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의왕 홍기훈 님께서 오늘 씨네Q 신도림 로비 사진을 보내 주셨다. 허락을 얻어 이곳에 게시한다.
앞서 전했던 대로 씨네Q 신도림에서는 7월 13일부터 27일까지, 매주 월요일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ガメラ大怪獣空中決戦, 1995)과 <신 고지라>(シン・ゴジラ, 2016)를 특별 상영하고 있다. 영화사 미디어캐슬이 수입한 작품을 독점 상영하는 먼데이캐슬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홍기훈 님께서 촬영한 사진에는 무인발권기 스크린에 게시된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 및 <신 고지라>의 포스터, 그리고 로비 스크린에서 상영 중인 애니메이션 고지라 3부작 제1편 <고지라: 괴수행성>(GODZILLA 怪獣惑星, 2017) 예고편이 담겨 있다.
촬영: 괴수의왕 홍기훈 님
애니메이션 고지라 3부작은 넷플릭스가 전 세계 독점 스트리밍 배급권을 지닌 작품으로서 현재 한국에도 공개 중이다. 고지라의 본고장 일본에서는 3부작 각 작품이 넷플릭스에 약 2개월 앞서 토호의 배급으로 극장 공개되었고, 블루레이 디스크와 DVD로도 발매되었다.
즉, 계약에 따라 넷플릭스 말고도 다른 경로로 배급이 가능하다는 것으로서, 이 3부작은 지난해 미디어캐슬이 수입한 고지라 시리즈 전 31편에도 포함되어 있다. 조만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애니메이션 고지라 3부작은 <고지라: 괴수행성>(GODZILLA 怪獣惑星, 2017), <고지라: 결전기동증식도시>(GODZILLA 決戦機動増殖都市, 2018), <고지라: 행성포식자>(GODZILLA 星を食う者, 2018)로 이루어졌다.
미디어캐슬은 지난해 토호의 고지라 시리즈 전 31편, 카도카와의 가메라 시리즈 전 12편, 닛카츠의 <대거수 갓파>(大巨獣ガッパ, 1967) 등 총 44편의 일본 괴수영화를 대거 수입했다. 이 가운데 7편이 지난해 7월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지구 정복 괴수전’ 프로그램으로 상영되었다. 헤이세이 가메라 3부작을 연출한 카네코 슈스케 감독이 방한하여 메가 토크 등 영화제 공식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미디어캐슬은 고지라 시리즈 전작에 앞서, 지난 2016년 <신 고지라>를 수입한 바 있다. 이 영화는 그해 10월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으로 국내 최초 공개되었다. 작품 홍보를 위해 히구치 신지 감독 겸 특기감독과 주연 배우 하세가와 히로키가 방한했다. 국내 정식 개봉은 2017년 3월 8일.
이번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과 <신 고지라>의 먼데이캐슬 상영은 미디어캐슬이 시리즈 전작의 배급권을 확보한 이래, 영화제 등 특별한 행사를 통하지 않은 첫 번째 일반 공개이다. 비록 많은 극장에 걸리지는 않지만 특촬 괴수영화의 걸작을 다시 한 번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는 틀림없다. 추후 다른 작품들도 상영되기를, 그리고 더 많은 관객이 감상할 수 있도록 IPTV 및 VOD 배급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오라이온 픽처스라면 <터미네이터>라든지 <로보캅>, <플래툰>, <아마데우스>, <양들의 침묵> 등으로 80-9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의 영화사. 이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시작에 앞서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별들이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돌다가 알파벳 ‘O’자를 만드는 로고 영상을 기억할 것이다.
