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예술!

온/오프라인 양면으로 신세를 지고 있는 이웃 EST님으로부터 받은 뜻밖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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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본격적인 시작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는 <고지라 VS 비오란테>(1989)의 포스터이다. <고지라>(1984)에 이은 오라이 노리요시 화백의 두 번째 고지라 포스터로서, 그는 이후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1995)까지 이어진 헤이세이 시리즈의 나머지 작품 5편과 <고지라 X 메가기라스: G소멸작전>(2000), 50주년 기념작 <고지라: 파이널 워즈>(2004)에 참여하게 된다.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 그려졌기 때문에 괴수의 외형이 극중에서의 실제 모습과 조금 다른데, 특히 장미꽃송이 한가운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비오란테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굵직하고 힘 있는 필치, 녹색과 붉은색의 절묘한 조화, 아름답기도 하고 기괴하기도 한 양면성과 그 극단의 양 끝에 서 있으면서도 본질적으로는 하나인 고지라와 비오란테의 정수를 표현한 구도까지. 그야말로 걸작이다. 영화 제목이나 홍보문구가 가리지 않은 온전한 그림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규격은 A1. 고지라 시리즈의 포스터야 한두 번 본 것이 아니지만, 이렇게 실물의 감촉을 직접 느끼면서 그 크기와 질감을 맨눈으로 접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게다가 이 포스터는 아래쪽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잡지 [뉴타입]의 1989년 10월호 부록으로서, 배포된 지 25년이나 된 귀중한 수집품이다. 재질과 크기 때문에 보관하기 까다로운 것이 포스터지만, 지난 세월 동안 잘 간직해 오신 EST님의 꼼꼼함이 새삼 느껴진다. 이제는 내가 소중히 맡을 차례이다.

분에 넘치는 멋진 선물을 주신 EST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4 thoughts on “이것은 예술!”

  1. 한참 늦은 덧글입니다만 소중히 간직해 주신다면 제가 더 기쁘겠습니다.
    실은 오라이 화백께서 27일에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하네요. 오늘에야 소식 듣고 블로그에 부고글 올리다가, 문득 포스터 생각이 나서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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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터에 대해서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라이 화백의 명복을 빕니다. 돌아보니 참으로 많은 화백의 작품을 접해 왔더군요.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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