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위드 러브] (2012)

(C) Medusa Film, Gravier Productions, Perdido Production
(C) Medusa Film, Gravier Productions, Perdido Production

<로마 위드 러브>(To Rome with Love)는 2000년대 들어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우디 앨런 감독이 영국, 스페인, 프랑스 등에 이어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로마를 이야기의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표면적으로 이 영화는 로마를 배경으로 한 군상극으로 보인다. (1) 길을 물었던 이탈리아인 남성과 눈이 맞은 미국인 여성, (2)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왔다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역시 미국인) 건축가, (3) 동거하던 연인의 친구가 나타나자 갈등을 겪게 되는 (또 미국인) 건축학도, (4) 로마에 자리를 잡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이탈리아인 부부, (5) 평범하기 짝이 없는 생활을 이어가는 이탈리아인 셀러리맨이 서로 얽히거나 각자 평행선을 그리면서 이어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여기에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 나타나면서, 각각의 이야기 양상은 더욱 복잡해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이 모든 사건들은 결국 그곳이 로마였기 때문에 일어났던 것임을 우리는 알게 된다. 우디 앨런은 영화를 열고 닫는 로마 교통경찰관의 입을 빌려 로마는 사랑과 마법으로 가득 찬 도시라고 역설한다. 그곳에서는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고, 이미 사랑하고 있다면 더 깊이 사랑하게 되거나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도 하며, 때로는 신나는 마법에 걸려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앨런의 눈에 비친 로마는 더없는 낭만의 공간이다.

그는 자신의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베테랑과 유망주가 잘 어우러진 빛나는 캐스팅을 마음껏 부리면서, 엇갈리는 이야기 가닥들을 솜씨 있게 늘어놓는다. 경쾌하고 유연한 흐름과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연달아 터지며, 보는 이는 로마의 낭만 속에 흠뻑 빠져든다. 어떻게 보면 진부하게 느껴질 때도, 그것이 그것처럼 느껴질 때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거의 매년 선보이는 앨런의 영화들은 이제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들을 때마다 재미있는 수다스런 영감님의 이야기 보따리와도 같다. 일단 그가 입을 열면, 우리는 하던 일을 멈추고 시선을 향하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원제: To Rome with Love
감독: 우디 앨런
주연: 앨리슨 필, 우디 앨런, 주디 데이비스, 제시 아이젠버그, 엘렌 페이지, 플라비오 파렌티,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알렉 볼드윈, 그레타 거윅, 로베르토 베니니, 페넬로페 크루즈
북미 개봉: 2012년 6월 22일
한국 개봉: 2013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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