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2010)

(C) Warner Bros. Pictures
(C) Warner Bros. Pictures

<인셉션>(Inception)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출세작이었던 퍼즐 스릴러 <메멘토>를 연상케 한다. <메멘토>는 기억을 소재로 시간의 흐름을 뒤바꾼 플롯이 버무려진 새로운 감각의 장르영화였다. 분명한 내적 논리가 있었고, 그 논리를 충분히 숙지한 관객들은 평범한 영화를 넘어서는 지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놀런은 <인셉션>에서 사람들이 꿈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약간의 인위적인 방법만 쓰면 다른 사람의 꿈속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갈 수 있는 이 영화 속 세계에서는, 따라서 사람의 생각을 훔치는 범죄도 성립된다. 그리고 생각을 훔칠 수 있다면, 새로운 생각을 심어넣는 것도 가능하다. 어렵지만, 가능하다.

<메멘토>가 그러했듯이, <인셉션> 역시 극중 논리 게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관객만이 즐길 수 있다. 설정과 대사, 영상 속에 수많은 정보가 겹겹이 채워져 있어 잠시라도 집중이 흐트러지면 내용을 따라가기가 조금 어려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기꺼이 그 조건을 받아들여 약간의 머리 굴리기를 함께 해 준다면, <인셉션>은 틀림없이 그 보상을 할 것이다. 이 영화에는 생각을 말 그대로 구부리고, 뒤틀고, 깨트리는 아름답고 웅장한 영상 마술과 강탈영화 장르에 놀라운 참신함과 활력을 불어넣은 설정, 그것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낸 천재 감독의 정교한 연출, 호화 캐스트의 완벽한 호흡, 경이로운 음악 그리고 헐리우드의 다른 2억 달러짜리 블록버스터가 결코 선사할 수 없는 묵직한 즐거움과 감동이 있다.

‘내가 최근에 꾼 꿈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릴까요? 좋아요. 대신 이 실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아리아드네의 실 말이에요. 이걸 놓치면 꿈 속에서 길을 잃게 돼요.’

원제: Inception
감독: 크리스토퍼 놀런
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조셉 고든 레빗, 엘렌 페이지, 톰 하디, 와타나베 켄, 마이클 케인
북미 개봉: 2010년 7월 16일
한국 개봉: 2010년 7월 21일

Leave a Comment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