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 시리즈의 50년 역사

※ 읽기 전에

고지라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이자 한때 최종작으로 간주되었던 <고지라: 파이널 워즈>의 공개에 호응하여, 영화 주간지 [씨네 21] 482호(2004년 12월 14일자)에 기획 기사 형식으로 기고한 글이다.

원래는 일본 현지 취재와 감독 및 제작자의 서면 인터뷰도 담을 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실현되지는 못했다. 결국, 고지라 시리즈의 50주년 역사를 정리한 글과 일본에서 직접 관람한 <고지라: 파이널 워즈>의 간략한 프리뷰를 싣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 것. 11년 전에 쓴 글이므로 현재 상황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 있음을 유의하시라. 이미 2014년 헐리우드에서 두 번째 리메이크가 나왔고, 일본에서는 12년 만에 부활하는 신작이 2016년 공개 예정으로 제작 중이다.

이 글의 저작권은 나와 [씨네 21]이 갖고 있으므로 무단 인용이나 게재는 허락하지 않는다.


핵폭탄이 만든 괴수, 명예의 전당에 오르다 – 고지라 시리즈의 50년 역사

무비 몬스터의 대명사 고지라가 올해로 50살이 되었다. 1954년 인류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래, 반세기에 걸쳐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난 그도 이제 장년의 나이에 접어든 것이다. 때마침 일본에서는 50주년 기념작이자 시리즈를 결산하는 최종작 <고지라: 파이널 워즈>가 제작되어 헐리우드와 일본에서 거의 동시에 공개되는 역사적 이벤트가 거행되었다. 28편에 이르는 시리즈의 장대한 역사를 정리하고 신작 <파이널 워즈>의 프리뷰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는 인기를 이어온 캐릭터로서의 고지라에 대해 알아보자.

2004년 11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헐리우드 불러바드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유명인들의 거리인 ‘워크 오브 페임(Walk of Fame)’에 올라갈 스타의 이름을 담는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일본의 배우. 그런데 헐리우드의 명예 시장인 자니 그랜트가 호명하여 나타난 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는 사람이 아닌 괴수였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과 관객들에게 새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고지라였던 것이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거행되는 코닥 시어터 앞 보도에 영구 보존될 고지라의 족적 등록과 명예의 전당 입성은 인간이 아닌 캐릭터로서는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에 이은 3번째이며 일본에서 창조된 캐릭터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러나 이 행사는 그날 오후에 있을 ‘본 게임’의 식전 행사였을 뿐이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헐리우드 그라우먼즈 차이니즈 극장에서는 고지라 탄생 50주년 기념작이자 시리즈의 최종작 <고지라: 파이널 워즈>의 월드 프리미어가 일본에 앞서 개최되었다.

(C) Toho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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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한 고지라. (2004. 11. 29)

제1기 : 특촬 플롯의 모범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괴수의 탄생

고지라가 자신의 거대한 모습을 은막에 처음으로 드러냈던 것은 1954년 11월 3일의 일이었다. 당시 토호 영화사의 프로듀서였던 타나카 토모유키가 그 해 연말에 개봉 예정이었던 일본과 인도네시아 합작 영화 <영광의 그림자 속에서>의 제작이 좌절된 후 일본으로 귀국하던 비행기 속에서 아이디어를 냈다는 고지라의 ‘탄생 설화’는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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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1954)의 한 장면. 초대 고지라는 죽음과 공포를 상징했다.

