬영 영화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감지했다. 일본을 습격하는 거대 괴수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한 타나카는 이를 스크린에 옮기기 위해 정교한 특수촬영 기법으로 유명했던 츠부라야 에이지,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오랜 친구이자 이후 그의 조감독으로도 활약하게 되는 혼다 이시로 감독과 힘을 합쳤다. 마침내 1954년 11월 일본에서 공개된 <고지라>는 9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대히트, 이후 괴수영화를 중심으로 SF, 호러, 스릴러 등의 하위 장르로 분화되는 ‘특촬’이라는 일본 특유의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1956년에는 미국인 배우를 등장시킨 장면을 삽입하여 재편집한 미국 개봉판 <괴수왕 고지라>가 공개되어 역시 흥행에 성공했고, 이를 계기로 서양에도 일본 특촬영화가 꾸준히 소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고지라는 점차 인간에게 친숙해졌고, 때로는 스스로 인간의 편에 서는 캐릭터로 변모해 갔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유행의 변화와 영화계의 흥망성쇠에 좌우되는 여러 가지 ‘어른의 사정’ 때문이다. 가상의 캐릭터에게 어른의 사정이란 방사능이나 재해보다 더 강력하고 두려운 것이었을 터. 고지라가 대중에게 ‘B급’이나 ‘싸구려’로 인식된 것도 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조악한 영어 더빙과 화질로 선보였던 해외 공개용 재편집판들도 작품의 제대로 된 면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해 왔다. 물론 정말로 값싸게 서둘러 만들어진 엉성한 영화들도 분명히 있지만, 대다수의 고지라 시리즈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제작비가 투입되며 골든 위크나 여름방학, 정월 연휴철 등에 맞춰 관객들과 만나는 블록버스터이다. 다소의 부침은 있었을지언정 60년에 걸친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시리즈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고지라가 일본은 물론 세계 대중문화의 아이콘임을 증명한다.

고지라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나왔던 이름 모를 괴물과 몇 가지 공통점을 지녔다. 미군이 한강에 방류한 화학약품에 의해 태어난 ‘괴물’처럼, 고지라는 원래 심해에서 잠자고 있던 고대생물이었다(그것이 당시의 고생물학 기준으로 표현된 티라노사우루스형 직립 공룡이었음은 명백하다). 그러나 핵실험의 방사능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깨어난 고대생물은 이에 복수라도 하듯이 인간 문명을 파괴하는 거대 괴수 고지라로 거듭난다. 인간, 특히 일본인의 관점에서 고지라는 원폭과 방사능에 대한 공포의 실체화이다. 시리즈 첫 편인 <고지라>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이후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공개되었다는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한, 고지라는 일본에 자주 일어나는 지진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 가운데 하나로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일본인에게 그는 깊은 애증의 대상이자 사람이 아닌 것으로서 기묘한 감정이입을 하게 하는 존재이다.

괴수 특촬 장르의 퇴조로 인해 고지라 시리즈는 2004년 제28편 <고지라: 파이널 워즈>가 개봉한 뒤 일단 종료했다. 그러나 ‘최후의 전쟁’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가 되는 2014년, 헐리우드 리메이크의 결과에 따라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방사능과 원자력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오리지널 고지라의 부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절멸에 대한 두려움을 상기시키는 것이 그의 역할이자 운명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 두려움은 우리가 의식하든 하지 않든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다.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서도 힘차게 고동치는 고지라의 심장, 그것에 깃든 불사의 생명력이 그렇듯이.

* 이 글은 2012년 문화 웹진 리딩툰(현재 운영 종료)에 썼던 무비 몬스터 소개글 ‘몬스터 유한회사’ 가운데 고지라 부분을 발췌하여 가필, 수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