이 오라이온이 1989년 갑자기 아시아 괴수영화 몇 편을 비디오카세트로 출시했는데, 그 목록은 <고지라 대 헤도라>(1971), <우주대괴수 기라라>(1967), <대거수 갓파>(1967) 그리고… <대괴수 용가리>(1967)였다. 그렇다. 꽤 많은 괴수 팬들이 알고 있거나 직접 감상했던 바로 그 미국판 <대괴수 용가리> 비디오카세트인 것이다. 내가 사설 상영회에서 이 영화를 처음으로 감상했던 판본도 이것이었고, 1999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판본 역시 이것이었다. 2007년 충무로국제영화제를 통해 불완전한 상태로나마 한국어 원본 프린트가 공개되기 전까지 <대괴수 용가리>는 ‘유실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고, 그때까지는 이 미국판 <대괴수 용가리> 비디오카세트가 온전한 본편을 감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지금은 미국에서도 새로 DVD가 나와 있고(물론 영어 더빙판), 여기서는 한국영상자료원 VOD로 언제든지 감상할 수 있게 된 데다 재작년에는 지상파 TV 방영까지 했기 때문에 이 오라이온 비디오카세트의 가치는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그렇지만 이 타이틀이 30대 이상의 한국 괴수영화 팬들에게 한때 나름대로 각별했었음은 틀림없으리라 생각한다.
(C) 극동흥업
오라이온이 출시했던 이 4편의 괴수영화는 모두 당시의 브라운관 TV 화면에 맞춘 4:3 스탠다드 화면비에 영어로 더빙된 미국 공개판이었고, 제목도 자기네들 구미에 맞도록 바꾸었는데 몇몇은 원제나 작품의 내용과 매우 동떨어진 것이었다.
<고지라 대 헤도라> -> Godzilla vs. The Smog Monster (고지라 대 스모그 괴수)
<우주대괴수 기라라> -> The X from Outer Space (우주에서 온 X)
<대거수 갓파> -> Monster from a Prehistoric Planet (원시 행성에서 온 괴수)
<대괴수 용가리> -> Yongary, Monster from the Deep (대양에서 온 괴수 용가리)
(C) 東宝 / 松竹 / 日活
이들 가운데 <고지라 대 헤도라>를 제외한 3편은 나름대로 재미있는 인연이 있는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이 공개된 해는 모두 1967년으로, <우주대괴수 기라라>와 <대거수 갓파>는 당시 일본의 제1차 괴수 붐에 편승하여 쇼치쿠와 닛카츠가 경쟁적으로 제작한 괴수영화였다. 그리고 그 붐이 한국에 살짝 영향을 미쳤던 결과로 나온 작품이 바로 <대괴수 용가리>였다. 비록 우리나라가 아니었긴 하지만, 이렇게 공통점을 지닌 괴수영화들이 한꺼번에 비디오카세트로 소개되었다는 점은 나름대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이 4편은 <고지라 대 헤도라>와 <대거수 갓파>, <우주대괴수 기라라>와 <대괴수 용가리> 이렇게 2편씩 짝을 지어 레이저디스크(LD) 합본으로도 출시가 되었다. DVD는 판권이 다른 업체로 넘어갔기 때문에 <고지라 대 헤도라>가 소니 픽처스, <대괴수 용가리>가 MGM, <우주대괴수 기라라>가 크라이테리언 컬렉션, <대거수 갓파>가 토쿄 쇼크에서 각각 출시되었다.
(C) 東宝 / (C) 日活(C) 松竹 / (C) 극동흥업
위 광고 영상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비디오 판매점 관계자들을 위한 것으로서, 후반부에 타이틀의 홍보 계획 등을 거창하게 소개하고 있는 대목이 있어 이채롭다. 그 자체로 상당히 보기 드문 영상인데다, 개인적으로는 여기 나온 홍보용 포스터나 브로셔를 수집하고 싶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욕구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조금은 위험한 영상이기도 하다.
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CTHimes’이라는 유저는 이외에도 아시아 괴수/SF영화의 영어판 예고편이나 TV 광고 등 귀중한 관련 영상을 다수 소개하고 있다. 흥미가 있다면 유저의 유튜브페이지를 방문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