고대의 공룡이 인간의 핵실험에 의해 깨어나 문명을 습격한다는 내용의 <고지라>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라는 미증유의 재난을 직접 겪은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던 일본 관객들의 무의식을 자극하며 관객 동원 960만 명이라는 대히트작이 되었다. <고지라>의 성공은 2차 대전 당시 전의를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었던 국책 영화에서 사용된 트릭 촬영 기법이 ‘특촬'(특수 촬영의 약자)이라는 일본 특유의 장르로 진화하게 된 본격적인 시발점이었으며 <킹콩>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괴수 캐릭터가 탄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뜻밖의 흥행 성공으로 1편이 공개된 지 반년 만에 급거 제작된 속편 <고지라의 역습>(1955년)에서 ‘괴수 대 괴수’라는, 이후 특촬 괴수영화의 하나의 전범이 된 플롯 구성을 선보인 이후, 토호는 50년대 말부터 괴수 특촬과 SF 특촬이라는 2대 노선의 작품들을 연속으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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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대 고지라>는 괴수영화 전성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1960년대는 전후 일본 경제의 고도성장에 힘입어 영화 산업도 급속도로 발전한 시기이다. 이때의 대표작인 <킹콩 대 고지라>(1962년)는 시리즈 최초로 제작된 컬러-시네마스코프 작품으로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 캐릭터의 격돌이라는 화제성과 당시 고도 성장기의 애환을 다루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소위 ‘셀러리맨 영화’의 플롯을 차용함으로써 많은 인기를 모았다. 박력 있는 괴수 영화의 재미와 코믹한 인간 드라마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이 작품은 무려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고지라 시리즈 최대의 흥행 성적을 거둔 것은 물론 일본 괴수 특촬 영화의 전성기를 구가한 작품으로 기록된다. 이후 1960년대의 고지라는 토쿄 올림픽 등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일본 사회의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핵의 공포를 상징하던 1950년대의 음울한 정서를 벗어던진 컬러풀한 모험담의 주인공으로 변모했다.

일본에서 ‘특촬의 신’이라는 호칭을 얻었던 츠부라야 에이지가 담당한 특수촬영 화면 역시 <모스라 대 고지라>(1964년) 등의 작품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주면서 특촬 장르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이바지했다. 1967년에는 쇼치쿠나 닛카츠 등의 경쟁 영화사에서도 동시에 괴수 영화를 내놓았으며, 한국에서는 일본 기술진의 협력을 통해 <대괴수 용가리>(김기덕 감독)라는 작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제2기 : 9년 만의 재개, 세련된 특수효과로 새로운 팬 형성

1970년대에 들어 고지라는 쇠퇴기에 접어든다. 고도 경제 성장의 폐해 가운데 하나였던 공해와 환경오염 문제를 다룬, 시리즈 사상 가장 우울한 작품인 <고지라 대 헤도라>(1971년)로 시작한 이 시기는 이미 1960년대 중반부터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절대 강자로서의 자리를 TV에게 빼앗긴 영화의 고군분투가 한창 전개되던 때였다. 고지라는 점차 극의 맥락과는 관계없이 당시 인기 있던 만화 주인공의 동작이나 프로 레슬링의 기술을 흉내 내며 어린이 관객들의 눈길을 끌어야만 했다. 이미 1969년부터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한 흥행 프로그램인 ‘토호 챔피언 축제’의 일환으로 애니메이션이나 특촬 TV 프로그램의 동시상영작이 된 고지라 시리즈는 전성기에 비해 형편없이 깎인 예산과 석유 파동의 영향으로 척박해진 제작 환경에서 만들어져야만 했다. 관객 동원수도 점차 하락, 1973년 작 <고지라 대 메가로>에서는 처음으로 100만 명을 채우지 못했으며, <메카고지라의 역습>(1975년)에서는 97만 명을 동원, 시리즈 최악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다. 결국, 토호는 시리즈를 종결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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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하한선’ 또는 ‘괴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고지라 대 메가로>.

