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체인지 더 월드] (2008)

(C) 「L」 FILM PARTNERS, 日本テレビ放送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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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핀오프에서 L과 대결하는 악당들은 <데스 노트>의 야가미 라이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엉성하고, 악역으로서의 매력도 없는 인물들이다. L과 라이토가 막상막하의 두뇌싸움으로 기억에 남을 만한 승부를 보여주었다면, 쿠죠와 마토바가 이끄는 일당은 L은 물론, 이 영화의 세계 속에서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소녀 마키에게조차 끌려다닌다. L이 ‘머리 쓰는 것밖에는 못한다’고 큰소리쳤던 그들은 본래 안락의자 탐정이었던 L이 실외로 뛰쳐나와 의외의 기동성을 보여주자 허를 찔린다. 인간을 지구에서 싹쓸이하고 새로 시작하겠다는 그들의 음모 역시 <데스 노트>에서 라이토가 비슷하게 써먹었던 터라 참신하지도 않다.

나카타 히데오도 잘 못하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카네코 슈스케는 분위기라도 잘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카타가 한 일이라고는 카네코가 잡아놓았던 얼개를 어설프게 따라한 정도이다. L도 바깥에서 뛰어다니다 보니 조금 정신이 없었나보다. 어째서 ‘소년’이 사지에서 무사히 탈출했다는 사실을 그렇게 뒤늦게 깨달았을까? <L 체인지 더 월드>는 좋은 추리/스릴러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실사판의 L을 최고로 치는 나는 이 영화를 결코 내칠 수가 없다. 마츠야마 켄이치의 L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주인공에게 이렇게 몰입하다 보니 나는 이 영화가 ‘L과 그의 주위 세계가 변화를 겪는 이야기’라고 제멋대로 이해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L은 죽음이라는 일생일대의 변화를 맞을 예정이지 않았던가? 그러면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다가도 밖에 나가서 뛰기도 하고, 점프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오빠 역할도 형 역할도 할 수 있는 거다. 좀 더 치밀하게 만들었다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기분 좋게 속은 영화도 그렇게 흔치 않다.

원제: L change the WorLd
감독: 나카타 히데오
주연: 마츠야마 켄이치, 후쿠다 마유코, 후쿠다 나루시, 쿠도 유키, 타카시마 마사노부
일본 개봉: 2008년 2월 9일
한국 개봉: 2008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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