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라] 4K 블루레이

지난 여름 출시된 <고질라>(Godzilla) 4K 블루레이 디스크를 본 김에 간략한 감상을.

사실 4K 블루레이라는 게 예전 DVD 시절 수퍼비트 DVD 시리즈와 같은 뻔한 장삿속 타이틀인지라 출시 소식이 알려졌을 때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괴수보호구역에 소식을 올리면서 이 영화를 화제로 삼고 보니,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져 갖고 있는 DVD로 감상했다. 여전히 ‘고지라’를 표방했다는 점은 불만이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즐길 만한 괴수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기왕 다시 보게 된 김에 블루레이로 업그레이드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데 블루레이를 사려고 보니 이 영화가 올해로 개봉한 지 15년이 된, 제법 시간이 흐른 작품이라 기존 블루레이와 4K 블루레이 사이에 화질 표현의 격차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이런저런 타이틀 리뷰를 찾아 보니 4K 블루레이의 화질이 확실히 더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부록의 경우 4K 블루레이에는 전혀 들어 있지 않지만, 기존 블루레이의 부록이 DVD에 비해 특별히 더 낫지도 않았다. 기존 블루레이의 부록 가운데 DVD에 없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 궁극의 <고질라> 멀티 플레이어 트리비아 게임
– 역대 고지라 격투 장면 모음 영상
– 소니 무비IQ (BD-라이브 기능을 활용하여 각 장면의 관련 정보를 소개)
– <2012> 프리뷰 (발매 당시 롤랜드 에머릭 감독의 신작)
– 1,080p 풀 HD 예고편 <고스트버스터즈>, <다 빈치 코드>, <미지와의 조우>, <이어 원>, <스카이 크롤러>, <몬스터 하우스>

트리비아 게임 같은 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고 고지라 격투 장면 모음 영상도 고지라 시리즈를 전부 다 본 입장에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 아니다. 무비IQ 역시 트리비아 모음 같은 것일 테고, 인터넷으로 작품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찾아 볼 수 있을 테니 역시 큰 장점이라고 보긴 어렵다. 나머지는 영화 본편과 전혀 관련 없는 것들이다.

그러니 부록은 DVD만으로도 충분하고, 블루레이가 DVD에 대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는 화질과 음질의 업그레이드만 바란다면 블루레이 4K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물론 가격 면에서는 불리했다. 기존 타이틀은 이미 할인 대상이 되어 4K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4K의 할인 시기를 기다리느니, 보고 싶은 타이틀을 보고 싶을 때 사서 보는 게 훨씬 낫다.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고 정신 건강에도 더 좋은 것이다.

여하튼 그렇게 구하게 된 <고질라> 4K 블루레이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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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문적인 블루레이 타이틀 리뷰가 아니므로 기존 블루레이나 DVD와의 화질 비교 등은 하지 않겠다. 블루레이 감상에 적합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으므로 음질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블루레이의 화질이 DVD보다 월등히 좋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적당한 그레인 표현으로 필름다운 질감이 잘 살아 있고, 디테일과 암부 묘사도 매우 뛰어나다. 상당수의 장면이 폭우와 어둠 속에서 전개됨에도 화면이 깨끗하다. 과연 제값을 주고 산 보람이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만점 수준이라는 음향을 제대로 감상해 보고 싶다는 것. TV는 풀 HD이지만, 리시버와 스피커가 DVD 시절의 구형이라 음향은 어쩔 수 없이 TV로 만족하고 있다.

내년에 새 헐리우드 리메이크가 개봉하면 이 영화도 또 다른 블루레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겠다. 뭐, 그거야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될 일이고, 지금은 이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판본을 즐기면 그만이다.

P. S: 어째서인지 이 영화는 고지라의 고향인 일본에서 아직 블루레이로 나오지 않았다. 4K 블루레이도 마찬가지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작품의 일본 배급권이 소니 픽처스가 아닌 토호에게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마도 내년에 새 리메이크의 개봉을 전후하여 출시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