그러나 고지라는 전국적인 리바이벌 붐과 함께 1984년, 9년 만에 부활하여 다시금 극장가를 찾는다. 미-소 냉전의 긴장 관계와 언제든 핵이 인류 멸망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공포는 고지라가 부활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제1편 이후 속편의 세계관을 완전히 배제하고 다시금 파괴자이자 응징자의 이미지를 적용한 직계 속편 형식을 띤 <고지라>(1984년)는 400만 명이라는,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거두었지만 이후 1995년까지 전개된 제2기 시리즈(일본에서는 연호를 따 ‘헤이세이 시리즈’ 또는 ‘VS 시리즈’로 불린다.)의 맹아가 된다. 1989년 작 <고지라 VS 비오란테>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제2기 시리즈에서는 생물적인 특성이 강조된 고지라의 참신하고 세련된 특수 효과가 눈길을 끌었으며, 새로운 세대의 팬들을 이끌어 내는 데 큰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비오란테>의 흥행 성적이 예상을 밑돌자 다시금 과거의 인기 괴수들을 부활시키는 전형적인 ‘대전 형식’으로 돌아가 킹기도라, 모스라, 메카고지라 등이 연속하여 고지라와 맞붙었다.

1998년에는 모든 고지라 팬들의 염원인 헐리우드판 블록버스터가 롤랜드 에머릭에 의해 <고질라>로 실현되었으나, 원작을 B급의 괴수 난동 영화 정도로만 인식했던 에머릭은 팬들을 전혀 만족시키지 못했다. 분노한 토호는 이듬해 세기말적 불안감을 플롯에 접목시킨 <고지라 2000 : 밀레니엄>(1999년)과 함께 시리즈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밀레니엄 시리즈’ 또는 ‘신세기 시리즈’라고 불리는 제3기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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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시리즈의 본격적인 출발점 <고지라 VS 비오란테>.

제3기 : 흥행 하락세, ‘원점 회귀’라는 강박 속에 50주년 맞아

제3기 시리즈의 특징은 마치 <에일리언> 시리즈와 같이 여러 명의 감독에 의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는 데 있다. 제2기 시리즈의 전성기 재래를 바라며 ‘원점 회귀’를 강조했던 <고지라 2000>의 오카와라 타카오, 자타가 공인하는 ‘고지라 열혈 팬’으로서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고지라 영화를 추구했던 <고지라 X 메가기라스>(2000년)와 <고지라 X 메카고지라>(2002년) 등의 테즈카 마사아키, 그리고 과거 토호 괴수 영화에 대한 존경심과 그 파격이 이율배반적으로 어우러진 독특한 결과를 낳았던 <고지라 모스라 킹기도라 대괴수총공격>(2001년)의 카네코 슈스케는 각각의 특성을 살린 작품으로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이미 과거의 명성은 간데없고 관객 동원도 당시 최고의 인기 애니메이션이었던 <방가방가 햄토리>의 극장판과 함께 동시 상영으로 공개된 <대괴수총공격>에서 잠시 반등했을 뿐, 계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004년, 50주년을 맞아 고지라가 종결 선언을 하게 된 것은 최근작들의 연속적인 흥행 부진 탓이 크다. 아무리 날고 기는 ‘국민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상업영화의 숙명인 흥행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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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시리즈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GMK 대괴수총공격>.

어찌 보면 제3기 시리즈의 가장 큰 문제는 ‘원점 회귀’라는 목표였는지도 모른다. 느슨한 연결 관계로 시리즈를 이어갔던 제1기와 연속적인 세계관을 유지했던 제2기와는 달리 제3기 시리즈는 편마다 세계관을 리셋하여 6편 모두가 각기 1편의 직계 속편이 되었다. 이것은 시리즈 중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미 헤이세이 <가메라> 3부작이라는, 괴수영화로서의 궁극적 단계가 성취된 후, 고지라 시리즈는 가메라를 끊임없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은 가메라를 만든 감독까지 데려왔지만 그와 같은 경지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고, 그러한 파격을 시도한 <대괴수총공격>까지도 단발로 끝나버림으로써 시리즈의 앞날은 더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50주년이라는 하나의 분수령을 맞은 고지라 시리즈는 어떤 의미에서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유산을 집대성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완결편’적인 작품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고지라의 싸움은 계속된다.
50주년 기념작 <고지라: 파이널 워즈>는 어떤 영화?

최종작 <고지라: 파이널 워즈>의 마지막 장면. 생물학자 오토나시 미유키는 주인공인 지구방위군 병사 오자키 신이치에게 말한다. “이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로군요.” 그러나 오자키는 “아니오. 시작된 겁니다. 새로운 싸움이.”라고 대답한다. 과연 그렇다. 적어도 <고지라 : 파이널 워즈>를 보고 나면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이것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는다. 개봉 첫 날인 12월 4일, 토쿄 유라쿠쵸의 니치게키 플렉스에서 있었던 무대 인사에서 키타무라 류헤이 감독은 농담조로 “한 2년 후에는 또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다음번엔 <미니라 대 메카미니라>가 나옵니다.”라고 말해 관객들을 폭소하게 했지만, 굳이 그런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이 영화 속에는 50년을 견딘 고지라가 앞으로도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비전을 찾고자 분투한 제작진의 의지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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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라: 파이널 워즈>에서 고지라는 다양한 괴수들과 대결한다.

영화는 시리즈 최대의 히트작이었던 <킹콩 대 고지라>에 사용된 1962년의 ‘토호 스코프’ 로고와 함께 시작된다. 그리고 초대 고지라의 실루엣과 함께 <고지라> 제1편을 만들었던 고지라의 세 아버지들인 ‘타나카 토모유키, 혼다 이시로, 츠부라야 에이지에게 바친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이쯤 되면 시리즈를 총결산하는 작품으로서는 어울리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키타무라 감독은 도입부에서 고지라를 남극의 얼음 더미에 파묻고 난 뒤 관객들의 기대를 보기 좋게 배신하기 시작한다. 나머지 상영 시간을 인간들의 액션 장면으로 잔뜩 채운 후 영화가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갈 무렵, 이번에는 괴수들의 격투 토너먼트를 시작하고 결말 부분에서는 이 둘을 한꺼번에 병렬 진행해버린 것이다. 제2기 시리즈의 완결편인 <고지라 VS 디스트로이어>에서 고지라가 멜트다운을 통해 핵 괴수다운 장렬한 죽음을 맞던 것을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최종작 다운 장렬한 결말을 기대했다가 격투의 제왕이 되어 새끼인 미니라와 함께 유유히 퇴장하는 <파이널 워즈>의 고지라를 본다면 누구라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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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레슬링 태그 매치를 연상시키는 클라이맥스의 한 장면.

물론, 작품의 플롯 자체는 그때까지의 토호 괴수들이 총출연하였던 1968년 작 <괴수총진격>에서 따온 침략 SF물의 색채를 강하게 띤 것이고, 영화 곳곳에 과거의 배우들이 출연하며 옛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온갖 설정으로 겹겹이 짜여 있다.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고지라 시리즈는 물론 기타 토호에서 제작된 다른 특촬영화를 꼼꼼하게 봐 두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온갖 설정 차용과 패러디가 난무하는 것이다. 그러나 27편의 고지라 영화들을 한꺼번에 보는 듯한 팬 서비스 장면들이 속출하지만 <파이널 워즈>의 고지라는 과거 고지라를 옭아매었던 ‘핵 공포의 상징’이라는 주박으로부터 철저히 벗어나 있다. 대신, 액션 영화와 격투기광인 키타무라 감독의 작품답게 고지라는 ‘절대적 강함을 자랑하는 파이터’로 그려져 있다. 인간은 물론, 자신을 제외한 지구 각지의 괴수, 외계인, 심지어는 외계인이 불러들인 우주 최강의 괴수까지 몽땅 자신의 발밑에 때려눕힌 다음에도 ‘또 맞설 놈은 없나? 다 나와!’라며 싸움을 멈추려 들지 않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50주년 기념작다운 작품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역사에 경의를 표하는 척하면서 결국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버린 키타무라의 근성과 고집에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지만, 시리즈 최종작으로서의 가치를 평가하기는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과거와의 연결 고리를 철저하게 끊어버린 고지라는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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